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een Psycho's British Empire RAW novel - Chapter (112)
112_독일에서 온 왕자(1)
1556년 11월.
어느새 해가 바뀔 무렵의 어느 겨울날,
영국의 런던항에 한 척의 배가 도착했다.
“드디어!”
내가 기쁜 마음으로 외쳤다.
그래, 드디어!
“폐하! 제가 명을 완수하고 돌아왔습니다!”
신성로마제국에 보낸 일행이 돌아왔다.
나는 곧장 와이어트를 내 알현실로 불러들였다.
“어서오게, 와이어트. 그간 하루에도 스무 번씩 그대를 보고 싶었다네.”
와이어트가 쑥스럽다는 듯 머리를 긁적였다.
“과언이 심하시군요.”
“과언이라니! 내 온전한 진심이라네! 아니, 이럴 때가 아니지. 자! 이리 가까이 오게!”
그가 웃으며 내게 천천히 다가왔다.
나는 잠깐 주변을 눈으로 훑어봤다.
음, 독대라 단단히 일러둔 상황.
알현실에는 우리 둘을 제외하면, 아무도 없었다.
좋아, 문제없군.
“자네 진짜 미쳤나?”
나는 다가온 와이어트의 등짝을 후려쳤다.
“뭐? 전쟁? 동맹? 하노버를 점거해?”
믿고 맡겼더만, 시키지도 않은 일을 왜 이리 많이 벌이는지.
“그대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내 얼마나 어처구니없었는지 아는가? 세간엔 나와 작센 선제후의 철저한 계략에 대해 떠들어대더군. 나도 모르던 내 천재적인 계략 말이네!”
“아! 그, 그게 다 사정이 있었습니다!”
“사정은 뭔 놈의 사정! 내가 하루에도 스무 번씩 자네 생각으로 속이 터져서 죽을 뻔했는데!”
나는 연속으로 와이어트의 등짝을 휘갈겼다.
여왕의 체통? 그딴 건 없다.
근 한 달간 속이 타들어가서 죽는 줄 알았단 말이다.
감히 여왕을 이렇게 마음고생 시켜놓고, 등짝 좀 맞는 건 무척 관대한 처벌 아닌가?
“휴우, 그래 이제 이야기해보게.”
그래도 몇 대 때리니 좀 진정되었다.
내 명으로 먼바다에 나갔다 온 이를 너무 박대하는 것도 미안하고, 이번에는 이 정도에서 봐주고 이야기를 들어볼까.
“정리하자면···.”
나는 와이어트에게 자초지종을 들은 뒤 말했다.
“작센 선제후가 미친놈이군?”
“예, 난데없이 사람을 납치해오더니 바로 편을 바꾸더군요. 조금 못 미더운 인물 같았습니다.”
“으음, 확실히. 게다가 그래놓고 바로 하노버를 공격했다니. 무언가 정신에 문제 있는 사람 같기는 하군.”
내가 심각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현지에서 정신병자 귀족에게 휩쓸리는 건 예상 밖이긴 하지.
“어처구니없지만, 대강 이해했네.”
어쨌건 수습은 잘한 것 같으니, 넘어갈 수 있었다.
우리 군도 큰 피해 보지 않고 돌아왔고, 한자 동맹은 성치 않았으면 그걸로 됐다.
중요한 건, 과정이 아니라 결과니까.
“그러면 가장 중요한 문제에 관해 이야기해보지.”
이 대목에서는 절로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내가 살짝 긴장한 눈으로 와이어트를 쳐다보았다.
다른 소식은 이미 얼마 전 바다를 통해 들어온 소식.
가장 중요한 결과에 대한 건 아직 전해 듣지 못했다.
“그래서, 성공했나?”
주어는 없지만, 와이어트는 곧장 알아들었다.
그는 결과를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며 내게 편지를 내밀었다.
“예. 답장을 받아왔습니다.”
나는 재빨리 그 편지를 건네받았다.
동맹 제의와 한자 동맹 제거에 대한 답.
쉽지 않은 제안이었으나, 나는 긍정적 대답이 돌아오리라 기대했다.
‘군주라면 욕심이 날 수밖에 없는 제안이니까.’
편지의 겉봉을 뜯었다.
“엑?”
예상치 못한 말이 적혀 있었다.
“거절이라고?”
나는 서둘러 편지를 다시 읽어보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건 완전한 거절은 아니었다.
그보다는 묵인에 가까운 조치.
“그러니까, 한자 동맹과 무력적인 대립은 더는 용서하지 않되, 한자 동맹이 우리 영국의 상인을 건드리지도 못하게 하겠다. 상업적 대립은 인정하되, 자유 도시를 직접 공격하는 것은 용납지 않겠다?”
내가 마뜩잖게 편지를 바라보았다.
“실망하셨습니까? 폐하의 뜻을 이루기엔 미진한 결과인지요.”
와이어트가 내 눈치를 보며 묻기에, 손사래를 쳤다.
“아니, 그런 것은 아닐세.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결과지.”
자국 상인과 타국 상인이 부딪혔을 때, 관망하겠다.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호의임은 분명했다.
내 계획에도 차질은 없고 말이다.
하지만···.
‘예상외인데.’
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와이어트에게 물었다.
“이게 전부인가?”
“예. 다입니다.”
“황제가 다른 발언을 한 건 없었고?”
와이어트가 내 눈치를 살피며 몇 가지를 더 말했다.
“수도에서는 방위군 훈련이 시작되었고, 황제 직할령의 민중들과 직접 소통하기 위해 민원을 받겠다고 합니다.”
그 말을 들으니, 아무래도 이 편지를 받고 느낀 인상이 맞는 듯했다.
‘황제는 정말 방관만 할 생각인가 보네.’
지금의 정책들은 일종의 밑밥이다.
한자 동맹에 변고가 생기면 곧장 자유 도시에 들이닥치기 위한 준비.
그러나, 당장 무언가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니다.
일단 정상에 앉아 바람이 부는 방향을 살피고, 시류에 탑승해 이득을 취하겠다는 것 아닌가.
‘그야 나쁘지 않은 판단이긴 하지.’
사실 군주로서는 적절한 판단이라 생각한다.
타국 군주의 세 치 혓바닥만 믿고 자국의 도시를 공격하는 황제라면 천하의 머저리일 테니까.
내가 의외인 것은, 그가 영국과의 동맹 제의에 대해 입을 다물었다는 점이었다.
영국이 탐나지 않았단 말인가?
나는 페르디난트가 조금 더 야망 있는 자라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내 판단이 틀린 모양이었다.
하긴, 직접 대면해본 것도 아니니 어쩔 수 없지.
내가 페르디난트를 재평가하고 있던 그때, 와이어트가 생각났다는 듯 말했다.
“아, 그리고 신성로마제국에서 영국에 대사를 파견한다고 합니다.”
“대사를?”
“예. 아시다시피, 하노버를 침탈한 명분은 한자 동맹의 소통 방해 아니었습니까. 그런 상황을 막기 위해, 정식으로 외교를 트려고 한답니다.”
그 정도야 당연한 조치였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그러면 어떤 자가 온다고 하던가?”
“이름은 모르겠습니다. 부르고 변경백이라고 하던데요.”
“부르고?”
“예. 작은 마을이라고 하는데,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부르고, 부르고라.
지도에선 본 적 없는 지명.
그렇지만 왠지 모르게 익숙했다.
한참 그 이름을 굴려보던 중,
나는 깜짝 놀라 외쳤다.
“잠깐만, 부르고라고?”
“예? 그렇습니다만.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나는 여왕이 된 뒤, 타국의 왕조에 관해서도 공부했다.
그 과정에서 부르고에 대한 것도 들어본 적이 있었다.
“이런 바보 같은! 부르고는 작은 땅이지만, 그 의미는 남달라!”
“예?”
“그곳은 합스부르크 왕조가 고대부터 소유했던, 그들의 근원지 중 한 곳이라네!”
대대손손 합스부르크 왕조 소유였던 땅.
그런 곳에는 평범한 인물이 영주로 있을 수 없다.
“그렇다는 건···!”
“당연히, 부르고 변경백 역시 합스부르크 피를 이은 자겠지. 1 왕자라면 다른 직함으로 자신을 소개했을 테고, 아직 어린 왕자들을 이곳에 보내진 않았을 테니, 가능한 인물을 하나야.”
와이어트가 그 이름을 내뱉었다.
“2 왕자. 아직 미혼인 페르디난트 2세겠군요.”
내가 조금 전 독일 왕이 욕심이 없나 의심했던가?
그 생각은 취소다.
“아무리 몸이 달아도 그렇지, 왕자를 직접 보낸다고?”
독일 왕, 페르디난트는 욕심이 끓어 넘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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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2 왕자가 런던에 온다.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궁전은 난리가 났다.
덕분에 나는 새벽부터 팔자에도 없는 인형 놀이를 하게 되었다.
“이것 좀 입어보세요, 여왕님.”
“아니, 이걸 입으시는 게 더 빛나실 것 같아요.”
“화장은 이런 식으로 해보는 게 어떻겠어요?”
아니, 무슨 로맨스 소설 속 여주인공도 아니고.
뭐 그런 귀찮은 일을 시키는 거야?
“시끄럽게 굴지 말고 다 물러가거라.”
내 말에도, 시녀들은 쉽게 물러가지를 않았다.
다들 제 가문에서 무언가 들은 바가 있는 것이다.
‘하아, 저번 펠리페 때는 이 난리는 안 쳤는데.’
똑같이 혼인 동맹을 염두에 둔 왕자의 방문.
하지만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여러모로 달랐다.
먼저, 펠리페가 혼인 동맹을 생각한다는 걸 다른 이들은 몰랐다.
평범한 대관식 축하 사절이라 생각했으니 신경 쓸 필요 없었다.
또, 왕위 계승권자인 펠리페와 내가 결혼해 영국이 합스부르크 왕가의 손에 넘어가는 것도 두려웠겠지.
하지만 지금 오는 것은 독일의 2 왕자.
왕위 계승권자도 아니고, 혈통은 두말할 나위 없다.
거리가 먼 신성로마제국이 내정에 간섭할 것 같지도 않다.
덕분에 이토록 귀찮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어차피 난 결혼할 생각도 없건만.’
신성로마제국과의 혼인 동맹.
나쁠 건 없지만, 굳이 할 필요도 없다.
얼굴도 모르는 놈과 결혼? 그닥 내키지 않는다.
아니, 애초에 영국의 귀족이라면 나와 본인이 결혼하려 드는 것이 정상 아닌가?
굳이 타국 놈과 붙여주려는 심보가 이해 가지 않는다.
나는 탐탁잖게 내 망치를 쓰다듬으며 생각했다.
“휴우, 다시 말하지. 그만하고 물러나게.”
“하지만 폐하. 그냥 화장을 조금 하는 것뿐인걸요.”
시녀들이 화장품을 들고 올망졸망한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하지만 나는 뜻을 굽힐 생각이 없었다.
이쯤 되면 누군가는 궁금할 수도 있다.
아니, 그까짓 화장이 뭐라고 그래?
그냥 한번 받아주면 되지 않아?
‘자기 처지가 아니라 막말하는 거지.’
내가 이를 갈고 외쳤다.
“너.”
내가 시녀 하나를 손가락질하며 물었다.
“지금 내 볼에 찍어 바르려던 그게 뭐냐?”
“아, 이거요?”
지목받은 시녀가 밝은 얼굴로 말했다.
“이건 요즘 유행하는 최고급 화장품이에요. 수은이 들어가서 얼굴을 환하게 만들어주는-.”
“치워.”
내가 손가락을 옮겼다.
“아, 이건 납과 진주를 곱게 갈아 섞은 아름다운 분으로.”
“당장 버려라.”
“이건 헤르메스의 마법이라는 건데요! 안에는 살모사와-.”
“그만!”
봤나?
이 시대 화장품은 그냥 독극물 그 자체다.
‘미쳤다고 이런 걸 얼굴에 발라?’
이게 암살자인지 시녀인지 알 수 없는 것들과 대치를 반복할 때, 구원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허허, 폐하의 뜻은 알고 있습니다.”
“스티븐 주교.”
주교가 그 수염을 쓰다듬으며 웃었다.
“그 왕자와 결혼할 생각은 없으신 거겠지요? 다만 혼인 동맹을 미끼로 황제에게 이런저런 걸 뜯어낼 생각이시겠지요.”
“그렇지. 역시 자네는 내 뜻을 아는군.”
내가 반가움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러나, 사람 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한다던가.
“그래도 더 많은 것을 뜯어내려면, 역시 왕자를 끌어들여야 하지 않겠습니까? 간단한 화장 정도야···.”
“아니, 자네까지 이럴 건가?”
스티븐 주교가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그래, 답지 않게 툴툴대는 내게 장난을 좀 걸어본 거겠지.
고작 이 정도로는 자신을 해치지 않으리라 나를 믿는 것이다.
근데 나는 그 장난에 생사의 위협을 느끼고 있거든?
“안 되겠군. 자네들이 정 그리 나온다면 어쩔 수 없지.”
결국, 나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폐하! 정말 이 상태로 왕자를 만나시겠다고요?”
“왜? 내 마음 아닌가?”
“하, 하지만···!”
미안하지만, 내가 언제는 너희들 말을 들어줬던가?
“이대로 왕자를 만나겠다.”
왕자의 반응이 퍽 기대되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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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로마제국의 2 왕자, 페르디난트.
그가 영국에 도착했다.
“환영합니다, 왕자님. 이리로 오르시지요.”
배에서 내리자 왕실의 관료가 나와 있었다.
관료는 그에게 정중히 인사하고, 그를 마차로 안내했다.
왕실의 문양이 새겨진 마차였다.
“환대에 감사하지.”
왕자는 마차에 탄 채 거리를 구경했다.
난생 처음 보는 영국의 풍경은 어딜 봐도 신기했다.
‘건물은··· 우리 제국에 비해 구식이군. 날씨도 좀 춥고.’
그러나 사람들의 얼굴이 밝았다.
거리엔 거지 하나 보이지 않았고,
행인들에게선 좋은 냄새가 났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사람들의 태도였다.
“어? 저기 봐! 왕실 마차가 지나간다.”
“설마 폐하께서 타고 계시나?”
“에이, 설마.”
“어쨌든 왕족 아냐? 공경을 표해야지!”
“만세! 만세! 여왕 폐하 만세!”
마차가 보이자 사람들이 저마다 고개 숙여 인사했다.
두려움이나 공포보단, 존경이 느껴지는 태도였다.
‘확실히 영국 여왕의 인기는 제법 대단한가 보군.’
마차가 덜컹대는 소리를 들으며, 페르디난트는 생각했다.
그의 아버지나 형이 이 광경을 보았다면, 무척이나 부러워했으리라고 말이다.
‘하긴, 여왕의 위업을 생각하면 당연할지도 모르지.’
페르디난트는 이곳에 오기 전 조사한 여왕의 업적을 떠올렸다.
하나하나 범상치 않았고, 대단하다 느껴졌다.
‘그 정도 위업을 이룬 군주가 어찌 생겼을지 궁금하군.’
세간엔 여왕에 대한 여러 소문이 공존했다.
무척이나 아름답단 소문과 마녀 같은 얼굴이란 소문.
페르디난트는 그 중 어느 쪽도 신봉하지 않았다.
‘군주가 아름답다는 건 선동이겠지.’
당장 그의 친척들만 해도 그렇다.
평범한 이들은 그냥 잘 생겼으리라 믿지만,
실제로는 하나같이 턱이 기형적으로 튀어나오지 않았나.
또, 마녀 같은 외양도 적이 퍼뜨린 말일 가능성이 컸다.
그처럼 대외활동을 활발히 하고 인기 있는 여왕이다.
그렇게 기형적으로 생겼으리란 생각은 들지 않았다.
굳이 따지면, 아마 군주다운 인상 아닐까?
‘카를 5세처럼 날카로운 눈매에, 기사 왕 앙리처럼 단호한 입매를 가지지 않았을까.’
그리 생각하던 페르디난트는 문득 스스로가 우스워졌다.
여왕의 외모가 대체 무슨 상관이지?
“혼인 동맹이 오간다고 정말 새신랑 기분이라도 내는 건가.”
그러나 둘의 관계는 그리 낭만적인 관계가 아니었다.
그리고, 페르디난트는 여왕이 어떤 모습이든 간에 이 결혼을 성사해야만 하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그래, 설령 어마어마한 추녀거나 노파라고 해도 상관없어. 적어도 현명한 군주임은 분명하고, 나는 그녀가 필요하니까.’
페르디난트는 마음을 단단히 굳혔다.
설령 여왕이 예상보다 끔찍한 모양이라도 동요하지 않겠다 결심하고.
이윽고, 마차가 궁전에 도착했다.
“안내해드리지요.”
페르디난트는 시종을 따라 알현실로 향했다.
마침내 알현실의 문 앞에 다다라, 시종이 머뭇거렸다.
안쪽에서 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던 것이다.
“폐하! 정말 그 모습으로 왕자를 맞아야겠습니까?”
“이게 뭐 어떻다는 건가. 누누이 말하지만-.”
심상찮은 분위기를 감지한 시종이 헛기침했다.
“폐하.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큰소리로 외치자, 안쪽이 좀 조용해졌다.
이윽고 여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래, 들어오게.”
마침내, 알현실의 문이 열렸다.
왕자는 곧장 고개를 숙인 채, 여왕에게 인사했다.
“폐하를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왕자의 숙은 고개가 천천히 위로 올라갔다.
여왕의 붉은 드레스 자락과 검은 보석 허리띠.
에메랄드빛 목걸이를 거쳐, 마침내 여왕의 얼굴을 보는 순간.
“헉!”
왕자는 저도 모르게 신음했다.
“왜 그러나? 무슨 문제라도 있나?”
여왕은 태연히 웃으며 그런 왕자를 바라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