Past Life Returner RAW novel - Chapter 166
12화
해골 용을 타고서 가장 많은 각성자 들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으로 향하는 중.
그것들과 그것들이 서식하고 있는 땅을 빈번히 목격했다.
처음에는 부랑자들의 집단인 줄 알 았지만 역시나 죽은 각성자들이 돌아 다니는 것이었다.
구울이 되어 버리고 만 것. 좀비와는 격이 다른 것들이다.
살아 있을 적의 능력치를 상당히 보 유하고 있기 때문에 위험한 존재들이 다. 그것들이 여기를 활보하고 있었 다.
이번 무대를 구성하는 땅 중 많은 지 역이 파괴된 도시들을 중심으로 ‘죽은 자들의 대지화’가 진행된 상태였고, 그렇지 않은 곳들도 황폐하기 짝에 없 었다.
“죽은 자들의 땅은 반드시 피해 가시
숀의 말마따나,반쯤이 죽음의 기운 으로만 가득 차 있는 세계란 것이다.
그렇게 도착한 곳 또한 시스템에서 만들어 둔 도시가 아니 었다.
각성자들이 자체적으로 만든 거주 지역.
이번 무대에서 수도라고 칭해지는 거기도,열악해 보이는 건 마찬가지였 다.
한국인들이 적잖이 보였다. 그러나 그 누구도 나를 알지 못한다.
나는 해골 용에서 내리지 않은 채로 허공을 맴돌았다.
길드 본부로 이용되는 건물 안에서 도,술판이 벌어진 움막에서도.
물론 정도 이상의 신음 소리가 기괴 하게 나오는 매음굴 안에서도.
연희로 추정되는 기척은 잡히지 않 았다.
그래서 아래에 대고 외칠 수밖에 없 었다.
전투 준비를 마친 공격대들의 머리 맡으로 말이다.
“마리를 찾아왔다!”
이들은 무엇을 더 무서워하는가? 확실하게 대답해 줄 수 있다.
연희를 더욱 무서워한다.
공포스럽고 위압적인 해골 용의 모 습에서도 투지를 곤두세우고 있던 자 들이,연희의 이름을 듣자마자 대화를 요청하고 나왔다.
거리를 제 그림자로 채워 버린 거대 괴수.
그 괴수는 굵은 뼈대로만 이루어져 있었다.
안구가 들어 있어야 할 자리도 텅 비 어 있었다.
대신 거기에 채워져 있는 건 새까만
기운,바로 네크로맨서들이 몰고 다니 는 그기운이었다.
‘하필 지금!“
죽은 자들의 땅에서 날아온 게 틀림 없었다. 그래서 성주환은 본 드래곤을 타고 나타난 자를 보며 네크로맨서들 의 수장인 동시에 마침내 2막 5장의 보스 몬스터가 출현했다고 생각했다.
“마리를 찾아왔다!”
그런데 갑자기 그 여자를 찾아왔다 고 하는 게 아닌가!
그것도 정확한 한국말로?
그때 본 드래곤을 타고 나타난 자가 얼굴을 보였다.
얼굴은 더러웠지만 거기서 이글대고 있는 눈은 살아 있는 자의 그것이었 다.
네크로맨서들처럼 세 갈래로 갈라진 혀를 날름거 리지도 않았다.
하지만 이런 자가 어디서 튀어나왔 는지는 우선시될 수 없었다. 그 여자 의 이름이 언급되고 만 이상,성주환 은 신중해야 했다.
그가 본 드래곤이 떠 있는 허공에 대 고 외쳤다.
“대화! 가능합니까? 마리님의 손님 이시라면 극진히 모시겠습니다!”
그 여자에게 손님이라고 불릴 만한
사람이 있기나 한가?
성주환은 자신이 말해 놓고도 어처 구니가 없었다.
그런데 더욱 어처구니없는 건 직후 의 상황이었다. 위에서 남자가 뛰어내 리는 동시에 본 드래곤이 사라져 버린 것이었다.
모두가 보고 있는 눈앞에서,물거품 처럼 팍!
어쨌거나 성주환은 주위의 반응을 빠르게 살폈다.
행여나 돌발 행동을 하는 녀석들이 나올까 해서 였는데 다들 같았다.
그 여자의 이름에 바로 겁을 먹어 정
체 불명의 남자를 향한 경계를 풀고 있었다.
남자가 땅에 섰을 때 성주환은 남자 의 얼굴을 보다 가까이서 볼 수 있었 다.
동양인이 확실해졌고 한국말을 능숙 하게 구사하는 걸로 봐서는,한국인 각성자로 판단되 었다.
그게 이상했다.
이런 자를 본 적도 들어 본 적도 없 었다. 하물며 그 악랄한 여자의 이름 을 함부로 내뱉어 버리는 자라니.
지금까지 어디에 있다가 갑자기 튀 어나왔단 말인가?
마치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처럼.
“마리는?”
“안 계십니다.”
성주환은 남자의 상태 창을 뚫어보 고 싶은 충동을 간신히 참으며 대답했 다.
“그럼?”
“어디에 계신지는 저도 잘…… 던전 에 들어가셨을 겁니다.”
남자는 그 여자처럼 하대가 자연스 럽고 위엄이 실려 있었다.
“던전 어디?”
그때 성주환의 머릿속에서 의문 하 나가 피어올랐다.
그 여자의 행방을 집요하게 쫓고 있 는 남자의 눈빛 때문이 었다.
‘손님이냐. 적이냐.’
비단 성주환뿐만 아니라 길드의 간 부진들도 같은 생각 중이 었다.
그들의 눈빛이 빠르게 오갔다.
‘동료 같은 것일 가능성은 적다. 사 람을 가까이 두는 여자가 아니야.’
만일 이 정체불명의 남자가 그 여자 의 적이라면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을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었다.
남자의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았다.
본 드래곤을 타고 나타난 것이나 그 것을 갑자기 사라지게 만들어 버렸던
이능(異能)을 제외하고서라도,남자 에게선 그 여자 같은 강자의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해치울 수는 없겠지만 견제는 가능 하지는 않을까? 어쩌면……
마리는 시작부터 유명한 여자였다.
1막 1장부터 2장까지 걸친 그녀의 헌신도 사전 각성자로서 품고 온 강력 한 능력만큼이나 유명했다.
시스템이 차차 수정되며 종국에는 악의 적 인 부분들이 다 지 워졌다지만.
그 일과는 별개로 모두가 변할 수밖 에 없었던 세월들이었다.
순진하던 자들은 영악해졌고,본래 부터 영악했던 자들에게는 적나라한 탐욕이 보태졌다.
언제고 생존의 문제가 결부되어 있 었기 때문에 누구도 거기에는 손가락 질할 수 없을 것이다.
모두를 위해 자기 몸을 돌보지 않았 다던 여자가 이리도 악랄하게 변해 버 린 것 또한,자연스런 진화라고 볼 수 있었다.
가족처럼 여겼던 측근들에게 배신을 당했다 했으니,어느 누구라도.
그러나 그 여자가 마리인 것이 문제 였다.
다만 외부와 단절해 버린 기간은 조 용했다. 그러다 2막 1장 무렵이었던 가.
마지막 결계를 부수고 빛 기둥 파괴 를 목전에 두고 있을 때에만 모습을 드러내는가 싶더니,2막 2장에 와서는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매번 보여 주는 모습이 흡사 시스템 광신도 같았다.
시스템이 던져 대는 퀘스트들을 전 길드원들이 완벽하게 이행하길 요구 했다.
성과가 부진할 경우 길드장들은 그 녀의 방식대로 다뤄졌다.
예컨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광 전사로 만들어 버려서,본인의 위험한 퀘스트에 포함시켜 버리기 일쑤였다.
그러면 살아 돌아오질 못했다.
그렇게 일반 길드원들에게는 악명이 높지만 실제로 그 잔인한 손길에 노출 되어 있던 이들은,수없이 죽어 나간 길드장과 그 측근인 공격대원들이었 다.
물론 저항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다른 진영들이 합류했던 시기마다 있어 왔었고,레볼루치온과 투모로우 같은 세계 각성자 협회도 그 여자의 강박적인 요구 사항들에는 견딜 수 없
었던 것이다.
그래도 결과는 언제나 같았다.
왜 아니겠는가.
그 여자의 능력은 인간계를 탈피(脫 皮)해 버렸는데?
인간의 정신을 마음대로 조작해서 제 종으로 부릴 수 있는 데다가,레벨 이나 본연의 전투 기술도 탈 인간계였 다.
그러다 자신의 차례가 온 것이었다.
더 남아 있는 세계 각성자 협회인들 도 없거니와, 알아서 절대 복종하는 한국인으로 자신이 길드장으로 세워 진 것이었다.
그날부터 가시밭길을 걷듯 항상 긴 장을 달고 살았다.
언제고 전임 길드장들의 전철을 밟 을 수 있으니까.
그 여자의 요구 사항을 맞추기 위해 서는 전임 길드장 이상으로 길드원들 을 혹독하게 다뤄야만 했다.
길드에서 이탈하는 것들은 추격해서 강제로 던전이나 죽은 자들의 땅으로 던졌다.
그러던 중에 정체불명의 이 남자가 나타났다!
“무슨 이유로 마리 님을 찾으십니 까?”
“……여기서 찾을 수 있을 거라고 하 던데.”
“예. 한 번씩 들르시곤 합니다. 오늘 낮에 들르셨으니 최소 며칠간은 오지 않으실 겁니다.”
“따로 연락할 방법은?”
“거주하시는 지역이 있긴 합니다만 일정치가 않습니다. 이제 밝혀 주십시 오. 마리 님은 왜 찾으시는 겁니까? 마리 님과는 어떤 관계신지……
꼭 들어야 할 대답이 있다면 바로 그 것이었다.
“마리의 동료다. 거기로 안내하도 ■록、”
일대가 옹성거 렸다.
‘그 여자에게 동료란 게 있을 수 있 다고? 그게 가당키나 한가.’
성주환은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기 가 힘들었다.
“……앞장서겠습니다.”
성일이나 이태한 등이 있는 무대와 는 별개로 진행되고 있는 곳.
그러니까 여기는 시작점이 다른 무 대로 연희의 무대였다.
“죽은 자들의 세력이 산 자들의 세력
을 넘고 있습니다.”
녀석이 대답했다.
“그게 이번 장의 목적인가?”
“도중에 바뀌었습니다. 아시다시 피……
“계속.”
“본래도 위협이 되는 것들이었고 퀘 스트도 적잖이 있었습니다만,백일 전 쯤이었을 겁니다. 인도관이 다시 나타 나 이번 장의 목적을 분명히 하였습니 다.”
백일 전쯤이라면 봉인에서 막 깨어 났던 무렵이다. 그 이후부터는 줄곧 던전에 갇혀 있었고.
“2막 3장에 대해서 말해 봐. 몇 개의 무대가 합쳐졌고 목적은 무엇이었는 지.”
녀석은 그 물음에서 의심되는 바가 있었던지,잠시 생각에 잠기는 듯했 다.
하지만 대놓고 반문하지는 않고 묻 는 말에만 대답하기 시작했다.
“2막 3장에서 3개 무대가 합쳐졌었 습니다. 목적은 1막 최종장과 같았습 니다. 게이트를 열고 나오는 군단들과 전쟁을 치렀습니다.”
거기까진 본 시대의 시작의 장과 비 숫했다.
상위 무대로 특정된 무대들이 갈려 나가는 일이 없었던 본 시대에서는.
1막 1장에서 각성자들이 45만 개의 무대로 나눠져서 시작했던 것이 2막 2장에서는 24개의 무대로 병합되어 있었다.
그러고 2막 최종장에서 8개로 병합 됐었다.
이번에는?
증발한 상위 무대의 수가 관건이긴 하지만 큰 차이는 없을 거라 본다.
본 시대에서 각 장을 돌파하지 못하 고 낙오해 버린 무대들의 수나,수정 된 시스템에 힘입어 낙오는 최소화되
었지만 상위 무대들이 증발해 버리며 감소된 수나.
“2막 4장에서는 무대가 확장되지 않 았습니다. 주 퀘스트는……
녀석의 설명이 끝났을 때.
왜 죽은 자들의 땅이 형성되었고 구 울들이 돌아다니고 있는지 깨달았다.
2막 4장에서 생명력을 다 날려 버린 도시들 때문이었다.
시스템에서 내가 봉인된 시점에서 장을 늘리고,대지의 생명력을 집약시 키는 퀘스트들을 연달아 발생시킨 까 닭은 바로 나 때문일 것이다.
나를 봉인에게서 해방시킬 힘을 얻
기 위해서 전 무대에.
녀석의 설명은 숀이 들려주었던 말 과 일치했다.
2막 4장에서 생명력을 폭발시킨 도 시들이 죽은 자들의 땅이 되었고,2막 5장에서 그 땅을 중심으로 죽은 자들 과 산 자들의 전쟁이 펼쳐지기 시작한 것이다.
시스템의 본래 계획이 틀어져 버린 상황임에는 틀림 없었다.
시스템의 계획이야,3막 최종장에 안 배되어 있는 칠마제 군단들과의 전면 전에서 이 지지부진한 전쟁을 끝마치 는 게 아니겠는가.
빌어먹을.
없어도 될 희생이 늘어났다. 죽은 자 들을 상대로 전선이 확장되었다.
내가 봉인된 여파는 상황을 개 같이 만들어 버렸다.
8개의 무대.
내 시작점이기도 한 성일 등이 있는 무대에서도 지금이 시각 죽은 자들과 의 전쟁이 한창일 거다. 전세가 기울 고 있다.
본 시대와 똑같은 결과로 치닫고 있 는 것인가. 인류의 패배로…….
“마리! 마리이이이一!”
마리의 거주 지역.
죽은 자들의 한 땅과 접경하고 있는 지역으로 들어와서였다.
그렇게 외치는 동시에.
그녀와 나만이 통하는 전음을 사방 군데로 뻗쳐 보냈다.
– 연희! 우연희! 그만 멈춰도 돼!
一 선…… 선…… 선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