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270
270
제 270화
268.
칭호를 보던 수혁은 이내 칭호 창을 닫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책을 반납한 뒤 도서관에서 나와 ‘아공간으로’를 시전했다.
“아공간으로.”
[대마도사의 아공간으로 워프합니다.]아공간에 도착한 수혁은 워프 마법진으로 걸음을 옮기며 생각했다.
‘지금쯤이면 도착했겠지?’
5일이 지났다.
그리고 이른 아침도 아니고 점심이 훌쩍 지났다.
골드 드래곤의 정수가 도착했을 것이다.
워프 마법진에 도착한 수혁은 지역 ‘마탑’으로 워프한 뒤 곧장 독의 마탑으로 향했다.
“수혁 님을 뵙습니다.”
“안녕하세요.”
독의 마탑 4층에 도착한 수혁은 통로를 지키고 있는 1등급 마법사와 인사를 나눈 뒤 파비앙의 방으로 향했다.
똑똑
“마탑장님.”
방 앞에 도착한 수혁은 노크와 함께 외쳤다.
끼이익
그러자 안쪽에서 발소리가 가까워지더니 이내 문이 열리며 파비앙이 나왔다.
“왔구나!”
파비앙은 수혁을 보며 이뻐 죽겠다는 표정으로 수혁을 반겼다.
“정수 때문에 온 거지?”
“예.”
수혁은 파비앙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바로 가자! 방금 전 창고에 도착했다는 보고를 받았거든.”
파비앙은 수혁에게 말한 뒤 앞장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고 수혁은 그 뒤를 따라 움직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수혁은 파비앙과 함께 창고에 도착할 수 있었다.
“마탑장님을 뵙습니다.”
창고를 지키고 있던 마법사가 인사했고 파비앙은 인사를 받아주며 창고로 들어갔다.
“…….”
파비앙의 뒤를 따라 창고로 들어온 수혁은 걸음을 멈췄다.
수혁이 걸음을 멈춘 이유.
‘왜 이렇게 커?’
창고가 거대했기 때문이었다.
‘공간 마법인가?’
10m가 넘는 천장의 높이를 보면 공간 마법이 걸려 있는 게 분명했다.
“이리와.”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던 수혁은 파비앙의 말에 정신을 차리고 다시 걸음을 옮겼다.
물론 얼마 걷지 않아 수혁은 걸음을 멈췄다.
걸음을 멈춘 수혁과 파비앙의 앞에는 황금빛 액체가 들어 있는 거대한 원통형 유리병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이게 바로 네가 찾던 골드 드래곤의 정수야!”
파비앙이 씨익 웃으며 말했다.
“…….”
하지만 수혁은 파비앙의 말에 무어라 답할 수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수혁은 지금 너무나 당황스러웠다.
‘왜 병에…….’
수혁이 알고 있는 드래곤의 정수와 너무나도 달랐기 때문이다.
수혁은 인벤토리를 열었다.
그리고 앞서 10마계에서 얻은 드래곤들의 정수를 보았다.
색이 전부 다르긴 했지만 액체는 결코 아니었다.
‘왜…….’
수혁은 다시 유리병을 보았다.
유리병에 담겨 있는 것은 분명 액체였다.
무언가 이상했다.
“얼마나 필요해?”
파비앙이 물었다.
“그게…….”
그러나 수혁은 물음에 쉽게 답할 수 없었다.
“잠시 봐도 될까요?”
이내 수혁이 물었다.
아이템 정보를 확인하고 싶었다.
“응.”
파비앙이 고개를 끄덕였고 수혁은 바로 아이템 정보를 확인했다.
추출된 골드 드래곤의 정수가 담겨 있는 유리병이다.
강력한 마나와 골드 드래곤 특유의 기운이 담겨 있다.
현재 남아 있는 정수 : 20L (80g)
“…….”
정보를 확인한 수혁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추출…….’
유리병에 담긴 것도 골드 드래곤의 정수이긴 했다.
하지만 수혁이 필요한 것은 추출되지 않은 순수한 골드 드래곤의 정수였다.
“왜 그래?”
수혁의 표정을 본 파비앙이 물었다.
“아, 얼마나 필요할까 계산해보고 있었어요.”
“얼마나 필요해? 얼마든지 말해!”
파비앙이 히죽 웃으며 답했다.
그리고 수혁은 방금 전 아이템 정보를 확인했던 20L가 담겨 있는 유리병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거 하나면 될 것 같아요.”
솔직히 말해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이제 와서 필요 없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더구나 공짜로 얻을 수 있는 기회인데 거절할 이유가 없다.
“그래!”
파비앙은 수혁의 말에 손을 휘저었다.
그러자 도난을 방지하기 위해 유리병에 걸려 있던 락 마법이 해제되었다.
“풀었다.”
파비앙의 말에 수혁은 감사를 표하며 유리병을 들었다.
‘진짜 가볍네.’
경량화 마법이라도 걸린 걸까?
크기에 비해 유리병은 너무나도 가벼웠다.
[골드 드래곤의 정수 유리병을 획득합니다.]추출된 골드 드래곤의 정수를 얻은 수혁은 생각했다.
‘창고에 다시 들러야겠어.’
순수한 골드 드래곤의 정수를 얻지 못했지만 다행히도 도시 ‘키라드’의 창고에 순수한 골드 드래곤의 정수가 있었다.
기여도도 넘쳐나니 내일 퀘스트 ‘때’를 완료하러 가며 획득하면 될 것 같았다.
“더 필요한 건 없어?”
파비앙이 물었다.
수혁은 파비앙의 물음에 주변을 둘러보았다.
무수히 많은 재료 아이템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파비앙이라면 분명 요구하는 족족 줄 것이다.
하지만 당장 필요한 것도 아니고 굳이 그렇게 욕심을 보일 필요가 없다.
“지금은 없어요.”
수혁은 파비앙에게 말했다.
* * *
높디높은 산 위.
라스칼은 전방에 있는 수많은 탑과 그 주위에 있는 건물들, 그리고 탑과 건물을 빙 둘러싼 거대한 성벽을 보며 생각했다.
“저기가 마탑…….”
인간들에게 물어가며 드디어 마탑에 도착했다.
라스칼은 미소를 지은 채 워프를 시전했다.
성벽 안쪽으로 워프를 할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는 않았다.
안에서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인간들에게 인정을 받은 극소수의 인간들뿐이라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인간들의 규칙에 구애받지 않는 라스칼이었다.
어긴다고 하더라도 인간들이 어찌할 수는 없다.
하지만 도움을 청하러 가는 입장에서 불미스러운 일을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더구나 인간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도 궁금했다.
입구에 도착한 라스칼은 그대로 성문을 지나쳐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주변을 구경하며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저기로 가면 되겠어.’
라스칼은 독의 마탑의 정확한 위치를 알지 못했다.
그러나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다 표시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인간들도 많은 발전을 이뤘군.’
표시를 따라 독의 마탑으로 향하며 라스칼은 생각했다.
‘이렇게 마력을 가진 이가 많다니.’
주변에 있는 인간들에게서 마력이 느껴지고 있었다.
물론 그 수준이 제각각 다르긴 했지만 라스칼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인간들의 수준과는 크게 차이가 났다.
‘이 정도라면 가능하겠어.’
파비앙이 이끄는 세력이 얼마나 강한지는 알 수 없지만 이곳 마법사들의 수준을 보면 보통은 아닐 것이다.
라스칼이 돕는다면 아서르를 충분히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얼마 뒤 라스칼은 독의 마탑에 도착할 수 있었다.
‘정말 많아.’
라스칼은 수없이 오가고 있는 인간들을 보며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어디에 있으려나.’
파비앙이 어디에 있는지 궁금했다.
물론 마나를 퍼트려 파비앙을 찾을 수도 있지만 그러지는 않았다.
다른 인간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마나를 퍼트린다면 다른 인간들 역시 눈치를 챌 것이다.
라스칼은 최대한 조용히 파비앙과 대화를 나누고 싶었다.
‘이곳 마법사들에게 물어봐야겠어.’
하지만 주변을 둘러본다고 파비앙을 찾을 수 있을 리 없었다.
라스칼은 결국 마탑에 소속된 마법사를 찾아 움직였다.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위층으로 이어진 계단 앞을 지키고 있는 마법사가 있었다.
그리고 그 마법사는 이곳 독의 마탑의 상징이 그려져 있는 로브를 입고 있었다.
라스칼은 계단 앞으로 다가갔다.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계단 앞에 도착하자 인간 마법사가 물었다.
“파비앙을 만나러 왔다.”
인간 마법사의 물음에 라스칼은 덤덤한 목소리로 당당히 답했다.
“……!”
라스칼의 답에 인간 마법사는 움찔했다.
하기야 마탑장의 이름이 나왔는데 움찔하지 않을 리 없었다.
“……약속이 되신 겁니까?”
이내 정신을 차린 인간 마법사가 재차 물었다.
“그래, 라스칼이 왔다고 전해라.”
약속을 하지는 않았지만 사실대로 말하지는 않았다.
귀찮은 일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옙, 잠시만 기다려주시길.”
인간 마법사는 라스칼의 답에 답하며 재빨리 계단 위로 올라갔다.
라스칼은 인간 마법사가 내려오길 기다리며 주변에 있는 인간들을 다시 구경하기 시작했다.
얼마 뒤.
저벅…… 저벅…….
발소리가 들려왔다.
파비앙에게 간 인간 마법사가 내려오는 것일까?
“……!”
라고 생각했던 라스칼은 움찔할 수밖에 없었다.
‘이 마력은……!’
너무나도 거대한 마력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라스칼은 재빨리 뒤로 돌아섰다.
그리고 점점 가까워지는 발소리에 집중하며 계단 위를 주시했다.
이내 발소리의 주인공이 시야에 들어왔다.
발소리의 주인공은 젊은 인간이었다.
‘인간이 이런 마력을? 저 나이에?’
인간 같지 않은 마력을 가지고 있었다.
당연히 나이가 많은, 죽음의 문턱에 다다른 인간일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웬걸?
생각과 달리 나타난 인간은 매우 젊었다.
라스칼은 거대한 마력을 가지고 있는 인간을 빤히 쳐다보며 생각했다.
‘이런 마력이라면…….’
라스칼이 돕는다면 지금 다가오는 인간 혼자서도 아서르를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파비앙과 파비앙의 휘하세력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된다.
그 정도로 인간의 마력은 거대했다.
‘설마 동족?’
인간이 이런 마력을 가지고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동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든 라스칼은 입을 열어 용언을 내뱉었다.
-ehdwhrdlsrk?
용언을 내뱉은 뒤 인간의 표정을 확인한 라스칼은 확신했다.
‘인간이군.’
동족이라면 분명 알아들었을 것인데 인간은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바로 그때였다.
인간이 입을 열었다.
‘설마?’
동족이 아닐 거라 생각했는데 동족인 것일까?
“저, 길 좀…….”
그러나 이어진 인간의 말에 라스칼은 허탈해할 수밖에 없었다.
“미안합니다.”
라스칼은 인간에게 사과하며 옆으로 비켜섰다.
“아니에요.”
인간은 라스칼의 사과에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하고는 그대로 걸음을 옮겼다.
라스칼은 점점 작아지는 인간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인간을 바라보는 라스칼의 눈동자가 초롱초롱 빛나고 있었다.
바로 그때였다.
다다다다닥!
위쪽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
라스칼은 다시 뒤로 돌아 계단 위를 보았다.
이내 발소리의 주인공이 나타났다.
바로 파비앙이었다.
“라스칼 님?”
라스칼의 인간 모습을 본 적 없던 파비앙은 설마 하는 눈빛으로 라스칼을 불렀다.
파비앙의 부름에 라스칼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그것으로 답은 충분했다.
“여긴 어쩐…… 아니, 일단 방으로 가시죠!”
파비앙이 앞장서 안내를 시작했다.
라스칼은 파비앙의 뒤를 따라 걸음을 옮겼다.
“여긴 어쩐 일로…….”
방에 도착한 후 파비앙이 물었다.
“부탁이 있다.”
“부탁이요?”
라스칼의 말에 파비앙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반문했다.
드래곤, 그것도 고룡인 라스칼이 무엇을 부탁할지 궁금했다.
“그래.”
라스칼은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그 전에 하나 물어볼 게 있는데.”
“예, 말씀하십쇼!”
“방금 아래에서 엄청난 마력을 가진 인간을 보았다.”
“……예?”
“이렇게 생겼는데.”
스윽
라스칼은 손을 휘저었다.
그러자 허공에 한 사람의 얼굴이 나타났다.
“……!”
파비앙은 얼굴을 보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수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