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371
371
제 371화
369.
그러나 움직인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온새미로는 이동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이런 미친.’
바로 어마어마한 독 때문이었다.
온새미로는 미간을 찌푸린 채 잠시 뒤로 물러났다.
‘이 거리에서 이 정도라고?’
그리고 인간이 있는 위치를 보았다.
거리가 엄청 떨어져 있었다.
그런데 이곳에서 이런 독이라니?
‘생각보다 더 심한데?’
어째서 솔라리가 죽은 것인지 이해가 됐다.
이곳에서 이 정도라면 중심부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독이 자리 잡고 있을 것이었다.
더구나 중심부에는 독만 있는 게 아니었다.
‘이런 독에 저런 마법들이라면…….’
수많은 마법들이 존재했다.
독과 마찬가지로 마법들 역시 느껴지는 것보다 더욱 강력할 것이다.
‘하긴 이 정도가 되니…….’
온새미로는 고민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인간에게 다가가 부탁을 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인간에게 다가갈 수가 없었다.
‘기다려야 하나?’
독과 마법이 사라지길 기다려야 할까?
‘기다릴 수밖에 없구나?’
생각을 해보니 다른 방법이 없었다.
소리를 쳐 존재를 알리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인간의 상태가 어떤지 모른다.
만약 전투로 인해 흥분이 가득한 상황이라면?
말 대신 마법이 날아올 수 있다.
소멸을 각오하긴 했지만 목숨을 가볍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온새미로는 인간의 분위기를 봐가며 말을 꺼낼 생각이었다.
‘근데 뭘 하고 있는 거지?’
인간은 허공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전투의 여운이라도 느끼고 있는 것일까?
이내 인간이 땅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허공에 손을 휘젓기 시작했다.
인간의 이해 가지 않는 행동에 온새미로의 호기심은 점차 커져갔고 이내 독을 뿜어내던 용과 마법들이 사라졌다.
‘지금이면…….’
온새미로는 걸음을 옮겨 인간에게 다가갔다.
독 역시 사라져 있었다.
인간의 근처에 도착한 순간.
기척을 느낀 것일까?
인간이 흠칫하더니 뒤로 돌아섰다.
그리고 온새미로는 인간과 눈을 마주칠 수 있었다.
* * *
.
.
-솔라리의 대검
-솔라리의 신발
-스킬북 – 공간 왜곡
‘좋아.’
드랍 창을 확인한 수혁은 히죽 웃었다.
파멸의 빛, 독기 방출 등 강력한 마법들을 흡수했던 솔라리의 스킬 ‘공간 왜곡’이 드랍됐기 때문이었다.
‘이것도 전설이겠지?’
성능 자체도 사기적이었고 스킬북을 드랍한 솔라리는 귀계의 정점 중 하나였다.
중간계로 치자면 드래곤 로드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공간 왜곡은 전설 등급의 스킬북 일 확률이 매우 높았다.
‘장비도 꽤 드랍됐네.’
그뿐만이 아니다.
솔라리는 장비 아이템도 많이 드랍했다.
‘신 등급이 있을까.’
여태껏 만난 그 어떤 몬스터보다 강했던 솔라리였다.
혹시나 드랍된 아이템 중 신 등급 아이템이 있지 않을까 괜스레 기대가 됐다.
목록 확인을 끝낸 수혁은 확인을 눌러 아이템들을 습득했다.
그리고 인벤토리를 열어 바로 아이템 정보를 확인했다.
사용 시 스킬 ‘공간 왜곡’을 습득할 수 있다.
수혁이 가장 먼저 확인한 아이템은 스킬북 ‘공간 왜곡’이었다.
‘역시.’
예상대로 공간 왜곡 스킬북은 전설 등급의 스킬북이었다.
스킬북 확인을 마친 수혁은 이어 솔라리가 드랍한 장비 아이템들을 확인했다.
‘전설이네.’
아쉽게도 솔라리가 드랍한 아이템들은 전부 전설 등급이었다.
물론 세트 아이템이기도 하고 착용 조건을 보면 전설 등급 장비 중에서도 상위권에 위치한 아이템들이 분명했다.
그러나 신 등급을 기대했던 수혁이었다.
수혁은 아쉬운 표정으로 생각했다.
‘신 등급은 상자에서만 드랍되는 건가?’
여태껏 나타난 신 등급 아이템은 전부 상자에서 나타났다.
혹시나 신 등급 아이템은 상자에서만 레시피로 드랍이 되는 것일까?
‘솔라리도 드랍을 안 한 정도면…….’
바로 그때였다.
[경고!] [이름을 빼앗긴 자들의 왕 온새미로가 나타났습니다.]‘……응?’
생각에 잠겨 있던 수혁은 메시지를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도망간 거 아니었나?’
그리고 주변을 확인했다.
뒤쪽에서 수혁은 온새미로를 발견할 수 있었다.
‘크기가 자유자재인 건가.’
처음 만났을 때에는 거인이었다.
그러나 지금 온새미로는 수혁보다 살짝 작은 체구를 가지고 있었다.
“도망간 거 아니었어?”
수혁이 물었다.
온새미로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물음에 답했다.
“도망가다니? 혹시나 네가 위험에 빠지면 구해주려고 근처에 숨어서 기다리고 있었지!”
물론 근처에 숨어 있던 것은 사실이지만 위험에 빠졌다고 구해주려 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은 온새미로 말고는 알 수 없는 사실이었다.
“아, 그래?”
온새미로의 말에 수혁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무슨 일로?”
그리고 이어진 수혁의 물음에 온새미로는 생각했다.
‘바로 본론에 들어가도 되나?’
수혁의 표정은 미묘했다.
호감인지 아닌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 어차피 소멸을 각오하고 온 몸!’
이내 결심을 한 온새미로는 입을 열었다.
“부탁할 게 있어!”
“부탁?”
“응! 부디 우리들의 이름을 찾아줘!”
온새미로의 말이 끝나고 퀘스트가 나타났다.
도깨비 온새미로는 오니들에게 이름을 빼앗겼다.
이름을 빼앗긴 도깨비들은 서서히 힘을 잃어가는 중이다.
소멸을 막기 위해 온새미로는 다시 오니들에게서 이름을 되찾을 생각이다.
온새미로를 도와 이름을 되찾아라!
퀘스트 보상 : ???
* * *
삼신의 뒤집혔던 눈이 원래대로 돌아왔다.
“아아…….”
그리고 삼신이 탄식을 내뱉었다.
생각보다 빠르게 대재앙과 다섯 대귀 중 하나가 만남을 가졌다.
“솔라리가…….”
대재앙과 만난 대귀는 바로 슬레이어 솔라리였다.
삼신이 보았던 미래와 과정은 달랐지만 결과는 같았다.
솔라리는 대재앙에게 소멸당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삼신은 직후 새로운 미래를 보았다.
구룡천마의 입장에서 결코 좋다고 할 수 없는 미래였다.
“끙.”
삼신은 미간을 찌푸렸다.
바로 그때였다.
스악
구룡천마가 나타났다.
“삼신.”
구룡천마는 의아함이 가득 담긴 표정으로 삼신을 불렀다.
“별이 떨어졌어. 솔라리의 별이.”
그리고 이어진 구룡천마의 말에 삼신은 구룡천마가 찾아온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솔라리가 대재앙을 만났습니다.”
삼신은 바로 답하기 시작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대재앙을 찾아갔지요.”
“뭐? 솔라리 녀석이? 왜?”
구룡천마는 삼신의 말에 놀란 표정으로 반문했다.
솔라리의 관심사는 오로지 용과 드래곤 혹은 거대 괴물들이었다.
그런 솔라리가 인간인 대재앙을 왜 찾아갔단 말인가?
“대재앙에게 용이 있습니다.”
“아…….”
삼신의 말에 구룡천마는 탄성을 내뱉었다.
“그렇게 된 거군.”
그리고 이어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모든 게 다 이해가 됐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이는 구룡천마를 보며 삼신이 말했다.
그렇지 않아도 삼신은 구룡천마를 찾아갈 생각이었다.
말할 것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한계를 넘는 존재가 새로이 나타날 것 같습니다.”
삼신이 말하려 했던 것.
그것은 바로 한계를 넘는 존재.
새로운 대귀의 탄생이었다.
“한계를 넘어?”
구룡천마는 삼신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고 이어 물었다.
“설마 우리와 동급의 존재가 나타난다는 뜻은 아니지?”
“맞습니다.”
삼신은 구룡천마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누구야?”
“오니들에게 이름을 빼앗긴 자들의 왕입니다.”
“아아, 온새미로를 말하는 거군.”
삼신의 말에 구룡천마는 누가 한계를 넘으려는 것인지 알 수 있었다.
“하긴 녀석이라면 충분히 한계를 넘을 만하지.”
구룡천마는 온새미로와 이미 안면이 있었다.
온새미로라면 충분히 한계를 넘어 설 수 있을 것이었다.
“근데 서약이 있는 이상 아무것도 하지 못할 텐데?”
하지만 이내 든 생각에 구룡천마가 물었다.
솔라리의 힘을 빌려 오니들은 도깨비들에게 서약을 받았다.
서약으로 인해 온새미로를 포함한 모든 도깨비들은 이름을 빼앗기고 서서히 힘이 약해지고 있었다.
문제는 그 서약을 도깨비들이 없앨 수 없다는 것.
“솔라리가 죽은 이상 오니들을 처리할 놈도 없…….”
말을 이어 나가던 구룡천마는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미간을 찌푸렸다.
“설마 대재앙?”
“……예.”
삼신이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한 건 아닙니다.”
온새미로가 무조건 한계를 넘어 대귀가 되는 것은 아니다.
“두 가지 미래가 있었습니다.”
삼신이 본 미래는 2가지였다.
“대재앙과 손을 잡거나 혹은 대재앙에게 소멸당하거나.”
“흐음…….”
구룡천마는 침음을 내뱉었다.
“만약 손을 잡으면 어떻게 되는 거지?”
“온새미로의 능력을 생각한다면 오니들은 도망치지 못할 겁니다. 아마도 대재앙에 의해 멸족에 가까운 피해를 받게 되겠지요. 서약 역시…….”
삼신은 말끝을 흐리는 것으로 말을 마쳤다.
그러나 그것으로 충분했다.
“이름을 되찾게 되고 한계를 넘어선다라…….”
“만약 이후에도 대재앙의 힘을 빌려 정복을 노린다면.”
“아니.”
구룡천마는 삼신의 말을 잘랐다.
“온새미로는 귀계 정복 따위에 관심을 가질 만한 녀석이 아니야.”
“……?”
삼신은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구룡천마의 표정과 목소리에 확신이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이었다.
“새로운 뭔가가 보이면 즉시 알려줘. 대재앙, 온새미로에 관련된 일이라면 무조건.”
구룡천마가 말했다.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 삼신의 답을 들은 구룡천마는 자리에서 사라졌다.
삼신은 구룡천마가 있던 자리를 보며 생각했다.
‘온새미로와 무슨 인연이 있으신 걸까?’
오랜 시간 구룡천마의 밑에 있었다.
하지만 지금처럼 확신에 가득 찬 구룡천마의 표정과 목소리는 본 적이 없었다.
삼신은 눈을 감았다.
그리고 명상에 들어갔다.
언제 찾아올지 모를 미래를 보기 위해.
* * *
“허.”
장경우는 탄성을 내뱉었다.
“솔라리가 찾아갈 줄이야.”
전혀 예상치 못했다.
“대귀를 이렇게 빨리 잡으면…….”
장경우는 키보드를 두들겼다.
그러자 모니터에 수혁의 퀘스트가 주르륵 나타났다.
“금방 돌아가겠는데?”
수혁이 귀계에 온 것은 오로지 퀘스트 때문이었다.
“도서관의 존재도 모르니.”
거기다 구룡천마가 짓고 있는 도서관의 존재를 수혁은 모른다.
아마도 퀘스트를 완료하면 중간계로 돌아갈 것이다.
“이름 찾기 퀘스트를 끝까지 진행하지는 않겠지?”
현재 수혁은 퀘스트 ‘이름 찾기’를 진행 중이었다.
이름 찾기는 귀계에 있는 메인 퀘스트들 중 하나였다.
“그래, 귀찮은 걸 싫어하니까.”
여태껏 보아온 수혁은 귀찮은 것을 싫어했다.
이름 찾기의 연계 퀘스트들은 난이도도 난이도지만 매우 귀찮다.
아마도 진행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근데 만약 진행하면…….”
그러나 혹시라는 것이 있었다.
만에 하나 수혁이 진행을 한다면?
“신 등급이 3개가 되는 건가…….”
귀계에도 당연히 신 등급 아이템이 있다.
그리고 이름 찾기의 마지막 연계 퀘스트의 보상이 바로 신 등급 아이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