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er Who Returned 10,000 Years Later RAW novel - Chapter (269)
만 년 만에 귀환한 플레이어 270화
또 나야? (1)
“라키엘을… 알고 계십니까?”
김시훈이 두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
강우는 입을 쩍 벌린 채 차마 말을 잇지 못하고 있는 중.
‘아니 이런 개씨….’
머리가 아찔해졌다.
타락한 천사 라키엘 컨셉은 자신이 직접 만든 것이다.
딱히 깊게 생각하지도 않았다.
대충 4천왕 설정에 대해서 생각하다 보니 ‘아, 그러고 보니 타락천사 하나쯤은 있어줘야지’ 뭐 이딴 생각으로 5초 만에 만들어 낸 것에 불과했다.
그런데.
그걸 라파엘이 알고 있다고?
‘앞뒤가 안 맞잖아.’
강우의 표정이 창백하게 질렸다.
라파엘 또한 만만치 않게 복잡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이해할 수가 없군. 대체 라키엘이 어떻게… 세라핌 님의 봉인이 풀렸다는 건 다른 성좌(星座)들도….”
“라파엘 님?”
“아, 미안하군.”
라파엘은 고개를 들었다.
김시훈은 답답하다는 듯 물었다.
“라키엘이 대체 누구입니까?”
“…….”
짧은 침묵이 흘렀다.
라파엘은 눈을 감은 채 고민에 잠겼다.
잠시 고민을 이어가던 그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
“라키엘에 대해 발설하는 것은 금기(禁忌)이나 직접 그를 본 이상 어쩔 수 없군.”
라파엘은 깊게 가라앉은 눈빛으로 말했다.
“라키엘은 고대 신화의 시절, 마신 바울리의 유혹에 타락한 천사의 이름이다. 지금은… ‘악의 성좌(星座)’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
“…….”
강우는 입을 쩍 벌렸다.
스케일이 너무 커서 대체 뭐부터 물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아니, 뭔 또 신화야, X발.’
믹스너트를 넘어서 이제 그냥 때려 박을 수 있는 건 다 때려 박아 넣겠다는 셈인가.
머릿속이 아연해졌다.
“…표정을 보아하니 설명이 부족했던 것 같군.”
“갑자기 신화니 마신이니 해도 알 리가 없으니까요.”
“그렇군. 지구에선 티탄의 기록이 모두 사라졌나. 음… 설명이 길어지겠군.”
라파엘은 난처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태초에 혼돈이 있었다.”
‘얼씨구 스케일 봐라, 그래 혼돈 정도는 나와 줘야지.’
“그 혼돈에서….”
‘뭐, 아주 그냥 어둠과 빛이 태어났다고 하지?’
“어둠과 빛이 태어났다.”
‘씨바, 진짜 태어났네.’
강우는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으로 라파엘을 바라보았다.
김시훈 또한 마찬가지.
갑자기 우주를 넘나드는 스케일이 뭐라 반응해야 할지 곤란하다는 표정이다.
만약 저 말을 라파엘이 아닌 다른 사람이 했다면 헛소리 말라고 뒤통수부터 후려갈겼을 것이다.
라파엘은 그런 그들의 반응을 아는지 모르는지 덤덤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 어둠과 빛에서 태어난 것이 바로 티탄이다.”
“티탄….”
“티탄들은 각자의 피조물을, 그리고 피조물이 살아갈 대지를 만들었지.”
“그게 천사와 악마입니까?”
“인간도 포함되어 있다. 아니, 만물(萬物)이라 표현하는 것이 옳겠군. 가이아 님이나 다른 신들도 결국 티탄이 창조한 피조물이니.”
“…….”
“그 티탄 중 하나가 바로 마신 바울리다.”
강우는 머리를 움켜쥐었다.
‘대체 뭐야 이게.’
아니 뭐, 라키엘 이름 한 번 썼다고 무슨 신화까지 튀어나온단 말인가.
강우는 쉴 새 없이 스케일이 커지는 얘기들을 한 차례 머릿속에 정리했다.
티탄이라니,
허무맹랑한 이야기다.
‘그러고 보니 전에.’
지금은 가디언즈에게 온갖 귀중한 마법 물품을 제공해 주고 있는 한 마법사를 떠올렸다.
언제가 노동에 시달리는 마법사를 달래기 위해 갔을 때, 그가 울부짖은 말이 있었다.
-으아아아! 이러다간 ‘헤카테의 서’는 영영…!
처절한 절규에 혜카테가 대체 누군지 물어본 기억이 있다.
그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그분은 신화의 시절, 티탄 중에서도 마법(魔法)의 정점에 서신 분이다! 모든 마법은 그분에게서 파생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지. 우리는 그분의 지식을, 진정한 마법의 진리를 추구할 의무가….
-아니죠. 여러분의 의무는 빚을 갚는 겁니다.
-이, 이 사기꾼 자식!!
-그러게 누가 함부로 도장을 찍으라고 했습니까? 자자, 바로 서십시오. 일할 시간입니다.
-으아아아아!! 이 악마 새끼가!
-악마 맞습니다, 깔깔깔.
‘으음.’
그때는 노동에 찌든 마법사 하나가 헛소리를 내뱉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 의미가 좀 다르게 느껴졌다.
‘그리고.’
사실 헤카테까지 갈 필요도 없다.
강우의 눈이 가늘어졌다.
만마전의 가장 깊은 곳, 심연에 자리 잡은 한 존재를 떠올렸다.
거대한.
도저히 그 크기를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괴물.
‘놈의 정체가 티탄이라면.’
정확히는, 바울리라면.
얼추 얘기가 들어맞았다.
라파엘의 말이 단순히 망상에 찬 헛소리가 아닌, 어느 정도 신빙성 있는 말이라는 것을 확인한 강우는 이어지는 그의 말을 집중했다.
“마신 바울리는 티탄이 만든 모든 피조물에 대해 끝없는 증오를 지니고 있었다.”
“생리라도 했답니까?”
“생리?”
“아뇨. 마저 설명하시죠.”
“으음. 사실 마신이 왜 그러한 증오를 가지게 되었는지는 전해지지 않는다. 다만, 마신과 티탄의 피조물 중 가장 강력한 힘을 지녔던 신들 사이에 거대한 전쟁이 있었다고만 전해지지.”
“점점 얘기가 산으로 가는 것 같은데… 그래서 결국 라키엘은 누굽니까?”
“그 전쟁에서 마신의 편에 서서 세계를 파멸시키려 한 존재 중 하나다.”
“그렇다면 그때 마신의 편을 든 존재를….”
“우리는 그들을 ‘악의 성좌’라 부르고 있지.”
“…….”
강우는 굳게 입을 다물었다.
이젠 솔직히 감흥도 없다.
너무도 스케일이 큰 얘기에 ‘아, 그러셨어요, 씨발’ 하고 넘어가고 싶을 정도.
“그래서… 그 전쟁의 승자는 누구였습니까? 아니, 이건 물을 것도 없나.”
바울리가 승리했다면 지금 멀쩡히 세계가 남아있을 리가 없으니까.
라파엘은 고개를 끄덕였다.
“천신 세라핌 님과 가이아 님, 그리고 천룡님이 힘을 합쳐 마신을 죽이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그 마신의 사체를 3개로 나눠 각 세계에 뿌려 놓았지.”
‘그리고 그 중 하나를 내가 먹은 거고.’
대충 그림은 그려졌다.
알 수 없었던 것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모든 의문이 해결된 것은 아니다.
“세 가지, 질문이 있습니다.”
“말하라.”
강우는 깊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
“마신 바울리와 다른 티탄의 피조물 간의 전쟁이라고 하셨는데… 정작 다른 티탄들은 뭘 하고 있었답니까?”
다른 티탄의 입장에서 바울리는 공들여 만든 피조물들을 모조리 죽이려는 무법자다.
그를 가만히 내버려두고 있는 것은 말이 되지 않았다.
라파엘은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외계(外界)의 침입이 있었다.”
“외계?”
“그들에 대해서 알려진 것은 많지 않다. 그저… 티탄들이 그들을 허무(虛無)의 존재라고 불렀다고만 전해진다.”
“그럼 다른 티탄들은….”
“허무의 존재와 싸우고 있었다. 그 사이에 무수히 많은 티탄이 죽었지. 바울리는 그 틈을 노리고 움직인 것이다.”
‘세상 뭐 이런 쓰레기 같은 놈이….’
강우는 어처구니없다는 듯 헛웃음을 흘렸다.
비유하자면 마을이 불타고 있는데 불을 끄기는커녕 혼란을 틈타 금품을 훔치려 움직인 것과 마찬가지.
강우는 인상을 찌푸리며 말을 이었다.
“그럼… 두 번째 질문입니다.”
강우는 머리칼을 쓸어 올리며 입을 열었다.
신화를 들은 지금,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것이 하나 있었다.
“대체 왜 예언의 악마가 사탄이라고 생각한 겁니까?”
천사들이 이 신화를 알고 있다면, 당연히 가장 먼저 의심해야 하는 것은 마신 바울리여야 옳다.
‘예언의 악마’라는 거창한 이름이 마신보다 어울리는 존재는 없었으니까.
‘바울리가 죽었기 때문에 의심하지 않았다?’
개소리.
강우는 고개를 저었다.
죽은 것으로 치면 사탄도 죽었었다.
신적인 존재라면 영혼 자체를 소멸시키지 않는 이상 완전히 죽인 게 아니다.
그리고 가이아와 세라핌, 천룡은 바울리의 영혼까지 소멸시키는 것엔 실패했다.
‘그 증거로-.’
바울리는 지금 만마전의 심연 속에 살아있다.
대체 왜 만마전에 안에 있는 건지 그 연유는 알 수 없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마신이 완전히 죽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그것은 그를 직접 죽인 신들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잠깐 그러면.’
강우의 눈이 빛났다.
‘예언의 악마라는 게 내가 아니라 이놈이었어?’
충분히 가능성 있는 추측이다.
지금까지 주어진 정보를 봤을 때, 모든 정황은 바울리가 예언의 악마라고 가리키고 있었다.
‘뭐지? 앞뒤가 안 맞잖아.’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가이아는 분명 ‘예언의 악마가 누구인지 모른다’고 말했다.
하지만 바울리의 영혼이 소멸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 분명한 가이아의 입장에서 그런 말이 나올 리가 없다.
‘설마 모르고 있나?’
강우는 고개를 저었다.
아무리 모르고 있다고 해도 가장 먼저 바울리부터 의심하는 게 맞다.
그런데 왜,
가이아는 예언의 악마가 누구인지 ‘모른다’고 말한 것인가.
“후우. 지금 가장 혼란스러운 것도 바로 그것이다.”
라파엘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우리에게 예언의 악마의 존재에 대해 알려주신 분은 우라노스 님이다.”
들어본 이름이다.
가이아를 대신 해 지금 지구를 수호하고 있는 신이라고 했던 가.
강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도 당연히 처음에 바울리를 의심했다. 하지만 그분이 직접 가이아 님에게 듣기를… 예언의 악마는 바울리와는 다른 존재라고 말씀하셨다.”
“…….”
강우는 굳게 입을 다물었다.
고개를 돌려 휠체어에 앉은 가이아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이미 이 신화에 대해 알고 있다는 듯 꽤나 담담한 표정이었다.
“정말입니까?”
“…예. 처음 계시가 내려왔을 때, 분명 그런 말씀을 하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가이아의 화신이 직접 보증한다면 라파엘이 잘못 알고 있는 것도 아닐 터.
강우의 눈이 떨렸다.
‘바울리가 아니라고?’
그렇다면 누가….
‘아.’
강우는 머리를 움켜쥐었다.
바울리가 예언의 악마가 아니라면, 선택지는 어차피 하나다.
‘나 맞잖아, X발.’
마해, 666가지의 권능.
애초에 이 조건을 충족하는 것은 바울리와 자신밖에 없었다.
‘잠깐, 그러면 이 새끼…….’
강우의 눈이 커졌다.
어지럽게 흩어져 있던 퍼즐이, 하나로 연결되었다.
‘씨발… 그렇게 된 거구나.’
바울리는 ‘예언’이라는 것에 대해 알고 있었다.
그리고 가이아를 비롯한 신들이 예언을 통해 자신을 찾아 죽이려고 할 것 또한 예상하고 있었다.
‘그래서.’
예언을 피해 숨은 것이다.
‘오강우’라는 꼭두각시를 만들어 그 안에.
가이아의 입장에선 미칠 노릇일 것이다.
정황상 바울리가 예언의 악마가 분명한데, 예언은 정작 엉뚱한 존재를 가리키고 있으니.
두 존재가 같은 몸을 사용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명백히 다른 존재.
예언에 혼선이 오는 것도 당연하다.
고장 난 나침반을 가지고 길을 찾는 것과 마찬가지인 상황.
“…….”
강우는 굳게 입을 다물었다.
다른 존재에게 이용당하고 있다는 사실이 몹시,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불쾌하게 느껴졌다.
‘일단 그 놈도 생각대로 되진 않은 것 같지만.’
예언의 때가 도래했다며 신나서 심연에서 기어 나오고 있던 바울리의 모습이 떠올랐다.
놈은 자신의 육체를 흡수한 순간, 그의 몸을 약탈할 생각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실패했지.’
예언을 뒤틀 방패막이로 사용하려 했던 꼭두각시가, 도리어 그를 심연에서 기어 나오지 못하게 짓밟아 버렸다.
강우는 눈을 감았다.
생각을 정리했다.
예언의 악마가 바울리건, 자신이건 지금 신경 쓸 얘기가 아니다.
‘지금 중요한 건.’
라키엘에 대한 것.
“후우. 그대가 혼란스러워 하는 것도 당연하지.”
라파엘은 심란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바울리도, 사탄도 아니라면 대체 누구인지… 지금은 나도 알 수가 없다. 하지만 라키엘이 예언의 악마를 따르는 것을 봐서는 바울리가 예언의 악마가 맞을 진데… 아니, 그렇다고 하기엔 바울리가 부활했다는 조짐도 없고….”
“그럼 마지막 질문입니다.”
횡설수설하는 라파엘의 말을 잘랐다.
아까 전 라키엘의 이름을 들었을 때 라파엘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봉인이 풀렸다는 건 무슨 말입니까.”
라파엘의 눈동자가 떨렸다.
그의 표정에 갈등이 서렸다.
말해줘도 될지 말지 망설이는 듯한 표정.
강우는 입을 열었다.
“어차피 같은 배를 탄 사이입니다. 저희를 완전히 신뢰하지 않고 계신 걸 알고 있지만, 이렇게 계속 숨기시면 강대한 악을 상대할 수 없습니다.”
“끄응.”
정론이다.
라파엘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마신을 죽이는데 성공한 후, 세라핌 님께서는 스스로의 신성(神聖)을 대가로 악의 성좌들을 봉인하셨다.”
“그렇다면 지금 라키엘이 나타났다는 건….”
“그 봉인이 풀렸다고 봐야지.”
“그런!”
강우는 짐짓 놀란 척을 했다.
겉으로는 온갖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주먹을 불끈 쥔 채 만세를 외치고 있었다.
‘아 씨, 괜히 걱정했네.’
라파엘은 모르겠지만,
라키엘의 봉인은 풀리지 않았다.
애초에 이번에 나타난 것이 라키엘 본인이 아니니 당연했다.
즉, 그가 봉인되어 있는 이상 라키엘의 이름으로 멋대로 활동해도 상관없다는 의미.
‘기껏 만든 코인이 바로 망해 버리는 줄 알았잖아.’
사탄 때처럼 라키엘 본인이 짠하고 등장하면 여간 일이 복잡해지는 것이 아니다.
안도 가득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히 아직 망하지 않았….’
“크읏. 결국 미카엘 님이 우려하시던 일이….”
‘응?’
“그건 또… 무슨 말입니까? 우려했던 일이라고요?”
“하아. 그렇다. 사실 조짐이 보이긴 했지.”
“조짐이요?”
라파엘은 고개를 끄덕였다.
“몇 년 전부터 갑작스럽게 세라핌 님의 힘이 급격히 약해지기 시작했다. 봉인이 풀릴 것은… 어느 정도 예견되어 있던 일이지.”
“…그렇, 군요.”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벌써…. 어찌 세라핌 님의 힘이 이토록 허망하게 사라질 수 있단 말인가.”
강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겉으로는 애써 이해한 척 했지만, 속은 전혀 아니었다.
‘아니, 이게 말이 돼?’
대체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
기껏 숨 좀 돌리나 싶더니 이젠 라키엘의 봉인이 간당간당한 상황이라고?
강우는 공교롭다 못해 억지스러운 지금 상황에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이게 우연이라고?’
강우는 고개를 저었다. 이렇게 짜 맞춘 듯한 우연이 있을 리가 없다.
‘잠깐.’
그때, 강우의 두 눈이 커졌다.
뭔가 걸리는 것이 있었다.
“그 봉인이 급격히 약해지기 시작한 것이… 정확히 언제입니까?”
“3년 전이다.”
“…….”
강우는 고개를 숙였다.
3년 전.
악마교가 갑작스럽게 날뛰기 시작할 때이며, 게이트에 마물이 출현하기 시작한 시기.
가이아 시스템이 망가지며, 외계(外界)의 영향에 무방비하게 노출되기 시작한 시기.
그리고.
‘또.’
머리를 움켜쥔다.
‘또 나야?’
어떤 인간 하나가 만 년 만에 지구로 귀환한 시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