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144
144
제144화
142.
* * *
“뭐? 리리스 님이? 진짜?”
카르안은 놀란 표정으로 반문했다.
“님 붙이지 마. 그 개 같은 자식 생각만 해도 아오.”
비둘은 분노가 가득한 목소리로 답했다.
“그래서 추방당하셨던 거구나…….”
주말이었음에도 일 때문에 회의에 참여하지 못했던 카르안이었다.
하루가 지난 지금에서야 리리스의 배신을 알게 된 카르안의 표정에는 놀람이 가득했다.
“응?”
바로 그때였다.
저벅!
카르안이 당황스러운 목소리를 내뱉으며 걸음을 멈췄다.
“왜?”
비둘 역시 따라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카르안을 보았다.
카르안은 전방을 보고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무엇 때문에 걸음을 멈춘 것일까? 왜 당황스런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일까?
스윽
비둘은 고개를 돌려 카르안이 보고 있는 곳을 보았다.
“……?”
그러나 카르안이 보고 있는 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비둘은 다시 카르안을 보았다.
카르안은 여전히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뭐야? 왜 그러는데?”
비둘은 그런 카르안에게 물었다.
갑자기 왜 이러는 것일까?
“……방금 리리스 님 봤다.”
비둘의 물음에 카르안이 답했다.
“리리스 그 새끼를 봤어?”
“응, 그런데…….”
카르안은 말끝을 흐리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길드 마크가 있더라.”
“뭐? 그 사이에 길드를 들어갔다고? 잘못 본 거 아니야?”
“잘못 본 것 같긴 해.”
비둘의 말에 카르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보았지만 잘못 본 것 같았다.
“독고 길드 마크였거든.”
* * *
“이번 일 문제가 되지 않을까요?”
루팅이 걱정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떤 문제 말입니까?”
햇별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반문했다.
“리리스를 받아들인 것 말입니다.”
“아아…….”
루팅의 말에 햇별은 이해했다는 듯 탄성을 내뱉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고개를 끄덕이는 햇별을 보며 루팅이 이어 말했다.
“분명 저희 길드를 걸고넘어질 겁니다.”
연중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었다. 분명 항의를 하고 몰아붙일 것이었다.
“리리스가 없으면 잡아뗄 수 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루팅이 말끝을 흐렸다.
리리스가 없다면 리더 길드에서 어떤 말을 하든 잡아뗄 수 있다. 독고 길드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역으로 리더 길드가 모함하는 것이라 공격할 수도 있다. 하지만 리리스가 들어 온 지금 상황에서는? 안 된다.
잡아뗄 수가 없다.
“잡아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니까요.”
햇별은 씨익 웃으며 답했다.
“……?”
햇별의 답에 루팅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고 햇별이 이어 말했다.
“잡아뗄 수야 있겠죠.”
루팅의 말대로 리리스가 없다면 리더 길드가 무슨 말을 하든 잡아뗄 수 있다.
“하지만 그뿐이잖아요.”
하지만 그게 끝이었다.
“예전 일도 있으니 아마 잡아뗀다고 해도 리더 길드의 말을 믿는 사람들이 많을 겁니다.”
“그렇겠지요.”
“마냥 저희만 욕을 먹겠죠. 저희가 잡아뗀다고 해도요.”
잡아뗀다고 해도 욕을 먹는 건 변함이 없다.
“하지만 리리스를 이용하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
“만약 연중이 일을 터트리면 저희 역시 반박하는 겁니다. 리리스가 연중과의 다툼 끝에 추방이 되었고 그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받아들인 것으로요.”
“……그걸 믿을까요?”
루팅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사람들이 과연 그 말을 믿을까?
“하하, 아마도 안 믿는 사람이 더 많겠죠.”
햇별은 소리 내어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저희 말을 믿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세상에는 많은 사람이 있다. 그리고 분명 독고 길드의 말을 믿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어차피 어떻게 하든 저희는 욕을 먹을 겁니다. 하지만 계획대로라면 리더 길드는 먹지 않아야 할 욕을 먹게 되겠지요.”
“아…….”
루팅이 탄성을 내뱉었다.
“진흙탕으로 끌어내리는 거군요.”
“그렇죠. 아마 리더 길드에서는 열이 뻗칠 겁니다. 저희야 어차피 욕먹을 일을 했지만 리더 길드에서는 아니잖아요? 흐흐.”
리더 길드가 욕을 먹는 상상을 한 햇별은 기분이 좋아졌는지 실실 웃었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야리온의 분노는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왜 리리스를 길드에 받아들인 것인지 이해한 루팅은 두 번째 질문을 했다. 바로 야리온의 분노였다.
원래는 수혁을 죽여 야리온의 분노 경매를 막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수혁을 죽이지 못했다.
거기다 연중이 알게 되었으니 더욱더 철저히 수혁을 보호할 것이었다.
즉, 경매를 막는 것은 불가능했다.
“…….”
실실 웃던 햇별은 루팅의 물음에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경매를 노려야겠지요.”
* * *
책을 꺼낸 수혁은 책장에 남은 책들을 보았다.
‘내일 점심이면 다 읽겠네.’
남은 책들이 그리 많지 않았다.
오늘 내내 읽으면 다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적은 것은 아니었지만, 내일 점심 정도가 되면 다 읽을 수 있을 정도로 많지도 않았다.
‘바로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이 있어서 다행이야.’
남은 책이 많지 않음에도 수혁의 표정에는 근심이 없었다.
바로 이용이 가능한 도서관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저벅저벅
남은 책을 바라보던 수혁은 책상으로 향했다. 그리고 책상에 도착함과 동시에 수혁은 독서를 시작했다.
.
.
.
눈을 감았다 뜨니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있었다.
그리고 나에게는 아주 큰 변화가 생겼다.
바로 고통.
.
.
고통을 느끼고 싶다.
아니, 그걸 고통이라고 할 수 있을까?
나에게는 쾌락인데.
.
.
단련이 된 것일까 맞아도 고통이 느껴지지 않는다.
오우거의 주먹도 이제는 간지럽다.
어떻게 해야 할까?
.
.
독을 맛보았다.
죽는 줄 알았다.
그래도 좋았다.
엄청난 고통을 느낄 수 있었으니까.
.
.
몸이 독에 적응을 했나 보다.
더 이상 독도 효과가 없다.
어떻게 해야 할까?
.
.
찾았다.
극한!
얼어 죽을 뻔했다.
오랜만에 행복을 느꼈다.
.
.
아아, 큰일이다.
또 적응을 해 버렸다.
힐라드의 브레스도 더는 차갑지 않다.
.
.
.
“…….”
책을 읽던 수혁은 잠시 읽는 것을 멈췄다.
‘장난 아니네.’
내용이 충격적이기 때문이었다.
수혁은 책의 제목을 확인했다.
‘불사신 레이…….’
책의 제목은 ‘불사신 레이’였다.
‘내용이랑 아주 잘 들어맞네.’
내용과 아주 잘 들어맞는 제목이었다.
‘이것도 관련 퀘스트나 직업 같은 게 있을까?’
대마도사의 후예처럼 관련 직업이 있다면?
‘탱킹이 말도 안 되겠지?’
수혁은 다시 책을 읽기 시작했다.
‘뭐야, 이게 끝이야?’
이내 책의 마지막을 읽은 수혁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끝이란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 끝이 났기 때문이었다.
‘2권이 있는 건가?’
혹시나 2권이 있는 것일까? 수혁은 가지고 온 나머지 책들을 확인했다.
‘없는데.’
그러나 가지고 온 책들에는 2권이 없었다.
‘열린 결말?’
그렇다면 혹시나 열린 결말인 것일까?
‘아니, 열린 결말이라고 하기에는 반 정도 온 것 같은데.’
그러나 열린 결말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했다.
스토리가 절반 정도에서 뚝 끊긴 느낌이었기 때문이었다.
‘2권이 있거나 아예 다른 이름으로 있겠지.’
이대로 끝날 리 없다.
어딘가에 『불사신 레이2』 혹은 아예 다른 이름으로 내용이 이어지는 책이 있을 것이었다.
스윽
수혁은 『불사신 레이』를 옆으로 치우고 다음 책을 펼쳤다.
* * *
“…….”
연중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멍하니 귓속말을 볼 뿐이었다.
-아길드 : 리리스 님 독고 길드 마크 달고 있던데 어떻게 된 거예요?
-마이동풍 : 혹시 리리스 님 리더 길드 나왔어요? 독고 길드 마크 달고 있던데…….
-레카도 : 리리스 님 왜 독고 길드 마크 달고 있어요?
수많은 지인에게서 귓속말이 왔다.
모두 리리스에 대한 이야기였다.
처음 연락을 받았을 때는 연락을 준 지인이 잘못 본 것이라 생각했다.
‘독고 길드에 들어갈 줄이야…….’
그러나 계속해서 오는 연락에 잘못 본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척살령을 내리기 애매해졌어.’
연중은 미간을 찌푸렸다.
어제 회의를 통해 리리스에게 척살령을 내리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리리스가 독고 길드에 들어가며 상황이 애매해졌다.
독고 길드에 들어간 리리스를 다짜고짜 척살한다?
아무리 이유가 있다고 하지만 독고 길드에서 가만히 있을 리 없다.
물론 독고 길드 역시 잘못이 있다.
그러나 잘못이 있다고 가만히 있을 독고 길드가 아니다.
분명 리더 길드와 독고 길드 간에 전쟁이 일어날 것이었다.
전쟁이 무서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무섭지 않다고 아무렇지도 않은 것은 아니었다.
‘이따 회의 때 이야기를 나눠 봐야겠어.’
리리스가 독고 길드에 들어간 것을 알고 어제에 이어 오늘 역시 대회의를 소집했다. 회의를 하다 보면 어떻게 해야 할지 결정이 날 것이다.
바로 그때였다.
-수혁 : 연중아.
수혁에게서 귓속말이 왔다.
-연중 : 이야, 나도 귓속말 보내려고 했는데.
그렇지 않아도 수혁에게 귓속말을 보내려 했던 연중은 미소를 지은 채 귓속말에 답했다.
* * *
[지혜가 1 상승합니다.]책을 덮자 메시지가 나타났다.
수혁은 메시지를 보고 이어 시간을 확인했다.
‘슬슬 다녀와야겠네.’
시간을 확인한 수혁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책을 반납한 뒤 도서관에서 나왔다.
도서관에서 나온 수혁은 경매장으로 걸음을 옮기며 친구 창을 열어 연중의 접속 상태를 확인했다.
-수혁 : 연중아.
연중이 접속 중인 것을 확인한 수혁은 연중에게 귓속말을 보냈다.
-연중 : 이야, 나도 귓속말 보내려고 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연중에게서 답이 왔다.
-수혁 : 그래? 왜?
-연중 : 알려줄 게 있어서.
-수혁 : 뭔데?
-연중 : 리리스 독고 길드에 들어갔다.
“……!”
연중의 귓속말에 수혁은 순간 걸음을 멈췄다.
수혁은 다시 걸음을 옮기며 연중에게 귓속말을 보냈다.
-수혁 : 진짜? 며칠 지난 것도 아니고 하루 만에?
-연중 : 어. 그래서 이따 또 대회의 소집했어. 아마 독고 길드랑 전쟁할 것 같다.
-연중 : 미안하다. 길드에 들자마자 이런 일에 휘말리게 해서.
-수혁 : 네가 왜 미안해. 전쟁하게 되면 말해. 최선을 다해 괴롭힐 테니까.
-연중 : 고맙다. 근데 너는 왜 귓 보낸 거야?
연중이 물었다.
먼저 귓속말을 보낸 것은 수혁이었다.
수혁이 귓속말을 보낸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했다.
-수혁 : 아, 지금 경매장 가고 있어.
연중의 물음에 수혁이 답을 보냈다.
-연중 : 경매장? 벌써? 예약으로 올리게?
-수혁 : 응, 수요일에는 붐빌 것 같아서.
야리온의 분노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관심이 관심인 만큼 경매 당일인 수요일에는 경매장에 많은 유저들이 몰릴 것이었다.
붐비는 상황을 싫어하는 수혁은 예약 시스템을 이용해 미리 경매장에 야리온의 분노를 올려둘 생각이었다.
-연중 : 몇 시로 예약 걸 거야?
-수혁 : 사람들 퇴근 시간도 고려해서 오후 8시 정도?
-연중 : 수요일 오후 8시. 48시간으로?
-수혁 : 아니, 72시간. 주말 하루 끼려고.
-연중 : 오케이, 이따 글 한 번 더 올려야겠네.
경매 날짜만 알렸을 뿐 시간은 정확히 알리지 않았다. 연중은 이따 글을 한 번 더 올리기로 결정했다.
-수혁 : 고맙다.
-연중 : 내가 고마운 거라니까!
-연중 : 아, 그리고 조심해.
“……?”
연중의 말에 수혁은 의아했다. 뭘 조심하라는 걸까?
-수혁 : 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