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125)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125화
78. 신나는 탐험 준비(2)
큰누나는 일단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진짜 사고 치러 간다고?”
“응. 사고 치러.”
“…….”
우르르 찾아와 대뜸 파동 분석 장비부터 내민 우리가 참, 정말로 어이없어 보인다는 눈빛.
“……하기야. 내가 지적할 건 아니다.”
큰누나는 화려했던 학부 시절을 떠올리는 것 같았다.
암.
적어도 우리는 아직 발끝도 못 따라가지.
페스타 도중에 텔레포트 게이트를 열어서 공간 하나를 저기 북부에 통째로 옮겨 놓았으니까.
일단 어니스트가 대표로 나서서 대략적인 설명을 해 주었다.
“흠. 제한 구역에 사울 행스턴이 설계한 건물이 있는데, 거기서 파동이 기록됐다? 아무것도 없어야 할 곳에?”
“네!”
“그거 흥미롭네. 좋아.”
큰누나는 발명가.
그래서 새로운 것에 늘 관심을 보인다.
“이 파동, 흥미로운데. 누가 기록한 거야?”
“저, 저요!”
어니스트는 탐사하자며 자신만만하게 말하던 모습이 무색하게도 큰누나 앞에서 잔뜩 긴장하고 있었다.
따지고 보면 나한테나 큰누나지, 얘들 앞에서는 어마어마한 거물이다.
마법학부 역사상 최고의 재능인 데다 큰누나의 작품들이 현재 제국 곳곳에서 쓰이고 있다.
서른도 안 된 나이에 제국 최고 훈장 후보로 오를 정도니 말 다 했지.
“흐음. 너구나? 그 탐사에 재능 있다던 그 친구? 어니스트 딜런, 맞지?”
“네! 맞습니다!”
“대단한걸. 그 나이에 마력 파동 분석기까지 사용할 줄 알고. 단순히 작동시킨다고 파동 수집이 가능한 게 아닌데.”
큰누나의 칭찬에 어니스트는 당장이라도 날아갈 것처럼 기뻐했다.
녀석, 확실히 재능이 있다니까.
“음, 분석이 좀 필요할 것 같은데.”
“얼마나 걸릴까요?”
레일라의 물음에 큰누나는 잠시 고민하다 손가락 세 개를 펼쳐 보였다.
“3일이요? 되게 빨리 되네요.”
큰누나는 무슨 소리냐며 미간을 좁혔다.
“3일? 30분이면 충분해.”
“네에?”
모두가 놀랐다.
나도 조금은 놀랐다.
마력 파동 쪽에 상세한 지식이 있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으니까.
다만 분석하는 사람이 우리 큰누나다.
“나도 처음 보는 형질이지만 유사 형질과 대조하면서 결론을 내릴 수 있어. 확실지는 않아도, 이 파동의 근원은 대략적으로 추측할 수 있지. 앉아서 기다려. 아무거나 만지지 말고.”
“네에!”
그리고 큰누나가 안쪽으로 들어가자마자 프리실라가 멍하니 중얼거렸다.
“언니 진짜 멋있다…….”
레일라도 아마 저 대사 했던 것 같은데.
“나도 마법에 재능이 있었으면 분명히 언니를 롤모델로 삼았을 거야.”
“맞아. 나도.”
이거, 어깨가 하늘로 치솟을 것 같은데.
그렇게 30분이 채 지나지 않아 큰누나가 나왔다.
표정을 보니 뭔가 알아낸 것 같다.
“우리 친구들? 여기 좀 모일까?”
큰누나는 연구실 중앙 책상에 분석 자료들을 늘어 놓았고, 우리는 그 책상을 중심으로 둥글게 모였다.
“일단, 결론부터 말할게. 어니스트? 네 추측이 맞았어. 안에 무언가 분명히 있어.”
“진짜요?”
“그래. 그리고 심상찮아.”
큰누나는 자료들을 가리켰다.
“여기 있는 이 파동들은 어니스트 네가 수집한 파동과 유사한 종류들이야. 물론, 모두 일치하진 않지. 그래서 조금이라도 애매한 걸 제외하고…….”
이어지는 설명에 레일라와 프리실라가 어질어질하다는 표정이다.
못 알아듣겠다는 뜻이다.
그래도 결론에 다다라서는 알아듣기 편한 문장이 나왔다.
“결론. 안에 커다란 무언가가 있어.”
“커다란 무언가?”
“응. 이런 형질의 파동은 거대한 마력을 품은 물체에서 나오지. 보통의 경우는 말이야. 파동을 아주 간신히 수집했다고 했지? 내 생각엔, 안에서 나오는 이 파동을 감추려고 했던 것 같은데.”
큰누나는 해석도 덧붙였다.
“물론 감추려 했던 게 사울 행스턴인지…… 아니면 안에 있는 누군가인지는 알 수 없지.”
그렇다는 건-
“뭔지 몰라도 안에 뭔가 있긴 하고, 이 마력 파동을 감추려 하는 거구나.”
“그래. 정리하자면 그렇지. 음…… 일단 내가 알기로 사울 행스턴이 연구실로 쓴 그곳엔 사람이 없어.”
“큰누나도 알아봤어?”
“예전에. 나도 제한구역 심심하면 드나들었거든. 뭐, 어니스트처럼 전문적인 친구 하나 있었으면 더 깊이 들어갔을 테지만.”
역시 큰누나다.
“아무튼 그 큰 무언가가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사울 행스턴과 관련이 있는 거라면 그야말로 엄청난 발견이 되는 거겠지. 사울 행스턴의 마력이 담긴 걸 수도 있고, 혹은 강력한 마력을 품은 물건일 수도 있고.”
나는 마력 집약체일 가능성은 없을지 고민해 봤지만, 아무래도 아니라는 결론이 나왔다.
그랬다면 내가 제한 구역에 들어갔을 때 조금이라도 낌새를 챘을 테니까.
하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탐사할 가치는 충분하다.
사울 행스턴이니까.
전설적인 마법사이며, 제자를 남기지 않아 그 비전 마법마저 소실된 상태.
“그런 의미에서 일단…… 너희를 말릴 수는 없어 보이는데. 맞지?”
그야 뭐.
우리는 대답하는 대신 그냥 웃기만 했다.
큰누나는 그럴 줄 알았다는 얼굴이다.
“그래. 그럴 것 같았어. 내가 막아도 어떻게든 가겠지. 그 나이엔 다들 그러거든. 그러니까 차라리 이렇게 하자. 위험 감지되면, 바로 빠져나오는 걸로. 약속해야 해.”
모두가 기다렸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도 그렇다.
성 아이마르 때처럼 어쩔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면, 빠져나오는 게 맞다.
“데인. 꼭 그래야 해.”
“응. 그럴게.”
“그리고 혹시 모르니까 이걸 가져가.”
큰누나가 건넨 건 스크롤이었다.
“위험하면 지체 말고 찢어. 바로 여기로 이동될 거야. 단, 페널티가 있어. 강제로 급하게 이동시키는 만큼 몸과 마력에 충격이 좀 있을 거고. 하지만 죽는 것보다는 낫겠지?”
“그럼.”
어니스트는 스크롤을 받아들고 얼떨떨한 모습이다.
“이 귀한 스크롤을 네 장이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참고로 찢어서 사용하는 스크롤, 특히 텔레포트 스크롤은 무척이나 비싼 물건이다.
사용처와 효과가 확실하고, 텔레포트 자체가 엄청나게 어려운 마법이기 때문.
“감사는 무슨. 데인 친구들인데.”
큰누나는 쿨하게 손을 휘휘 내저었다.
“가기 전에 계획 꼭 말하고. 어련히 잘하겠지만, 그래도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도 있을지 모르니까.”
당부도 잊지 않았다.
“명심해. 제한구역 출입은 정학감이야. 정학 2회는 무조건 퇴학이고. 무슨 말인지 알지? 참작의 여지가 없어.”
살벌하지만 그래서 더 탐사하고 싶다.
아무래도 이건 큰누나를 닮은 모양.
“네! 명심할게요.”
“좋아. 그리고…… 돌아와서는 뭘 알아냈는지 알려 주기다?”
큰누나도 얻는 게 있어야 하는 법.
물론 그런 걸 바라고 우리에게 호의를 베푼 건 아니겠지만, 당연히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나저나.
큰누나가 예전에 사고뭉치여서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 * *
우리는 작전 개시일을 이틀 뒤로 잡았다.
그사이 어니스트는 인원수에 맞춰 탐사 장비를 배분했고, 적절하게 사용 가능한 배낭도 준비했다.
나와 레일라, 프리실라는 그래서 뭔가 준비할 물건은 없었다. 무기야 언제든 뽑아 들 수 있고, 프리실라야 신성력을 발휘하는 데 뭔가 필요한 건 아니니까.
대신 계획을 다시 한번 점검했다.
“여기, 잠입 루트는 이곳이야. 경비병들은 2시간 교대 근무야. 교대 과정에서, 그러니까 여기 이 건물에서 이 건물로 이동할 때 약간의 시야 공백이 발생해. 우리는 그 틈에 움직이는 거지.”
“그다음은?”
“여기서부터는 추적 방지 가루를 반드시 뿌리면서 이동하고, 여기 도착해서는…… 우리의 드래곤이 나서야겠지?”
“끼륵!”
말이 나오기 무섭게 튀어나오는 카르나스.
이번에도 카르나스의 존재는 필수적이다.
접근 자체야 가능하지만, 안으로 들어가는 건 다른 문제.
두툼하게 두른 마력 방벽을 흔적 없이 녹이기 위해선 카르나스의 불길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니까 넷이 아니라 다섯이서 수행하는 작전인 셈.
“플랜 B도 준비하자. 상황이 틀어졌을 때를 대비하는 거야. 스크롤을 무작정 찢기보다는, 상황별로 행동지침을 가정해 보는 거지.”
“좋아.”
내 제안에 어니스트는 빠르게 퇴로를 체크하고, 필요하면 재잠입을 할 수 있는 루트도 고민했다.
이런 가운데 계획은 서서히 완성되어 갔고-
“이제 됐다.”
우리는 출발 전날, 마침내 계획을 모두 짤 수 있었다.
“자. 다시 말할게. 여기 이곳, 남측에서 접근하는 거야. 경비병이 순찰 구역을 옮길 때.”
“좋아.”
“이동 후에는 카르나스가 빠르게 방벽을 녹이고, 우리는 그 사이로 들어가는 거지. 그리고는…… 여기, 지하실로 향하는 문을 여는 거야.”
이다음부터는 내부 탐사가 시작된다.
내부 탐사 계획은 어니스트의 손에 전적으로 맡기기로 했다.
“일단 파동의 진원지는 지하 2층으로 추정하고 있어. 우리는 일단 지하 1층으로 진입해서 지상 1층과 2층까지의 안전을 조심스럽게 확보하는 게 우선이야. 혹시 사람이 있다면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할 테니까.”
“감지는 내가 할게. 들어가면 알 수 있어.”
고대 마력 덕택에 감지는 내 몫.
“레일라는 후위를 봐 줘. 그리고 프리실라는 우리들보다는 기습에 취약하니까 항상 중간에 있고.”
호위는 레일라와 어니스트의 몫.
다만 실내인 만큼 기존에 어니스트가 연습한 장궁은 좀 어렵고, 대신 단궁을 준비했다.
“어렵지 않아. 일단 이번에는 엄호한다는 생각으로만 쏴.”
“오케이. 알았어.”
이제 마지막.
“시나리오는 두 개야. 파동의 진원을 문제없이 확인하는 경우. 이후에는 들고나올 수 있거나 기록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겠지.”
이게 첫 번째.
“나머지 하나는 만약에, 정말 만약에 사람이 있을 경우.”
“그럼?”
“일단 안 들키는 게 최우선이야. 어떤 녀석들인지 모르니까.”
일단 최우선은 안 들키는 것.
들키면 스크롤부터 찢어야 하는데, 솔직히 그런 상황은 최악의 상황이다.
“상황을 봐서 움직이자. 그때그때 유연하게. 만약 어쩔 수 없이 상대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우리가 최대한 안전한 방향으로.”
어니스트가 동의했다.
“며칠 지켜본 결과 드나드는 사람은 없었지만, 혹시 모르지. 뭔가 소리가 계속 들려왔으니까.”
결론은 나왔다.
은밀하게 접근해서, 안의 상황을 확인하고, 파동의 진원을 확인한 뒤, 필요하면 기록하거나 들고나온다.
여기에 하나 더.
만약 사람이 있을 경우-
“상황을 봐서 튀는 거야. 가급적 기절시키겠지만.”
“그게 될까?”
“왜 못 해?”
레일라는 의문을 표했다가 날 빤히 바라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너니까.”
기절시킬 방법이야 얼마든지 있다.
어머니에게 배운 수면독을 조합해 써도 되고, 마력탄을 날려 머리를 맞춰 기절시켜도 된다.
물론 관건은 우리를 보지 못하게 만드는 것.
“혹시 말이야. 정말 사람이 있다면, 뭐 하는 사람들일까?”
“글쎄.”
그건 이제부터 알아봐야겠지.
일단 한 가지는 확실하다.
공식적으로는 텅 빈 사울 행스턴의 연구실에 있다는 건, 뭔가 우리가 추측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뜻.
경비대원들이 임의로 쓰는 것도 아니라 했으니, 어쨌거나 가서 알아보면 될 일이다.
“우리 동아리는 아주 사지로 걸어 들어가는구나. 대가리에 화살 맞은 것도 아니고.”
여전히 신성학부답지 않은 프리실라의 푸념이 이어졌지만 그런 것치곤 목소리에 기대감이 꽤 있었다.
“뭐, 그래도 이름값 하네. ‘낭만’ 동아리.”
그러게 말이다.
“난…… 유령만 아니면 돼.”
레일라는 뭐, 저렇고.
“좋아. 뭐가 있을까? 엄청 흥분된다!”
어니스트는 탐사를 앞두고 늘 그렇듯 흥분해 어쩔 줄 몰랐다.
그리고 나는 어니스트만큼은 아니더라도, 꽤나 기대하고 있었다.
보물 못지않은 저 마력 파동의 근원.
거기에 사울 행스턴의 연구실로 쓰였던 곳.
그 정체가 슬슬 못 참을 만큼 궁금해지기 시작했으니까.
“좋아. 사고 치러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