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internation Students makes good money RAW novel - Chapter 199
199화 합동결혼식
“아, 정말 웃기네요. 재밌는 스토리였어요. 결국 그래서 외주 업체를 인수해서 자기 마음대로 했다는 거잖아요?”
“맞습니다. 정확해요. 저희 회사와 기조가 달라서요. 비슷한 기조를 가진 업체를 찾는 것보다는 그냥 그 회사를 인수해서 기조에 맞게 바꾸는 게 빠를 거 같더라고요.”
레베카 초이는 어린아이처럼 해맑게 웃었다.
이 이야기가 꽤 재밌던 모양이었다.
“그것도 돈이 많은 사람이나 생각할 법한 방법이네요.”
“돈이야 차고 넘치니까요.”
“정말… 부럽습니다.”
“초이 감독님도 남부럽지 않게 많이 버셨잖아요?”
“차현식 회장님처럼 그런 무지막지한 일은 못 하니까요. 돈이 많았으면 당신들 돈 주고 며칠 감금했을 겁니다.”
“…돈이 없어서 다행이네요.”
다른 사람이면 모르겠지만 레베카 초이라면 충분히 그럴 사람이라 등골이 서늘해졌다.
그녀는 정말로 돈을 들여서라도 작품의 작품성과 완벽함을 위해 우리를 감금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내가 그녀보다 돈이 많은 걸 이때 가장 다행으로 생각했다.
“말이 그렇다는 거죠. 농담이에요, 농담.”
“전혀 농담처럼 안 들려요.”
“아무튼! 한국 지사가 그때 처음 설립되었군요? 어쩐지 한국에서의 행보가 완전 파격적이었잖아요?”
“그랬죠.”
“푸드트럭과 싼 가격을 고수하셨어요. 사실 솔직히 말하면… 외주 업체의 그 요청이 그리 무리한 부탁은 아니었잖아요? 한국인의 소비 습관을 관찰한 결과물이기도 하고.”
사실 그렇긴 했다.
외주 업체에서 제안한 내용은 그리 무리가 된 내용은 없었다.
다만, 어떻게 전달하는지에 따라서 그게 금이 되기도 하고 똥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조금만 친절하고 겸손했으면 저도 인수하는 강수까지 두지는 않았겠죠.”
“음, 태도의 문제였다?”
“뭐…. 그리고 제가 괴짜 기질이 있기도 하니까. 원하는 대로 해야 했고요.”
“사실 그게 차현식 씨의 BF 사단을 최고의 위치로 올려놓은 원동력이기도 했다는 거죠? 어? 아! 최기명 회장님께 했던 질문, 이제 생각났네요. 회장님께서 대답을 못 하셔서요. BF 그룹이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 사실 제가 답을 한 거 같기도 하고요.”
“제가 원동력이라고요? 괴짜 기질이?”
“그렇죠. 남들과는 다르게.”
“어? 남들보다 빠르게 비트를 타는 나그네가 된 거 같은데요?”
“뭐예요, 그게?”
“드립입니다, 크흠.”
“역시. 나이는 못 속이네요.”
“당신도 먹을 만큼 먹었거든요. 재미 교포라 이해하지 못하는 거뿐이에요.”
레베카 초이와의 티키타카 이후에 우리는 인터뷰를 지속했다.
“그럼… 이어서 계속 가 볼까요?”
“좋아요.”
“이 얘기를 또 안 해 볼 수 없는데요. 약간 DMU의 어벤져스란 소문이 있어요. 유난히 BF 그룹에는 DMU 출신이 많다는데요. 사실인가요?”
“하하, 그거 누가 지은 거죠? 재밌네요.”
DMU에서 유명인을 꽤 배출하긴 했다.
포스트 멜론은 졸업은 못 했으나 여전히 DMU 출신의 래퍼라는 소개가 지배적이었다.
그 외에도 정치인, 기업가, 연예인을 조금씩 배출한 DMU지만, 우리 세대에 졸업한 유명인이 더욱 조명을 받는 이유는 바로 한 번에 다수가 배출되었기 때문.
가장 먼저 한정수는 너튜브계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는, 세계 최대 너튜브 구독자 수를 보유한 명실공히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그리고 다음으로 JY 컴퍼니를 세운 김정연 전 대표.
현재는 은퇴한 삶을 영위하고 있지만, 그녀의 남편인 김종현이 현 대표로서 JY 컴퍼니를 이끌고 있다.
거기다 홍미나는 불프의 대표를 맡고 있었다.
특히 한인 학생회에서 활동하던 이들이 여러 방면에서 두각을 드러낸 적은 드물었다.
외국인이라는 한계가 명확했을 뿐만 아니라 어떤 한 명이 두각을 나타내더라도 다른 이들도 똑같이 비슷하게 두각을 드러낸 적은 전무할 정도였으니까.
“DMU 동창회를 하면 거물들만 모인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니까요.”
“거물인지는 모르겠지만 다들 바빠서 모이기가 쉽지 않아요.”
“그런가요?”
“안 그래도 올해 한 번 모이기로 했는데.”
“오오, 저도 껴도 될까요? DMU 출신은 아니지만, 취재도 할 겸?”
“DMU 모임이라기보다는 그냥 친한 사람끼리 모이는 거니까 당연히 괜찮죠.”
“좋네요. 아차! 그리고 엄청난 소식도 들렸었죠? 세기의 결혼식이라는 말이 나왔을 정도로.”
“아~ 합동결혼식 말이군요?”
이것도 할 얘기가 참 많다.
세기의 결혼식이라는 이명처럼 그 유명한 김정연과 김종현, 그리고 최기명과 홍미나의 합동결혼식.
그리고 사실 더 유명해졌던 계기는 나 차현식과 정시아가 리마인드 웨딩까지 했기 때문.
이왕 파이를 키울 거 세계 최대 규모로 해 보자는 최기명 회장의 말에 따라 우리는 이런 거대한 결혼식을 준비했었다.
* * *
초호화 합동결혼식이 있던 당일.
남태평양의 어느 아름다운 섬.
“시아야, 너 너무 야하게 입은 거 아냐?”
등이 다 파인 웨딩드레스를 고른 정시아를 보며 혀를 내두르는 김정연.
그녀는 깨어 있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생각보다 보수적이었다.
옛날에도 홍미나를 관리하던 그 버릇이 어디 가지 않았다.
“내가 어때서? 가슴은 하나도 안 파였잖아.”
“등 말이야. 너 울긋불긋한 등 근육이 막 살아 숨 쉬는 거 같아. 막 꿈틀거려.”
“부럽?”
“부, 부러워서 그런 게 아니라. 너 이제 애 엄마잖아.”
“애 엄마는 이런 거 못 입어? 그런 게 어딨어?”
“…….”
정시아의 말에 김정연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의 말 중에서 틀린 말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야, 그래도 내가 결혼 날짜까지 미뤄서 이렇게 합동결혼식까지 성사시켰는데! 어? 좀 봐 주면 안 되냐? 어떻게 넌 꼭 언니를 이기려 들어. 옛날이랑 달라진 게 하나 없어.”
정시아의 말똥말똥한 눈망울에 김정연은 다시금 한숨을 내뱉었다.
무슨 말을 해도 저 4차원 정시아를 절대로 이길 수 없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으니까.
“그나저나 홍미나는 왤케 늦어? 무슨 웨딩드레스를 만들어 입어?”
“미안, 미안! 나 늦었지?”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고.
홍미나가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김정연과 정시아가 있는 쪽으로 걸어왔다.
모래사장에 자리 잡은 신부들.
그래서인지 화려한 웨딩드레스에도 발은 맨발이었다.
그리고 사진 기사가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신부들은 저를 보고. 그렇죠. 스마일~”
혼신의 힘을 담은 그의 사진 촬영이 끝나고.
이제는 대기하던 신랑들이 왔다.
“오올. 김종현, 오늘 쫌 멋지다?”
“종현이보단 우리 기명 씨가 더 멋지지.”
“둘 다 별로임. 어차피 우리 현식이 쫄따구들이잖아.”
“쪼, 쫄따구?”
“시아야, 그건 너무 심했다, 야.”
“하! 그 잘난 현식이는 이미 은퇴하고 최기명이 회장이잖아?”
“정연 언니 말이 맞지. 시아야, 미안.”
홍미나는 현 BF 그룹 회장의 아내가 되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정시아는 전 BF 그룹 회장의 아내이고.
“경영권만 있지 결국 지분은 현식이가 더 많거든.”
“윽, 하긴. 너희 아버지랑 현식이 지분을 더 하면 사실상 이길 수 있는 사람이 없긴 하지.”
로드윅 바네트와 차현식의 지분을 합치면 사실상 BF 그룹을 탐내는 건 불가능이었다.
“우리 근데 이런 얘기나 하고 있을 거야? 저 바다 색깔 봐.”
“얼른 끝나면 좋겠다.”
정시아는 벌써 결혼식이 끝나길 바라고 있었다.
그녀도 내심 리마인드 웨딩을 하고 싶기는 했지만, 역시 억압되고 무언가 막힌 삶을 싫어하는 성격상 이런 형식적인 이벤트를 좋아하진 않았다.
그녀는 이런 결혼식보다 저 에메랄드빛으로 반짝이는 바다에 빠지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끝나자마자 뛰어들 거야.”
“웨딩드레스는 벗고 뛰어들어. 그거 비싼 거야.”
“몰루.”
정시아는 짓궂게 웃었다.
그녀에게 비싼 드레스든 싼 드레스든 거추장스러운 건 매한가지였으니까.
“쟨 평생 철 안 들어. 내가 확신해.”
“언니, 원래 알고 있었잖아요.”
“그래, 현식이가 불쌍하지.”
“누가 불쌍해? 내가?”
그때, 다가오는 차현식.
그는 멀끔한 슈트를 입고 머리도 단정하게 하고 있었다.
BF 그룹 회장일 때나 이렇게 차려입었지, 요즘은 옛날로 돌아가서 후드에 청바지를 고집했었다.
그런데 오랜만에 보는 차려입은 차현식의 모습에 홍미나와 김정연은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그를 훑는다.
“오올, 차현식. 쫌 꾸몄는데?”
“현식 오빠는 진짜 멋지긴 하네. 기명 씨보다야 못하지만.”
“갑갑해 죽겠어. 괜히 리마인드 웨딩 한다고 설쳐서 이게 무슨 꼴인지.”
“아주 천생연분이다, 천생연분이야. 시아도 그렇고 너도 그렇고.”
“시아가 그래요? That’s my girl.”
“우웩, 아주 콩이 볶다가 싹 타 버려라.”
김정연이 툴툴대자 뒤이어 김종현이 그녀 옆에 서서 그녀를 위로했다.
“우리 종현이 왔어? 현식이가 괴롭혔어.”
“아, 현식이 형은 좀….”
“칫, 아주 충성도가 무슨 조선 시대인 줄.”
“역시 우리 종현이.”
차현식과 정시아.
김종현과 김정연.
최기명과 홍미나.
이렇게 세 커플은 오늘 웨딩 및 리마인드 웨딩을 할 예정이었다.
이들은 원래 성대하게 모든 저명한 사람을 초청해서 세계에서 가장 큰 결혼식을 할까도 싶었다.
하지만 결국 차현식과 정시아의 확고한 생각으로 남태평양의 아름다운 섬에서 조촐한 결혼식을 하게 되었다.
사실 조촐하다는 말이 이상한 게 이 섬을 통째로 빌리는 데만 수천만 달러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모든 필요한 비용 또한 그 이상으로 만만치 않게 들었다.
하지만 BF 그룹의 회장과 부회장, 그리고 JY 컴퍼니 대표 및 불프 대표까지 있는 이 결혼식에서는 그 정도의 돈은 푼돈이라고 해도 실언이 아니었다.
“식 시작한답니다!”
진행 요원의 말에 일행은 결혼식이 거행될 곳으로 향했다.
그러다가 홍미나가 하늘에서 이상한 걸 발견했다.
“하늘에 저 날아다니는 거 뭐지? 윙윙거리는 게 꼭….”
“드론이지.”
“현식 오빠! 저거 드론이야?”
“어, 아까부터 수십 대가 날아다니더라.”
“헐. 어떡해? 저거 해결해야 하는 거 아냐?”
“솔직히 맘만 먹으면 해결할 순 있지. 근데 일부러 놔뒀어. 좀 보면 어때?”
“그런가아?”
“손 흔들어. 우리 열심히 찍고 있을 거야. 기사에 뜰 사진이니까 스마일~”
차현식은 당연하다는 듯이 손을 흔들며 드론을 향해 웃어 보였다.
그러자 덩달아 정시아는 이상한 표정을 지으며 폴짝폴짝 뛰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야지”
“하긴. 오빠는 요즘 완전 유명인이잖아. 어디 함부로 돌아다니지도 못한다며?”
“그렇지 뭐.”
차현식은 한국으로 불프를 런칭한 다음 비약적으로 인기가 급상승했다.
그의 가족에게 부탁을 받아 TV 출연을 몇 번 한 것으로 한국에서는 성공한 검은 머리 기업가라며 칭송받기 시작했고, 미국에서도 원래 유명했지만, 한국에서 인기를 얻으며 덩달아 그 인기가 더 높아졌다.
“그러게, 나처럼 유명해지기 전에 은퇴했어야지.”
김정연이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차현식은 피식― 웃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유명인의 삶도 썩 나쁘진 않아요, 정연 누나.”
“흥, 종현이 끌어들일 생각도 하지 마.”
“내가 원하면 못 할 거 같아요?”
“윽, 너 협박하는 거야?”
“글쎄요.”
차현식은 실제로 원한다면 김정연을 당장에 슈퍼스타로 만들 수 있는 인맥을 보유했다.
슈퍼스타가 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는 김정연이기도 했지만, JB 엔터테인먼트의 힘을 빌리기만 한다면 단 며칠 만에 그녀의 부유한 집 근처에 파파라치가 들끓게도 만들 수 있는 것이었다.
그걸 누구보다 김정연이 잘 알고 있었기에 꼬리를 내릴 수밖에 없었다.
“자~ 얼른 식 끝내고 수영합시다.”
“좋아요!”
“예에!”
“하여간, 다들 애들 같다니깐.”
“그러는 미나, 너도 수영복 챙겼던데?”
“기명 씨도 참! 그런 걸 왜 여기서 얘기해요!”
“아, 참! 그리고 우리 워낙 바빠서 언제 또 이렇게 다 같이 모일지 모르지만! 다음엔 꼭 호텔 통으로 빌려서 호캉스 같이 가자.”
차현식의 말에 DMU 한인 팸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는 우리 말고 친한 사람들 전부 초대하기.”
“좋지.”
* * *
“재밌네요, 합동결혼식이라….”
“제가 너무 씁쓸한 얘기를 했나요?”
“아니요. 저도 재혼할까 해서요.”
레베카 초이는 얼굴을 붉혔다.
그러자 기명이 형과 나는 두 눈을 크게 뜨며 깜짝 놀랐다.
평생 싱글 맘으로 살지 않을까 했었는데.
그녀에게도 봄날은 오는구나 싶었다.
“진짜 축하해요!”
“누군데요? 어떤 사람이에요?”
“아… 몰라요. 그만 물어요. 초대 안 할 거야.”
“우와, 진짜 섭섭하다. 초이 피디님, 우리 그럴 사이는 아니잖아요?”
“그냥… 조촐하게 할 거란 말이에요. 당신들이 오면 퍽이나 조촐해지겠다.”
“그럼 가면이라도 쓰고 갈게요. 축의금도 줄게요. 한… 1억이면 되나?”
“축의금을 1억 하는 사람이 세상에 어딨어요? 세금이 더 나가겠다.”
“그럼 세후 1억.”
“미치겠네.”
그렇게 모든 인터뷰가 끝이 났다.
몇 년이 흐르고.
레베카 초이의 최신작 ‘한국에서 온 검은 머리 기업가’라는 다큐멘터리는 넥플럭스에 런칭되어 다큐멘터리 역사상 최고의 흥행을 이어 가며 역시 레베카 초이라는 찬사와 함께 다시금 차현식과 레베카 초이가 주목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