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129
129
제129화
127.
* * *
“아공간으로.”
[대마도사의 아공간으로 워프합니다.]불의 마탑에서 나온 수혁은 바로 아공간으로 워프했다. 아공간에 도착한 수혁은 워프 마법진으로 걸음을 옮기며 생각했다.
‘이거 갈 때마다 차를 마셔야 되는 건 아니겠지.’
브리니스와 차를 마셨다.
‘차를 마시는 데 1시간이나 걸릴 줄이야.’
문제는 차를 마시는 데 걸린 시간이었다. 1시간, 무려 1시간이었다.
‘도중에 안 끊었으면…….’
그것도 수혁이 끊었기에 1시간으로 끝난 것이지 끊지 않았더라면? 지금도 여전히 차를 마시고 있었을 것이다.
‘또 차를 마시자고 하면 거절해야겠어.’
내일 또 브리니스를 만나야 한다. 그때 브리니스가 차를 마시자고 한다면? 수혁은 거절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마음의 결정을 내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워프 마법진에 도착한 수혁은 하드락의 워프 게이트로 워프했다.
웅성웅성
하드락의 워프 게이트에는 여전히 수많은 이들이 오가고 있었다. 수혁은 웅성이는 이들을 지나쳐 곧장 도서관으로 향했다. 들러야 할 곳을 전부 들렀다. 수혁은 이제 남은 시간을 전부 도서관에서 보낼 생각이었다.
‘슬슬 다음 도서관도 찾아야 되는데 말이지.’
도서관으로 향하며 수혁은 생각했다. 이제 하드락 도서관에 남아 있는 책들 중 빛을 뿜어내는 책은 그리 많지 않았다. 적었다. 얼마 지나지 않으면 정복할 것이다. 다음 도서관을 준비해야했다.
‘어딜 가야 되나.’
다음 도서관으로 어디를 선택해야 될까?
‘큰 곳으로 가는 게 제일 낫겠지?’
도서관이 크다는 것은 책이 많음을 의미했다. 그리고 책이 많으면 새로운 책들 역시 많을 것이다. 즉, 큰 도서관으로 간다면 오랫동안 도서관을 옮기지 않고 책에 집중할 수 있다.
‘어렵긴 하겠지만.’
물론 가고 싶다고 해서 무조건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도서관에는 입장 조건이 존재했고 규모가 크면 클수록 입장 조건이 까다롭다. 즉, 큰 도서관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했다.
‘나중에 차차 알아보자고.’
도서관을 정복 후 바로 다음 도서관에 가야 되는 것이 아니다. 지금 당장 알아볼 필요는 없었다. 나중에 차차 알아보아도 된다.
이내 도서관에 도착한 수혁은 책을 가지러 책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책을 꺼낸 뒤 마저 책장을 돌며 남은 책들이 얼마나 있나 확인했다.
‘이 정도면…….’
남은 책들을 확인한 수혁은 생각했다.
‘넉넉히 5일 정도 읽으면 다 끝나겠네.’
오늘부터 5일이라는 것은 아니었다. 책을 읽는 데 하루 온종일을 투자할 경우에 5일이라는 것이다.
‘이번 주는 시간이 안 되겠고.’
이미 오늘 오전도 불의 마탑에서 시간을 보냈다.
‘내일도 불의 마탑, 모레는 점심 약속, 토요일은 던전 탐사.’
거기다 내일부터 3일간은 일이 있었고 토요일에 있는 던전 탐사의 경우 끝이 정해져 있지 않았다.
물론 끝이 정해져 있지 않지만 오래 걸리진 않을 것이다. 길어도 이틀로 수혁은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도 다음 주 주말이면…….’
즉, 이번 주에 아무리 다른 곳에 시간을 써야 한다고 하더라도 다음 주면 충분히 도서관을 정복할 수 있을 것이다.
책상에 도착한 수혁은 생각을 끝냈다.
스윽
그리고 책을 펼쳤다.
* * *
코델은 미간을 찌푸린 채 메모지를 보았다.
‘피곤해, 미칠 것만 같군.’
메모지에 적혀 있는 수많은 재료들을 준비하기 위해 밤을 새웠다.
‘끙, 이럴 줄 알았으면 밤을 새우지 않았을 텐데.’
이미 이틀 밤을 새웠던 코델이었다. 이렇게 밤을 새울 줄 알았더라면 이전에 밤을 새우지 않았을 텐데 상황이 참으로 아쉬웠다.
스윽
코델은 메모지에서 시선을 돌려 앞을 보았다. 코델의 앞에는 수많은 자루와 상자가 곱게 놓여 있었다.
‘그래도 막상 다 준비하니 뿌듯하군.’
바로 메모지에 적혀 있는 것들이었다. 밤을 새워가며 준비한 결과 메모지에 적혀 있는 모든 것들을 준비할 수 있었다.
저벅저벅
코델은 걸음을 옮기며 마지막으로 확인했다.
‘그래, 다 있어.’
혹시나 빠트린 것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을 마친 코델은 뿌듯한 미소로 손을 휘저었다.
스아악
그러자 검은 공간이 나타났다. 바로 코델의 아공간이었다. 코델은 아공간으로 손을 넣었다가 뺐다. 아공간에 들어갔다가 나온 코델의 손에는 흑색 자루 하나가 들려 있었다. 바로 소형화 마법과 아공간 마법이 각인되어 있는 마법 자루였다.
코델은 상자와 자루를 마법 자루에 넣기 시작했다.
마법 자루에 준비한 모든 것들을 담은 코델은 아공간에 다시 마법 자루를 넣었다. 그리고 이어 시계를 보고 시간을 확인했다.
“11시라고 했지.”
브리니스와 수혁의 약속 시간은 11시였다.
“한 시간 남았네.”
현재 시간은 10시. 앞으로 1시간 뒤면 수혁이 올 것이다.
“조금 일찍 올 수도 있으니까.”
시간을 딱 맞춰 오지는 않을 것이다. 조금 일찍 올 것이다.
“미리 나가서 기다려야겠어.”
코델은 방에서 나왔다.
“헛, 부마탑장님을 뵙습니다.”
그리고 계단으로 내려가던 중 불의 마탑 1등급 마법사 카플랑을 만날 수 있었다.
“마탑장님은 어디 계시지?”
코델은 카플랑에게 물었다.
“아, 그게…….”
카플랑은 코델의 물음에 말끝을 흐렸다.
“……?”
코델은 카플랑의 반응에 한쪽 눈썹을 찡그렸다. 답하기 어려운 것도 아니고 아주 당연한 것을 물었는데 왜 이런 반응을 보인단 말인가? 하지만 그것도 잠시 코델의 눈빛 때문인지 카플랑이 다시 입을 열었다.
“주방에 계십니다.”
“……주방?”
카플랑의 답을 들은 코델은 반문했다.
“주방에는 왜?”
브리니스가 왜 주방에 있단 말인가?
“잠깐.”
그러나 카플랑이 답을 하기도 전에 코델은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설마 요리를 하고 계신 거야?”
코델이 물었다.
“네.”
카플랑이 고개를 끄덕였고 코델은 미간을 좁혔다.
‘요리까지 하실 정도면 확실하군.’
사랑에 빠지기 직전이라 생각했는데 이미 빠진 것 같았다. 요리를 한다는 것이 바로 그 증거였다.
“알았다.”
코델은 카플랑을 지나쳐 마저 걸음을 옮겨 계단을 내려갔다. 그리고 3층에 도착하고 나서야 코델은 걸음을 멈췄다.
‘여기서 기다리면 되겠지.’
브리니스의 방이 있는 5층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곳을 지나야 한다. 즉, 수혁은 이곳을 지나게 될 것이다.
‘그때 이야기를 한다.’
수혁이 이곳을 지나칠 때. 그때 이야기를 하기로 결정을 내린 코델은 의자에 앉아 계단을 주시하며 수혁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 * *
띠리리리링!
알람이 울렸다.
수혁은 반사적으로 기지개를 피며 잠을 날리고 침대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이리저리 몸을 풀어 스트레칭을 한 뒤 방에서 나와 부엌으로 향했다.
부엌에 도착한 수혁은 시리얼로 간단히 아침을 때우고 샤워를 한 뒤 방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자연스레 캡슐로 걸음을 옮겼다.
저벅!
‘아, 맞다.’
그러다 문득 든 생각에 수혁은 걸음을 멈췄다.
‘운동하는 날이지.’
판게아를 시작하기 전에는 거의 매일 정해진 시간에 운동을 했다. 그러나 판게아를 시작하고 나서 월요일, 목요일, 일요일은 아침에 화요일, 수요일, 금요일, 토요일은 오후에 운동을 하는 것으로 생활 패턴이 바뀌었다.
‘괜히 샤워했네.’
오늘은 목요일, 아침에 운동을 하는 날이었다.
‘8시 30분.’
수혁은 시간을 확인했다.
‘약속 시간이 11시니까.’
브리니스와의 약속은 11시였다. 운동을 하고 접속해도 시간은 충분했다. 수혁은 뒤로 돌아 방에서 나왔다. 그리고 3층으로 올라갔다.
3층에 도착한 수혁은 다시 한 번 스트레칭을 하며 몸을 풀었다. 그리고 10분간의 스트레칭을 끝낸 후 수혁은 러닝머신 위로 올라가 달리기 시작했다.
띠리링!
러닝을 하며 수혁은 TV를 틀었다.
-안녕하세요! 의 MC 김수연!
-황진영입니다!
TV를 틀자 청명한 여성의 목소리와 묵직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늘은 전설 아이템!
채널을 돌리려 했던 수혁은 이어 들려오는 여성의 목소리에 잠시 멈췄다.
-야리온의 분노를 전격 해부하는 시간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도움을 주실 랭킹 219위! 섬광의 기사! 김유석 님 나와 주세요!
-안녕하세요. 김유석입니다.
.
.
.
-고레벨이 될수록 공격력 증폭이 더 효율을 보일 것이라 이 말씀이신가요?
-예, 정확히는 스텟이 높을수록 효율이 좋다고 해야겠네요. 레벨이 낮더라도 각종 칭호작으로 스텟이 높을 수 있으니까요.
‘스텟이 높을수록 효과를 본다라…….’
수혁은 설명을 들으며 생각했다. 방송에서는 스텟이 높을수록 공격력 증폭이 효율을 보일 것이라 말하고 있었다.
‘정확한 수치는 모르는 건가.’
그러나 스텟이 높을수록 효율이 좋다는 것은 누구나 추측할 수 있는 것이었다. 수혁이 궁금한 것은 정확한 수치였다. 그래서 방송을 계속해서 봤던 것이다.
그런데 정확한 수치가 나오지 않았다. 정확히 스텟 몇부터 공격력 증폭의 효율이 더 좋은 것인지는 방송에 나온 랭커 김유석도 알지 못했다.
‘하긴 당연한 건가.’
생각해 보니 모르는 것이 당연했다. 써 본 적이 없는데 어떻게 알겠는가?
-진짜 개인적으로 궁금해서 그런데 이게 만약 경매에 나온다면 얼마에 팔릴까요?
-아마도…….
삐빅삐빅
바로 그때였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
알람이 울렸고 수혁은 TV를 껐다. 그리고 러닝머신에서 내려와 다시 한 번 스트레칭을 하고 1층으로 내려와 샤워를 했다.
샤워를 마치고 방으로 돌아온 수혁은 개운한 표정으로 캡슐에 들어갔다.
“아공간으로.”
[대마도사의 아공간으로 워프합니다.]접속과 동시에 수혁은 아공간으로 워프 했고 워프 마법진을 이용해 지역 ‘마탑’으로 워프 했다.
워프 게이트에서 나온 수혁은 곧장 불의 마탑으로 향했다. 불의 마탑으로 향하며 수혁은 퀘스트 창을 열었다.
‘준비가 다 됐으려나?’
그리고 2번 목록에 있는 수많은 스킬 퀘스트들을 보며 생각했다. 과연 메모지에 적어 준 재료들을 전부 구했을까?
‘준비가 안 됐으면…….’
만약 준비가 되지 않았으면 어떻게 할까?
‘어쩔 수 없지.’
어쩔 수 없다. 준비가 왜 안 됐냐고 뭐라 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렇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불의 마탑에 도착한 수혁은 2층으로 올라가 능숙하게 반대편에 있는 계단으로 향했다.
“마탑장님을 뵈러 왔습니다.”
아쉽다고 해야 될지 계단을 지키고 있는 이는 전에 보았던 마법사가 아니었다. 수혁은 인벤토리에서 브리니스의 증표를 꺼내 보여 주며 말했다.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증표를 본 마법사는 꾸벅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는 앞장서 계단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수혁 역시 그 뒤를 따라 걸었다.
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 수혁은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3층에 도착하기 직전 앞서 걷던 마법사가 걸음을 멈췄기 때문이었다.
“……?”
왜 멈춘 것일까?
“부마탑장님을 뵙습니다.”
의아해하던 수혁은 이어진 마법사의 말에 옆으로 고개를 슬쩍 빼 위를 보았다. 그곳에는 의자에 앉아 있는 부마탑장 코델이 있었다.
“……수혁 님.”
시선이 마주친 순간 코델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수혁을 불렀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