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3)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3화
2. 명가의 재능천재(2)
데인 소그레스는 쑥쑥 커갔다.
정말 축복을 받기라도 한 건지 잔병치레 하나 없이 건강하게 자라났다.
데인의 성장은 아라벨라, 클레어가 그랬던 것처럼 온가족의 관심사이자 행동 하나하나가 기쁨이었다.
“자, 데인. 이게 바로 마법이란 거야! 어때?”
“마브어?”
“마.법. 한번 볼래? 이게 바로 마력을 응집시켜서 빛을 발하는 거야. 짠!”
“우와.”
“체인이 없어도 마력에 재능만 있으면 쓰는 건 어렵지 않지만, 데인은 아직 어려서 힘들 거야!”
그리고 데인의 재능은 생각 이상으로 빠르게 나타났다.
“……데인. 지금 뭐 한 거야?”
“마브어!”
“……우리 막내 천재구나?”
아라벨라는 아무 생각 없이 보여 준 마력 응집광(凝集光)을 그대로 따라 한 데인을 보며 할 말을 잃었다.
마력 응집광은 말 그대로 ‘마법’에 재능이 있어야 만들어낼 수 있는 것.
마법사의 급을 결정하는 ‘체인’의 유무와 관계없는 일이지만, 이 나이에 이걸 만들어냈다는 것 자체가 중요한 일이다.
“우리 막내가 마법사가 되려나?”
1살 생일에서 보였듯 재능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데인, 오늘은 누나가 소환술을 한번 보여줄게. 우리 데인이 귀여워할 만한 소환수를 준비해 봤어!”
“조아!”
클레어는 소형 소환수인 ‘아이츠’를 데인 앞에 소환했다. 작고 귀여운 몸에 토끼 같은 귀, 자그마한 날개가 달린 보조 소환수였다.
“데인, 조심해야 해. 대부분의 소환수들은 자신을 소환한 소환수 앞에서는 온순하지만, 다른 사람이 접근하면 무척이나 경계…….”
“꺄아.”
클레어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데인에게 천천히 걸어가 조막만 한 손에 몸을 부비는 아이츠.
클레어는 난생처음 보는 광경에 할 말을 잃어버렸다.
“세상에. 아이츠가…….”
참고로 아이츠는 소환수들 중에서도 유독 예민하고 소환술사가 아니면 다른 모든 존재를 극도로 경계할 정도.
그런 녀석이 먼저 다가가서 몸을 비비적대는 모습이 믿기지 않았다.
소환술사의 재능을 판단하는 기준은 두 가지.
한 개는 소환술 그 자체에 대한 재능.
또 한 가지는…….
소환수에 대한 타고난 친화력.
데인은 아마 후자 쪽인 것 같았다.
전자 쪽도 갖춘 게 분명하지만.
“우리 막내가…… 소환술사 겸 마법사가 되려나……?”
암살 쪽도 빼놓을 수 없었다.
“데인, 데인? 어디 갔니?”
데인이 5살이 되던 해.
어머니는 갑자기 사라진 데인을 한참이나 찾아다녔다.
“얘가 어디를 간 거야……. 헤르만, 데인 못 봤어요?”
“죄송합니다, 부인. 저도 지금 찾고 있는데…….”
그리고 약 2시간이 지난 후에야 데인을 찾아낼 수 있었다.
본성 정원.
풀숲 사이에서 절묘하게 은신하고 있는 데인의 모습을.
“……데인? 어떻게…….”
“어머니가 알려주신 대로 해봤어요! 저 잘 숨었어요?”
릴리는 뿌듯한 표정으로 물어오는 막내아들을 보며 멍한 표정을 지었다.
알려 주긴 했다.
말로만.
그런데 그걸 듣고 그대로 따라 했다고?
“……우리 막내가 암살자 겸 소환술사 겸 마법사가 되려나……?
데인은 정말 쑥쑥 크고 있었다.
전생과 달리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드러내면서.
* * *
소그레스 백작성은 대륙에서도 기후가 좋기로 유명한 남부에 위치하고 있다.
따스한 날씨와 잔잔한 기후, 그리고 좋은 일조량 덕에 질 좋은 과일들이 잔뜩 자라나는 이곳에서 나는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시간 참 빠르다.’
전생에서 겪었던 전쟁터가 드문드문 생각나긴 했지만, 이 소그레스 영지의 평화로움을 마주하고 있노라면 그마저도 금방 잊힌다.
나는 이 평화를 이제 걸어서 만끽하고 있었다.
내 나이 일곱 살이었다.
‘생각보다 시간이 빨리 가서 다행이다만.’
물론 걸음마야 예전에 뗐다.
아니, 누나들보다 더 빨리 뗐다.
전생의 기억을 지니고 있으니 어떻게든 걸어보려 하다 근육이 더 일찍 발달된 모양이다.
그렇다고 갓난아기 시절이 그렇게 지루하지만은 않았다.
‘역대급 천재’임이 확인된 후 가족 간 모종의 합의라도 된 건지 난 그날 이후부터 이런저런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정확히는 그냥 일방적인 이야기였다.
마치 동화를 들려주는 것과 비슷하다고 해야 할까.
다들 조기교육에 무척이나 열성적으로 임했다.
한 명이 자리를 비우면 다른 한 명이 얼른 달라붙어 자기 전문분야를 조잘조잘 떠드는 식.
“자, 데인. 창이라는 건 말이다, 기본적으로 거리의 이점을 충분히 살릴 수 있는 무기란다. 지금은 아무것도 알아듣기 힘들겠지만 반복해서 듣다 보면…….”
“데인. 은신의 기본은 기도비닉을 유지하는 거예요. 어머, 너무 어려운 단어를 썼나? 으음, 엄마가 암살을 배울 때는 이런 단어들밖에 안 써서…….”
“내 동생! 오늘은 누나가 불 계열 마법과 물 계열 마법의 상성에 대해 알려 줄게! 오늘 배운 내용이야! 마법역학에 대한 내용인데…….”
“……소환수는 소중히 대해야 해. 잘 봐. 이렇게 소환한 다음에 쓰다듬고, 교감하는 게 먼저야. 소환하자마자 공격하라고 지시하면 결국 소환수의 반감을 사게 되는 거야.”
아버지는 창술.
어머니는 일단 은신(암살은 너무 잔인하니)
큰누나는 마법.
작은누나는 소환술.
처음에는 지루했는데, 갈수록 들을 만했다.
그러다 어느새 글을 익히자 내 나름대로 정리하는 정도까지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어머니에게 먼저 수업을 받고 있었다.
“데인, 여기 있었구나?”
“앗, 벌써 찾으실 줄은 몰랐는데.”
나와 어머니는 숨바꼭질 중이었다.
놀이를 빙자한 ‘은신 수업’이라 하면 적당할까?
다섯 살 무렵, 내가 뜀박질과 여러 호흡에 익숙해질 무렵부터 시작된 일종의 ‘조기교육’이었다.
“무슨 소리니? 4시간 30분. 저번보다 10분이나 늘었어.”
“정말요?”
“그럼. ‘호흡 죽이기’도 잘 유지했고, 기척도 거의 내지 않았단다.”
어머니는 자랑스럽다는 듯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다.
‘숨바꼭질’을 포함한 ‘호흡 죽이기’는 간단히 말해 ‘은신 수업’의 일환.
상대가 눈치채지 못할 곳에 숨어 호흡을 죽이는 게 바로 수업 내용이다.
암살의 기초라고 해야 할까?
물론 암살에만 쓰이는 건 아니다.
위험할 때 몸을 숨기거나, 혹은 상대를 감시할 때도 충분히 쓰일 수 있는 기술.
“역시 우리 아들은 암살자의 재능을 타고났어. 일곱 살에 이런 참을성을 보이긴 쉽지 않거든.”
그거야 뭐, 전쟁터 구르면서 키운 게 인내심이었으니까요.
“이만하면 다음 은신 수업으로 넘어가도 될 것 같은데?”
“좋아요, 어머니.”
“엄마랑 수업하는 거 재미있니?”
“그럼요.”
정말 재미있다.
이런 내용들을 진작에 알았다면 전쟁터에서 잘 써먹었을 것이다. ‘죽은 척하기’를 시전하는 것보다 훨씬 쓸 만했을 테니까.
거부감도 딱히 없었다.
내가 봤던 고고한 기사 나으리들이라면 모양 빠진다며 거절했을 기술들이지만, 내 눈에는 다 엄청난 기술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백작부인, 안녕하십니까. 데인 도련님. 여기 계셨군요.”
그때 시종 헤르만이 다가왔다.
나이는 열다섯.
어리지만 진중하고 조용해서 마음에 드는 시종이다.
한 살 생일 무렵부터 항상 내 곁에 있던 녀석이다.
“아, 벌써 시간이 이렇게.”
“백작님께서 기별하셨습니다. 굉장히 기분이 좋아 보이셨습니다.”
아버지는 참 좋은 사람이다.
아들의 생일에 선물을 줄 생각에 아들보다 더 기뻐하시는 분이니까.
다만 오늘은 내 7살 생일을 하루 앞둔 날.
아버지는 아마 생일날까지 기다리기 어려우셨던 것 같다.
“기대되는데. 가자. 어머니, 그럼 가볼게요.”
“조심히 가렴.”
나는 어머니에게 인사하고 헤르만을 따라나섰다.
그리고 성에 들어가 아버지의 집무실에 도착하자 아버지는 준비한 선물을 내게 내미셨다.
“일곱 번째 생일을 미리 축하한단다. 원래대로라면 생일날 연회가 벌어질 때 멋지게 주려 했지만, 엄마보다 먼저 주고 싶어서! 데인, 다시 말하지만 창술이다, 창술. 다 좋지만 창술을 우선시하는 거야!”
참 순수한 마음이었다.
“감사합니다, 아버지.”
나는 감사를 표하곤 선물을 받아들었다.
뭔지 알 것 같다. 길쭉한 포장.
딱 봐도 창이었다.
스륵.
포장을 풀자 멋진 단창 한 자루가 나타났다.
훌륭한 만듦새였다.
검은색의 창 자루와 은빛의 창날이 훌륭한 조화를 이루었다.
내 나이와 근력을 고려한 건지 심지어 무척 가볍기까지 했다.
뭘로 만들었는지 궁금할 정도다.
“수도의 이름난 장인에게 특별히 부탁해 2년 전부터 준비한 선물이란다.”
아버지, 2년 전이시라니.
무척 본격적이시군요.
“너무 멋있습니다.”
“역시! 내 아들은 알아볼 줄 알았다. 하하하하! 가볍지만 단단한 도양나무를 사용했고, 창날은 일반적인 강철 대신 고드릭강을 사용했단다.”
도양나무.
고드릭강.
두 개 모두 아주 훌륭한 재료들이다.
아버지의 마음이 그대로 느껴졌다.
“어디, 한번 쥐어 보거라. 내가 지금까지 들려준 창술에 대한 이야기들, 기억하지?”
“네, 물론이죠.”
나는 단창과 함께 자세를 잡아 보았다.
양손으로 쥐고, 손과 손 사이에는 주먹 두 개 정도 들어갈 공간을 남긴다.
창은 정면이 아닌 상대의 머리를 조준한다는 생각으로 겨누며, 한 발은 한 보 앞으로, 다른 한 발은 한 보 뒤로.
“완벽한 자세구나.”
아버지는 내 자세를 보더니 손뼉을 치며 잔뜩 흥분하셨다.
“이럴 게 아니라, 훈련장으로 나가자꾸나.”
나는 고민의 여지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창을 잡으니 몸이 근질근질하거든.
비록 검은 아니지만, 실제 무기를 잡는 건 이번 생에서 처음이니까.
그간 아버지와 어머니, 두 분의 합의에 따라 연습용 무기조차 잡지 못했던 것.
나와 아버지는 훈련장에 도착했다.
“그곳에 서서 날 향해 창을 잡거라.”
“네, 아버지.”
아버지는 내 단창과 비슷한 길이의 단창을 집으셨다.
연습용이지만 날카롭게 벼려낸 창.
“창을 대할 때는 언제나 진지해야 한단다.”
아버지는 창에 진심이신 게 확실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7살 난 아들과의 대련에서 진짜 창을 집으시진 않을 테니까.
그렇다고 아버지가 날 진짜 찌를 거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
“데인, 창과 검의 차이가 무엇이라 말했지?”
“거리요. 검과 다르게 거리를 이용하여 상대를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게 그 목적이라 했습니다.”
“좋아. 그다음은?”
“효율이 높습니다.”
“바로 맞췄다.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느냐?”
“창은 검 대비 접촉면적이 좁습니다. 특히, 찌를 때 다른 무기 대비 적은 힘으로도 더 강하고 깊게 찌를 수 있습니다.”
아버지는 만족스럽게 웃으셨다.
“잘 기억하고 있구나. 그래, 창은 그런 의미에서 배우기 참 쉬운 무기지. 하지만 일정 수준을 넘어서게 되면, 검보다 어렵게 된다. 왜 그런지 아느냐?”
쿵.
그때 아버지가 자세를 잡으셨다.
거대한 압력이 순식간에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이게 바로 헥사급 창기사의 자세.
“바로 창의 근본적인 문제 때문이다. 적을 공격하기 위해선 최소한의 거리가 필요하지. 억지로 가져가 대고 그어버리기라도 할 수 이는 검에 비해, 창은 길거나 짧게 쥐어 공격하기 힘들다.”
아버지는 덧붙이셨다.
“모든 병기에는 일장일단이 존재한다. 병기 중 최고라 불리는 검조차도 특정한 상황에서는 약할 수밖에 없지. 그것도 모르고 어떤 무기가 최고다, 하는 건 틀린 말이야.”
“그렇다면 아버지께서 창을 쓰시는 이유는 뭔가요?”
내 진지한 질문에 아버지는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했다.
“멋있으니까 쓴단다.”
“…….”
“암. 애들 장난감 같은 단검보다 훨씬 멋있지. 사실 창이 최고란다. 검보다 나아.”
그렇게 따지면 검이 더 멋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