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174)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174화
116. 아탈리아 섬으로(3)
사기 도박단의 일원, 엘로이는 굴러 들어온 호구를 털어먹을 생각에 신이 났다.
‘저게 다 얼마야. 흐흐흐.’
딱 보아하니 나이도 어려 보이고, 차림새도 그럭저럭 괜찮은 게 느낌상 돈 많은 귀족가 자제 같았다.
은발에 녹색 눈동자. 낯설진 않은데 뭐 어떤가.
물론 귀족가 자제를 터는 건 상당히 위험한 짓이다.
‘욕심만 안 부리면 되겠군.’
잘못 먹으면 탈이 나는 만큼, 엘로이를 비롯한 사기단 동료들은 적당히 먹고 빠질 생각이었다.
원래 도박이라는 건 욕심을 내면 안 되며, 사기 도박은 더더욱 그렇다.
‘시작은 가볍게 해 볼까.’
그런 의미로, 시작부터 세게 털면 안 된다.
상대가 ‘이 정도쯤이야’라는 생각을 조금 하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
‘좋은 패로 줘. 바로 콜하게.’
‘좋아.’
특수 장치로 신호를 주고받은 그들의 손을 거쳐 데인의 손에 카드가 전달되었다.
첫 패는 무난하다.
적당한 확률의 적당한 패.
하지만-
“이거, 내가 이겼네.”
엘로이는 마치 무척 안타깝다는 듯 딱 숫자 하나 높은 패를 보여주며 판을 쓸어갔다.
“뭐야, 당신은 아까부터 계속 패가 붙어?”
“이거 서러워서 치겠나.”
서로를 모르는 것처럼 꾸민 그들은 주거니 받거니, 분위기를 띄웠다.
이런 가운데 데인은 아무런 말 없이 다음 판돈을 걸었다.
은화 두 개.
방금보다 하나 더 늘어났다.
‘대충 알겠군.’
엘로이는 데인이 승부욕이 강하고, 지는 걸 싫어하는 성격이며, 손해를 어떻게든 빠르게 만회하려는 거라 생각했다.
‘척하면 척이지.’
지금껏 수많은 도박판을 돌며 수많은 호구를 낚았다.
저 소년 같은 경우, 어디서든 보이는 특별할 거 없는 유형이다.
엘로이의 자신감이 먹혀들어 간 걸까.
“어이쿠, 이거 또 내가.”
“어. 이번엔 내가 먹었군!”
“허허, 이번엔 내가 먹었는데?”
이후 데인은 10판 연속으로 돈을 잃기만 했다.
데인 입장에선 큰돈은 아니지만, 엘로이 패거리는 득의양양해졌다.
‘호구군.’
‘무조건 다 먹겠어.’
‘저걸 들고 수도에 가면 여관을 통째로 빌리겠는데? 흐흐.’
누가 봐도 데인이 앞으로도 계속 돈을 잃을 것 같은 상황.
물론 엘로이 패거리는 희망고문도 적절하게 할 줄 알았다.
“오, 이번엔 드셨네? 이거 첫 승인가?”
“어이쿠. 또 드셨네. 운이 이제 좀 올라오나?”
중간중간, 적당히 져 줬던 것이다.
이런 가운데 데인은 별다른 표정 변화 없이 베팅하고 카드를 내기만 했다.
그러면서…….
‘특수 장치로 신호를 주고받고…… 손놀림으로 카드를 돌리는군. 카드 자체도 사기 카드고. 어지간하면 죄다 당하겠는데.’
엘로이 패거리의 수법을 분석하고 있었다.
‘거기에 마법을 쓰는 놈도 있고.’
그중 하나는 눈속임 마법만 전문적으로 익힌 놈인지, 판이 한번 끝날 때마다 코드를 바쁘게 배열하고 있었다.
지식이 전혀 없으면 무조건 당하고, 있다 해도 워낙 태연자약하게 코드를 배열하고 있어 눈치채기 쉽지 않다.
참고로 데인은 사기도박에 대해 잘 안다.
부하들이 데인을 이겨 보겠다고 이런저런 속임수를 많이 동원했었으니까.
‘슬슬 해볼까.’
그렇게 분석을 마친 데인이 마침내 본 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툭.
지금까지 은화만 걸던 데인은 난데없이 금화 한 개를 툭 올려놓았다.
“판돈을 좀 올립시다. 너무 잃어서 이제 좀 따야겠는데.”
엘로이가 씩 웃었다.
드디어 미끼를 제대로 물기 시작했다.
그래, 순진한 도련님이라니까.
‘이거, 이제 분통 좀 터지는 모양인데.’
돈 좀 있는 호구들의 흔한 패턴이다.
엘로이는 히죽거리며 수락했다.
“뭐, 정 그러시다면야…….”
“이거 어디 살벌해서 치겠나. 초장부터 금화가 툭툭 튀어 나오고.”
“어우, 난 이번 판 패스. 살 떨려서 원.”
그야말로 죽이 착착 맞는 패거리.
‘아예 빠르게 털어볼까?’
엘로이는 테이블에 올라온 금화를 보며 눈을 반짝였고, 마침내 패를 돌렸다.
그리고 모든 패가 돌아간 뒤, 베팅까지 마무리되었을 때 확신을 가지고 패를 오픈했다.
“이거, 내가 운 좋게 꽤 높게 걸렸는데. 어디, 좀 괜찮은 게 나오셨나?”
엘로이가 히죽거리며 승리를 확신하던 그때였다.
툭.
데인이 패를 공개했고, 엘로이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어…….”
이럴 리 없다.
분명히…… 자신보다 낮아야 하는데?
“제가 더 높군요.”
왜, 저 녀석이 더 높은 거지?
말도 안 된다.
“금화 건 보람이 있는데요.”
데인은 테이블 위의 돈들을 자신 쪽으로 끌어당기며 말했다.
엘로이는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실수가 있었나?’
그럴 리 없다.
특수 신호에 맞춰 카드를 돌렸고, 저 녀석의 패보다 자신의 패가 높아야 하는데…….
‘젠장, 이럴 리 없는데.’
하지만 지금 티를 낼 수는 없다.
“하, 하하. 굉장한데? 방금 건 그 금화가 행운의 금화 아니었나?”
“어쩌면 그럴지도요.”
정말 그 말이 맞았던 걸까.
“제가 이겼네요.”
“아쉬워라. 하나 차이네요.”
“이거, 정말 행운의 금화인가 본데요?”
데인은 이후 5연승을 거두었다.
“…….”
“…….”
“…….”
뭔가 잘못 돌아간다.
지금 데인 앞엔 데인이 아까까지 잃었던 모든 돈은 물론, 그보다 몇 배는 많은 돈이 쌓여 있었다.
금화 베팅을 시작으로 조금씩 판돈이 늘어간 영향.
‘무슨 일이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
그럴 리 없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다.
특수 신호를 주고받는 이상, 반드시 패가 더 높아야 하는데…….
의심이 무럭무럭 자라나던 그때였다.
“판돈 좀 더 올리죠.”
데인이 주머니에서 금화를 한 주먹 크게 꺼내 올려놓았다.
순간 엘로이는 물론 패거리 전원의 동공이 흔들렸다.
저거다.
저거라면 당초 예상보다 더한 돈을 먹고 나를 수 있다.
‘조금 이상하긴 하지만…….’
눈빛 교환은 필요하지 않았다.
칙- 치익.
특수 신호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하자’라는 의견들이 교환되었으니까.
저 정도라면 일단 가고 보는 게 맞다.
이상한 건 중요하지 않다.
아직 자신들에게는 비장의 한 수가 남아 있었으니까.
칙, 칙, 칙.
마법.
비록 마법사로서 별달리 일가를 이루진 못했을지언정, 눈속임 마법은 누구보다 잘하는 녀석이 하나 있다.
‘패를 조작하는 거지. 흐흐.’
순간적으로 패에 환영을 덧씌워 자신이 지고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하는 것이다.
‘어디 한번…….’
그리고 엘로이는 곧 속으로 환호했다.
“이거, 내가 이겼군. 하하. 이번 금화는 내 편이었나 봐?”
방금 이겨서 얹은 판돈을 모두 털어 간 것이다.
득의양양한 미소.
‘그래, 이거는 먹힐 줄 알았지.’
엘로이는 이제 역으로 판돈을 올렸다.
“어디, 이제 좀 세게 가 봐야지?”
데인은 고민하는 기색이다.
방금까지 덤덤하다, 기세 좋게 걸었던 금화 한 무더기가 사라지니 그런 것 같았다.
‘흐흐. 그래, 어떻게 된 건지 몰라도 우리 마법사 앞에서는 안 되는 거지.’
데인은 결국 고민 끝에 무척이나 수심 깊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그리고 올린 건 나머지 금화 전부.
엘로이가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좋아.”
이미 앞서 패거리와 합의한 대로 엘로이는 망설이지 않고 판을 벌였다.
그리고-
‘확실하게 이겨야지.’
엘로이는 어지간해서는 잡기 힘든 족보의 패를 잡고 오픈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안타깝네요.”
엘로이의 것보다 정확히 한 단계 높은 족보의 패였다.
“…….”
엘로이는 입을 쩍 벌린 채 말을 이을 수 없었다.
칙, 치치칙!
칙! 칙! 치익!
특수 신호가 날아들었다.
어떻게 된 거냐며, 위험하다는 신호였다.
‘이, 이럴 리 없는데!’
분명히 낮은 패를 돌렸다.
그런데 어째서?
왜 저 녀석이 이긴 거지?
왜…… 다른 패가 저 녀석 손에 들어간 거지?
“그럼, 가져가죠.”
데인은 쌓여 있던 모든 돈을 가져간 뒤, 보란 듯이 아공간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그리곤 손바닥을 펴 보이며 물었다.
“자, 이제 어떻게 하실 거죠?”
여기서 물러날 수 없다.
뭔가 일이 잘못된 것 같았지만, 여기서 물러나면 우스워진다.
‘그 선장 놈을 어떻게 꾀어내서 다 따냈는데!’
엘로이는 테이블을 내리쳤다.
“더 해야지. 판돈은 충분하다고.”
“그래요?”
“그래.”
엘로이가 주머니에서 금화를 꺼내려던 그때였다.
‘아니지, 이게 더 좋겠어.’
칼리코 선장에게 따낸 배의 권리서.
그거 하나를 걸고 승리하면, 방금 잃은 모든 건 물론이고 거액을 따낼 수 있다.
“그래, 혹시 현물 말고 문서에는 관심 없나?”
“문서요?”
“아주 훌륭한 배의 권리서지. 이것만 있으면 그 배를 소유하는 건 물론이고…… 말만 잘하면 선장 녀석도 부릴 수 있을걸? 배를 끔찍이도 아끼는 녀석이니까.”
엘로이는 피식거렸다.
“안 그래도 이 배 되찾겠다고 갖다 바친 돈이 얼만데. 어때, 따기만 하면 좋은 배 한 척과 선장이 네 거라고.”
데인은 그 말에 잠시 고민했다.
‘넘어와라, 넘어와라.’
엘로이는 속으로 애원했다.
물론 거절하면 차선책이 있다.
뒤쫓아가서, 모조리 빼앗는다.
판에서 해결하고 끝내는 게 가장 깔끔하니 이러는 것뿐.
이런 가운데-
“좋습니다.”
데인은 고개를 끄덕였고, 엘로이는 환호했다.
“그래? 그럼 어디 해보자고.”
데인은 그 말에 씩 웃었다.
마치, 엘로이의 제안을 기다려 왔다는 듯이.
그러다 데인은 문득 고개를 갸웃거리다, 품에서 주머니 하나를 더 꺼냈다.
“생각해 보니까 판이 이렇게 커졌는데 좀 아쉬워서요.”
툭.
일부러 입구를 살짝 연 채 던진 주머니 안에는 금화가 또 보였다.
엘로이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크라운 금화 1,500개. 어때요?”
‘뭐, 뭐 하는 놈이야?’
어마어마한 금화의 양.
꿀꺽, 넘어가는 마른침.
‘저것만 있으면 은퇴다.’
아닌 게 아니라, 저 정도 양이면 수도에서 적당한 저택을 하나 매입하고 유유자적한 노년을 보낼 수 있다.
‘우리가 가진 돈이 얼마였지.’
엘로이는 더 볼 것도 없다고 생각했다.
“흐흐. 정말 자신 있나?”
“뭐, 자신이라기보다는 이런 판이 흔한 기회는 아니지 않아요?”
“그야 그렇지.”
동의 따위는 필요하지 않다.
엘로이는 그간 모아 둔 자금들이 담긴 아공간 주머니를 얹어 놓았다.
“크라운 금화 1,800개. 어때?”
순간 귀로 신호들이 날아들었다. 미친 듯한 반대였다. 하지만 엘로이는 눈에 뵈는 게 없었다.
“좋아요. 300개 더하죠.”
그리고 마침내 데인이 수락했다.
‘이런 미친.’
‘엘로이 이 새끼가 진짜 돌았나…….’
‘큰돈이긴 한데, 이거 제기랄…… 어쩔 수 없지.’
이렇게 된 이상, 나머지 패거리들은 무조건 이겨야겠다고 생각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물론, 이기지 못한다 해도…….
뒤쫓아 가서 빼앗으면 그만이긴 하다.
‘은퇴다, 은퇴!’
엘로이는 늘 꿈꿔 왔던 유유자적한 생활을 떠올리며 히죽거렸다.
“자, 그럼 패 돌려 볼까?”
마침내 시작된 게임.
‘무조건 이기겠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게 중요해. 그래, 우리 마법을 더해서…… 이 정도 족보라면 충분하겠군.’
엘로이는 신호를 보냈고, 미리 조작된 패가 돌아갔다.
정확히는 ‘마법’으로 조작된 패.
지금 저 돈 많은 녀석 눈에는 자신이 무조건 이기는 것처럼 보일 테다.
어지간해서는 잘 안 쓰는 방법이지만, 큰 판에서는 써야 한다.
‘흐흐, 자신감에 넘쳐서 패를 뒤집었다가 바뀔 표정이 상상되는군.’
이후 자신의 손에 들어온 패를 본 엘로이는 히죽거렸다.
이제 곧 바뀔 저 녀석의 패보다 정확히 두 단계 높은 족보.
너무 압도적으로 이겨서는 안 되니, 적당히 두 단계만 높여 받은 것.
‘무조건 이긴다.’
눈속임 마법.
엘로이가 이끄는 도박단이 쓰는 필살기.
이걸로 수없이 많은 판에서 엄청난 돈을 따냈다.
“좋아. 카드도 다 돌아갔는데…… 열어 볼까?”
“좋습니다.”
엘로이는 승리를 확신했다.
눈속임 마법.
그게 안 통한 적은 없었으니까.
그래서일까.
너무 들뜬 나머지 데인이 아주 빠르게 입술을 달싹이고, 코드를 배열하는 걸 보지 못했다.
물론, 봤어도 몰랐을 것이다.
설마 지금 눈앞의 소년이…… 자신들이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의 마법을 구사한다는 걸 예측하긴 어려웠을 테니.
여하튼-
탁.
카드를 뒤집은 순간, 엘로이는 깨달았다.
“……응?”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