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t Life Returner RAW novel - Chapter 266
19화
지휘관 놈의 목이 떨어지고 있었다. 강화된 육체에 뛰어난 무구로 보호 를 받고 있는 놈이 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놈의 목을 향해 단검을 그었을 때,걸려 오는 느낌이 전무하다시피 했다. 그것마저도 놈의 목뼈를 베어 버릴 때 생겨야 될 느낌 이 아니었다.
놈이 착용하고 있는 투구며 갑옷 심 지어 들고 있는 검까지.
단검에 깃든 힘을 이기지 못해 순간 에 파괴되었다. 지금 내게 걸려 온 느 낌은 그때 부딪쳐 온 여파에 불과했던 것이다.
하지만 단검의 공격력에 감탄할 새 도 없이.
[질풍자가발동했습니다.] [ 감각 수치가 변동 되었습니다. -MAX] [예민한자가발동했습니다.] [ 민첩 수치가 변동 되었습니다. -MAX]수치 900. MAX.
감각과 민첩 수치가 더 이상이 없는 궁극(窮極)에 도달했다.
동시에 단검의 절규가 급격히 강렬 해졌다.
정말로 절규인가. 저주를 퍼붓고 있 는 것인가. 혹은 두려움인가.
그때까지만 해도 단검이 왜 그렇게 진동해 대는지 이유를 특정 지을 수 없었다.
그런데 문득 뇌리가 번뜩였다.
감각이 궁극에 도달한 건 이번이 두 번째였다.
첫 번째에서는 차마 느끼지 못했던 어떤 느낌이 있었는데,마침내 그것이 무엇인지 깨닫는 순간.
이 이상으로 무엇이 가능한지도 알 수 있었다.
은신체들을 찾기 위해서 온 감각을 집중시켜야 했던 옛날처럼 감각을 고 도로 집중시키자,찌릿한 두통이 시야 를 잠깐 흔들어 놓았다.
[궁극(窮植)의 영역에 진입 하였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느려져 있던 세상이 더욱 느려졌다.
세상은 멈춰 버린 것에 가까웠다. 그 리고 그 적막함은 단검이 보여 줬던 파괴 력보다 더한 현상이 었다.
시간이 느려진 것처럼 느껴지는 현 상은 블랙을 처치했던 당시에도 체감 했던 일다.
그러나 지금과는 차이가 너무나 분 명했다.
당시에는 블랙의 얼굴에 실금이 가 거나 핏물들이 응고를 거쳐 가루로 바 스라지는 등,운동(運動)이라 할 만한 게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마저도 찾기가 어 려 워 졌다.
그나마 그랜드 소드마스터로 불리는 놈,우리 쪽에서는 첼린저로 불리는 녀석만이 느릿한 움직임을 보일 뿐이 었다.
엔테과스토와 겨뤘을 때 이 영역에 진입하는 게 가능했더라면 결과는 겨 우 이룬 무승부에서 약간의 승리로 바 뀌었을 것이다.
두통이 이는 관자놀이를 짓눌렀다. 그런 다음 시야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 지하고 있는 것부터 치워 버렸다.
엘프 지휘관의 대가리.
그것은 바로 앞에서 낙하가 멈춰 버 린 상태다.
그것을 밀어젖히며 천공을 향해 고 개를 들었던 바로,그때.
날 내려다보고 있는 것을 똑바로 쳐 다볼 수 있었다.
둠 아루쿠다를.
놈은 미지의 차원에서 존재했다. 거 기가 놈의 본토일 터.
그러나 전장을 훑어보는 놈의 시선 만큼은 여기로 개입되어져 있었다.
놈이 마음만 먹는다면 바클란 군단 의 본토에서 그랬던 것처럼 그 거대한 눈알을 우리 모두에게 드러내는 게 가 능할 것이다.
하지만 놈은 전황에 관심이 없었다. 오로지 나만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 었다.
정확히는 내가 아니라 내 손에 쥐어 진 물건을 향한 시선.
탐욕을 감출 이유가 없는 것인지,아 니면 그 탐욕이 감출 수 없을 만큼 크 기 때문인지.
놈이 ‘더 그레이트 실버’를 쳐다보는 시 선은 노골적 이 었다.
놈이 금방이라도 내려와 내게 이것 을 요구할 것만 같다.
본토의 민간인들은 클럽이 지배하고 있는 세상에 살고 있지만 정작 클럽에 관련된 모든 일들에 대하여 하나도 알 수 없었던 것처럼,나 역시 알 수 없었 던 사실들이 지금 펼쳐져 있었다.
분명 존재해 왔지만 인지할 수 없었 던 것들.
그중에 둠 아루쿠다는 일부였다. 더 먼 영역에서 둠 카오스를 비롯한 올드 원과 더 그레이트 골드의 시선도 아득 히 느껴진다.
그때 둠 아루쿠다가 본인의 탐욕을
증명했다.
눈깔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아가 리가 천공에서 나타났다 사라지길 반 복할 때마다,엘프들의 영혼도 비례해 서 사라진다.
하지만 사라지는 엘프들의 영혼은 둠 아루쿠다의 작은 입만큼이나 소수 에 불과했고 대다수는 무(M)로 사라 지는 중이었다.
그래서 둠 아루쿠다의 아쉬움은 컸 을 것이다.
그리고 그렇기에 놈의 탐욕은 더 기 승을 부리고 있는 것일 테다.
거기를 향해 말했다.
“그쪽이야말로 모르지 않겠지. 돌려 주고 싶어도 돌려줄 방법이 없다.”
성(聖) 카시안의 영혼 이전 반지,소 울링,둠 아루쿠다의 영혼 수확 낫.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렸던 그것은 정말로 이제 없는 것이다.
“또한 전장을 정리하는 대로 우리들 의 주인께 귀의하기로 맹세하였다.” 그러니까 내게서 신경 끄라고 던진 말이었다. 더 이상의 말로 놈을 자극 하고 싶진 않았다.
어쨌거나 현재 나는 칠마제 진영의 소속이 아니 었고 둠 카오스 또한 어떻 게 변심할지 모르는 일이다.
과거 전성기의 엔테과스토가 언데드 엠퍼러를 찢어 버렸듯이 둠 카오스도 나를 경계할 수 있는 노릇 아닌가.
지난번에는 시간 역행의 힘을,이번 에는 고룡 하나의 힘을 통째로.
“일을 마치는 대로 당신께 귀의하겠 습니다. 나의 주인이시여.”
젠장. 젠장. 젠장…….
날 보고 있을 둠 카오스에게도 그 말 을 잊지 않았다.
이를 갈 듯이 말할 수밖에 없었던 까 닭은 별게 아니다. 놈에게 적개심을 드러내려 했던 것이 아니라,두통이 심해지고 있기 때문.
점점 한계가 느껴진다.
궁극의 영역에 무제한으로 머물 수 는 없다.
잠시 후 나는 튕겨져 나왔다. 마치 감각 수치가 떨어져 내부 세계에서 튕 겨졌던 때처럼 궁극의 영역에서도 집 중력을 잃는 순간을 피할 수는 없었 다.
지금에도 둠 카오스와 둠 아루쿠다 는 날 보고 있겠지만 더는 느낄 수가 없다.
[ 궁극(窮植)의 영역에서 이탈 되었습니 다.]그래도 세상은 여전히 느렸다.
고정되다시피 했던 엘프 놈의 대가 리는 밀어낸 방향으로 약간씩 움직인 다. 놈의 장비 파편들도,기습당한 지 휘관을 향하는 주변의 놀란 고갯짓들 에서도 운동이라 할 만한 게 움직 임들 이 있었다.
궁극의 영 역에서는 금뱅이나 다름없 던 그랜드 소드마스터와 첼린저 역시 적당한 속도를 되찾았다.
적당한 속도란 민간인의 걸음 수준. 그것들에게는 할 수 있는 최대의 속도 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겠지만 내게 는 그렇게 보일 뿐이다.
[* 보관함] [ 더 그레이트 실버가 추가 되었습니다. ]너무나 강력해서 적들의 장비까지 다 파괴해 버리는 이건, 지금은 필요 없었다.
어쨌든 엘프 진영에서 지휘관은 강 함을 척도로 세워진 게 아니 었다. 혈통을 따졌을 터.
엘프들 중 제일 강한 녀석이 나를 응 시하다가 훌쩍 뛰어올랐다. 나를 특정 해서였다.
놈의 수준으로는 내 힘과 더 그래이 트 실버에 실린 힘을 파악할 수 없었 기에 때문에 그런 무모한 판단을 내린 것이다.
놈이 이쪽을 크게 내려다볼 수 있을 정도로 솟구쳤던 무렵.
놈의 동공이 확장됐다.
“으읍……!”
놈의 당황한 신음 소리도 느릿한 주 위를 뚫고 들어왔다.
그때 나는 놈을 기다리는 한편 주변
의 엘프들을 제거하고 있었다. 그제야 놈은 솟구쳐 오르는 동족의 핏물들 사 이로 내 능력의 일부를 목격한 것이 다.
내게는 놈이 느릿하게 보이듯 놈에 게는 내가 육안으로 쫓을 수 없을 만 큼 빠르게 보일 터.
한편 우리 쪽의 첼린저는 케이온,윌 리엄 스펜서다.
녀석이 쏘아 보낸 투사체가 엘프 놈 의 등을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놈의 등은 노출되어 있어 강력한 타격이 예 상됐다.
그래선 안되지.
이미 지휘관 놈의 장비가 다 파괴되 었기 때문에라도 또다시 내 소중한 경 험치에 흠집이 나는 걸 두고 볼 순 없 다.
탓!
솟구친 그대로 놈의 목을 움켜잡았 다. 멀리 착지했다.
놈이 발악하는 수준은 정말로 민간 인의 그것이었다.
녀석이 끌어올리려는 방어막조차도 내가 시간을 허락해 줘야만 완성될 수 있는 것이다.
놈이 쥐고 있는 검도 마찬가지다.
성물급으로 취급받는 물건임에도,
물건의 능력을 제대로 사용할 시간이 충분치 않은 것이었다.
투둑.
놈의 손목을 꺾어 버렸다. 놈의 손에 들려 있던 검은 주인을 잃고 느릿한 낙하를 시작했다.
놈의 투구를 벗겼고,귀걸이는 귀를 통째로 뽑아 버 렸다.
당장 경험치로 쓸 만한 재료는 그 세 가지다.
“크억!”
놈의 비명이 한 박자 늦게 터졌다. 그러면서도 아직 전의가 꺾이지 않았 는지 놈의 내부에서 마나의 움직임이
포착되었다.
한 검맥(劍脈)의 이미지를 그려 나간 다. 정연한 움직임에선 정통 검맥의 느낌이 다분했다.
일단 흡수할 수 있는 건 전부 다 홉 수한다. 언제 어떻게 쓰일지 모르니.
나는 놈이 첫 공격을 완성 짓도록 기 다려 주었다.
꺾이지 않은 반대편 주먹으로부터 시작됐다. 검이 없는 이상 주먹으로.
놈의 주먹이 검맥의 이미지대로 마 나의 흐름을 추종하면서 휘둘러진 순 간.
놈의 주먹은 내 손바닥에 막혔다.
어차피 놈의 쓸모는 다했다. 그때 놈 의 주먹을 움켜쥐며 일으킨 압력에는 공간에도 개입할 수 있는 힘이 실려 있다.
루네아 잡것조차도 이 힘을 버티지 못했다.
놈은 주먹뿐만 아니라 전신 자체가 압력의 중심으로 쏠렸다.
“너…… 너…… 너는 대체…… 으어 어어 억 一”
압력을 풀었을 때 놈의 전신은 처음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수축되 고 구겨져 있었다.
전리품을 챙기고 발걸음을 옮겼다. 난전이 펼쳐진 지대를 관통했다.
그때그때마다 엘프 종(種)의 목들을 쳐 댔던 감각이 손날에 누적되고.
먼저 던져두었던 벼락 줄기들은 오 시리스의 악령처럼 엘프들의 살냄새 를 쫓아다니기에 여념이 없었다. 데비 의 칼날은 숱한 모가지를 관통했다.
목적지는 이미 죽은 지휘관 놈과 검 사 놈이 속해 있던 주력 부대 쪽이었 다.
윌리엄의 부대는 그것들과 교전을 거친 후 거리가 벌어져 있었기 때문 에,그것들의 시야에서는 내가 유독 눈에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목적지에 이르렸을 때 나를 보다 노 출시 켰다.
세상을 느릿하게 만들고 있던 감각 망도 그때 축소시켰다. 그렇게 제자리 에 멈춰 섰다.
등 뒤로 외마디 비명 소리가 수없이 겹쳐서 터져 나왔다. 전장의 소란을 일시에 불식시킬 만큼 크게 뭉쳐져 버 린 소리였다.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는 엘프 종들
의 동공에서 내 뒤에 펼쳐져 있는 광 경을 직접 볼 수 있었다. 주력 부대를 제외한,난전에 얽혀 있었던 수천의 엘프들이 쓰러지고 있었다.
그것들의 목 위에는 응당 있어야 할 게 존재하지 않았다.
벼락 줄기들이 자아내는 푸른 물결. 그리고 엘프들의 핏물이 데비의 칼이 스치고 지나간 궤적에 따라 휘몰아치 고 있었다.
그 이후에서야 벼락 줄기가 찢어 뱉 은 잿가루들이 휘날리기 시작했다.
엘프들의 주력 부대는 대략 오백가 량.
이것들은 엘프 종들 중에서도 특별 히 정예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니 전 선에서 각성자들을 밀어붙이며 여기 까지 도달한 것이다.
“너희들 중 무엇도 살려 두지 않을 것이다. 항복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너희들이 여기에서 살아 나갈 길은 나 를 쓰러트리는 것뿐.”
빠지지직.
벼락 줄기들이 놈들의 퇴로를 향해 몰아쳤다. 그때 어떤 엘프 종의 비명 같은 소리로부터 시작됐다.
검맥을 품고 있는 것들은 검으로,마 법이 주력 인 것들은 마법으로.
그래서 온갖 마나의 음직임들이 집 단적으로 발생하는 것이다.
감각망을 확장시키자 세상은 다시 급격하게 느려졌다.
[ 설계도 ‘검맥(B)_r이 추가 되었습니 다.] [ 설계도 ‘검맥(0-43’이 추가 되었습니 다.] [ 설계도 ‘마법(A)-3’이 추가 되었습니 다.] [ 설계도 ‘마법(D)-22’가 추가 되었습 니다.]죽을 땐 죽더라도 뱉을 건 뱉어야지.
[ 설계도 ‘검맥(B)-15’가 추가 되었습니 다.] [ 설계도 ‘마법(0-44’가 추가 되었습니 다.]마무리 가 끝났을 때 즈음이 었다. 시선을 잡아끄는 것이 북쪽 방향에 서 가까워지는 게 느껴졌다 조슈아였고 혼자서 오는 게 아니었 다. 상공의 노을은 서서히 밀려오는 푸르스름한 색채에 잠기고 있었다.
이윽고 조슈아가 고룡의 거대 영혼 에 탑승한 채로 모습을 드러 냈다.
서두르십시오,마스터.
조슈아의 의념이 전해져 왔다.
그는 멈추지 않고 섹터 23, 파장의 근원지로 향하는 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