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t Life Returner RAW novel - Chapter 36
17화
“들어가지 전에 명심해. 리……
제 몸만큼이나 큰 배낭을 짊어지고 한 손에는 석궁을 쥔 우연희는 그래도 김제 야산 당시처럼 비틀거 리고 있진 않았다.
그녀가 중심을 제대로 잡되 떨리는 목소리로 먼저 대답했다.
“리더의 지시는 절대적이다.”
“네가 죽으면 내가 죽고,내가 죽으 면 네가 죽는 거다. 내 모든 지시는 우 리 공동의 목숨을 위한 것이란 것도 명심해라.”
“난 준비됐어.”
“들어간다.”
내가 먼저 푸른 막 아래로 발을 뻗었 다.
푸른빛이 닿지 않아 어둠에 잠겨 있 던 부분까지 내려왔다.
우연희의 긴장한 목소리가 등 뒤로 부딪쳤다.
“떴어. F급 스킬 개안(開眼), 퀘스트
세 개.”
“입구방으로 진입한다.”
끼이 익 一
듣기 싫은 소리가 울렸다.
입구방은 대체로 안전하기 마련이고 지난 경우에도 그랬다.
역시나 지독한 어둠만이 우리를 기 다리고 있었다.
벽을 따라 방문 수부터 확인했다.
던전이 리셋되면서 두 개였던 방문 은 한 개로 변해 있었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이 문을 열고 나가야 한다.
그때 우연희는 지도를 그리고 있었
다. 지도 속의 선들이 삐뜰빼뜰하니, 볼펜과 함께 떨리고 있었다.
그런 우연희를 향해 말했다.
“긴장도 두려움도 당연해. 놈들과 마 주치면 울어 버리거나 비명을 지르기 도 할 테고. 첫 전투에서 그런 것들은 자연스러운 일들이다. 단,가시거리 밖으로 이탈만 하지 마라. 당장 네게 걸고 있는 기대는 그 정도밖에 없어. 큰 걸 바라는 게 아냐.”
“알겠어.”
우연희는 내 어깨 너머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말수가 부쩍 줄었다.
“첫 번째 통로에 진입한다.”
나는 우연희의 시선이 맺혀 있는 나 무문을 밀면서 말했다. 함정은 설치되 어 있지 않았다.
통로는 입을 다문 우연희만큼이나 고요한 상태였다.
그러나 아주 잠깐이 었다.
몇 발자국도 걷지 않았던 어느 순간. 이쪽으로 달려오는 소리들이 울리기 시작했다.
숫자는 많지 않다.
저번과 같은 셋 많으면 넷까지도 계 산에 넣어 뒀다.
내 왼손에는 단검이,오른손에는 장 검이 쥐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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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 하는 여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 다.
그때도 달려오는 소리가 가까워지고 는 있지 만 가시 거 리 안으로 당장 들어 와 있는 녀석이 없었다. 좋다. 배치 간 격에 여유가 있었다.
허우적거리는 녀석의 손을 밟고 단 검을 빼냈다. 사망 메시지가 뜨지 않 았기에,녀석의 얼굴을 밟아 대면서 전방을 주시했다.
콰직!콰직! 콰직!
[ 데클란 전투병을 처치 하였습니다. ] [ 1 포인트를 분배 받았습니다. ] [ 누적 포인트 : 163] [ 데클란 퇴치 : 데클란 병사 처치 33/60 ]두 녀석이 동시에 진입하던 순간 나 도 지 면을 박찼다.
그때 나는 양손에 장검과 단검을 쥔 이도류를 유지하고 있었으나, 애초부 터 이도류를 구사할 생각은 아니 었다. 단지 쥐고 있는 것뿐이다.
앞서 있던 놈의 가슴에 찔러 넣은 장 검을 회수하지 않았다.
최대한 민첩하게 장검의 검자루에서 손을 뗐다.
옆으로 비켜서는 그 찰나.
세 번째 놈의 손길이 바로 따라붙었 다. 회피하기에는 늦었다는 걸 직감했 다. 녀석이 달려오던 속도가 너무나 빨랐다.
내 얼굴을 움켜쥐려는 손짓과, 녀석 의 얼굴에 단검을 거꾸로 쑤셔 박으려 는 내 손짓이 교차했다.
고개가 꺾여 버리며 순간 앞이 캄캄 해져 버렸지만.
푸욱.
손끝에서 제대로 된 감각이 번졌다. 그 때는 놈의 달려오던 힘을 못 이겨 중심이 뒤로 넘어가고 있던 순간이었
다.
쿵!
마지막 순간에 녀석을 뒤집을 수 있 었다.
놈의 손은 내 얼굴을 다 덮을 만큼 크다. 그러나 벌어져 있는 손가락 사 이로 놈의 얼굴이 보인다.
어떻게든 되는 대로 물어뜯으려는 이빨들이 딱딱거 리고 있었다.
그러며 나를 밀어내려고 발버둥 쳐 대기 시작했으나,오히려 박혀 있는 단검 에 의해 온갖 군데가 사정 없이 그 어지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 우연희가 육체 치료를 시전 하였습니다. ] [상처가 소폭 회복됩니다.]놈의 손을 뿌리치고 상체를 세울 수 있었다.
그러고는.
푸숙! 푸숙! 푸숙!
내 단검이 놈의 가슴을 제 집처럼 쉼 없이 오고 갔다. 단검을 뽑아내고 박 을 때마다 튀는 핏물들이 허공에 나부 꼈다.
사망 메시지가 뜬 후에도.
푸숙!
놈의 가슴에 단검을 한 번 더 쑤셔
넣어 준 후에 일어났다.
얼굴에 흥건히 튀긴 핏물부터 쓸어 내렸다.
그 다음이 우연희 였다.
그녀는 빳빳하게 선 채로 이쪽의 끔 찍한 광경을 피해 눈을 깜박거리지도 않았다. 강인한 의지로 충격을 이겨 내고 있다고? 아니, 그 반대다.
얼어붙어서는 눈동자만 내 움직임을 따라 조금씩 움직이고 있었다.
저런 상태로도 용케 스킬을 쓰긴 했 다.
필요한 순간은 아니었지만, 재사용 시간이 짧은 스킬이라 상관없었다. 그
게 바로 힐러의 위엄이 아니던가.
우연희에게 내 등 뒤를 엄지손가락 으로 가리켜 보였다.
거기에는 완패한 해지 펀드와 은행 들 같이 숨만 유지하고 있는 녀석이 쓰러져 있다.
장검에 꿰뚫린 채로.
“네 손으로 끝내.”
내 단검을 넘겨줄 필요까진 없었다.
우연희의 허벅지에도 단검집이 매달 려 있으니, 그녀는 거기에서 단검을 뽑아 마무리 짓기만 하면 됐다. 칼 쓰 는 법 정도는 가르쳐 주었다.
전투 불능 상태에 빠진 놈의 숨통을
끊어 놓는 것.
그건 아주 쉬운 일이지만.
그래.
또 그만큼이나 아주 어 려운 일이다.
견졸은 개새끼의 머리를 달고 있기 는 하나 몸체는 사람이다.
설사 몸체가 우리와 닮지 않았다고 해도, 민간인들에게는 커다란 생명체 를 죽이는 것 자체가 소름 끼치는 일 이다.
하지만 우연희는 해야만 한다.
그녀는 내 시선을 따라 제 허벅지에 달고 온 단검을 천천히 뽑았다. 그러 고는 느릿한 발걸음을 움직 였다.
꿈틀거리고 있는 몬스터 옆에서 우 연희는 우두커니 섰다.
뒷모습뿐이라 얼굴은 보이지 않지 만,죽어 가는 몬스터를 어떤 표정으 로 내려다보고 있을지는 너무나 뻔한 일이었다.
거기에 대고 뇌까렸다.
“가슴. 부위는 상관없다. 있는 힘껏 쑤셔 넣어.”
그렇게 크게 말한 것도 아니 었다.
하지만 주위가 너무도 적막했기에 내 목소리만이 웽웽 퍼져 나갔다.
그리고 우연희는 그 속에서 굳어 있 었다.
아직 무리인가 싶었다.
어차피 힐러인 제 역할을 잊지만 않 는다면 차차 익숙해질 수 있는 일이긴 하다. 과연 던전이 그때까지 우연희를 기다려 줄지는 모를 일이다만.
그래서 우연희에게 다가가는데 그녀 가 부쩍 커진 목소리를 냈다.
“기!”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를 흘려보냈 다.
“기다려 줘……
우연희가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그 날 세면실에서 있었던 것처럼 단검 끝 을 꿈틀거 리고 있는 놈의 복부에 올렸
다.
우연희가 있는 힘껏 제 체중을 실었 다.
몬스터를 향해 기울어진 우연희의 뒷모습은 한없이 조용했다.
그러나 내게는 마치 울부짖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따라와.” 저편으로 던전 박스가 보였기 때문 이었다. 거기서 튀어나온 건 저주가
아니었다.
스킬,철갑.
신체 부위 한곳을 단단하게 강화시 켜 주는 이 스킬은 견졸들의 날카로운 이빨을 보다 확실하게 막아 줄 것이 다.
우연희는 손가락 끝에 머물러 있는 끈끈한 촉감을 신경 쓰고 있었다. 손가락끼리 마주 댔다가 델 때마다. 약간의 점성이 있는 핏물이 길게 늘 어 졌다.
“피가 붉어. 우리처럼……
뭐라고 대답해 줄까. 녹색일 줄 알았 나? SF 영화나 판타지 영화에서 괴물 들의 피가 녹색으로 표현되는 건 별것 아니었다.
그래야 심의를 잘 받을 수 있으니까. 19금짜리가 15금으로 내려간다.
하지만 여기는 던전이고 현실이다.
그때 우리는 입구 방에 되돌아와 있 었다. 일전에 설치했던 트랩보다 더욱 신경 쓴 트랩을 설치하는 중이었다.
“우연희.”
그녀는 말없이 쳐다보는 것으로 대 답을 대신했다.
“통로에서는 잘했다. 그 와중에서도 스킬을 썼던 건.”
그런데 우연희는 내가? 라는 눈빛이 었다.
뭐.
그래도 이정도면 합격이다.
몬스터를 처음 마주하게 되는 시험 의 장에서는 별 녀석들이 많았다.
이상한 소리를 지껄이며 뛰어다니는 것들,엄마만 찾는 것들,몬스터와 싸 워 보려는 녀석들의 등에 달라붙어 떨 어지지 않는 것들,
특히 건장한 남자들에게 어떻게든 해 보라고 소리쳐 댔던 것들은 남녀노
소 구분이 없었다.
트랩 설치가 끝났다.
발동 장치를 절대 건드리지 말라는 경고를 구태여 할 필요가 없어 보였 다.
그 정도는 진즉 숙지시키고 들어왔 으며,트랩으로 옮겨진 우연희의 시선 도 조심해야 한다는 걸 되새기는 듯 보였다.
우리는 다시 움직였다.
입구방으로 방향을 틀었었던 통로 끝
첫 번째 방으로 들어가는 문 앞까지 되돌아왔다. 저번에는 이 방에서 근
이십 마리에 가까운 것들이 쏟아졌었 다.
우연희에게도 당시의 일을 들려 줬 기 때문일까.
그녀는 한풍 속에 발가벗겨진 채로 세워진 아이처럼 바들바들 떨고 있었 다.
전방을 향해 겨누고 있는 석궁은 단 지 쥐고 있는 수준 밖에 되지 않았다.
문을 밀기 전 우연희의 귀가에 대고 속삭였다.
“스스로 통제하는 게 힘에 부친다면, 어떻게 하라고 했었지?”
집중.
우연희가 소리 없이 입술로만 대답 해 보였다.
“네가 정신계라는 걸 잊지 마라.” 정신계.
그들의 진정한 힘은 대상의 감정을 공유하는 데에서 나온다.
“내게 집중해.”
그 속삭임을 신호로 우연희의 떨리 던 몸이 진정되기 시작했다.
처음 보았을 때.
그러니까 어둠 속에서 괴물들이 뛰 어나왔을 때.
우연희의 세계가 처음으로 무너졌 다.
우연희는 본인의 상상력이 얼마나 보잘것없었는지를 그때 깨닫고 말았 다.
무던히도 여기와 괴물들을 상상해 왔었다. 하지만 괴물들의 소리와 냄새 그리고 무지막지한 속도는 계산되어 있지 않았다.
선후의 노트 속에 그러져 있던 그림 들은 진짜 공포의 존재가 되어 현실로 튀어나왔다.
괴물들에게서 어렴풋하게 전해져 오 는 감정들도 덧붙여져 있었다. 선후를 향한 극도의 갈증과 분노는 너무도 소 름 끼쳤다.
우연희의 세계가 두 번째로 무너진 때는,선후가 괴물을 깔고 앉아 괴물 의 가슴에 쉼 없이 단검을 찔러 넣었
을 때였다.
선악(普惡)의 대결이 아니었다.
서로를 죽이기 위해서는 무슨 짓이 든 마다하지 않는, 생존 본능으로만 가득 찬 공간이 되었다.
거기에서는 괴물과 인간을 구분 짓 는 잣대가 존재하지 않았다.
그렇게 한 명이 살아남아.
적의 피를 뒤집어쓴 남자는 그녀가 알던 사람이 아니었다.
남자가 제 얼굴에 흥건한 피를 쓸어 내리며 다가왔을 때에는,우연희 본인 은 머릿속이 새하얘져 버려 아무것도 못했다.
그리고 지금.
우연희의 세계가 세 번째로 무너지 고 있었다. 문 뒤에 버티고 선 남자와 남자의 어깨 너머로 보이는 광경들 때 문이었다.
남자의 어깨 너머에서 보이는 모든 것들이 전부 괴물이었다.
진즉 들어서 알고는 있었으나 다 소 용없었다.
저 어둠 바깥에서도 부딪쳐 오는 괴 성들뿐만 아니라,남자를 죽이지 못해 안달 난 손짓들까지 .
우연희는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해 봤던 지옥과 마주하고 있다고 생각했
다.
불구덩이 대신 어둠.
죄인들의 비명 대신 괴물들의 울음 소리.
남자 앞으로 악마들의 시신이 쌓여 가고 있었다.
“힐!”
앞에서 소리가 터졌다.
우연희는 스킬을 시전했다.
남자가 했던 말 중에 그 말만큼은 절 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죽으면 네가 죽는 거 다.’
남자가 죽으면 자신이 죽는다. 남자 의 시신을 뛰어넘으며 밀어닥칠 괴물
들이 죽어도 죽어도 계속 채워지고 있 었다.
어느 순간부터는 보호막이 되어 주 고 있는 남자의 등이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남자의 어깨 너머와 남자에게 가로 막혀 조그마한 공간만을 허락하고 있 는 문틈. 거기에서 번뜩여 대는 괴물 들의 눈만 보였다.
그것들에 가득 차 있는 건.
원시적 인 살의 였다.
우연희는 몸서 리쳤다.
진입 전, 잠시나마 진정하는 데 성공 했었던 그녀의 몸이 다시 떨리기 시작
했다.
이빨이 딱딱 부딪치고 귀도 멍멍했 다.
그녀의 세계는 더 이상 무너질 게 없 는 지경까지 치닫고 있었다.
바로 그때.
“악!,,
외마디 비명 소리가 귀청을 때렸기 때문이었다. 괴물이 아닌, 사람의 소 리가 틀림 없었다.
괴물들로부터 문을 막아서고 있는 유일한 사람!
남자의 비명이었다.
[스킬을 시전 할 수 없습니다.] [ 재사용 시간: 03:30 ]우연희에게는 마리의 손길이라는 스 킬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스킬을 시 전할 수 없었다.
남자가 가까스로 버티고 서 있으나, 잠깐 남자가 흔들렸을 때 틈을 비집고 나온 괴물이 있었던 것이다.
“읍!”
우연희는 괴물과 눈이 마주치고 말 았다.
괴물의 판단은 너무도 빨랐다.
뇌력이 번뜩이는 남자의 단검을 훌
쩍 피하더니 그대로 우연희를 향해 몸 을 던지는 것이었다.
“안돼!”
우연희가 소리쳤다.
괴물에게 외친 게 아니었다.
과연 남자에게 그럴 마음이 있을는 지는 모를 일이다만,남자가 자신을 구하려 마음먹는 순간.
그렇게 자리를 이탈하는 순간.
벌어질 일이 너무도 뻔했다. 괴물들 이 쏟아져 버릴 것이다.
그 직후였다.
우연희는 제 앞에 쓰러진 괴물을 내
려다보고 있었다. 석궁 화살이 박혀 있다.
괴물 하나가 빠져나오고, 남자를 향 해 안 된다고 소리친 것까지는 기억이 났다. 그런데 너무 급작스럽게 일어난 일이라 괴물에게 석궁을 어떻게 쐈는 지는 기억에 없었다.
지금만 해도 그렇지 않은가! 우연희 가 정신이 번쩍 들었던 그때는,괴물 의 가슴에 단검을 찔러 넣고 있던 때 였다.
우연희가 화들짝 놀라서 몸을 일으 켰다.
“우연희!”
앞에서 터진 소리에 앞을 쳐다봤다. 남자는 우연희와 우연희의 발밑에 죽 어 있는 괴물을 확인하자마자 고개를 돌렸으나.
그 찰나에 우연희는 남자와 교환한 눈빛에서 남자의 목소리를 읽을 수 있 었다.
잘했다. 우연희.
세 번에 거쳐 무너졌던 우연희의 세 계가 복구되는 시점이었다.
우연희는 선후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석궁에 화살을 걸었다.
[ 데클란 퇴치 : 데클란 병사 처치 54/60 ] [ 누적 포인트: 184]것 번째 방에 배치되어 있던 녀석들 은 열아홉이었다. 퀘스트 완료까지 여 섯 마리 남았다.
마지막 사망 메시지 이후로 튀어나 오는 녀석은 따로 없었다.
견졸들은 지능이 있긴 하지만.
적과 동료들의 죽음을 앞에 두고,어 둠 속에 잠복해 있을 만큼은 아니었
다.
“클리어.”
우연희에게 돌아왔다.
그녀의 앞쪽에도 보기 싫은 시신이 놓여 있었기 때문에,당장 주저앉고 싶은 걸 참고 첫 번째 방 내부로 들어 왔다.
정확히는 문 앞쪽으로 즐비해 있는 시신들이 보이지 않는 곳까지.
그제야 바닥에 주저앉을 수 있었다.
불쑥.
피가 묻은 작은 주먹이 시야 안으로 들어왔다. 펴진 손바닥 안에는 그녀에 게도 준비해 주었던 알약 하나가 올려
져 있었다.
아직 단검에는 오딘의 분노가,왼팔 에는 철갑 스킬 효과가 남아 있긴 했 으나 이대로 다음 통로에 진입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알약을 물 없이 삼키고 뒤로 뻗 었다.
“계속 치료해. 눈 좀 붙이고 있을 테 니까.”
당장 잠이 오는 건 아니었다.
거기다 놈들에게 입은 부상 부위에 서도,비록 마약성 진통제로 한풀 꺾 이긴 했으나 통증이 잔존해 있는 건 마찬가지였다.
화끈거릴 때마다 직전의 광경들이 스치고 지나갔다.
우연희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은 사 치였다.
전투에 돌입한 순간 그녀를 머릿속 에서 지우고 시작했다.
그 다음부터는 매 순간 임기응변에 목숨을 걸 어 야 했다.
놈들과 피부가 맞닿을 만큼 서로 부 대꼈던 전투였다.
물리고 쑤시고, 할퀴고 긋고.
그래도 전투다운 전투였다.
비록 나약한 짐승들끼리 먹이 하나 를 두고 다투는 형세였다고는 하나 지
금의 능력치와 머릿수로는 어쩔 수 없 는 일이니, 마음쓸 일이 아니었다. 등급이 높아지면 지금의 아수라장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때까지만…….
[ 우연희가 육체 치료를 시전 하였습니다. ] [상처가 소폭 회복됩니다.]눈을 감고 있어 시야라고는 없어도. 언제나 그렇듯 메시지가 끼어든다. 애송이 힐러가 제 역할을 다하고 있 었다.
등급이 낮은 무리일수록 힐러가 가
장 빛을 발하는 순간이 바로 이러한 정비 시간이었다.
문득 한 마리를 놓쳤던 순간이 떠올 랐다. 놈은 전투 불능에 가까운 부상 을 입고도 용케 내 공격을 피해 우연 희에게 달려들기까지 했다.
우연희가 처리할 수 있을 거라고 판 단했다. 그래서 자리를 이탈하지 않았 고,우연희는 기대했던 대로 놈의 숨 통을 끊어 놓았다.
이 애송이 힐러가 기특한 이유는 그 때 터트렸던 목소리에 있었다.
“안 돼!”
그건 분명히 내게 외쳤던 소리 였다.
내게 자리를 이탈하지 말라던 거였 다.
애송이 주제에.
어쨌든 전투가 성공리에 끝났고 승 리의 의미는 컸다.
사냥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는 단계 는 아니 었다.
하지만 역경자를 터트리거나 인장을 소비하지 않아도,개체 수 19 정도의 방 하나를 클리 어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통증들이 느껴지지 않았다.
치료가 마약성 진통제가 먹혀 들어 갈 정도까지 진행됐다.
비로소 제대로 눈을 붙일 수 있을 것 같았다.
우연희의 목소리가 바로 머리맡에서 들렸다.
눈을 뜨며 다시 물었다.
“뭐?”
“적용 불가 메시지가 떠.”
확실히 몸 상태가 많이 좋았다.
철갑이 적용되지 않았던 오른팔의 경우,자칫 검을 놓칠 만큼 타격을 입 었던 적이 있었다.
마약성 진통제로도 그쪽 통증만큼은 끝까지 먹혀들지 않았었는데 지금은 가뿐하다.
주먹을 쥐었다 펴고 있을 때 우연희 가 말을 덧붙였다.
“치료가 끝났어. 동시에 박스도 하나 떴고. ‘각성자 최초로 부상 입은 파티 원을 완치하였습니 다.’ 실버 박스야.”
석궁을 쥐지 않은 그녀의 빈손에 기 존에는 볼 수 없었던 목걸이 하나가 들려 있었다.
우연희는 기다렸다는 듯이 목걸이를 내게 내밀어 보였다.
[ 속박의 메달 (아이템)효과: 대상을 속박합니다.
등급: E
재사용 시간: 7일 ]
말없이 받고 목에 걸었다.
차가운 금속이 피부에 닿는 느낌이 썩 괜찮았다.
우리 사이에 다른 말은 필요 없었다. 우연희도 별 말이 없는 걸 보면 그녀 가 선택한 계약 내용을 상기하고 있는
것 같았다.
자동으로 능력치가 상승됐다면 어쩔 수 없지만, 그 외 인계 가능한 것들은 무조건 그러하게 되어 있다.
다만 예상치 못했던 건 우연희의 반 응이 었다.
아무리 계약이었다고 해도 지금쯤이 면 아이템의 가치를 깨달았을 터.
하지만 그녀는 나를 바라보고 있었 다. 미소 따윈 없지만 그렇다고 불만 어린 기색이 비치는 것도 아니었다. 그녀가 말했다.
“살아 돌아가면,맞지?”
나는 고개를 끄덕 였다.
계약에 적시된 숫자만큼의 현금을 줄 것이다.
죽으러 들어왔는데 살아나간다면 들 고 가지 못할 만큼의 돈이라도 쥐여 줘야 할 것이다.
그런데 우연희가 이렇게 돈 욕심이 많은 여자였나? 아니면 가방에 담아 줬던 현금들이 그녀의 욕구를 끄집어 낸 것 일까.
하긴.
겉모습으로 그 사람을 단정 짓는 게 얼마나 멍청하고 위험한 짓인지,두말 할 것 없었다.
어차피 돈이든 포인트든 강한 목적
을 가지고 있기만 한다면 상관없는 일 이다.
그때 우연희가 뇌까렸다.
“이 방에 던전 박스가 있어.”
탈주의 인장을 확보하는 게 최우선 이다.
던전 박스를 앞에 두고 말했다.
“떨어져 있어.”
우연희는 가시거리 경계까지 이동했 다. 리더가 저주에 걸려서 도리어 자 신을 공격할 수도 있다는 걸, 그녀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사뭇 긴장한 얼굴이 었다. 최악의 가정이 현실이 되어 버 린다면 과연 이 애송이 힐러는 가르쳐 준 대로 대응할 수 있을까?
“던전 박스를 개방한다.”
우연희가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은 준비가 되 었다는 뜻이다.
나도 그녀에게서 시선을 거두며 팔 을 뻗었다.
메시지가 떴다.
[ 박스를 개봉 하시겠습니까? ]“그래.”
화악 –
눈앞에서 빛이 번졌다.
[ 체력이 9 상승 하였습니다. ] [ 체력: F (23)]탈주의 인장을 또 바라는 건 무리겠 지.
결과에 납득했다.
상승 수치는 무려 9.
던전 박스에서는 긍정적인 결과보다 부정적 인 결과가 뜰 확률이 훨씬 높고 수치 상승률이 1부터 10까지의 십면 체 주사위를 굴리는 것과 같은 이치라
는 걸 감안해 보면.
운이 매우 좋은 경우라 할 수 있었 다.
우연희에게 사인을 보냈다.
하지만 그녀는 바로 내 앞까지 오지 않았다. 적당한 거리에서 멈춰 섰다. 그러고는 미심쩍은 눈길로 나를 쳐 다보기 시작했다.
저주에 대해서 그토록 주의시켜 놓 았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잠시,그녀의 얼굴 위로 한결 안심된 기색이 스쳤다.
내 평온한 감정이 전달된 듯했다. 역시 였다.
지금까지 정신계를 고용하거나 동료 로 합류시켰던 적이 없었다.
심지어 팔악팔선과 대적하면서도, 유일하게 피해 다닐 수밖에 없었던 녀 석이 정신계였던 이악(그惡)이었다.
그들은 희귀할 뿐더러 경계의 대상.
이번에 정신계와 함께하고 보니 그 들을 절대 합류시키지 않았던 판단들 이 그렇게나 올바른 판단일 수가 없었 다.
이들에게는 구태여 입 아프게 설명 할 필요가 없다. 말보다 앞서 내 감정 을 꿰뚫어 본다.
이런 자들이 악의를 품고 합류했었
다면 생각만 해도 이가 갈릴 일이었 다.
그 순간.
우연희의 몸이 홈칫 떨렸다.
[ 우연희가 공포증 치료를 시전 하였습니다. ]그녀가 당황하고 있었다. 그녀의 석 궁이 나를 향해 겨눠졌다.
나는 침착하게 말했다.
“그래. 그렇게 하는 거다. 아까운 스 킬을 낭비하고 말았지만. 잘했다.” 우연희는 설명이 필요하다는 듯한 눈빛이었다.
“옛날 일을 생각하고 있었어. 일일이 그런 거에 다 반응할 줄을 몰랐지.”
“미안. 조금 더 침착하게 기다려야 했어.”
나를 향해 겨눠져 있던 우연희의 석 궁이 지면을 향해 기울었다.
“아니. 가르쳐 준 대로 잘하고 있다.” “하지만.”
“어차피 내 스킬이 충전될 때까지 기 다려야 한다. 시간은 충분해.”
본 시대에서도 희귀했던 정신계 힐 러.
그들은 양날의 검이었다.
완전한 신뢰로 뭉쳐졌다면 그만한
동료가 없었겠지만, 그런 것들은 첼린 저 박스를 까도 나오지 않는 것들이 다.
하지만 이제.
그녀가 있어서 던전 박스를 두려워 하지 않아도 된다. 적어도 우연희가 내 뒤통수를 칠 일은 없으니까.
우연희는 나 없이는 홀로 생존할 수 없다는 걸 처절하게 느껴 알고 있다.
내가 물었다.
“무으?,,
“우리가 들어온 방향까지 합쳐서 사 방면에다 존재해.”
물론 우연희는 혼자서 어떤 문도 열
지 않았다. 내 앞에서 긴장한 얼굴로 서 있는 모습이 그 증거였다.
지금부터는 함정을 부쩍 경계해야 하지만,F급 던전의 함정은 너무도 원 시적이라 포인트를 쌓기에 그만 한 게 없다.
두 번째 문에서 함정을 발견했다.
일전과 똑같은 함정 .
그때 우연희는 나를 따라서 내 뒤로 벽면에 몸을 붙이고 있었다.
“문고리 끝에 걸려 있는 줄 보이지? 이것까지만 끝내 놓는 게 좋겠다.”
우연희가 빠르게 한 번 고개를 끄덕 였다.
“이번에는 네 차례야.”
우연희와 위치를 바꿨다.
그녀가 제 단검을 지그시 바라보기 시작했다. 마치 기도를 하는 듯 경건 해 보이기까지 했다.
한편 나는 우연희의 배낭끈을 양손 으로 붙잡고 있었다.
“끊는다.”
우연희가 말과 동시에 팔을 움직였 다.
[1 포인트를 분배 받았습니다.]메시지가 뜨는 순간. 그 즉시 우연희
를 내 쪽으로 있는 힘껏 잡아 당겼다.
할 수 있는 최고로 말이다.
우연희와 함께 넘어지는 것은 신경 쓸 일이 아니었다.
쾅!
굉음과 함께 사방으로 쪼개진 문 조 각들이 우리에게 부딪쳐 댔다.
내가 먼저 일어나 우연희에게 손을 내밀었다.
숨을 가쁘게 몰아쉬고 있는 우연희 는 직전에 제 앞을 스치고 지나간 거 대한 공격체를 떠올리고 있는 듯했다.
내 손과 우연희의 떨리는 손이 포개 졌다.
그녀의 손이 이상할 정도로 차가웠 다.
우연희를 끌어 올렸다.
“‘축하합니다. 히든 퀘스트,데클란 함정 제거를 차순위로 완료하였습니 다.”’
우연희가 그녀가 보고 있을 메시지 를 읽기 시작했다.
“‘차순위 완료 보상으로 브론즈 박스 를 획득하였습니다.’”
그러며 우연희의 시선이 허공을 쫓 고 있었다. 그렇게 박스가 열리는 순 간인지,우연희의 두 눈에 환한 빛이 감돌다 사라졌다.
그녀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탈주의 인장은 물론 어떤 인장도 뜨 지 않았다. 아이템도 마찬가지다. 그녀의 시선이 제 가슴이나 손으로 옮겨진 게 아니라, 여전히 허공에 머 물러 있었기 때문이었다.
우연희의 입술이 열렸다.
“스킬 점수 올랐어. 마리의 손길이 F(6) 으로.”
하루에 한번 그것도 30분만 유지.
S급 잠재력의 막강한 스킬이지만 버
프 스킬답게 치명적인 결함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오딘의 분노 없이 다음 문을 여는 건 자살 행위.
[ 남은 재사용 시간: 21시 30분 21초 ] [ 남은 재사용 시간: 21시 30분 20초 ]우리는 오딘의 분노가 충전될 때까 지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우연희는 누워서 눈을 감고 있었다. 쌕쌕거리는 숨소리가 제법 안정세를 찾았다.
모포를 덮어 주려 하는데, 우연희가
눈을 뜨며 말했다.
“안 자고 있어.”
“알아. 쉴 때 제대로 쉬라는 거다.”
“여기에 들어온 지 얼마나 됐지?”
“네 시간.”
내 대답을 들은 우연희는 다시 눈을 감았다.
시간이 정말 느릿하게 흐른다고 생 각하고 있을 것이다.
그녀가 딜러였다면 이런 시간에 전 투술을 훈련시킬 만했으나, 정신계 힐 러인 그녀에게는 절대적인 안정이 곧 훈련이 나 마찬가지 였다.
선천적인 체력 조건으로도 그녀는
여전사로 변모하기 에 무리가 있었다.
단검을 휘두르고 있었을 때였다.
어느새 눈을 뜬 우연희가 나를 물끄 러미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때 나는 상의를 탈의한 채 온몸이 땀투성이었 다.
역경자 특성을 터트린 후 인장을 사 용하는 것으로,민첩을 E 등급까지 강 제로 올렸을 경우를 가정하고 있었다.
보스전 때문이 아니라 머리가 두 개 달린 놈들 때문이다.
“하고 싶은 말 있으면 해.”
내가 뇌까렸다.
“정말 이걸로 괜찮아?”
“뭐가.”
“나 말이야. 뒤에서 아무것도 안하잖 아. 넌 앞에서 치열하게 싸우는데, 나 는 그저 뒤에서 지켜보기만 할 뿐이 야.”
“그게 힐러다. 너는 나를 서포팅해 주기만 하면 돼. 나머진 내 몫이지. 여 기서 더 뭔가 하려고 하지 말란 거다. 더 위험해지니까.”
“전에 있던 동료는 그랬어?”
뜬금없는 물음이었다. 그러고는 조 용히 내 대답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나는 ‘전에 있던 동료’, 같은 걸 우연 희에게 언급한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왜 그런 의문을 가졌는지 바로 직감했 다.
그녀 혼자 김제의 던전을 찾으라 했 던 건과 직전의 함정 해체 건에서 당 연히 오는 물음이었다.
최초와 차순위에 관한 시스템 룰을 다 알고 있기 위해선,차순위를 차지 한 가상의 인물이 존재할 수밖에 없었 다.
그리고 그 가상의 인물이 그녀가 언 급하고 있는 ‘전에 있던 동료’일 것이 다.
우연희가 가방을 뒤적거렸다.
거기에서 수건 한 장을 꺼내 일어섰
다.
나는 수건을 받을 준비가 되어 있었 다. 그러나 우연희가 고개를 가로저었 다.
“내가하게 해줘. 서포팅.”
우연희는 내 뒤로 돌아가 등에 흐르 는 땀부터 닦기 시작했다.
수건뿐만 아니라,언뜻언뜻 그녀의 연한 손가락도 닿고 있었다.
등으로 부딪쳐 오는 숨길도 따뜻했 다.
과거의 정비 시간에는 있을 수 없던 상황이었다. 그러는 당시에 어김없이 꽂혀 왔던 것들은 머릿수 채운 사이코
들의 따가운 시선들이 었다.
“끝이야?”
내가 물었다.
“ 〇 구,,
“밑밥만 던지고 없잖아. 그러려고 꺼 낸 말이 아니 었을 텐데?”
“아픈 기억을 끄집어내게 해서 미안 해. 그 사람은…… 네 지시를 어겼겠 지.”
의외의 대답이었다.
“걱정 마. 나는 네 지시 안에서 벗어 나지 않을 거야. 그게 너도 살고 나도 살 수 있는 길이라면 무엇이든지.” 우연희는 당장 죽을 사람처럼 심각
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는 말없이 우연희의 어깨를 툭툭 쳐 준 다음, 엉덩 이를 깔고 앉았다.
말상대가 있는 게 나쁘지 않은 것 같 았다. 이러려고 합류시킨 건 아니었는 데 말이다.
던전은 다시 침묵에 잠겼지만.
대화만 없을 뿐이지,우연희가 부스 럭거 리는 소리나 조그닿게 내쉬는 숨 소리가 불규칙적으로 이어지고 있었 다.
어둠 속에서 과거를 생각하지 않을 수 있었다.
“클리어.”
함정이 있던 문 너머의 통로는 당연 히 아무것도 없었다.
다음 방으로 진입하는 문을 앞에 두 고 멈춰 섰다. 우연희는 이러한 문을 열었을 때 어떤 일이 펼쳐졌는지 바로 전에 보았다.
이번에는 지시할 게 없었다.
우연희가 석궁을 겨눈 채로 멈춰서 고 나는 문을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 함정이 설치된 흔적은 없었다.
이제 문만 열면 된다.
두근. 두근.
빌어먹을 심장이 또 뛰기 시작했다. 한시도 어긋나는 법이 없었다.
다음 등급이 되면 나아지겠지,했던 게 A급에 도달한 순간까지도 이어졌 었다. 비 단 나뿐만 아니 다.
모든 헌터들이 던전 공략보다 게이 트 전투를 선호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우연희를 향해 문을 가리켜 보였다. 우연희도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두 번째 방에 진입한다.”
스스로 느낄 수 있을 만큼, 내 목소 리에서는 긴장한 마음이 묻어 나왔다.
내 작은 목소리가 퍼지는 시점에 문 을 천천히 밀었다.
그러고 보이는 광경.
소름이 돋고 말았다.
[철갑을 시전 하였습니다.] [ 오딘의 분노를 시전 하였습니 다. ]앞에 대고 소리쳤지만 우연희를 향 하는 것이었다.
“힐 하지 마! 지시가 있을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