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218
218
제218화
216.
알로는 당황했다.
‘키메라를 다 잡아?’
키메라의 영역에 들어간 지 10분밖에 되지 않았다.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왜 거짓말을 하냐고 쏘아붙이고 싶었지만 참았다.
그래도 도움을 주러 온 마법사인데 무어라 할 수는 없었다.
알로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알겠습니다.”
“그럼 전 이만.”
마법사는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를 하고는 사라졌다.
“와, 대단하네요.”
마법사가 사라지고 병사가 감탄을 내뱉었다.
“뭐가요?”
병사의 감탄에 알로가 물었다.
“혼자서 그 키메라들을 잡았다니 놀랍지 않습니까?”
“에이, 설마 진짜 잡았겠습니까?”
“예?”
“10분이에요. 10분 만에 키메라를? 말도 안 되죠. 되도 않는 마법사들의 자존심! 그 자존심 때문에 거짓말을 한 걸 겁니다.”
“아…….”
병사는 탄성을 내뱉었다.
알로의 말에 일리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병사의 탄성을 들으며 알로는 다시 키메라들의 영역을 주시했다.
언제 키메라들이 튀어나올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경계를 하며 1시간이 지났을 때.
“알로 님. 독의 마탑에서 마법사들이 왔습니다.”
병사의 말에 알로는 뒤를 보았다.
‘드디어!’
로브를 입고 있는 10명의 마법사가 보였다.
“안녕하십니까. 13기사단 십인대장 알로라고 합니다. 와주셔 감사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정화 작업 팀장 엘보스라고 합니다.”
“정화요?”
알로는 반문할 수밖에 없었다.
아직 키메라가 안에 있는데 정화라니?
“네, 수혁 님이 키메라를 다 잡으셨다고 들었는데…….”
엘보스는 알로의 반문에 말끝을 흐리며 답했다.
‘수혁 님? 아까 그 마법사?’
처음 듣는 이름이었다.
아무래도 아까 키메라 영역에 잠깐 들어갔다 나온 마법사의 이름이 수혁인 것 같았다.
‘진짜 다 잡았다고?’
믿지 않았다.
10분 만에 키메라들을 다 잡았다니 어떻게 믿겠는가?
그런데 엘보스가 거짓말을 할 이유도 없다.
“죄송한데 혹시 그분이 누구인지 알려 주실 수 있습니까?”
알로는 엘보스에게 물었다.
도대체 그가 누구이길래 10분 만에 키메라들을 다 잡고 독의 마탑 마법사들이 존칭을 하는 것인지 궁금했다.
“마탑장님의 제자이십니다.”
“아…….”
알로는 엘보스의 답에 탄성을 내뱉었다.
‘만약 쏘아붙였으면…….’
아까 수혁이 갈 때 생각했던 것을 그대로 내뱉었다면?
알로는 침을 꿀꺽 삼켰다.
* * *
“어디로 가십니까?”
“캐슈요.”
“10골드입니다.”
하이마글의 키메라들을 정리한 수혁은 하이마글의 워프 게이트를 이용해 일리인 공국의 마을 ‘캐슈’로 워프했다.
A등급이자 도서관이 있는 마을 ‘캐슈’.
“자네 어딜 가나?”
“지금 키메라들이 오고 있네! 어서 피하게!”
“뭐? 기사와 병사들이 지키고 있지 않았나?”
“뚫렸어! 어서!”
캐슈에 도착함과 동시에 들려오는 대화에 수혁은 미간을 찌푸렸다.
뚫렸다니?
결코 좋은 소리가 아니었다.
‘동쪽…….’
수많은 이들이 동쪽에서 오고 있었다.
키메라가 있는 곳은 동쪽이었다.
“야야, 가자!”
“흐흐, 포션은 챙겼냐?”
“당연하지! 어제 복용 안 하고 갔다가 그냥 뒤질뻔했는데!”
“이번에는 몇 마리나 잡을 수 있을까?”
“몰라, 그래도 2, 3시간 정도 죽치면 2마리까지는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유저들의 대화가 들려왔다.
‘다행이야.’
지금 키메라를 잡으러 가는 유저는 이들뿐만이 아니다.
근처에 있던 유저들도 키메라가 있는 동쪽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키메라가 쉽게 주변을 파괴하지는 못할 것이다.
수혁은 유령마를 소환했다.
도망을 가는 NPC들 때문에 마차를 몰고 갈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유령마를 소환한 수혁은 이어 어둠의 자식들을 소환 후 명령을 내렸다.
“키메라들 보이는 즉시 죽여.”
명령을 내린 수혁은 동쪽을 향해 움직였다.
그리고 어둠의 자식들이 그 뒤를 따랐다.
[중독되지 않습니다.] [특수 퀘스트 ‘캐슈를 장악한 키메라들’이 생성되었습니다.] [중독되지 않습니다.].
.
이내 수혁은 키메라들의 영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50!’
키메라의 수는 50.
함께 들어온 유저들과 먼저 들어왔을 유저들의 수를 생각하면 적다고 할 수 있었다.
‘좋았어.’
수혁은 미소를 지은 채 유령마를 몰고 유저들을 추월하며 앞으로 나아갔다.
빨리 키메라를 죽이기 위해서였다.
“…….”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수혁은 멈출 수밖에 없었다.
-다 파괴해 버리자구!
-그래야 돌아갈 수 있어!
저 멀리서 키메라들이 독을 뿜어 건물을 파괴하고 있었다.
‘이 개자식들이…….’
문제는 파괴되고 있는 건물 안에 보이는 수많은 책들이었다.
키메라가 파괴하고 있는 건물은 바로 도서관이었다.
잠시 멈췄던 수혁은 빠르게 키메라와의 거리를 좁혔다.
당장 범위 마법으로 키메라를 죽이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범위 마법에 도서관이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었다.
수혁이 거리를 좁히자 도서관을 파괴하던 키메라들이 공격 대상을 수혁으로 바꿨다.
-인간! 인간이야!
-크하핫! 인간 많이 죽이면 돌아갈 수 있어!
-그냥 여기서 살아도 될 것 같은데?
수혁은 자신에게 다가오는 여우고블린들을 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더 이상 도서관이 파괴당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독침! 독침 날려!
-난 마비침을 날리겠어!
이내 거리가 가까워지고 고블린들이 대롱을 입에 물고 독침을 날리기 시작했다.
“성스러…….”
날아오는 독침을 보며 수혁은 보호막을 시전하려 했지만 문득 든 생각에 입을 다물었다.
‘데미지도 받아야지.’
수혁은 현재 스텟 ‘맷집’을 얻기 위해 데미지를 받아야 했다.
독침을 맞는다고 죽을 위험에 처하는 것이 아니니 그냥 맞는 게 나을 것 같았다.
팅! 팅! 팅! 팅!
수혁은 팔로 독침을 막았다.
그리고 그사이 어둠의 자식들이 여우고블린들에게 도착해 공격을 시작했다.
-고블린의 마비침 3개
-여우의 귀 2개
여우고블린들은 곧장 죽음을 맞이했고 수혁은 그대로 여우고블린들의 시체를 지나쳐 도서관으로 향했다.
도서관이 얼마나 상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하…….”
이내 도서관 앞에 도착한 수혁은 완전히 녹아버린 도서관 입구를 보며 깊게 한숨을 내뱉었다.
그리고 안쓰러운 눈빛으로 유령마를 몰아 안으로 들어갔다.
“…….”
도서관 안으로 들어온 수혁은 입을 다문 채 도서관 내부를 둘러보았다.
반짝 빛을 뿜어내고 있는 책들이 수혁의 시야에 들어왔다.
하지만 수혁의 표정은 결코 좋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천장은 언제든 무너질 것처럼 구멍이 송송 뚫려 있었다.
그리고 벽과 함께 몇몇 책장들이 사라져 있었다.
당연히 책장에 있던 책들도 사라졌다.
반쯤 녹아있는 책들을 보니 가슴이 아팠다.
“…….”
도서관 내부를 둘러본 수혁의 표정이 빠르게 굳어갔다.
“이 개자식들.”
굳은 표정으로 현재 심정을 표출한 수혁은 도서관에서 나왔다.
도서관에서 나온 수혁은 퀘스트를 확인했다.
‘43마리.’
유저들에게 죽은 키메라가 있는지 50마리였던 키메라가 43마리가 되어 있었다.
수혁은 어둠의 자식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주변에 키메라들이 있으면 가서 죽여.”
일단 도서관 주변을 정리해야 했다.
만약 도서관을 떠난 뒤 키메라가 나타난다면 큰 악재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어둠의 자식들은 움직이지 않았다.
다행히도 주변에 키메라들이 없는 것 같았다.
수혁은 굳은 표정으로 유령마를 몰아 동쪽으로 향했다.
* * *
“그것을 꼭 회수할 수 있도록.”
“예, 아이클 님.”
아이클은 도그라의 답을 듣고 그대로 워프해 사라졌다.
도그라는 아이클이 사라진 후 방에서 나왔다.
그리고 주변을 돌아다니던 키메라들을 향해 지팡이를 뻗어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godqhrgks gkfn qhsotpdy.”
-인간, 인간!
-죽인다!
-파괴한다!
주문이 끝나자 여우고블린들의 눈이 붉어졌다.
도그라는 붉어진 여우고블린들의 눈을 보며 다시 한 번 주문을 외웠다.
“wmfrjdns dlfaks rkemrgktlrlf.”
주문이 끝나자 여우고블린들이 마을의 중심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후.”
마나를 꽤 많이 소모한 도그라는 숨을 고르며 은밀히 키메라들을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
“헛! 키메라다!”
“키메라들이 날뛴다!”
“막아!”
얼마 뒤 도그라는 키메라를 막기 위해 주둔하고 있던 기사와 병사들을 발견했다.
기사와 병사들은 키메라를 저지하기 위해 화살을 날리는 등 갖가지 공격을 시작했다.
하지만 주문으로 인해 폭주 상태에 들어간 키메라는 고통을 느끼지 못했고 공격을 무시한 채 꿋꿋이 전진했다.
“피해! 후퇴해!”
이내 기사가 외쳤고 병사들과 함께 물러나기 시작했다.
그렇게 간단히 저지선을 무너트린 키메라들은 주변 건물들을 파괴하기 시작했다.
‘수월하군.’
도그라는 히죽 미소를 지었다.
이대로만 가면 임무를 무사히 수행하고 복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런 도그라의 생각이 변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더블 샷!”
“잡아! 포션들 빨아!”
기사도 병사도 아닌 이들이 키메라들과 전투를 벌이기 시작했다.
‘뭐야, 저 녀석들?’
도그라는 미간을 찌푸렸다.
수월하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방해자가 생겼다.
‘끙, 귀찮게.’
도그라는 은신 마법을 시전한 뒤 키메라와 전투를 벌이는 이들에게 다가갔다.
“라이트 스피어, 라이트 볼, 라이트 크래쉬.”
그리고 은밀히 마법을 시전했다.
“어? 어떤 새…….”
“미친, 뭐야!”
키메라에 정신이 팔려 있던 이들은 마법을 그대로 허용했고 허점을 드러냈다.
허점이 생기니 키메라의 공격이 더욱 거세졌고 결국 키메라와 전투를 벌이던 이들은 죽음을 맞이했다.
‘……응?’
그렇게 키메라와 전투를 벌이는 이들을 죽여 나가던 도그라는 이내 시야에 들어온 것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저건 뭐야?’
검은 무언가였다.
마치 그림자가 일어난 것 같았다.
문제는 검은 무언가가 키메라를 죽이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것도 아주 빠른 속도로 죽이고 있었다.
“라이트 체인.”
이대로 가다간 키메라들을 전부 잃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 도그라는 라이트 체인을 시전했다.
스악!
빛의 사슬이 나타났고 검은 무언가의 몸을 휘감았다.
그렇게 검은 무언가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고.
“체인 붐!”
마무리를 하기 위해 도그라는 빛의 사슬을 폭발시켰다.
쾅!
사슬이 폭발하며 검은 무언가를 집어삼켰다.
그렇게 검은 무언가는 사라졌다.
도그라는 만족스러운 미소로 걸음을 옮겼다.
저벅! 푹!
그러나 걸음을 옮기자마자 도그라는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도그라는 고개를 내렸다.
검은색의 뾰족한 무언가가 가슴을 뚫고 나와 있었다.
도그라는 힘겹게 고개를 돌려 뒤를 보았다.
‘……한 마리가 아니었나.’
방금 전 없앴던 검은 무언가가 뒤에 서 있었다.
‘은신 상태인 날 어떻게 찾은 거지?’
마법으로 완전히 모습을 감추었다.
그런데 어떻게 찾아낸 것일까?
도그라는 궁금증을 안고 그대로 죽음을 맞이했다.
* * *
-고블린의 독침 13개
-고블린의 독침 대롱 4개
-여우의 귀 5개
-???가 있는 지도
“응?”
드랍 창을 본 수혁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