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126)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126화
79. 엄청난 발견인데
아카데미 경비병들은 최근 두 배로 늘어난 근무에 피곤해 죽을 지경이었다.
경비병들 누구나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성 아이마르에서 사고 친 놈들이 눈앞에 있으면, 아주 흠씬 두들겨 패줬을 거라고.
“죽겠다, 진짜.”
“조금만 버티자고. 이제 한 20분 남았어.”
“2시에서 4시 사이 근무가 제일 힘든 것 같다니까. 잠도 거의 못 자고 나와야 하니.”
“그러게. 염병할. 대장 그놈은 근무표도 제멋대로 짜고. 우리 뭐 찍힌 거라도 있나?”
경비 근무라는 건 결국 지루함과의 싸움이다. 제아무리 두 눈을 부릅떠도 엄청나게 특별한 사명감이 없는 이상에야 풀어지기 마련.
특히 황실 조사단이 다녀간 후 근무 강도가 높아지는 바람에 경비병들은 지금 만성 피로를 호소하고 있었다.
덕분에 꾸벅꾸벅 조는 건 예사일.
여기에 제한구역 특유의 적막함도 한몫했다.
“진짜 유령이라도 나올 것 같다니까.”
“가끔 근무 서다 보면 미칠 것 같은 거, 뭔지 알지?”
그리고 곳곳에 설치된 사울 행스턴의 마력 방벽, 아카데미 자체적으로 설치한 마력 방벽이 묘한 답답함까지 선사한다.
그야말로 망할 근무 환경.
그렇기에 할 수 있는 건 이렇게 잡담이나 나누는 것밖에.
“근데 그 이야기 들었어?”
“무슨 이야기?”
“여기 B구역 건물 말이야. 왜, 있잖아. 그 사울 뭐라고 하는 마법사 양반이 연구실로 썼다던 곳.”
“아아. 사울 행스턴?”
동료 경비병의 말에 다른 경비병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거기서 요새 무슨 소리가 들린다던데.”
“소리가 들려? 거기 아무도 없잖아.”
“내 말이.”
“헛소리를 들었겠지. 원래 이렇게 적막한 곳에서는 옷깃 스치는 소리도 천둥 소리처럼 들린다고. 누가 그 말 했는데?”
“누구긴 누구야. 다보스지.”
“에라. 그놈 말을 믿어? 술만 처먹으면 소싯적에 와이번을 맨손으로 때려잡았다고 하는 놈인데.”
“그런가? 하기야.”
“개소리하지 말라 그러고 상대 좀 해 주지 마. 너처럼 들어 주는 놈이 있으니까 그놈이 자꾸 그러는 거야.”
그렇게 두 사람이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어느새 교대 시각이 다가왔다.
멀리서 걸어오는 2인 1조의 교대자들.
“아우, 지겨워 죽는 줄 알았네.”
“새끼들아. 암구호부터 대라.”
그리고 교대하던 그때-
“지금.”
마법소환탐사창검술(줄여서 낭만) 동아리가 움직였다.
교대자들이 서로에게 시선이 팔린 사이 은밀하게 움직이더니, 순식간에 건물 뒤편으로 잠입한 것이다.
“응?”
순간 한 명이 뒤를 돌아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뭔데?”
“토끼가 움직였나. 아무것도 아니야.”
“짜샤, 그렇게 해도 우린 안 기다려 준다. 우리 피곤해 죽겠거든.”
“그래. 가서 자라. 어우, 지긋지긋해. 또 언제 근무 지나가냐.”
그렇게 원래 근무자들은 떠나고, 새로운 교대자들이 자리했다.
물론, 그들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방금 네 명의 학생들이 자신들 뒤를 지나 한때 사울 행스턴의 연구실이었던 건물 앞에 무사히 당도한 것 말이다.
* * *
일단 무사통과다.
제한 구역까지 가는 건 어렵지 않았다.
잠입 이후도 어렵지 않았다.
어니스트가 미리 루트를 봐 둔 덕분.
그래서 우리는 지금 건물 앞에 무사히 도착했고-
“카르나스.”
“끼륵.”
카르나스조차 본능적으로 낮게 울음소리를 내는 적막 속에서 마력 방벽을 녹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우와, 심장 떨려.”
“장난 아닌데……?”
감탄사 같지 않은 속삭임조차 마치 새벽에 마차 굴러가는 소리처럼 크게 들렸다.
“쉿.”
이제 카르나스의 차례.
나는 불길로 인한 빛이 새어나가는 걸 미리 차단하기 위해 간단하게 색을 입힌 마력 방벽을 둘렀다.
“알지?”
“끼륵.”
카르나스는 곧바로 불길을 뿜어냈다.
화르르륵!
불길이 마력 방벽에 닿자 여지없이 녹아내린다.
아무리 봐도 말이 안 된다.
드래곤은 드래곤이구나.
마력 방벽도 그렇고 불바크도 안 된다고 했던 아르카니움도 녹이고.
“끼륵!”
카르나스는 낮은 울음을 흘리며 뿌듯하다는 표정을 지었고, 나는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곤 손짓했다.
“이동하자.”
우리는 곧바로 무사히 마력 방벽 안쪽으로 들어왔다.
기이잉…….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가 통과하기 무섭게 방벽이 재생된다.
드래곤의 불길을 맞고도 재생되는 걸 보면 저쪽도 만만찮게 대단하다. 사울 행스턴은 도대체 뭐 하는 양반이었을까?
마법왕국 아르카나 소멸 후 최초이자 최후의 9체인 마법사. 그리고 그가 만들어 낸 수많은 마법과 정립한 이론들.
아르카나에 대해 좀 알고 있으려나.
아무튼, 그거야 차차 알아볼 일.
삭삭.
나는 뒤를 돌아본 뒤 수신호했다.
어니스트는 곧바로 확인 사인을 보내고 바로 앞에 있는 지하실로 향하는 문 앞에 멈춰 섰다.
“이제 들어가기만 하면 돼.”
마력 방벽이 물리적인 소리도 차단해 주는 만큼, 이제부터는 바깥으로 소리가 거의 새어나가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어니스트가 문으로 손을 가져가던 그때.
“잠깐만.”
나는 잠시 어니스트를 제지했다.
“왜?”
“외벽에도 방벽이 있어.”
“그야…… 으응?”
외벽에도 마력 방벽이 흐른다.
그런데 뭔가 다르다.
카르나스가 또 녹여야 하냐며 고개를 쏙 내밀었지만, 나는 고개를 저었다.
“이거…… 사울 행스턴이 설치한 마력 방벽이 아닌데.”
느낌이 다르다.
방금 통과한 사울 행스턴의 오래된 마력 방벽과 다르게, 새것의 냄새가 난다.
그것도 상당히 최근의 냄새.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알 수 있다.
“정말?”
“응. 확실해.”
“그렇다는 건…….”
아카데미 측에서는 굳이 사울 행스턴의 마력 방벽까지 설치된 마당에 외벽에까지 방벽을 추가로 두를 이유는 없을 것이다.
마력 방벽의 용도는 두 가지.
하나. 침입자를 막는 것.
둘.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모르도록 외부 시선을 차단하는 것.
“다른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설치한 것 같은데.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감추기 위해.”
“……!”
이거…….
긴장감의 종류가 달라지는데?
이전의 긴장감은 보물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한 두근거림과 긴장감.
하지만 이번 탐사는 살짝 다르다.
뭐라고 해야 할까.
보다 인위적인…… 전생에서 위험한 작전을 나갈 때 느꼈던 감정과 흡사하다고 해야 할까.
“안에 사람이 있을 수도 있어.”
이곳 사울 행스턴의 연구실로 쓰였던 건물 안에서 무언가 일어나고 있다.
추측은 했지만 그 추측이 현실로 다가오는 순간이었고, 어니스트가 수집한 마력 파동도 설명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음.”
아직 우리는 들키지 않았다.
“지금 돌아가도 돼.”
그러니 포기하려면 지금이 적기다.
물론, 나머지 녀석들은 격하게 반응했다.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그냥 가면 아쉬운걸?”
“안에 있는 놈들 설마 나쁜놈들 아니야? 그럼 명분도 생길 것 같은데?”
그렇지.
너희들이 그럴 리 없지.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리고 마지막에 레일라가 한 저 말.
명분.
“나쁜놈들이라.”
사울 행스턴의 연구실로 쓰였던 건물.
그 연구실 외벽에 존재하는 최근 설치된 마력 방벽.
강력한 마력을 품은 무언가.
“냄새가 난다. 그치?”
난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애초에 이럴 이유가 하나도 없는 곳이다.
그런고로, 우리한테도 이유가 생겼다는 것.
“……근데 내 예상보다 스케일이 좀 커진 건 착각인가?”
뒤늦게 약간 당황한 어니스트의 포습에 난 피식거렸다.
“언제는 안 그랬어?”
성 아이마르의 전당 건도 어니스트가 비밀을 풀어냈다. 탐사야 다 같이 갔지만, 사실 가서 그런 일이 벌어질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
“괜찮아. 이번에도 무사히 끝날 거니까.”
“그렇지? 데인 네가 말하면 그렇게 믿음직스럽다니까.”
어니스트는 불안을 날려 버리고 다시 녀석답게 신이 났다.
좋아.
“해보자.”
나는 앞섬을 톡톡 두드렸고, 곧바로 카르나스가 다시 뿅 튀어 나와 기다렸다는 듯이 외벽의 마력 방벽을 정조준했다.
“끼……륵!”
화르르르륵!
강렬한 불길이 지하실 문을 뒤덮었고-
“끼륵!”
사울 행스턴의 그것보다 훨씬 빠르게 마력 방벽이 녹아내리며 카르나스도 조금 더 빨리 불길을 멈췄다.
“들어간다.”
목표는 파동의 진원이 감지된 지하.
이번엔 내가 선두로 나섰다.
내부 진입이기 때문.
그리고 역시나.
“함정이다.”
내려가는 길엔 함정들이 잔뜩 있었다.
단순히 발이 닿으면 감지해서 알람을 울리는 것부터, 영역 안에 들어서면 화살이 날아들고 바닥이 꺼지는 함정들.
거기에 가스 분출기까지.
무엇보다-
“설치한 지 얼마 안 됐어.”
“그럼…….”
“안에 사람이 있는 게 더 확실해지는 거지.”
이거 궁금해서 못 참겠는데.
그나저나 함정 설계가 엉망이다.
이렇게 좁은 통로에 막무가내로 함정들을 늘어놓다니.
효율적인 측면에서 영 꽝이다.
뭐, 무조건 막겠다는 의지로 보면 되나?
“잠시 기다려.”
덕분에 내 입장에선 편했다.
팅. 피잉!
마구잡이로 설치된 만큼, 한 걸음 디딜 때마다 다수의 함정들을 해체할 수 있었으니까.
“데인이 뭐 하는 거야?”
“함정 해체하는 것 같은데?”
“저렇게 간단하게?”
프리실라와 레일라가 뒤에서 놀라워하는 목소리가 들려오고 어니스트도 감탄했다.
“함정 해체 그렇게 쉽게 하는 사람 처음 봤어.”
어니스트도 탐사학부인 만큼 함정에 대해서는 충분히 배울 것이다. 그런데도 저렇게 말하는 걸 보면, 내가 어머니에게 제대로 배우긴 한 모양.
아무튼.
“됐다.”
나는 순식간에 통로 안의 함정들을 죄다 해체해 버렸다. 줄을 끊고, 기계 코어를 회수하고, 마력으로 아예 부숴버리면서.
“가자.”
성큼성큼 앞으로 발을 내딛자 나머지 세 사람도 얼른 뒤따라왔다.
계단은 그리 길지 않았다.
이윽고 끝에 다다른 나는 문을 열기 전, 숨을 죽이고 정신을 집중했다.
“이거구나.”
느껴진다.
바닥 아래에서부터 전해지는 강렬한 마력의 기운.
기운의 느낌은 사울 행스턴이 설치한 마력 방벽과 비슷하다.
그리고…….
“일단 사람은 없어.”
“다, 다행이다.”
“물론 모르지. 지금은 없는 건지.”
방심하긴 이르다.
중요한 건 빠르게 1층과 2층을 훑어서 흔적을 체크하고 지하실로 향하는 것.
“흩어지면 안 돼. 레일라. 후위를 맡아 줘.”
일단 사람이 없는 걸 확인한 이상, 빠르게 움직일 시간.
끼익.
지하실 문을 연 순간 더욱 확실해졌다.
“이게…… 다 뭐야?”
안에 사람들이 있던 흔적.
여기저기 놓인 여러 물건.
이부자리와 각종 식재료.
누가 봐도 여기서 ‘머무르는’ 것 같았다.
“이거 봐라.”
일이 재미있게 돌아가는데.
나는 물건들을 빠르게 살폈다.
간편식과 이부자리, 그리고 개인 물품들까지.
여기서 상당히 오래 머무른 느낌이다.
“정말 아카데미에서 조사차 나온 걸까?”
“그런 것 같진 않은데.”
그런 것치고는 물건들의 디자인이 제각각이다.
정말 조사를 나온 거라면 아카데미에서 머무르는데 필요한 물건들을 제공해 줬을 테고…….
결정적으로, 이렇게 비밀스럽게 조사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조금 더 알아봐야겠다.”
일단 당장 사람은 없다.
하지만 언젠가 돌아올지도 모른다.
그러니 그 전에 조사를 마쳐야 한다.
“아래로 가자.”
바로 아래 느껴지는 마력의 기운.
거기부터다.
일단 우리는 1층과 2층을 빠르게 확인한 후 다시 돌아왔다.
다행히도 위층엔 별다른 게 없었다.
아무래도 사람들은 여기서만 머무르는 모양.
“뭐 하는 놈들인지 알아보자고.”
우리는 이제 지하 2층으로 향했고, 문을 여는 순간 볼 수 있었다.
“이게…… 엄청 큰데?”
사람보다 훨씬 큰 거대한 마력석.
그리고 그 주변 바닥을 가득 메운 마법진.
“마력석이잖아.”
엄청난 크기의 마력석.
그리고 그 안에서 느껴지는 사울 행스턴의 기운.
정확히는 마력 방벽과 비슷한 기운이다.
그리고 어마어마한 마력을 뿜어내고 있었다.
나뿐만이 아니라 나머지 세 명도 느낄 만큼.
“아, 어지러워.”
신성력을 지닌 프리실라는 아예 현기증까지 느낄 정도.
“괜찮아? 내가 부축해 줄게.”
레일라가 프리실라를 부축하는 사이 나는 마력석으로 다가갔다. 실로 엄청난 물건이다.
이런 게 제한구역에 있었다니.
이걸 왜 발견하지 못했을까?
“엄청난 발견인데, 어니스트.”
“그, 그러게…….”
자신의 상상을 넘어선 스케일에 어니스트는 무척이나 당황한 것 같았다.
사울 행스턴.
전설적인 마법사.
그의 기운이 미친 듯이 뿜어져 나오는 마력석.
그리고…….
그 아래 보이는 마법진.
“이걸로 뭘 하려던 것 같은데?”
어니스트의 추측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새로운 질문을 던졌다.
그렇다면, 과연 누가?
무슨 목적으로?
하지만 그 전에.
“저기였군.”
사람이 드나드는 통로가 보인다.
저기로 드나들었던 거였다.
그리고 그때였다.
“데인. 누군가 접근하고 있어.”
어니스트는 이곳에 들어오기 전 경비병들의 순찰 경로를 피해 뿌려 놓은 감지 장비를 언급했다.
순찰 경로가 아닌 곳에 뿌려 놓았는데, 무언가 감지된다.
그럼 다른 녀석들이 접근하고 있다는 뜻.
나는 통로를 바라보았다.
좋아.
“함정 설치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