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116
116
제116화
114.
물론 두 마리라고 해서 얕볼 수는 없다. 수가 적은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더구나 인간에게는 매우 위험하다 할 수 있는 몬스터들이었다.
-어! 인간이다!
-호호호! 언니! 이번엔 내 차례야!
-뭐? 왜!
‘서큐버스들은 다 저런 옷을 입고 있는 건가.’
몬스터들의 정체는 바로 서큐버스였다. 서큐버스들의 외형은 너무나도 화끈했고 수혁의 얼굴 역시 붉어졌다.
-이곳에 오기 전! 내가 양보했던 그 인간!
-아…….
대화를 나누는 두 서큐버스들을 보며 수혁은 입을 열었다.
“포이즌 스톰.”
-하지만 그건 벌써 50년이나 된…….
두 서큐버스들은 더 이상 대화를 이어나가지 못했다.
스아악!
포이즌 스톰이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꺄악!!!
-아퍼!!!
대화를 나누던 서큐버스들은 대화를 멈추고 비명을 내뱉으며 포이즌 스톰에서 벗어나기 위해 힘찬 날갯짓을 했다. 포이즌 스톰의 강력한 바람을 뚫고 서큐버스들은 가까스로 포이즌 스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포이즌 스톰을 뚫고 나온 서큐버스들을 반긴 것은.
“독의 사슬.”
독으로 만들어진 사슬. 독의 사슬이었다. 숙련도가 올라 웨어 울프들을 잡을 때보다 한층 더 빨라진 독의 사슬은 포이즌 스톰에 큰 피해를 입어 느려진 서큐버스가 피할 수준이 아니었다.
독의 사슬은 포이즌 스톰에서 먼저 빠져나온 서큐버스를 구속했고 이어 나온 서큐버스 마저 구속했다.
-끼야아!
-꺄아악!
서큐버스들은 다시 한 번 비명을 내뱉었고 고도가 서서히 낮아지기 시작했다.
“포이즌 스피어, 파이어 스피어.”
수혁은 땅과 가까워지는 서큐버스들에게 쐐기를 박았다.
퍽!
포이즌 스피어는 둔탁한 소리를.
쾅!
파이어 스피어는 폭음을 내며 폭발했다.
쿵! 쿵!
서큐버스들은 날갯짓을 멈췄다. 그리고 힘없이 추락했다.
-서큐버스의 마력이 담긴 깃털 12개
추락과 동시에 드랍 창이 나타났다. 드랍 된 아이템은 ‘서큐버스의 마력이 담긴 깃털’로 정신 계열 마법의 기반이 되어 꽤나 값이 나가는 재료 아이템이었다.
‘12개라…….’
깃털은 마리당 5개에서 7개 정도가 드랍 된다. 2마리를 잡아 12개이니 평균이었다. 수혁은 깃털을 습득하고 걸음을 옮기며 생각했다.
‘이걸로 버는 돈도 어마어마하겠네.’
몬스터의 길에서 만난 몬스터들의 부산물만 처분해도 꽤나 큰돈이 될 것이었다.
‘보물이 별거 아니어도 실망은 안하겠어.’
이미 부산물로 꽤나 흡족했다. 보물이 별로라고 하더라도 실망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이런 난이도의 보상이 별로일 가능성은 0에 가까웠지만 말이다.
수혁은 깃털에 대한 생각을 끝내고 전방을 보았다.
‘이번에도 몬스터가 나오면…….’
이번에도 몬스터가 나타난다면?
‘내일 마무리해야지.’
여섯 무리를 잡아야 한다. 즉, 오늘 마무리는 불가능하다. 밤을 새며 이동한다면 가능하겠지만 밤을 새면서까지 퀘스트를 할 생각이 없는 수혁이었다.
얼마 뒤.
쩡…… 쩡…….
수혁은 귓가에 들려오는 소리에 걸음을 멈췄다.
“……?”
그리고 의아한 표정으로 전방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쩡. 쩡.
귀를 기울이니 더욱 자세히 들렸다. 쇠와 쇠가 부딪히는 소리였다.
‘싸우고 있나?’
왜 쇠와 쇠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는 것일까? 혹시나 다음 몬스터들이 서로 싸우고 있는 것일까?
‘어떤 몬스터지?’
수혁은 다시 걸음을 옮겼다. 어떤 상황인지도 궁금했고 어떤 몬스터인지도 궁금했다. 어떤 몬스터이기에 쇠와 쇠가 부딪히는 소리를 내는 것일까?
‘음?’
근원지에 도착한 수혁은 당황했다. 익숙한 뒷모습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망치와 정을 이용해 벽을 파괴하고 있는 사내.
‘로미안 님?’
로미안이 분명했다.
‘어떻게?’
어떻게 로미안이 이곳에 있을 것일까?
‘더 짧다고 하셨는데?’
로미안은 분명 함정의 길로 갔다. 그리고 로미안이 말하기를 몬스터의 길은 함정의 길보다 짧다고 했다.
중간에 쉬었던 것도 아니고 끊임없이 이동했다. 그런데 어떻게 로미안이 먼저 도착을 한 것일까?
바로 그때였다.
[퀘스트 ‘로미안의 진심’이 생성되었습니다.]퀘스트가 생성되었다.
‘……뭐지?’
메시지를 본 수혁은 여전히 당황스런 표정으로 퀘스트 창을 열었다. 어떤 퀘스트인지 확인을 하기 위해서였다.
* * *
‘이제 끝이다.’
동굴 탐사의 모든 준비를 끝냈다. 이제 출발만 하면 된다.
‘응?’
마지막 준비물을 가지고 거처로 복귀하던 로미안은 미간을 좁혔다. 그리고 재빨리 옆으로 몸을 숨겼다.
‘뭐지?’
몸을 숨긴 로미안은 조심스레 고개만 빼꼼 내밀었다.
‘저 녀석들…….’
이곳저곳에 숨어 어딘가를 주시하고 있는 이들이 있었다.
‘거처를 주시하고 있어?’
그리고 그들이 주시하고 있는 곳은 바로 로미안의 비밀 거처였다.
‘헤론 그 녀석인가?’
혹시나 헤론이 보낸 자들일까?
‘그럴 가능성이 높지.’
지금 상황에서는 헤론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어떻게 해야 될까…….’
로미안은 고민했다. 어떻게 해야 될까?
바로 그때였다.
‘어?’
고민을 하고 있던 그때. 한 사내가 거처로 다가가 문을 두드렸다. 그리고 거처에 있던 해키드가 문을 열었고 그 순간 사내가 해키드를 기습하며 재빨리 거처로 들어갔다.
‘……!’
순식간에 벌어진 상황에 로미안은 재빨리 뒤로 돌아섰다. 그리고 이런 일을 대비해 만들어둔 두 번째 비밀 거처로 향했다.
‘해키드……!’
두 번째 비밀 거처에 도착한 로미안은 고민했다. 해키드도 걱정이 되었고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될지 고민이 들었다.
‘수혁 님도 내일 오실 텐데…….’
내일이 바로 약속의 날이었다.
‘해키드가 아는 것은 없으니 분명 감시를 계속할 테고.’
해키드가 알고 있는 것은 없다. 아는 것은 대도 켈타의 비밀 동굴의 존재뿐, 위치를 아는 것은 로미안뿐이다.
즉, 거처를 감시하고 침입한 이들은 해키드에게 아무것도 얻을 게 없을 것이다. 그리고 아마 로미안을 잡기 위해 거처를 여전히 감시할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수혁이 오면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수혁 님이라면…….’
수혁은 강하다. 수혁이라면 그들을 이겨낼 수 있을까?
‘하지만 수가 너무 많아.’
일단 로미안의 눈에 띈 이들만 해도 여섯이었다. 수가 너무 많았다.
‘끙…….’
그렇게 로미안은 잠을 자지도 못하고 밤을 새가며 고민을 했고 약속의 날이 밝았다.
“후…….”
로미안은 깊게 한숨을 내뱉었다.
‘일단 이대로 시간을 보내면서 상황을 확인해야겠어.’
현재 상황에서 로미안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그저 가만히 숨을 죽이고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로미안이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쉬어야겠어.’
너무 오랜 시간 생각을 했기 때문인지 잠을 자지 않아서인지 머리가 지끈거렸다. 로미안은 휴식을 위해 침대로 향했다.
바로 그때였다.
똑똑
귓가에 들려오는 노크 소리에 침대로 향하던 로미안은 화들짝 놀랐다.
“……!”
로미안은 놀란 표정으로 문을 보았다. 도대체 누가 노크를 한 것일까?
똑똑
“로미안님?”
이어서 들려오는 노크 소리와 목소리에 로미안은 미간을 좁혔다.
‘이 목소리는…….’
익숙한 목소리였기 때문이었다.
‘수혁 님?’
수혁의 목소리가 분명했다. 로미안은 조심스레 문을 열었다.
“수혁 님……!”
노크와 목소리의 주인공은 로미안의 예상대로 수혁이었다. 로미안은 안으로 들어와 수혁과 대화를 나누며 생각했다.
‘어떻게…….’
이해가 가지 않았다.
‘어떻게 이곳에 오신 거지?’
두 번째 비밀 거처는 해키드도 모른다. 이곳을 아는 자는 로미안 본인뿐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이곳을 찾은 것일까?
‘설마…….’
신경이 예민해져서 그런 것일까? 문득 든 생각에 로미안은 착잡한 표정으로 수혁을 바라보았다. 물론 수혁이 눈치를 챌 수 있기에 착잡함은 등장 후 1초도 지나지 않아 사라졌다.
“해키드를 구해 주실 수 있으십니까?”
대화를 나누며 로미안은 수혁에게 부탁했다. 수혁은 흔쾌히 수락했다. 로미안은 해키드를 구하기 위해 곧장 일어나 밖으로 나가는 수혁의 뒷모습을 복잡 미묘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어디인 줄 알고…….’
수혁은 해키드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는 것일까? 수혁의 행동을 보니 점점 의심은 깊어져 갔다.
‘만약 내 생각이 맞는다면…….’
문득 떠올랐던 그 생각. 가능성은 높지 않았지만 0인 것도 아니었다.
‘어떻게 해야 되지?’
만약 생각이 맞는다면 어떻게 해야 될까? 또 다른 고민이 생겨났다. 휴식을 취하려 했던 로미안은 다시 고민에 잠겼다. 그리고 얼마 뒤, 수혁이 돌아왔다. 수혁의 옆에는 초췌해진 해키드가 있었다. 로미안은 해키드를 본 순간 확신했다.
‘그들과…….’
그들의 수는 결코 적지 않다. 결코 이렇게 빨리 구출을 해낼 수 없다. 아니, 애초에 해키드가 어디에 납치되어 있는지 알아내기에도 부족한 시간이었다.
‘한패였던 겁니까.’
한패가 분명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지금의 상황은 설명이 되지 않는다. 로미안은 싸늘한 눈빛으로 수혁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 * *
어째서일까? 로미안은 당신을 배신했다. 당신을 배신하고 대도 켈타의 모든 보물들을 독차지하려고 한다. 로미안의 진심을 확인한 당신의 선택은?
퀘스트 보상 : ??? (선택에 따라 달라집니다.)
로미안이 이곳에 있던 이유, 그것은 바로 배신이었다.
‘왜?’
도대체 왜 로미안이 배신을 한 것일까? 수혁은 알 수 없었다.
‘허, 참.’
NPC에게 배신을 당하니 기분이 묘했다. 수혁은 여전히 망치와 정을 이용해 벽을 파괴하고 있는 로미안을 보며 생각했다.
‘왜인지는 알 수 없지만 더 이상 같이 갈 수는 없겠어.’
보물에 대한 욕심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 로미안이 배신을 한 이유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건 더 이상 로미안과 함께 갈 수 없다는 점이었다.
‘어떻게 할까.’
수혁은 로미안을 보며 고민했다. 퀘스트는 친절하지 않았다. 어떤 선택이 있는지 어떤 보상이 있는지 나와 있지 않았다.
‘죽이는 게 제일 깔끔한데.’
보상이 어떨지는 알 수 없지만 가장 깔끔한 방법은 죽이는 것이었다. 이곳에서 로미안을 죽이면 후환을 걱정할 필요도 없다.
‘조금 찝찝하단 말이지.’
깔끔한 방법이지만 조금 찝찝했다. 아무리 로미안이 배신을 했다고 하지만 죽일 정도의 배신감이 들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일단 대화를 해 볼까?’
잠시 고민을 하던 수혁은 결정을 내렸다.
‘왜 배신을 한 건지도 궁금하고.’
배신의 이유가 궁금하기도 했다. 결정을 내린 수혁은 로미안에게 다가갔다. 로미안이 들을 수 있게 발소리를 내며 걸었다.
“……!”
발소리를 들었는지 정을 향해 망치를 휘두르던 로미안이 움찔했다. 그리고 서서히 고개를 돌렸다.
고개를 돌려 수혁을 확인한 로미안은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주저앉았다. 그리고 당황스런 목소리로 외쳤다.
“어, 어떻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