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280
280
제 280화
278.
아이클의 말에 라모스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직 때가 아니네.”
원래는 준비가 끝나는 대로 시작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암당에서 연락이 왔고 라모스는 생각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망할 드래곤! 왜 마탑에 가서는!’
아페니온을 죽인 것으로 추정되는 아소스 산맥의 블랙 드래곤이 현재 마탑에 있었다.
마탑에 드래곤이 있는데 역작들을 움직일 수는 없다.
아무리 한계를 넘어섰다고 해도 결국에는 키메라였다.
거기다 한 곳에 모여 있는 것도 아니고 각각 다른 곳에 위치해 있었다.
지금 역작들이 움직인다면?
마탑에 있는 드래곤이 움직일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역작들은 드래곤을 만나는 족족 죽임을 당할 것이다.
“그럼…….”
라모스의 말에 아이클이 말끝을 흐리며 물었다.
“내 따로 알려주겠네.”
“알겠습니다.”
아이클은 라모스의 말에 고개를 꾸벅 숙여 인사했다.
그리고 방에서 나갔다.
라모스는 아이클이 나가고 책상 위의 서신에 시선을 주었다.
암당에서 온 서신이었다.
서신에는 이번 일을 시작할 때 도움을 줄 세력, 연락하는 방법, 주의해야 할 점 등 여러 정보가 쓰여 있었다.
“흐음.”
라모스는 서신을 보다가 침음을 내뱉었다.
침음을 내뱉은 이유, 그것은 바로 도움을 줄 ‘세력’의 정체 때문이었다.
“크라누스가…….”
바로 살인마들의 집단 크라누스.
그 크라누스가 이번에 도움을 줄 ‘세력’이었다.
“흑월의 휘하 세력일 줄이야.”
라모스는 자신이 이끄는 ‘독산’과 정보 단체인 ‘암당’ 말고도 흑월의 휘하 세력이 더 있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크라누스는 상상도 못 했다.
그도 그럴 것이 크라누스는 단순히 살인마들이 모인 집단이 아니었다.
살인마 중에서도 극도로 지랄 맞은 녀석들이 모인 곳이 바로 크라누스였다.
“어떻게 관리를 하는 거지?”
크라누스는 국가에서도 통제가 불가능한 녀석들이다.
어떻게 통제를 하는 것인지 너무나 궁금했다.
“어디가 또 있을까…….”
크라누스가 끝은 아닐 것이다.
흑월의 휘하에는 더 많은 세력이 있을 것이다.
과연 그 세력들이 어떤 곳일지 궁금했다.
* * *
[떠오르는 태양의 방패를 획득합니다.] [기여도가 800만 감소합니다.] [획득할 수 있는 아이템의 수 : 0] [더 이상 아이템을 획득할 수 없습니다.]수혁은 메시지를 보며 생각했다.
‘일단 이 정도로 끝내자.’
그리고 인벤토리를 보았다.
인벤토리를 보니 절로 흐뭇한 미소가 지어졌다.
10분 동안 수혁은 창고 입장을 반복하며 수많은 아이템들을 획득했다.
물론 전부 전설 등급의 아이템들이었다.
‘아직 가져갈 게 많긴 하지만.’
수혁은 인벤토리를 닫고 주변을 보았다.
주변에는 아직 많은 아이템들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가져갈 시간이 없었다.
이제 슬슬 출발해야 했다.
“아공간으로.”
[대마도사의 아공간으로 워프합니다.]수혁은 창고에서 나와 한적한 곳으로 이동한 후 아공간으로 워프했다.
아공간에 도착한 수혁은 워프 마법진으로 걸음을 옮기며 다시 인벤토리를 열었다.
그리고 인벤토리에 가득 찬 전설 아이템들을 보며 생각했다.
‘어떻게 올려야 되나.’
한 번에 다 올릴지 아니면 차근차근 올릴지 고민이 됐다.
어떤 쪽이 더 큰 이득을 줄까?
‘하나씩 올리자니 시간이 너무 걸리고.’
골드를 많이 받기 위해서는 한 번에 하나씩 경매하는 것이 좋았다.
그러나 전설 아이템의 수가 너무나 많았다.
시간이 엄청나게 걸릴 것이다.
거기다 인벤토리에 있는 것들이 끝이 아니다.
아직 10마계 창고에는 무수히 많은 아이템들이 있었다.
‘그렇다고 한 번에 올리자니 가치가 폭락할 것 같고.’
한 번에 전부 경매에 올리는 것 역시 문제가 있었다.
시간이야 단축되겠지만 가치가 폭락할 것이었다.
‘그래.’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하던 수혁은 이내 고민을 끝냈다.
‘겹치지 않게 종류별로 하나씩 올리자.’
종류만 겹치지 않으면 크게 폭락하지는 않을 것이다.
거기다 하나씩 처분하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처분할 수 있다.
또한 이 기회에 전설 장비로 싹 바꿀 생각으로 경매에 참여하는 이들이 나타날 수도 있다.
바로 그때였다.
-연중 : 수혁아.
고민을 끝내고 워프를 하려 했던 그때 연중에게서 귓속말이 왔다.
‘일이 끝났나?’
수혁은 잠시 걸음을 멈추고 연중에게 답을 보냈다.
-수혁 : 응.
-연중 : 너 혹시 그때 그 크라누스 증표랑 패인 머리 아직 가지고 있어?
그리고 이어 연중에게서 귓속말이 왔다.
“……?”
수혁은 귓속말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크라누스? 아!’
이내 어떤 아이템인지 떠올린 수혁은 인벤토리를 보았다.
인벤토리 구석에 크라누스의 증표 24개와 도살자 패인의 머리가 자리 잡고 있었다.
-수혁 : 가지고 있기는 한데 왜?
확인을 마친 수혁은 연중에게 물었다.
갑자기 이건 왜 묻는 것일까?
-연중 : 갑자기 일이 생겼는데 길드 공헌도가 필요해서!
-수혁 : 길드 공헌도?
-연중 : 응, 급한 건 아닌데 나만 처리할 수 있는 거라 지금 처리해놓고 가려고. 혹시 지금 현상금 사무소 갈 수 있어?
-수혁 : 갈 수야 있지. 어떻게 하면 되는 건데?
-연중 : 그냥 주고 보상 퀘스트 받아서 완료만 하면 돼. 길드 가입돼 있으니까 알아서 쌓이거든.
-수혁 : 알았어. 그럼 지금 바로 가서 할게.
-연중 : 고마워!
연중과 귓속말을 끝낸 수혁은 워프 마법진을 통해 도시 ‘비욘드’로 워프했다.
워프 게이트에서 나온 수혁은 길드 하우스와 정반대되는 곳에 위치해 있는 현상금 사무소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라비스 산맥 도적단?”
“어, 총 20명을 잡아야 되는데 너, 나 그리고 레소 님 이렇게 셋이면 5시간 안에 깰 수 있을 것 같아.”
얼마 지나지 않아 수혁은 현상금 사무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현상금 사무소에는 수많은 이들이 줄을 서 차례를 기다리며 진행할 퀘스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물론 수혁은 줄을 서지 않았다.
1층은 의뢰를 받는 곳이었고 수혁이 현상금 사무소에 온 것은 의뢰를 받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수혁은 계속해서 걸음을 옮겨 2층으로 올라갔다.
다행히도 2층은 1층과 달리 매우 한적했다.
손님이 없어 멍을 때리는 NPC가 있을 정도였다.
수혁은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고 있는 NPC에게 다가갔다.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NPC는 수혁이 다가오자 정신을 차리고 물었다.
“현상금을 받으러 왔습니다.”
수혁은 물음에 답하며 인벤토리를 열어 크라누스의 증표를 꺼내기 시작했다.
‘자루에 넣어 놓을걸.’
증표를 꺼내며 수혁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한 번에 꺼낼 수 있는 수는 고작 3개였다.
8번이나 반복을 해야 하는 것이다.
“……?”
수혁이 증표를 꺼내는 사이 증표를 본 NPC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의뢰서나 수배서를 주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게 뭐길래?’
항상 의뢰서나 수배서가 필요한 것은 아니었다.
아주 적지만 의뢰서나 수배서가 따로 필요 없는 일들도 있었다.
NPC는 의아한 표정으로 증표를 보다가 수혁에게 물었다.
“잠시 확인해도 될까요?”
“예.”
수혁은 계속해서 증표를 꺼내며 물음에 답했다.
NPC는 수혁의 답에 재빨리 증표를 하나 들어 살폈다.
“……!”
그리고 이내 NPC의 표정에서 의아함이 사라지고 놀람이 자리 잡았다.
증표에는 문서에 나와 있는 그림으로만 보았던 문양이 각인되어 있었다.
‘크라누스?’
바로 대륙 살인마들이 모인 단체 크라누스의 문양이!
NPC는 책상 위를 보았다.
지금도 계속해서 증표를 꺼내고 있었고 그 증표들 역시 크라누스의 증표였다.
증표를 보던 NPC는 고개를 들어 수혁을 보았다.
‘소장이 찾던 그 사람이 분명해!’
크라누스의 증표를 가지고 오는 자가 있으면 무조건 보고하라던 소장의 말이 떠올랐다.
“잠시만 기다려주시겠습니까?”
NPC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수혁에게 말했다.
“아, 네.”
수혁이 답했고 NPC는 재빨리 소장의 방으로 향했다.
NPC가 사라지고 증표를 다 꺼낸 수혁은 인벤토리에 남은 패인의 머리를 보며 생각했다.
‘이건 오면 꺼내자.’
미리 꺼내두기에는 너무나 흉측했다.
수혁은 NPC가 돌아오면 머리를 꺼내기로 결정하고 NPC를 기다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NPC가 돌아왔다.
“소장님이 뵙고 싶어 하십니다.”
“……?”
머리를 꺼내려 했던 수혁은 NPC의 말에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다.
소장이라니?
갑자기 소장이 왜 만나고 싶어 한단 말인가?
‘설마 크라누스라서?’
크라누스는 단순한 범죄 집단이 아니었다.
대륙 살인마들이 모인 집단이었다.
그 집단의 증표를 대량으로 가지고 왔기 때문에 만나고 싶어 하는 것일까?
“만나주시겠습니까?”
NPC가 물었다.
“아, 네.”
수혁은 생각을 끝내고 답했다.
“감사합니다.”
NPC는 수혁의 답에 감사를 표하며 옆에 있던 자루에 증표를 담기 시작했다.
그리고 수혁에게 건넨 뒤 이내 앞장서 소장의 방으로 안내했다.
수혁은 NPC의 뒤를 따라 소장의 방에 도착했고 소장을 만날 수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비욘드 현상금 사무소장 로스타카라고 합니다.”
소장 로스타카가 악수를 청하며 자신을 소개했다.
“리더 길드의 수혁이라고 합니다.”
“헛! 리더 길드라면 이곳 비욘드에 있는……?”
“네.”
“그랬군요! 역시!”
로스타카는 수혁의 답에 그럼 그렇지 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저를 왜 보자고 하신 건지…….”
수혁은 말끝을 흐리며 로스타카에게 물었다.
“아, 혹시 도살자 패인을 죽이신 게 수혁 님이십니까?”
로스타카는 수혁의 물음에 끄덕임을 멈추고 물었다.
“……!”
수혁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머리를 보여준 것도 아니다.
그리고 패인을 죽인 것은 미개척 지역에서의 일이었다.
로스타카가 패인이 죽었다는 것을 어떻게 알고 있는 걸까?
“네, 맞습니다.”
답을 기다리는 로스타카의 눈빛에 이내 수혁이 답했다.
“혹시 머리는…….”
수혁의 답에 로스타카가 말끝을 흐리며 물었다.
로스타카의 물음에 수혁은 인벤토리에서 도살자 패인의 머리를 꺼냈다.
“……!”
패인의 머리를 본 로스타카는 움찔하며 반사적으로 미간을 찌푸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내 표정을 관리하며 말했다.
“패인이 분명하군요.”
직접 본 적은 없지만 그림으로 숱하게 패인의 얼굴을 본 로스타카였다.
“이것 때문에 보자고 하신 건가요?”
수혁은 로스타카에게 물었다.
보자고 한 이유가 설마 이걸 확인하기 위해서일까?
“예, 그렇습니다. 위에서 명령이 내려왔거든요. 패인의 머리를 가져온 자에게 엄청난 보상을 챙겨주라는.”
말을 마친 로스타카는 미소를 지었다.
“패인이 죽었다는 건 어떻게…….”
“시체를 발견했습니다.”
“아…….”
수혁은 탄성을 내뱉었다.
‘특수 NPC라 시체가 안 사라졌나 보네.’
어떻게 패인의 죽음을 안 것일까 했는데 시체 때문이었다.
“머리와 증표는 저희가 가져가도 되겠습니까?”
로스타카가 물었다.
“네, 물론입니다.”
수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스룻.”
로스타카는 수혁을 안내했던 아스룻을 불렀다.
“예.”
“이것들 가져가고 창고에 내가 넣어둔 상자가 있을 거야. 그걸 드려.”
“알겠습니다.”
“그럼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아스룻이 답했고 로스타카는 수혁에게 인사했다.
“예, 안녕히 계세요.”
수혁은 로스타카의 인사에 마주 인사하고는 아스룻을 따라 방에서 나갔다.
그렇게 수혁이 나가고 로스타카는 재빨리 책상에 앉아 서신을 쓰기 시작했다.
아일락 후작님.
말씀하셨던 그 사람을 찾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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