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310)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310화
197. 델 오르노의 수호자(6)
하마터면 속아 넘어갈 뻔했다, 는 어울리지 않는다.
애초에 믿은 적이 없으니.
“끄으으…….”
난 엉망진창이 된 녀석을 바라봤다.
아마 우리를 여기서 처치한 뒤 안에 있는 걸 취할 생각이었던 모양.
우리에게 굳이 이런저런 말들을 장황하게 늘어놓은 건 그런 이유.
하지만 반대로 왜 우리가 필요했나 생각해 보면…….
“역시 저 철문이군.”
문을 열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자신의 마력을 일부 사용해 의심을 피하는 한편, 일행의 마력을 불어 넣게 하려던 수작.
실제로 마력을 불어 넣은 적이 없으니 잘은 모르지만, 좋은 일이 벌어지진 않았을 것 같다.
아무튼 아르카니움제 검 덕에 그럴 일도 없었지만.
“이놈은 이제 신경 안 써도 돼.”
난 녀석에게 마도구를 던졌다.
큰누나가 개발한 구속 도구다.
상대가 마족이니만큼 얼마나 먹힐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빈사상태이니 위력은 충분하리라.
철컥!
“어니스트, 문 근처에 함정 좀 미리 깔아 두자.”
“맡겨 둬.”
어니스트는 내 의도를 알아듣고 곧장 문밖에 함정을 줄줄이 깔아 두었다.
혹시라도 이 녀석의 친구들이 올 수도 있는 일.
물론 마족 상대로 함정이 그리 잘 통하진 않겠지만, 적어도 기습은 막겠지.
원래 계획이라는 건 유연하면서도 철저해야 한다.
“그럼 안으로 가 보자고.”
그리고 마침내 향한 안쪽.
진득한 마기가 흘러나오는 상황에서 나는 내 마력으로 마기를 밀어내며 전진했다.
여기에 프리실라가 빛의 구체를 동시에 두 개나 띄우며 주변을 밝혔다.
원래는 한 개였는데 두 개로 늘어났다고 칭찬할 틈은 없었다.
“이거군.”
주변이 밝혀지자 멈추는 모두의 걸음.
약 10미터 거리.
마침내 보였다.
마족 녀석들이 노리고, 우리가 찾던 유적 심부의 비밀.
“저……게 뭐야?”
제나의 떨리는 음성.
“돌…… 거인?”
“뭐가 저렇게 커……?”
10미터는 넘어 보이는 키.
단순히 키만 큰 게 아니라 좌우로도 넓다.
몸체는 돌과 강철로 이루어진 듯했고, 양 주먹은 비정상적으로 거대하다.
“멋진데.”
난 순수하게 감탄했다.
경이로운 느낌이라 해야 할까.
크로스 교수는 생명체라 했다.
반면, 방금 우리가 제압한 마족 녀석은 물건처럼 지칭했다.
그리고 지금 눈앞에 있는 ‘것’은 이 두 가지 조건 모두를 충족한다.
그래, 바로 그것이다.
“골렘.”
“골렘?”
아마 다들 모를 것이다.
저건 고대 마법 왕국, 아르카나의 마법사들만이 만들어낼 수 있었던 물건이니까.
인형과 비슷한 맥락이다.
“내가 모르는 거 보니까…… 혹시 아르카나?”
알투르의 말에 난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다만, 인형과 달리…….
‘수호자’라 불릴 만큼 강력한 존재.
거기에 하나 더.
“마력 대신 마기로 핵이 작동하고 있군.”
마족들이 저 골렘을 만든 걸까.
아니면 만들어진 골렘에 마기가 침투한 걸까.
“그럼 여기 있는 해골들은 모두…….”
“우리보다 먼저 유적에 왔던 것 같진 않으니, 다른 이유로 여기 온 녀석들이라 봐야지.”
골렘 주변에 즐비한 해골들.
대충 머리뼈만 세어 봐도 수십은 되는 듯하다.
뭔지는 모르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쿠궁!
[침입자를 감지했습니다. 제거하겠습니다.]우리가 다시 한 발 디디는 순간 골렘은 긴 잠에서 깨어나 작동을 시작했고…….
“산개해.”
무려 10미터나 되는 거대한 동체가 부르르, 몸을 떨며 새빨간 안광을 뿜어냈다.
이제부터 전투다.
아마 지금까지 했던 그 어떤 전투보다 스케일이 크겠지.
“망할, 간단한 탐험이라며!”
“알투르, 열 내봐야 소용없어. 그냥 받아들여. 우리 원래 이래.”
“레일라, 젠장. 나랑 제나는 들어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다고!”
“왜 알투르, 난 신나는걸?”
뒤쪽에서 들려오는 각양각색의 반응.
나는 그사이 짧게 작전을 짰다.
“데인, 아무래도 화살은 안 먹힐 것 같은데? 역시 함정이 좋겠지?”
“좀 떨어져서 패턴 파악하고, 발 닿을 만한 곳에 함정 설치하자. 폭발류랑 구속류로.”
“좋아.”
“프리실라.”
“맡겨 둬. 저 핵에 뭐라도 날리면 되는 거지?”
역시 다들 해야 할 일을 잘 안다니까.
좋아.
이제 나만 잘하면 되겠군.
물론 내가 나서서 아르카니움제 검을 휘두르다 보면 끝날 것이다.
하지만 그러면 다 같이 온 이유도, 보람도 없지.
항상 나 혼자 다 해 먹으면 재미없는 법.
실력 향상과 실전 경험을 위해서라도, 이번에는 적당히 활약해야겠다.
“해보자고.”
나는 이쪽을 향해 달려오는 골렘을 바라보며 말했다.
“카르나스.”
“끼륵!”
화르르륵!
더 이상 못 참겠다는 듯 튀어나와 불길을 쏘아내는 카르나스.
강력한 마력을 품은 엄청난 불길이 뿜어져 나와 골렘을 뒤덮는 가운데, 빛의 구체가 날아들었다.
콰앙!
[크우우!]효과가 확실히 있다.
카르나스의 불길을 암석 주먹으로 막아내던 골렘이 휘청였으니까.
역시 잡스러운 기운에는 신성력이 제대로 먹힌다니까.
“날린다!”
여기에 알투르가 날린 얼음으로 이루어진 창까지.
치이이익…….
순간 화염에 얼음이 증발하며 수증기가 일어났다.
제대로 먹혀들어 갔군.
쿠웅.
결국 한쪽 무릎을 꿇은 골렘.
하지만 그때였다.
수증기 사이를 뚫고 들려오는 음산한 음성.
“아르카나의 물건이라 이거지.”
이걸로 쓰러지는 게 더 이상하다.
“히, 힘을 다 쓴 게 아니라고요?”
당황한 도리안의 음성.
[재기동합니다.]쿠쿵!
그리고 다시 움직이는 골렘.
이전보다 더욱 빠르고 묵직한 속도로 이쪽을 향해 달려왔다.
“솟아나라!”
알투르의 마법이 골렘 앞에 나타났다.
흙벽이었다.
하지만 골렘은 주먹으로 후려쳐 벽을 부수더니, 곧장 도리안 쪽으로 달려든다.
그리고-
콰앙!
골렘의 주먹과 도리안의 주먹이 격돌하며 강력한 굉음이 일었다.
“크윽!”
당연하게도 도리안이 나가떨어졌다.
하지만 날아가는 속도로 봤을 때 충격이 아주 크진 않았다.
역시나.
그간 열심히 했군.
쩌억.
골렘의 주먹에 간 금.
마력을 주먹에 모아 일점으로 내지른 것.
“도리안!”
물론 내가 순간 마력 형상화로 방어막을 만들고, 골렘의 속도를 늦춰 준 것도 있었다.
도리안은 아마 모르겠지만, 내가 미치지 않고서야 그냥 두고 보진 않거든.
“괘, 괜찮습니다…….”
도리안은 프리실라의 부축을 받아 일어나더니 주먹을 쥐었다 폈다.
“생각보다 충격이 크지 않습니다. 프리실라 선생님.”
“……제발 좀 조심해. 저 크기 안 보여? 너 진짜 어쩌려고!”
잘들 논다.
“데인, 저놈이 주먹을 수복하는데?”
그사이 들려온 레일라의 말에 난 골렘의 주먹을 바라보았다.
주변에서 암석 조각들을 끌어모으더니 금이 간 안쪽을 채워 버린다.
저게 단순히 마법만으로 가능한 일일까.
인형도 그렇고, 아르카나는 어쩌면 내가 생각하는 수준 이상의 문명일지도.
“한 방 먹여 볼까.”
난 내가 쓸 수 있는 체인급 마법 중 가장 강력한 걸 준비했다.
5체인.
이름하야, 폭풍의 창.
바람을 극도로 압축시켜 날린 창을 닿는 순간 폭발시키는 마법이다.
5체인 마법 중에서는 극히 까다로워서, 이걸 건너뛰고 6체인으로 들어가는 마법사도 있다고 할 정도.
물론 난 아니다.
이미 마력을 형상화해서 온갖 모양을 만드는 마당인데 이쯤이야.
휘이이잉!
허공에 생성되는 세 개의 창.
“저걸 세 개나 만들었다고……?”
대번에 알아본 알투르의 멍한 목소리 속에서 나는 골렘을 향해 폭풍의 창을 날려 버렸다.
쐐애애액! 퍼억!
양쪽 다리, 그리고 어깨에 틀어박힌 폭풍의 창.
맞았을 때는 큰 변화가 없으나.
콰앙!
폭발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쿠쿠쿵…… 후두둑.
사방으로 암석 조각이 비산하는 가운데 양다리를 잃은 골렘이 그대로 엎어졌다.
[손상도 심각. 즉각 수복에 들어갑니다.]“역시 데인이야.”
감탄 속에서 난 생각했다.
과연 이걸로 끝일까.
아예 끝낼 작정이었으면 더 큰 걸 날렸을 테다.
아니나 다를까.
쿵, 쿵!
골렘은 양 주먹을 땅에 짚었고, 이후 상체 아래쪽으로 주변의 암석들이 모여 부서진 하체를 재구성했다.
“뭐 저딴 게 다 있어…….”
[출력을 모두 개방합니다. 100% 도달.]그리고 전투는 이제부터다.
골렘의 핵으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마기의 강도가 심상찮다.
“프리실라.”
“이미 전개하고 있어!”
프리실라가 그 마기로부터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 신성력을 전개했다.
희디흰 빛과 시꺼먼 마기의 대결.
이런 상황에서, 출력 100%의 골렘이 방금까지와는 다른 기술을 선보였다.
쿠쿵, 드드득!
주변의 크고 작은 암석들이 허공에 떠오르더니, 삼삼오오 뭉치며 작은 골렘들이 탄생했다.
“군단…… 이네?”
레일라의 중얼거림처럼, 골렘 군단이었다.
하지만 예상과 다른 반응들이 나왔다.
“그래, 큰 놈보다 훨씬 낫지!”
“검 한번 못 휘두르고 끝날 줄 알았는데.”
“저 정도면 화살도 먹히겠지?”
하여튼 기특한 녀석들.
나는 마력을 나누어 줄까 하다 그만뒀다.
보아하니 이 상황이 그리 위협적이진 않기 때문.
내가 매번 강화하면 이 녀석들이 그간 수련한 의미가 없어진다는 이유도 있고 말이야.
“흐흐흐, 이게 얼마 만인가.”
이때 들려오는 목소리.
제나 쪽이었다.
제나치고는 꽤나 걸걸한 목소리였는데…….
“이런 망할, 사제잖아! 이봐, 영매! 좀 치우라고 해 줘!”
허.
그때 말한 네크로맨서를 강령시킨 건가?
“프리실라, 제나 쪽만 신성력을 거둬 줘.”
“하다 하다 이젠 네크로맨서랑 같이 싸우네.”
프리실라는 투덜거리면서도 신성력을 해제했고, 제나 아니 네크로맨서는 광소를 터뜨렸다.
“그래, 이거지! 거기다 여기는 공기가 아주 좋군! 탁하고 사악해! 일어나라, 망자들이여!”
쩌적, 따닥!
사방에 널려 있던 해골들이 일어나고 재조합되면서 나타나는 해골 군단.
“우와.”
함정을 설치하던 어니스트가 감탄했다.
나조차도 처음 보는 광경.
네크로맨서라니.
가장 어처구니없어하는 건 프리실라였다.
“마족도 봤고, 네크로맨서도 봤고. 이제 뭐 남았지? 드래곤도 여기 있고.”
“끼륵?”
아무튼 뭐, 잘됐다.
든든하긴 하네.
“가자.”
내 신호에 따라 프리실라의 신성력을 휘감은 친구들이 뛰쳐나갔고-
“넌 내 상대다.”
이어서 큰 놈은 내가 맡았다.
스릉.
한 손에는 아르카니움제 검, 다른 한 손에는 아버지로부터 선물받은 단창을 들고.
그나저나 이 단창 이름을 아직도 안 정했네.
매번 까먹는단 말이지.
뭐, 차차 정하자.
지금은 이놈부터 상대해야 한다.
[출력 100%. 핵에서 마력포를 발사합니다.]근데 시작부터 좀 강한걸.
대포라니.
쿠쿠쿵!
핵으로 마기가 집중되는가 싶더니, 내 쪽을 향해 강력한 기운이 투사되려던 그때였다.
콰앙!
마침내 어니스트가 설치했던 함정이 빛을 발했다.
콰앙!
[충격 감지, 충격 감지. 왼쪽 다리에서 강력한 충격이 감지되었습니다. 마력포 타깃 적중 확률 99% 감소.]함정이 폭발하며 골렘의 동체가 휘청이며 마력포는 애꿎은 천장만 때린 가운데, 내가 달려들었다.
서걱!
그리고 충격을 받은 다리를 아르카니움제 검으로 그대로 베어버렸고.
타닥!
이어서 다른 다리도 베어 버렸다.
부웅!
그사이 마치 허우적대듯 주먹이 날아들었으나, 난 가볍게 피하며 뒤로 물러났다.
[하반신 수복을 개시합니다.]전황을 살펴보니 그럭저럭 나쁘지 않다.
수십의 미니 골렘 하나에 두 구 이상의 해골들이 달라붙었고, 나머지는 우리 친구들이 처치 중이다.
쾅, 쾅!
간간이 터지는 함정까지.
자아.
그럼 이제 슬슬 끝내볼까.
“카르나스.”
“끼륵!”
난 카르나스를 부르곤 골렘의 핵을 바라보았다.
“불꽃 준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