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491
491
제 491화
489.
세계 지도 창에 ‘마왕성’이란 단어가 나왔다.
‘생각보다 빨리 찾았네.’
수혁은 풍에게 말했다.
“풍아, 동쪽으로 쭉 가다 보면 성이 하나 보일 거야. 거기로 가자.”
풍은 수혁의 말에 바로 방향을 돌렸다.
그리고 얼마 뒤 수혁은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목적지에 도착한 수혁은 조금 당황했다.
‘성이 아닌데?’
성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잘못 온 것은 아니다.
세계 지도 창에는 분명히 현재 위치에 마왕성이 있다고 쓰여 있었다.
‘설마 저 동굴이?’
거대하다는 말로 부족할 정도로 큰 산맥에 거대한 동굴이 보였다.
혹시 동굴이 마왕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빠, 어떻게 해요?
풍이 물었다.
“일단 동굴 앞으로 내려가자.”
수혁은 풍에게 말했고 풍은 바로 하강했다.
“잠시 돌아가 있자.”
-네, 아빠!
이내 지상에 도착한 수혁은 풍을 역소환시켰다.
그리고 바로 동굴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얼마 뒤 동굴로 진입한 순간.
[8마계 마왕성에 입장하셨습니다.]메시지가 나타났다.
‘진짜네.’
예상과는 다른 마왕성의 모습에 수혁은 암운과 암화를 소환했다.
“어둠의 자식, 어둠의 자식.”
그리고 암운과 암화에게 말했다.
“안쪽에 마왕이 있을 거야.”
“마왕이요?”
수혁의 말에 암운이 놀란 표정으로 반문했다.
암화는 암운의 놀란 반응에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팔꿈치로 옆구리를 후려쳤다.
“큽! 왜?”
암운은 짧게 비명을 내뱉고 물었다.
“마왕을 죽이면 되는 겁니까?”
암화는 암운의 말을 무시하며 수혁에게 물었다.
“죽일 수 있겠어?”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상대해야 될 이가 마왕이었다.
그런데 일말의 고민도 없이 죽이면 되냐는 이야기가 나올 줄 예상 못 한 수혁은 암화에게 되물었다.
“혼자서는 힘들겠지만…….”
암화는 말끝을 흐리며 동굴 안쪽을 보았다.
그리고 다시 수혁을 보며 이어 말했다.
“암운과 함께라면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래?”
강한 것은 알지만 그 한계를 모르고 있는 수혁이었다.
‘한번 확인해봐야겠네.’
원래는 암운과 암화에게 마왕을 찾아달라고 하려 했다.
그러나 이번 기회에 한계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생각을 마친 수혁은 입을 열었다.
“그러면 한번 해보자.”
어차피 암운과 암화는 죽지 않는다.
기운이 다 된다고 해도 이세계로 역소환될 뿐이다.
암운과 암화가 실패하면 그때 나서면 된다.
수혁의 말에 암운과 암화가 앞장서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잔챙이들이 다가오고 있네요. 정리 좀 하고 올게요.”
얼마 뒤 암화가 말했다.
그리고 빠르게 앞으로 뛰어나갔다.
암화가 앞으로 뛰어나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드랍 창이 나타나더니 끊임없이 갱신되기 시작했다.
동굴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암화의 공격이 화려하기 때문일까?
전투 소리가 어마어마했다.
‘더 몰려올 것 같은데.’
이 소리를 듣고 더 많은 몬스터가 몰려오지 않을까 싶었다.
“가자!”
암화의 말에 걸음을 멈췄던 수혁은 암운에게 말하며 암화가 향한 방향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 * *
거대한 나무.
나무에는 보라색 열매가 수없이 매달려 있었다.
그리고 나무 근처에는 열매보다 더 많은 수의 마족들이 고치에 묶여 천장에 매달려 있었다.
8마계의 지배자이자 파괴의 마왕 타란브니스는 입맛을 다시며 나무로 다가갔다.
“호호호홍.”
그리고 콧소리와 함께 나무에 달려 있는 열매를 따 입으로 가져갔다.
“아아, 달콤해.”
열매를 먹은 타란브니스의 표정에 황홀함이 나타났다.
“역시 마기를 잔뜩 머금은 에베니스가 최고야.”
현재 에베니스는 주변에 있는 마족들의 마기를 잔뜩 흡수한 상황이었다.
맛도 맛이지만 몸에 쌓이는 마기 때문에 절로 웃음이 나왔다.
타란브니스는 계속해서 에베니스를 먹기 시작했다.
그렇게 열려 있는 모든 에베니스를 먹은 타란브니스는 그대로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리고 에베니스를 통해 흡수한 마족들의 마기를 자신의 기운과 동화시키기 시작했다.
얼마 뒤 동화를 끝낸 타란브니스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마족들에게 다가갔다.
마족들은 얼굴을 제외하고 고치에 꽁꽁 묶여 있었다.
“으음, 한 달 정도면 교체해야겠네.”
타란브니스는 침음을 내뱉으며 중얼거렸다.
양분이 되고 있는 마족들의 피부는 처음과 비교해 어마어마하게 푸석해진 상황이었다.
앞서 양분이 되었던 마족들의 상태를 생각하면 길어야 한 달이었다.
한 달 뒤에는 새로운 마족들로 바꿔야 하는 것이다.
“아직 양분으로 쓸 수 없는데…….”
타란브니스는 미간을 살짝 좁혔다.
전에 양분으로 쓰던 마족들은 다시 양분으로 쓰기 위해 회복을 시키고 있었다.
그러나 아직 충분히 회복되지 않았다.
“다시 사냥을 해야 하나.”
수많은 마족을 포획했다.
하지만 아직도 8마계에는 많은 마족이 남아 있다.
조만간 양분으로 쓸 마족 사냥에 나서야 할 것 같았다.
바로 그때였다.
“응?”
타란브니스는 미간을 찌푸렸다.
마왕성에 누군가 침입했다.
“셋……?”
침입자의 수는 셋이었다.
그중 둘은 아주 맛있어 보이는 기운을 가지고 있었고 또 다른 하나는 몸이 짜릿할 정도로 엄청난 기운이 느껴지고 있었다.
“마치 녀석 같은걸.”
짜릿한 기운에 타란브니스는 미소를 지었다.
오래전 혈투를 벌였던 존재가 떠올랐다.
며칠 간의 전투로도 결판이 나지 않았던 전투.
타란브니스는 침입자들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
침입자들에게 다가가던 타란브니스는 인상을 구겼다.
힘들게 낳은 자식들이 죽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타란브니스는 속도를 올렸다.
그리고 얼마 뒤 침입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인간?”
침입자들의 정체를 확인한 타란브니스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도망을 친 마족들 중 특히 강한 녀석들이 온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마족들이 아니었다.
‘어떻게 온 거지?’
타란브니스는 인간들이 어떻게 8마계에 나타난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바로 그때였다.
달콤한 기운을 머금고 있는 두 인간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이 둘로도 충분하다는 건가?’
타란브니스는 살짝 화가 났다.
짜릿함을 느끼게 해준 인간은 가만히 서 있을 뿐이었다.
지금 다가오고 있는 남자 인간과 여자 인간만으로도 자신을 상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그때 그 녀석도 그랬지.’
타란브니스는 화를 가라앉혔다.
‘보여 주마, 내 힘을!’
* * *
“으아아아앗!”
암운이 기합을 내뱉으며 어둠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두손검을 휘둘렀다.
타란브니스는 두손검을 향해 실을 뿜어냈다.
그러나 이미 8개의 다리 중 온전한 다리가 1개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많은 부상을 당한 타란브니스였다.
실의 힘은 약했고 두손검은 그대로 실을 가르며 타란브니스에게 작렬했다.
그리고 이내 메시지가 나타났다.
[파괴의 마왕 타란브니스가 죽음을 맞이했습니다.]“이야…….”
수혁은 감탄을 내뱉으며 생각했다.
‘진짜 잡을 줄이야…….’
암화의 말은 사실이었다.
비록 20분이나 걸리긴 했지만 암화와 암운은 결국 8마계의 마왕이자 파괴의 마왕 타란브니스를 잡아냈다.
암운의 두손검 그리고 암화의 마법에 무수히 많은 상처를 입은 채 죽음을 맞이한 타란브니스.
타란브니스를 보던 수혁은 드랍 창을 확인했다.
‘역시.’
드랍 창을 확인한 수혁은 미소를 지었다.
무수히 많은 아이템이 드랍됐고 예상대로 파괴의 정이 드랍되어 있었다.
“고생했어.”
수혁은 암운과 암화에게 다가가 말했다.
“아니에요. 아직 잔챙이들이 남아 있는데 정리하고 올게요.”
암화는 암운과 함께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수혁은 암화와 암운의 뒷모습을 보다가 드랍된 아이템들을 습득했다.
그리고 퀘스트 창을 열어 직업 퀘스트 ‘파괴의 정’을 완료했다.
[직업 퀘스트 ‘파괴의 정’을 완료하셨습니다.] [파괴의 정이 사라집니다.] [봉인의 조각 – 파괴를 획득합니다.]완료를 하자 퀘스트 ‘배덕의 정’과 마찬가지로 봉인의 조각을 주었고 수혁은 아이템 정보를 확인했다.
[교환불가]
??? (아직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습니다.)
역시나 제대로 된 정보가 나와 있지 않았다.
그러나 이미 크라스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수혁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인벤토리를 닫았다.
그리고 이어 8마계 메인 퀘스트 ‘파괴의 마왕 타란브니스’를 확인했다.
8마계의 마왕 타란브니스.
파괴의 마왕이자 거미 여왕인 타란브니스는 8마계 마족들을 양분 삼아 자식들을 키우고 있다.
8마계 마족들을 타란브니스에게서 구원하라!
퀘스트 보상 : ???
‘타란브니스만 죽여서 되는 게 아니네.’
9마계와 마찬가지로 잡혀 있는 마족들을 전부 구출해야 하는 것 같았다.
‘이건 맡기자.’
수혁은 연중과 사냥왕에게 마족 구출을 맡기기로 결정했다.
타란브니스도 죽었으니 진행함에 문제도 없을 것이었다.
생각을 마친 수혁은 연중에게 귓속말을 보냈다.
타란브니스의 죽음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 * *
“어떻게 하죠?”
“으음…….”
연중이 물었고 사냥왕은 침음을 내뱉었다.
현재 연중과 사냥왕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중간중간 텀이 너무 긴 게 문제네요.”
사냥왕이 말했다.
“그러게요.”
연중과 사냥왕은 빛의 대회에서 수혁이 우승하는 것을 보기 위해 마계로 가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결승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었다.
“텀도 기니까 중간중간 왔다 갔다 하면서 완료할까요?”
“이동 시간이 너무 길지 않을까요?”
문제는 이동 시간이었다.
아무리 빠른 탈 것을 구한다고 하더라도 8마계에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이 너무 길었다.
본선부터 결승 사이의 텀이 길다고 하더라도 이동 시간을 생각하면 얼마 진행도 하지 못하고 돌아와야 한다.
“아니면 그냥 결승만 볼까요?”
연중이 물었다.
어차피 목적은 수혁의 우승을 보는 것이었다.
“음…….”
사냥왕은 연중의 물음에 침음을 내뱉었다.
솔직히 말하면 사냥왕은 수혁의 본선을 전부 직접 보고 싶었다.
수혁이 어떤 식으로 본선을 통과할지, 그로 인한 유저들의 반응, 현장 분위기 등이 너무나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바로 그때였다.
“……?”
어떻게 답을 할까 고민하던 사냥왕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답을 기다리던 연중의 표정에 갑자기 변화가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귓속말이나 메시지 때문임이 분명했다.
“무슨 일 생기셨나요?”
사냥왕은 연중에게 물었다.
“그게…….”
연중은 말끝을 흐렸다.
“수혁이가…….”
말끝을 흐린 연중은 수혁에게서 온 귓속말을 보았다.
-수혁 : 마왕 잡았어.
-수혁 : 퀘스트가 완료 안 되는 걸 봐서 아마 다른 지역에 잡혀 있는 마족들도 구출해야 하는 것 같아.
-수혁 : 아, 마족들 고치에 묶여서 나무에 매달려 있더라.
몇 시간 전 8마계로 떠난 수혁이었다.
그런데 벌써 마왕이 잡혔다.
귓속말을 보던 연중은 고개를 들어 사냥왕에게 말했다.
“수혁이가 타란브니스를 잡았다네요.”
“……예? 벌써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