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228)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228화
155. 뭘 피해?
알투르는 서류 접수가 완료되었다는 소식에 역시, 그럼 그렇지 싶었다.
아무래도 이편이 낫다.
은근슬쩍 들어갈 바에야, 아예 정식 동아리원으로서 증명하는 게 속 편하다.
솔직히, 자신 없는 건 아니지만…….
“이건 정말 해도 해도 많군.”
알투르는 아카데미 일보에 실린 기사를 보며 혀를 내둘렀다.
공고가 나고 동아리 입부 시험 참가자 지원이 시작된 지 약 일주일.
[‘낭만’ 동아리 입부 신청자, 벌써 200명 돌파……] [역사상 최고의 인기 동아리 ‘낭만’!] [회장 데인 소그레스, “학부, 재능 관계 없이 모든 지원자를 환영한다”] [아카데미 검술회 동아리, ‘낭만’ 동아리 지원 발각되면 동아리 강제 탈퇴 ‘으름장’……] [각 동아리, 탈퇴 행렬 막기 위해 다급히 보상안 제시]어마어마한 지원자가 몰렸고, 기존 동아리에 소속된 학생들도 낭만 동아리 지원할 정도.
덕분에 타 동아리에서는 지원 자체를 금지하고, 지원 사실이 발각되면 강제 탈퇴도 불사하는 등 강경하게 나오고 있었다.
몇몇 동아리에서는 탈퇴를 막기 위해 이런저런 보상을 제시하고 있었지만…….
아무래도, 낭만 동아리는 정말 ‘낭만적으로’ 보이는 모양이다.
[입부 시 혜택]1. 안락한 동아리방 환경 제공
2. 필요시 소모품 무한 제공(각종 장비, 포션, 연금재료 등등)
3. 각 분야 최고들의 가르침
4. 흥미롭고 신비로운 모험
5. 그 외 기타 무한한 혜택
사실 저 공고만 봐도 지원할 이유는 충분하다.
“이렇게나 몰리는 이유가…… 있군.”
그래도 알투르는 지원자가 이렇게나 많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그런데, 조금만 천천히 생각해 보면 그럴 만하긴 하다.
데인 소그레스의 명성.
거기에 레일라 테르미온.
이 둘만 해도 동경하는 사람들이 아카데미 내에서 수두룩한데, 이 동아리의 활약은 그야말로 아카데미 학생들에게는 ‘낭만적’으로 느껴질 만한 일들이다.
“말도 안 되는 일들만 해내긴 했지…….”
비밀결사의 꼬리를 잡아내는가 하면, 이교도들에게서 아이들을 구해내고, 마물 토벌전에서 엄청난 활약을 이뤄냈다.
심지어 회장, 부회장이 나란히 당테르컵 청소년부에서 우승, 준우승을 거두기까지.
“이래서 뽑히겠나.”
알투르는 은근히 불안해졌다.
수십 명도 아니고, 백 단위가 넘어간다.
몇 명을 뽑는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인데, 아무리 자신이 마법에 재능 넘치는 고학년이라 한들 과연 뽑힐 수 있을까.
“이럴 때가 아니지.”
알투르는 벌떡 일어났다.
시험 종목은 당일 공개.
뭐가 나올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히 만만찮은 시험일 것이다.
솔직히, 궁금하긴 했지만 물어보진 않기로 했다.
같이 꽤 많은 시간을 보낸 만큼 지금이라도 보니아의 숲으로 가서 물어 보면 말해 주겠지만…… 그렇게까지 하고 싶진 않았다.
어디까지나 속임수 없이 ‘인정’받고 싶었다.
과거의 자존심을 버리고 남은 건 인정욕구뿐.
“데인이면 엄청나게 빡빡한 시험을 준비했을 게 틀림없어.”
알투르는 그러면서 빠르게 마법 훈련장으로 향했다. 마법학부 학생들만 사용 가능한 훈련장이었다.
도착해 보니 아니나 다를까, 알투르 쪽으로 시선이 쏠렸다.
“어이고, 배신자가 오셨네?”
전혀 달갑지 않은 시선들.
조롱하는 눈빛도 한가득이다.
당연하게도, 알투르는 지금 마법학부 내에서 대체로 내부고발자로 조롱받고 있었으니까.
물론 안 그런 학생들도 있었지만, 드나보 교수가 나가떨어지며 피해를 입은 학생들이 그랬다.
“그러고도 꼴에 바로 다른 줄 잡았던데, 부러우셔라.”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다른 학부 놈한테 붙어먹으니까 좋냐?”
조롱들이 이어졌지만, 알투르는 그러거나 말거나 마력을 정제하고 순환시켰다.
“새끼가 귓구멍이 막혔나.”
“너 혼자 사니까 좋냐고 개자식아.”
“드나보 교수님한테 붙어먹어서 회장도 하고 특혜란 특혜는 다 누린 새끼가 뒤통수를 쳐서 몇 명을 물 먹였냐?”
하지만 조금 참아 주기 어려웠다.
알투르는 피해자다.
물론, 드나보 교수를 등에 업고 시키는 일을 하는 과정에서 미움을 산 일이 있었다.
그 모든 건 알투르의 선택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드나보 교수가 알투르를 희망고문하며 놔주지 않고 노예처럼 부려먹었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아마, 그대로 그렇게 이어졌으면 알투르는 조만간 버려졌을 것이다.
“야, 대답해 보라고!”
그래서 알투르는 결국 정제와 순환을 마친 마력을 재배열하여 손을 뻗었고.
쿠쿵!
방금까지 알투르를 조롱하던 녀석들은 알투르가 쏘아낸 5체인급 마법, ‘그래비티 에어리어’에 짓눌리는 신세가 되었다.
“다시 지껄여봐.”
“윽, 으윽…… 너, 너어…….”
“왜, 말을 못 하겠어?”
“너, 너 이러고도…… 같은 학부…… 학생에게 마법을 쓰는 건…….”
아직 입은 덜 짓눌렸는지 어떻게든 알투르에게 쏘아붙이는 녀석들.
하지만 몸은 조금도 움직일 수 없었다.
알투르의 재능은 여기 있는 녀석들과 비교할 수 없었으니까.
괜히 드나보 교수가 희망고문하며 데리고 있던 게 아닌 셈.
“그래서, 고발이라도 하게?”
“내, 내가 못할 것…….”
“해 봐. 고발. 그럼 나도 네놈들이 마법실험 자재랑 마법시약 빼돌려서 내다 팔고 금지 주문 쓴 거 죄다 불어버릴 거니까.”
“…….”
놈들의 입이 거짓말처럼 닫혔다.
알투르는 그 모습에 피식거리며 마력을 거두었다.
“이제 꺼져.”
어딘가 모르게 데인을 닮아 있는 모습.
물론 알투르는 그런 자신의 변화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
“두, 두고 보자!”
“개자식!”
어디서 많이 들어 본 말과 함께 녀석들이 곧바로 도망쳤지만 알투르는 신경조차 쓰지 않은 채 다시 수련에 매진했다.
‘이래서야 꼭 붙어야겠군.’
알투르는 알고 있었다.
데인, 그리고 시드레인 덕에 니륵시온 마탑 취업이 확정되긴 했지만…….
그보다 더 많은 게 필요하다는 것.
그래서 필요하다.
데인 소그레스라는 새로운 끈이.
다만, 이전과 같은 권력욕 때문은 아니었다.
‘재미있어 보이거든, 걔들 노는 게.’
졸업까지 몇 년 남지 않았지만, 그래서일까.
매번 눈치만 보고 스트레스로 범벅이 되었던 남은 아카데미 생활을 의미 있게 보내고 싶었다.
그냥, 그뿐이었다.
* * *
“총 지원자 254명.”
쿵.
서류 선별이 시작되었다.
사실 선별이라 할 것도 없다.
일단 서류에서 거를 만한 이유가 별로 없었으니까.
우리는 심지어 아카데미 검술회 동아리에서 온 지원자들도 일단 받아들였다.
문제는 콘레드 같은 윗선의 녀석들이지, 일반 부원들이 아니니까.
“얘는 안 돼. 징계만 벌써 다섯 번 먹은 녀석이야.”
“아무리 봐도 스파이가 의심되는데? 얘, 아카데미 검술회에서 핵심 간부 중 하나야.”
대신 저런 경우들은 확실하게 걸러냈다.
그러면서 추리고 추리니 약 220명이 남았다.
“알투르는 역시 지원했네.”
“그럴 녀석이지.”
알투르도 역시 지원했고, 그 외 아는 이름도 몇몇 보였다.
“육체미 동아리 얘들도 다 지원했네?”
“제가 시켰습니다. 다들 제 활약을 보고 감명받은 모양이더군요.”
난 그 말에 피식거렸다.
우리는 이제 시험 일정을 다시 한번 체크했다.
“1차 시험은 서면 시험…… 문제 오류 없는 건 다 체크했지?”
“그럼. 데인 네가 마지막으로 보면 돼.”
“좋아. 2차 시험은?”
“이따 점검 가서 보면 알겠지만, 환영 발생기도 확실하게 설치해 놨고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서 예비 마력석도 잔뜩 연결해 놨어.”
1차 시험은 프리실라와 도리안, 레일라가 준비하는 가운데 내가 문제들을 선별했다.
그리 어려운 문제들은 아니다.
그냥 기본적인 소양을 평가하고, 간단한 서술형 몇 개를 통해 대상자의 생각만 알 수 있도록 하는 수준.
어디까지나 ‘최소한’의 안전장치라 할 수 있겠다.
사실 1차 시험은 지원자를 최대한 떨어뜨리면서 똘똘한 녀석을 골라내기 위한 방편.
핵심은 2차다.
2차 시험은 어니스트의 주도 아래 ‘미로 체험’이 기획되었다.
“근데 시험 치는 애들이 환영 해제 조건을 잘 찾아낼 수 있을까요, 데인 선생님? 솔직히, 그냥 돌파하라고 냅다 들여보내면 다들 당황할 것 같습니다.”
도리안의 걱정에도 난 고개를 저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헤쳐 나올 녀석이 필요한 거지. 바로 너처럼.”
“데인 선생님…….”
내 뜬금없는 칭찬에 녀석은 감동 받아 손을 모았다.
참고로 도리안은 이제 이전보다 근육 단련을 조금 덜하게 되었다.
내 지시대로 한 결과, 예상보다 더 뛰어난 성적으로 당테르컵을 마무리했기 때문.
이걸로 미래의 근육바보 한 명 제거했고.
아무튼, 다시 이야기로 돌아가서.
어니스트는 무척이나 신이 나서 전반적인 브리핑을 시작했다.
“일단 미로는 총 3단계로 구분했어. 1단계는 함정 돌파야. 해체를 할 수도 있고, 아예 부술 수도 있고, 아니면 강행돌파를 할 수도 있지. 참고로 위험성은 제거했어. 대신, 처리 방법에 따라 점수가 차등 부여되지. 거기에 총 소요 시간을 포함해서 1단계 종합 점수를 매기는 거야.”
참고로 함정 제작은 나, 어니스트, 그리고 사냥꾼 가문임을 무척이나 강조한 당테르관 친구 아넬드 귤러드가 수고해 주었다.
참고로 녀석은 이번에 지원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함정 설치까지 다 돕고 나한테 묻기에, 그럼 형평성에 어긋나는 거 아니냐고 하니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물론 크라운 금화 좀 챙겨 주니 곧장 싱글벙글해졌지만.
여하튼 어지간한 녀석들은 1단계에서 포기하거나, 거의 점수를 얻지 못하고 2단계에 접어들 것이다.
“이제 2단계는 환영 미로지. 온갖 환영들이 등장할 거야. 잘못된 길로 유도하는 함정도 있을 거고, 아예 길을 막아서는 함정도 있을 거고.”
“기절하는 사람 분명 나올 것 같은데.”
“아마도. 근데 그럼 어쩔 수 없지.”
어니스트는 그거야 알아서 할 일이라면서 어깨를 으쓱였다. 브론 패거리 사건을 겪은 후 확실히 달라지긴 한 것 같다.
“그리고 환영을 격파하거나 해체시키면 단서가 하나씩 발견돼. 3단계에서 써먹을 단서들 말이지.”
“오호라.”
“여기에 하이라이트. 2단계 끝에는 카르나스가 기다리고 있어.”
“카르나스가?”
그 말에 미로 설계에 참여하지 않았던 친구들의 표정이 의아해졌다.
그도 그럴 게, 카르나스는 우리 동아리 내에서나 자연스러운 존재지 밖에서는 아직 말도 안 되는 녀석이기 때문.
무려 드래곤인데 말이야.
물론 드래곤이라 누가 생각이나 하겠냐만, 아무튼.
“응. 근데 카르나스 대신에 카르나스 불꽃이 출연할 예정이야.”
이건 내 아이디어다.
카르나스의 불꽃으로 뒤덮인 환영을 만들어서 제대로 걸러낸다는 계획.
카르나스의 불꽃은 강력하다.
일반적인 불꽃과는 달리 마력적인 힘으로 가득해 물 따위를 끼얹는 것으로는 불가능하다.
때문에, 유일한 2단계 출구를 막고 그 불길을 해체할 방법에 대해 단서를 던져 줄 생각이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사그라져. 하지만 그럼 돌파하는데 시간을 많이 잡아먹고, 당연히 많은 점수를 얻지 못하겠지?”
“그럼 그 전에 단서를 찾아내서 해체해야 하는구나.”
“바로 그거야.”
일반적인 불길로는 물만 부어도 끝나기 때문에 별다른 재미가 없다.
하지만 카르나스의 불꽃은 쉽게 꺼지지 않고, 임팩트도 남다르다.
또한 시험으로 쓰기에 딱 좋다.
카르나스 녀석의 불꽃 단련도 할 겸 말이지.
“그럼 키론은?”
“걔는 도대체 어떻게 써먹어야 할지 감이 안 잡히는데…….”
그 녀석도 정해 두었다.
그것도 아주 간단하게.
미로 3단계.
나는 내 계획을 간단히 압축시켜 설명해 주었다.
“키론 잡기.”
“…….”
“……뭘 잡아?”
상상된다.
드디어 다 나왔다고 생각할 즈음, 키론을 마주치고 나올 표정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