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521
521
제 521화
519.
시야에 들어오는 모든 문이 반투명하게 변해 있었다.
수혁은 주변을 둘러보며 진짜 문을 찾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수혁은 미소를 지었다.
다른 문들과 달리 선명한 문이 보였다.
수혁은 선명한 문을 향해 다가갔다.
얼마 뒤 문 앞에 도착한 수혁은 바로 문을 열었다.
문에서 새하얀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메시지가 나타났다.
[진짜 문을 찾으셨습니다.] [문을 통해 다음 관문으로 가실 수 있습니다.]메시지를 본 수혁은 빛이 가득한 문 안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안으로 들어가자 언제 그랬냐는 듯 빛이 사라졌다.
수혁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두 번째 관문은 텅 빈 공동이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수혁은 메시지를 확인했다.
[환상의 길 – 두 번째 관문에 입장하셨습니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십시오.]메시지를 본 수혁은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과의 싸움?’
바로 그 순간.
스아악!
공동 중앙에 마법진이 나타났다.
[분신들의 스텟은 본체의 30%입니다.] [장비 아이템의 효과는 받지 않습니다.]그리고 이어 나타난 메시지에 수혁은 의아함을 풀 수 있었다.
‘분신!’
자신과의 싸움이라기에 뭔가 했더니 바로 분신이었다.
수혁은 마법진을 주시했다.
‘셋이나?’
마법진에서 소환되고 있는 분신의 수는 총 셋이었다.
‘셋밖에라고 해야 하나?’
처음에는 많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스텟이 30%밖에 되지 않았고 장비 아이템의 효과를 받지 못한다는 것을 생각하니, 적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혁은 분신들이 소환되길 기다리며 생각했다.
‘얼마나 닳나 확인해볼까.’
문득 궁금해졌다.
장비 효과를 받지 못하며 스텟 30%의 분신이 공격할 경우 생명력이 얼마나 닳을지.
[분신 소환이 완료되었습니다.]이내 메시지가 나타났다.
메시지를 본 수혁은 분신들을 보았다.
스악 스악 스악
분신들은 소환됨과 동시에 마법을 시전하기 시작했다.
파이어 스피어, 아이스 스피어, 다크 스피어 등 수많은 마법이 나타났다.
‘뭐야, 환상 속성만 사용할 수 있는 거 아니었나?’
당연히 분신들 역시 환상 속성 마법만을 사용할 줄 알았던 수혁은 상당히 당황스러웠다.
이내 분신들의 마법이 수혁을 향했다.
수혁은 생명력을 주시하며 마법을 맞이했다.
‘역시…….’
깎이는 생명력을 확인한 수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장비가 없으니 약하네.’
그렇지 않아도 스텟 차이가 어마무시했다.
그런데 장비 효과까지 받지 못해 분신들의 마법은 너무나 약했다.
이대로라면 몇 시간이나 버틸 수 있을 것 같았다.
“환상 폭발.”
[분신이 죽었습니다.]확인을 끝낸 수혁은 분신들을 향해 공격을 시작했다.
“일루전 스피어.”
[일루전 스피어의 쿨타임이 초기화되었습니다.] [분신이 죽었습니다.]마법 한 번에 하나씩.
“일루전 스피어.”
[분신이 죽었습니다.]분신들은 죽음을 맞이했다.
[모든 분신이 죽었습니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셨습니다.]그리고 마지막 분신이 죽고 5초도 지나지 않아 추가로 메시지가 나타나며 반대편 벽에 세 번째 관문으로 이어진 통로가 나타났다.
수혁은 걸음을 옮기며 분신들이 있던 곳을 보았다.
‘잘 죽네.’
그렇지 않아도 공격 스킬이 적은 환상 속성이기에 혹시나 한두 번에 죽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을 했던 수혁이었다.
이내 통로에 도착한 수혁은 통로를 따라 걸음을 옮겼고 워프 마법진을 발견할 수 있었다.
‘다음은 어떤 관문이려나.’
수혁은 곧장 워프 마법진 위로 올라갔다.
* * *
“빠르다. 빨라.”
장경우는 모니터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설마 했는데 진짜로 3개나 할 줄이야.”
현재 장경우가 보고 있는 것은 수혁의 행보였다.
수혁은 물의 길을 시작으로 환상의 길을 통과하고는 현재 바람의 길을 진행 중이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물의 길을 끝내고 환상의 길을 가기 전 암당의 대학살도 막아버렸다.
“그런 식으로 끝날 줄이야…….”
수혁이 카탈룬에서 보여준 상황을 떠올린 장경우는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대학살이 그렇게 끝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던 장경우였다.
장경우는 키보드를 두들겼다.
그러자 흑월과 암당의 상황이 모니터에 주르륵 나타나기 시작했다.
“잠잠하네.”
암당에서는 수혁 때문에 게림 공국에서 진행하려 했던 모든 계획을 접었다.
그리고 상황을 살피고 있었다.
하기야 마탑에 있던 수혁이 갑자기 게림 공국에 나타났으니 당황했을 것이다.
“에리멘은 얼마나 진척됐으려나.”
장경우는 수련을 하고 있는 에리멘의 상태를 확인했다.
“얼마 안 남았네.”
수련의 끝이 보이고 있었다.
장경우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고민했다.
“조금 늘릴까…….”
에리멘의 수련이 끝나는 순간 흑월에서는 힘을 모아 수혁을 공격할 것이다.
그러나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장경우는 알고 있다.
지금 흑월에서 힘을 모아 공격해봤자 수혁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이대로 내버려 둔다면 흑월에서는 크나큰 피해를 입을 것이다.
많은 이들이 죽을 것이고 기획했던 스토리가 대폭 수정될 것이다.
막는 방법은 에리멘의 수련이 끝나는 시간을 늘리는 것.
“으음…….”
장경우는 침음을 내뱉었다.
한동안 고민하던 장경우는 이내 고민을 끝냈다.
“아니야, 어차피 차원 도서관이랑 연관되어 있는 이상…….”
수혁이 차원 도서관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흑월의 보스인 크라스를 잡아야 한다.
크라스를 잡기 전까지 수혁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즉, 장경우가 에리멘의 수련 시간을 늘린다고 해도 부딪힘을 막는 것엔 한계가 있다.
“오히려 빨리 끝내는 게 나을 수도 있지…….”
그리고 생각을 해보니 오히려 전투가 벌어지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주요 인물들이 죽으니 당연히 스토리가 단축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수혁이 잔당 처리까지 진행할 경우의 이야기였다.
수혁이 과연 잔당 처리를 할까?
장경우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잔당 처리는 오로지 유저들에 의해 진행될 것이다.
거기다 잔당이라고 유저들에게 쉽게 잡히는 것도 아니다.
즉, 지금 만들고 있는 차후 스토리까지 충분히 버틸 것이다.
고민을 끝낸 장경우는 그대로 내버려 두기로 결정을 내렸다.
그리고 다시 키보드를 두들겨 수혁의 상황을 확인했다.
“벌써 끝이야?”
어느새 수혁은 바람의 길 마지막 관문인 라피드의 분신과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 * *
[라피드의 분신[바람]이 소멸되었습니다.] [바람의 길 – 여섯 번째 관문을 통과하셨습니다.] [바람의 길 – 보상의 방으로 워프합니다.] [바람의 증표를 획득합니다.] [보상 상자를 선택해주십시오.] [획득 가능한 상자 : 1]보상의 방에 도착한 수혁은 바로 상자를 확인했다.
‘이번에도?’
공격, 방어, 범위 3가지가 보였다.
수혁은 바로 범위 상자 앞으로 다가갔다.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범위 상자를 획득하시겠습니까?] [바람의 수정 – 범위를 획득합니다.] [바람의 수정 – 범위를 사용하셨습니다.] [영구적으로 바람 속성 스킬 범위가 5% 증가합니다.]상자를 획득한 후 수혁은 바로 개봉했고 수정을 사용했다.
그리고 워프 마법진을 통해 바람의 마탑으로 돌아갔다.
바람의 마탑에 도착한 수혁은 마탑장 하디락의 방으로 향했다.
“하하하, 자네 엄청나군!”
바람의 마탑장 하디락이 껄껄 웃으며 수혁을 반겼다.
“이거이거 조만간 중앙 마탑장님으로 호칭이 바뀌겠구만!”
“…….”
수혁은 하디락의 말에 말없이 미소를 지었다.
“한 가지 궁금한 게 있는데…….”
하디락이 말끝을 흐렸다.
그리고 잠시 수혁의 눈을 빤히 쳐다보고는 이어 말했다.
“남은 길들도 바로바로 도전할 생각인가?”
“예.”
수혁은 하디락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내가 도움을 줄 수 있겠군.”
“……?”
하디락의 말에 수혁은 의아해했다.
“자네도 알고 있겠지만 마탑의 길에 도전하는 자는 없었다네. 오랜 시간!”
수혁의 의아한 표정에 하디락은 씨익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서 준비하는 데 오래 걸렸던 것이지.”
마탑장이라는 위치에 올라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도전할 이유가 없었다.
중앙 마탑장이 되기 위해서는 모든 마탑의 길을 통과해야 하는데 불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자네는 달라.”
수혁을 바라보는 하디락의 눈동자가 반짝였다.
“자네라면 모든 길을 통과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드네. 남은 길 중 하나를 내가 준비해주겠네.”
하디락이 말을 마쳤다.
“……!”
그리고 수혁은 하디락의 말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왜?’
전혀 예상치 못한 이야기였기 때문이었다.
“도와주시려는 이유를 여쭐 수 있을까요?”
궁금했다.
어째서, 무슨 이유로 하디락이 자신을 도우려는 것인지.
“하하, 당연히 중앙 마탑장님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지!”
하디락은 수혁의 물음에 다시 한번 껄껄 웃으며 답했다.
“농담이네.”
그리고 웃음을 멈춘 하디락이 진지함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
“요즘 내가 느낀 게 있다네.”
수혁은 하디락의 말을 경청했다.
“독산, 로스탱, 암당 등 대륙에 뭔가 엄청난 일이 생길 것 같단 말이지. 그것도 좋지 않은…….”
최근 들어 대륙에는 수많은 혼란이 찾아왔다.
웬만한 국가 이상의 권력과 강함을 가지고 있는 마탑이었지만 안전하다고 할 순 없었다.
“그 엄청난 일을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기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네. 많은 사람이 우리를 기둥이라고 말하지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하네.”
흔히 마탑에는 10개의 기둥이 있다고 한다.
각 마탑의 마탑장들이 바로 그 기둥이었다.
그러나 하디락은 진짜 기둥은 자신들이 아니라 생각했다.
“코단 같은 녀석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지.”
바로 배신자 ‘코단’같은 이가 또 있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디락이 생각하는 진정한 기둥.
“진정한 기둥은 대마도사 라피드 님 이후 한 번도 없었던 중앙 마탑장이라고 생각하네.”
그 기둥은 바로 중앙 마탑장이었다.
“자네라면…….”
말끝을 흐리며 하디락은 수혁을 빤히 쳐다보았다.
그리고 이어 말했다.
“충분히 기둥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네.”
“……감사합니다.”
수혁은 하디락의 말에 감사를 표했다.
“무슨 길에 도전할 생각인가?”
하디락이 다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어둠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알겠네, 날짜가 나오면 빛의 마탑으로 서신을 보내도록 하겠네.”
“예.”
수혁은 하디락의 말에 답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인사한 뒤 마탑에서 나와 독의 마탑으로 향했다.
‘생각보다 더 빨리 깰 수 있겠는데?’
남은 마탑의 길은 5개.
하디락이 도와준다면 예상보다 빠르게 중앙 마탑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내 독의 마탑에 도착한 수혁은 파비앙을 만났다.
“왔구나! 어디 다친 곳은?”
파비앙은 수혁을 반기며 몸 이곳저곳을 확인했다.
혹시나 다치지 않았을까 파비앙의 눈동자에는 걱정이 가득했다.
하기야 한 곳도 아니고 무려 세 곳이었다.
수혁의 강함을 알고 있는 파비앙이었지만 마탑의 길 역시 위험했다.
걱정하는 게 당연했다.
수혁은 파비앙의 걱정 서린 목소리에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무사히 통과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