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t Life Returner RAW novel - Chapter 278
10화
“흠……
추출을 다 마친 후 내린 평가는 썩 좋지 않았다.
마석은 기대만큼 축적되지 않은 상 태였다.
다른 전리품들 또한 양은 많을지라 도 질적으로 뛰어난 것은 손에 꼽혔 다.
그마저도 국력이 약한 작은 왕국들 에서 나온 것이라 그런지,오크 종들 사이에 전승되어져 왔던 유물들과는 확실한 차이가 있었던 것이다.
[ 레벨: 655 (45.14%) ]그런데 첫 숟갈에 배부르랴.
위장이 워낙에 커진 탓에 티가 잘 나 지 않을 뿐이란 걸 왜 모를까.
창고에서 흡수한 힘은 첼린저 만렙 각성자 하나를 만들어 내고도 남는 양 이다.
애초에 각성자들에게나 이계 종들에
게는 역사상 유례없는 보물 창고로 여 겨질 곳이었다.
본 시대의 일악과 일선조차도 이런 부귀(富貴)는 누리지 못했었다. 당시 를 돌이켜 보면 나는 그때와 완전히 다른 존재가 되어 있었다.
문을 밀고 나왔다. 늦가을의 바람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것이 창고 바닥에 산재해 있던 가루들을 휩쓸었 다.
김지훈이 그 광경을 보고 있다가 정 신을 차렸다. 녀석은 내가 전리품을 꾸준히 수거해 온 까닭을 눈치채기라 도 한듯 이렇게 말했다.
“고등급 전리품들의 회수율이 좋지 않은걸…… 알고 계십니까?”
녀석의 어투에선 분함이 섞여 나왔 다.
그러고는 아차,하는 얼굴로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주제를 넘고 말았다는 것을 인지했 기 때문이리라. 내게서 신성(神聖)을 엿보았으니 흥분이 지나치고 만 것이 었다.
녀석의 그런 실수가 퍽 재밌게 느껴 졌다. 이런 한 번의 실수 때문에 기득 권에서 튕겨져 나간 녀석이 어디 한둘 이었던가.
그게 빌미가 되어 목숨을 잃은 녀석 도 허다했다.
김지훈 또한 누구보다 잘 알 일.
나는 사색이 된 녀석의 어깨를 툭툭 쳐 주고 지나쳤다.
애초에 고등급 전리품들의 회수율이 좋지 못할 거란 건 예견된 일이다.
그러나 그것들로 무장한 각성자들은 진격에 박차를 가할 것이며 사실상 진 짜배기라 할 수 있는 힘들은 거기에서 전해져 온다.
어지간한 전리품에 깃든 것보다는 마나 사용자들에게 깃든 힘이 훨씬 크
기 때문.
마석도 비슷하다.
그런데 그것을 드워프 종들이 긁어 모아 왔다니.
사냥 계획을 뒤로 미뤘다. 드워프 종 들이 얼마큼의 마석을 비축하고 있을 지는 둘째치고,그 많은 마석들을 어 떤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는지를 확인 하는 게 우선.
단순히 모으기만 하고 있지는 않을 터였다.
그것들이 지저(地底)에 산다는 것을 떠올리며 시작했다.
목표 지점은 문명을 구성할 수 있는
수준의 거대한 땅굴이다.
[ 게이트 생성을 시전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것들 봐라?
[ * 정체불명의 마공학(魔I學) 장치에 의해 방해를 받고 있습니다. ] [ 남은 시간 (게이트 생성 까지) : 5일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무엇보다 올드 원의 비호 때문이 아니 었다.
어떤 세력이 마석을 긁어모으고 있 는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하게 된 후 로 이런 경우를 우려했었다.
목표 지점을 지상으로 바꿨다. 그러고 나서야 공간이 벌어지기 시 작한다.
지상에서는 어떤 문명의 흔적을 조 금도 찾을 수 없었다.
울창한 숲들은 원시의 생태계에 가 까웠다. 심지어 암석으로 이뤄진 벌거 벗은 산일지라도 그 생태계에 적응을 끝낸 동식물들의 군락이 쉽게 발견되 었다.
정말로 지상은 드워프 종들의 영역
이 아니었다.
아주 오래전부터,그러니까 신마대 전이라 불리는 태고 때부터 지하를 파 고 들어간 것이 틀림없었다.
드워프들이 지하 속에서 뭘 먹고 사 는지는 궁금하지도 않았다.
지금도 내 발밑,저 깊은 지저 전체 에 깔려 있는 힘들이 어떤 과정으로 형성되었는지가 궁금할 뿐.
그렇게 당장 지저로 들어가는 입구 를 찾는 것은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찾을 수 없다면 만들면 되는 일 아닌가.
힘을 소비하지 않으면서 이것들의
결계에 큰 충격을 먹일 수 있는 방법.
[스킬 ‘오딘의 벼락 폭풍’이 생성 되었습 니다.]더 그레이트 실버를 아공간에서 끄 집어내면서였다.
손아귀 안으로 무겁게 감겨 오는 검 자루의 느낌은 좋았다. 그러나 암습을 가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형태만큼은 지금에 적합하지 않다.
두께가 확장되고 날은 위로 쭉 뻗어 나간다.
최근까지 주력으로 써 왔던 것이 뇌 신 창이었기 때문에 익숙한 무게감이 반갑게 느껴졌다.
달빛조차도 더 그레이트 실버의 새 삼스러운 위용에 감격하는 듯 창 촉과 창대 전체에 달라붙었다. 그것이 거기 의 은빛 색채를 더욱 돋보이게 만든 다.
[ 오딘의 벼락 폭풍을 시전 하였습니다.] [대상: 더 그레이트실베더 그레이트 실버의 영혼이 비명을 지르는 것일 수도 있다.
혹은 보다 강력해진 자신을 두고 어 쩌질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손아귀 전체까지 떨려 오는 진동이 거셌다.
두꺼운 벼락 줄기들이 창대를 휘감 아 올라갈수록 진동은 점점 격해져 갔 는데, 그것도 자루를 한 번 힘 있게 쥐 는 것으로 멎어 버렸다.
창을 거꾸로 쥔 시점에서 벼락 줄기 들이 창 촉의 한 점으로 쏠리기 시작 했다.
해골 용과 드라고린이 브레스를 뿜 어낼 때 이와 흡사한 흐름이 었다.
이 조합을 여기에서 시험해 보는구 나!
그런데 그때.
불청객이 끼어들었다.
담력은 가히 박수를 쳐 줄 만하나 나 를 방해할 생각이라면 최소한 더 그레 이트 레드를 데리고 왔어야 할 일이 다.
더군다나 불청객의 능력 따위론 곧 창과 지저의 결계가 충돌하며 발생될 충격파부터도 감당 못 할 것이다.
그대로 지면을 찍어 버렸다.
창끝에서 브레스처럼 터져 버린 폭 발은 내게도 영향을 미치기 충분했기 에 그때 꺼낸 것이 홍염 방패였다.
나는 지하 속으로 낙하 중이 었다.
세상을 다 뒤집어 놓을 법한 흉맹한 소리가끊임없이 부딪쳐 왔다.
마침내 결계가 육안으로 들어왔다. 나보다 앞서 뇌력이 결계를 타격했던 흔적으로 거기에 생긴 균열 또한 뚜렷 이 보였다.
이윽고 창끝의 한 점이 결계에 직접 닿은 순간,뇌력은 한 번 더 터져 나왔 다.
충격 직후의 파장에 더불어 뇌력까
지 더해진 결과는 지상으로 뻥 뚫려 버린 높은 공간을 다 채우고도 남았 다.
흥염 방패 인근으로만 약간의 공백 이 형성될 뿐. 충격과 함께 위로 치솟 아 오른 뇌력들은 하나의 거대한 기둥 으로써 천공까지 도달할 것처럼 굴었 다.
멀리서 보면 지하까지 관통한 빛기 둥처럼 보일 것이다.
하지만 아니다. 나로부터 일어난 것 이니 이게 뭔지 모를 수가 없었다.
곧 터질 충격에 대비하여 방패를 가 까이 끌어당겼다.
날개 또한 개방하여 등 뒤쪽으로도 보호를 마친 찰나였다.
위로 튕겨진 대로 기둥처럼 형성되 었던 그 힘들이 결국 폭발했다.
콰아아아앙-!
흙먼지는 한참 뒤에서야 가라앉았 다.
폭발에 휘말린 일대는 지하든 지상 이든 관계없이 전부 시야에서 사라져 있었다.
그래서 지저의 결계는 본모습을 제 대로 드러낸 채였다.
지평선까지 펼쳐져 있는 거대함이 놀랍다.
내가 밟고 서 있는 부분은 드워프 종 의 문명에서는 하늘일 수 있었다. 그 러나 내게는 검은 바다처럼 보였다.
직전의 강력한 충격으로 결계 전체 가 흔들리고 있는 움직임은 파도와 같 았고,어디를 쳐다보든 검은 결계가 바닥을 형성하고 있었다.
지금에도 놀라운 사실 하나는 이 와 중에도 결계가 깨지지 않은 점이었다.
아래를 내 려다보았다.
선팅된 차 안을 들여다볼 때처럼 모 든 게 거무튀튀하게 잡혀 들어왔다. 거기에서 나를 올려다보고 있는 것들 이 참 많았다.
겁에 질려서 스스로를 통제 못 하는 것들. 용암이 가득한 용광로 쪽에서나 거주 시설로 추정되는 부근 쪽에서도 그런 것들이 가득했다.
결계를 밟으며 걸음을 옮겼다.
지저 왕국의 지배자들 중 하나가 살 법한 건축물을 저 아래로 둔 지점에서 멈춰 섰다.
그때 옥상까지 올라오는 한 무리가 보였다.
한 놈이 나를 올려다보며 큰소리로 외쳤다.
이쪽까지 닿을 만큼 커다란 목소리 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안하게 흔들리 는 두 눈만큼은 겁에 질린 다른 것들 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부디 우리를 내버려 두시오!”
그때부터 기계가 작동하는 소리가 났다.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겁에 질렸을 지언정 언행에 망설임이 없는 게 그랬 다.
지금 이 순간을 오랫동안 준비해 온 것임이 틀림없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결계까지 오르는 사다리를 준비할 일이 뭐가 있겠는가.
정확히는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첨
탑이었다.
기계가 작동하는 소리가 그쳤을 때, 드워프는 바로 경계면 지척까지 도달 해 있었다.
위치상으로는 내가 딛고 있는 부분 에서 2미터 아래쯤.
드워프의 늙은 얼굴이나 각오를 다 지고 있는 표정이 그렇게 가까워졌다. “더 바깥으로 나갈 수 없음을 용인해 주시오.”
드워프는 나를 올려다보며 말했고.
“내가 누군지 아는군?”
나는 아래에 대고 뇌까렸다.
드워프는 대답하지 않는 것으로 대
답을 대신했다.
“찾아올지도 알고 있었던 것이었고? 답해라,드워프.”
그렇다면 올드 원이 그리고 있는 큰 그림의 일부분일 수도 있었다.
나를 겨냥해서 만든 결계?
어떤 함정이 존재할지 모른다는 생 각에 아래를 주의 깊게 살펴봤지만 그 런 건 없었다.
결계의 목적은 단 하나뿐인 것 같았 다.
오로지 방어만을 위해서다.
내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는 것.
“선조들께서 말씀해 오셨소. 동쪽의
끝에서 원하는 답을 들을 수 있을 거 요. 그러니 부디,우리를 내버려 두시
오.”
드워프의 말이 이어졌다.
“해안에 이르러 킹 포이어를 찾으시
오.”
놈은 더 그레이트 실버를 꽤 오랫동 안 응시했다. 그러며 조바심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지고 말았는지 거의 애걸하다시피 덧붙였다.
“우리 드워프들은 지상의 일에 조금 도관심이 없소.”
그린우드 종들의 공동체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게 올드 원의 상징이
었다. 그러나 아래로는 그런 게 하나 도 보이지 않아서 말했다.
“원정대 편으로 내 땅을 공격해 들어 온 것들이 있었다.”
“그건…… 더 그레이트의 후손이라 주장하는 몇몇이 저지른 일일 거요. 우리와는 상관없는 일일뿐더러,우리 의 규율을 어기는 자는 우리의 동족이 아니오.”
“규율?”
“말씀드렸다시피 지상의 일에 관여 하지 않는 게 우리의 규율이오.”
“……동쪽 끝이라 했는가?”
킹 포이어라는 드워프가 나타나길 기다리면서 일대를 확인했다.
이런 곳이 있다는 것 역시 들어 보질 못했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동쪽 바다는 온 갖 크고 작은 섬들이 난잡하게 흩어져 있었다.
고도를 높이면 높일수록 바다를 더 넓게 볼 수 있었는데,그렇다 한들 온 갖 섬들이 무분별하게 퍼져 있는 꼴만 확장될 뿐이다.
어쩌면 성(M) 드라고린 전체를 위험
스럽게 만들었을 자연재해가 있었거 나.
또 어쩌면 그에 준하는 충돌이 있었 을 것이다. 올드 원과 둠 카오스?
이윽고 드워프 하나의 기척이 나타 났다. 녀석도 눈에 띄게 늙은 드워프 였다.
드워프는 내가 내려서길 기다렸다가 양손을 가지런히 모았다. 거기가 떨리 고 있었다. 녀석의 목소리도 떨리면서 나왔다.
“태초에 엘슬란드와 바르바들이 차 지하고 있는 땅 그리고 우리들의 땅은 하나의 대륙이 었다고 합니 다.”
이 녀석 또한 오늘을 숱하게 준비해 온 게 분명했다. 인사치고는 이태한의 연설처럼 이어질 말을 기다리게 만든 다.
드워프는 섬들이 흩어진 바다를 향 해 시선을 옮기며 마저 말을 붙였다.
“성 카시안께선 그 악신(惡神)의 사 악한 계략을 다 알고 있으셨습니다. 올드 원, 락리마,시스템. 다양한 이름 으로 불리는 그 악신 말입니다.
저기는 성 카시안께서 악신과 최후 의 항전을 벌이신 곳이며,이것은
드워프가 품에서 꺼낸 건 성 카시안
의 기록물들이었다. 드워프의 손아귀 에 수십 장이 한 묶음으로 크게 잡혀 있었다.
“그날 선조들께서 수거해 놓은 그분 의 말씀이지요. 이걸 받아 주시고,바 라시는 게 있으시다면 무엇이든 수긍 하겠습니다.
하오니 우리 지저(한底)의 삶에 자비 를 베풀어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