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62)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62화
32. 소환술사 특별 전형(1)
에서 1호 세트를 구한 건 순전히 운이었다.
의 디저트 생산 및 특별한 디저트 세트 생산 시각은 기밀이라고 한다.
그래서 다들 언제 나올지 몰라 하루종일 죽치기도 하고, 생각이 날 때 들러 재고가 있는지 문의하는 편이라고들 하는데-
마침 내가 들렀을 때 그 따끈따끈한 1호 세트가 만들어졌던 것.
안 그래도 어디 갈 때는 선물을 하나씩은 들고 가야 한다는 아버지의 지론에 따라 디저트 한 상자 정도는 사려고 했는데, 설마 그게 ‘특별한 디저트 세트’가 될 줄이야.
“그게 두 개나 있을 줄은 몰랐지만.”
덕분에 아공간엔 1호 세트가 하나 더 있었다.
나중에 레일라랑 어니스트랑 나눠 먹고 누나들한테도 줘야지.
여하튼 덕분에 나는 델피네소 교수의 호감을 생각 이상으로 많이 산 것 같다.
여유야 부릴 수 있지만 굳이 적으로 돌릴 필요가 없는 사람이니 결과적으로는 아주 잘 된 셈이라고 해야 할까?
“뭐, 소환학부 갈 일은 없어 보이지만.”
물론 미안하게도 델피네소 교수가 생각하는 듯한 나의 완전 전과(轉科)는 조금 힘들지 않을까 싶다.
하고 싶은 게 너무 많거든.
배우고 싶은 것도 많고.
추천장이야 약속받았으니 이제 마무리된 셈인가?
“보자. 그럼…….”
조만간 추천장이 나올 테니, 그걸로 특별 전형 시험에 응시하면 될 테고.
동아리 활동은 이제 천천히 하면 될 일.
지도야 어니스트가 알아서 해석할 거고.
첫 주도 안 지나갔는데 너무 많은 일이 일어나 약간의 정리가 필요했지만, 그렇다고 못 할 것도 없어 보인다.
“슬슬 교양 수업을…… 참.”
나는 교양 강의동으로 걸어가다 문득 부모님을 떠올렸다.
“입학 후 연락도 못 드렸구나.”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수정구를 열었다. 그리고는 마력을 주입해 통신을 시도하자, 얼마 지나지 않아 수정구가 빛을 발했다.
-데인, 우리 아들!
어머니였다.
“어머니.”
-내 아들. 안 본 지 며칠이나 됐다고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는데. 잘 지내고 있지?
“그럼요. 다 좋아요. 두 분도 보고 싶고요.”
무척이나 반가워하는 목소리가 들려와 가슴이 아련했다. 가족이란 존재는 이런 거구나.
-오, 우리 아들이야?!
-좀 있어 봐요! 제가 연락 중이잖아요!
-아들! 잘 지내지?
아버지도 계셨다.
두 분 다 무슨 몇 달은 안 본 사람들처럼 이야기해서 나는 그만 웃음을 터뜨렸다.
“잘 지내요. 누나들도 만났고, 친구들도 많이 사귀었어요. 참, 저 동아리도 만들었어요.”
-으응? 동아리를 벌써? 우리 아들 대견한데?
-역시 우리 아들이다! 기왕이면 아카데미에서 가장 큰 동아리로 만드는 건 어떠냐?
아버지는 여전히 주책이셨고, 어머니는 언제나 따스하셨다.
기분이 좋다.
“수업도 되게 재미있어요.”
-그래, 우리 아들은 재능이 많으니까. 엄마가 준 나이트혼 잘 가지고 다니지?
-데인, 언제나 창술이 우선이란다!
그리고 아무래도 자주 연락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마저 떠난 성에서 두 분만 지내느라 적적하시겠…….
-데인, 근데 말이다. 혹시 동생이 생기면 어떨 것 같니?
-이 사람이 애 앞에서 못하는 소리가 없어요!
-부인! 솔직히 넷째 낳으면 무슨 재능일지 궁금하지 않소?
-그, 그거야 그렇지만…….
……그다지 적적하진 않으실 것 같다.
나는 마침 생각난 김에 카르나스도 자랑했다.
두 분의 반응은 그야말로 경악을 넘어 기절 직전이었다.
-세, 세상에. 패밀리어의 알이 부화했다고!
-으하하하! 우리 아들 최고다! 이거, 역사에 기록되겠어!
-조용히 좀 해요! 누가 듣겠어요! 아무리 그래도 패밀리어가 부화한 건데!
-뭐 어떻소? 어차피 나중에 다들 알게 될 텐데!
진짜 난리도 아니다.
괜히 알렸나 싶다가도,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니 좋기도 하고.
“끼륵?”
이런 가운데 곤히 자던 카르나스는 슬며시 눈을 뜨더니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수정구를 빤히 바라보았다.
-어머, 눈 뜬 거 너무 귀엽다.
-허허. 처음 보는 생물이니 패밀리어가 확실해 보이는군.
카르나스는 본능적으로 느꼈는지 활짝 웃으며 꼬리를 흔들었다. 진짜 강아지 같다.
-잘 키우렴. 혹시 그 아이의 존재로 문제가 생기면 언제든지 연락하고.
-언제든지 달려가마.
그래, 이 든든함.
나의 재능과 특별함도 있지만, 내가 이렇게 자신 있게 살아갈 수 있고 전생과 다른 관념 속에서도 행복할 수 있는 건 가족의 존재 덕이다.
그렇게 나는 오랜만의 통신을 마무리했고, 곧장 교양 강의동으로 향해 강의실에 들어갔다가 10분 만에 나왔다.
대체로 교양 강의는 오리엔테이션을 짧고 굵게 끝낸다더니, 딱 그랬다.
잠시 고민하다 오늘은 하루를 마무리하기로 마음먹었다.
기숙사로 돌아간 나는 카르나스에게 먹이를 준 뒤, 내 고대의 마력을 연구하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이 되자 작은누나로부터 연락이 왔다.
-데인! 델피네소 교수님한테 연락 왔어!
“응?”
-벌써 추천장을 보내고 오늘 소환술사 협회에서 연락이 왔대! 협회에서 아카데미로 즉시 시험관을 파견한다던데?
생각 이상으로 빠르다.
-델피네소 교수님이 데인 널 엄청 마음에 들어 하더라. 어떻게 한 거야? 되게 까다로운 분이신데.
그 말에 나는 씩 웃었다.
역시, 디저트는 최고의 선물이었던 것 같다.
-아무튼 곧 시험일 것 같은데…… 나 때는 소환수 세 마리 동시 소환, 그리고 1시간 유지 후 링크 강화였어.
내가 봐도 상당히 까다로운 시험이다.
“되게 어려웠겠는데?”
참고로 작은누나는 특별 전형 출신.
작은누나가 아마 16살에 특별 전형을 통과했을 것이다.
-사실 어떤 시험이 나올지는 몰라. 대충은 준비해 오겠지만, 그걸 알려 주진 않거든. 뭐, 사실 델피네소 교수님이 추천장을 써 준 것만으로도 자격요건은 충분하겠지만…… 협회 내에서도 알력다툼이라는 게 있어서.
“알력다툼?”
-데인 네 나이에는 이해하기 조금 힘들 수가 있는데, 음…… 델피네소 교수님은 지속적으로 소환술사 협회의 요청을 거절한 전력이 있어서. 협회에서는 마음에 안 들어 하지.
대강 알 것 같다.
“그럼 시험이 어렵게 나올 수도 있다는 거네?”
-그럴 수도 있지. 큰 걱정은 없는데, 음. 솔직히 나는 어른들 싸움에 데인 네가 피해를 입으면 좀 슬플 것 같아.
나는 그 말에 씩 웃었다.
“걱정 마.”
그럴 일은 없을 테니까.
* * *
델피네소 교수는 테메릭 교수를 재촉해 추천장을 받아내 협회 측에 보낸 즉시 시험을 준비했다.
사실 특별 전형 시험은 협회 시험관들의 자의적인 평가만 패스하면 그만이라 사실 크게 준비하고 할 건 없었다.
제국 아카데미엔 시험장으로 쓸 만한 곳이 널려 있고, 관련 도구도 충분히 마련돼 있다.
그런 결과 협회 측에 추천장을 보내고 빠른 처리를 요구한 결과, 이틀도 지나지 않아 시험관들이 파견된 것.
“크흠. 델피네소 교수. 오랜만이오?”
“위원장님, 안녕하세요. 잘 지내셨죠?”
제국 소환술사 협회.
알테온 제국의 소환술사라면 무조건적으로 소속되는 그곳의 위원장, 엘가르드 포덴.
그는 자신을 마중 나온 델피네소 교수를 보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뭐 얼마나 대단하다고 그렇게 재촉까지 하셨소?”
어떤 협회든 윗사람들은 엉덩이가 무겁기 마련.
하물며 협회장과 부협회장 바로 아래라 할 수 있는 위원장 엘가르드는 어떻겠는가.
“죄송해요, 위원장님. 너무 뛰어난 재능이라 어쩔 수 없었답니다.”
“크흠. 그럴 거면 협회에서 한자리 준다고 할 때 받아들여서 빠르게 처리할 것이지. 쯔쯔.”
엘가르드는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델피네소 교수의 실력은 따지고 보면 엘가르드보다 뛰어나다.
하지만 세상이 어디 ‘실력’만으로 돌아가겠는가.
모든 소환술사들의 목줄을 틀어쥔 협회의 위원장이라는 직함은 가볍게 볼 게 아니다.
“아시잖아요. 자리라도 하나 맡게 되면 거기서 일을 해야 하고, 그럼 전 아카데미 일에 집중할 수 없는걸요?”
델피네소 교수는 지지 않고 싱긋 웃었다.
그녀는 걸핏하면 자신을 데려와서 세력으로 삼으려 드는 엘가르드의 검은 속내를 잘 알고 있었다.
솔직히 말해, 협회는 지긋지긋하다.
실력이 뛰어나다는 이유로 젊은 시절부터 여기저기 끌려다녔고, 무엇보다 전쟁에 수도 없이 동원되었다.
물론 협회가 아니어도 전쟁에 참여했겠지만…… 협회의 욕심 때문에 무리한 작전이나 전투에 투입되어 탈진하거나 죽을 뻔했던 적이 여러 번이었기 때문.
‘흥. 추천장을 보냈으니 봐 주긴 한다만…… 솔직히, 마음에 안 들지.’
엘가르드는 그런 델피네소 교수를 바라보며 속으로 조소를 머금었다.
“하여간 알겠소. 데인 소그레스라고 했나? 클레어 소그레스의 동생?”
“네, 맞아요. 피는 못 속이는지 대단한 재능이더라구요.”
“추천장을 보면 이미 5등급의 겐드푸를 소환한 것도 모자라 ‘링크 강화’까지 해냈고, 자율전공학부 시험 때는 당신 소환수에 ‘다중 링크’까지 생성했다지?”
“네, 맞아요.”
“말도 안 되는 재능이라 내부에서도 이야기가 좀 많았소.”
엘가르드는 미심쩍은 표정으로 물었다.
“클레어 소그레스야 내 눈으로 직접 봤다지만, 그 동생이 그보다 뛰어나리라는 생각은 안 드는데. 그 정도면 ‘갈더란’ 못지않은 수준 아니오?”
갈더란.
소환술사들에게는 꿈이나 다름없는 ‘지평선 너머의 소환수’를 소환할 수 있었던 마지막 소환술사.
이미 200년 전의 인물이지만, 소환술사라면 누구나 롤모델이자 노스텔지어로 꼽는 인물이다.
그렇기에 ‘갈더란’을 굳이 언급한 건, 헛소리가 아니냐는 뜻과 일맥상통한다.
“‘갈더란’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보시면 잘 아실 거예요.”
델피네소 교수는 싱긋 웃었고, 엘가르드는 하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아주, 아주 엄격히 평가할 것이오. 잘 알겠지만, 특별 전형은 역사적으로 그래왔으니.”
“잘 알죠.”
델피네소 교수는 엄포를 놓는 듯한 엘가르드의 모습에도 굴하지 않고 싱긋 웃었다.
“그럼, 이제 모시겠습니다, 위원장님.”
“음.”
엘가르드는 그렇게 평가단을 이끌고 델피네소 교수를 따라나섰다. 당연하게도 이목이 집중되었다.
“뭐야, 뭐야. 소환술사 협회에서 왔어?”
“뭔데? 왜 온 건데?”
“내가 들었는데, 데인 소그레스 걔가 특별 전형 시험 추천장을 받았대. 왜, 테메릭 교수님 수업에서 한 방 먹인 그 신입.”
“아! 그 소환수 강화까지 한 그 녀석?”
“젠장, 뭔데 그 녀석은 다 잘해?”
수군거림과 놀라움, 감탄, 부러움, 그리고 질투까지 더해진 반응 속에서 엘가르드와 평가단, 그리고 델피네소 교수는 마침내 오늘 시험이 이루어질 체육관에 도착했다.
“이곳입니다.”
“들어가지.”
안으로 들어선 엘가르드는 잘 갖춰진 강당을 보고 일단 만족했다.
물론 그걸로 합격시킬 계획은 없었다.
‘최대한 어려운’ 시험을 준비해 왔으니까.
“시험 대상자는?”
엘가르드의 물음에 델피네소 교수가 손짓했고, 그러자 기다리고 있던 아카데미 교직원이 문을 열었다.
그곳에서 데인이 걸어 나왔다.
‘14살이라고 했나?’
14살이라고는 전혀 믿기지 않는 키와 다부진 체격.
걸을 때마다 찰랑거리는 은발.
시선을 사로잡는 당당한 걸음까지.
순간 왜 델피네소 교수가 그렇게나 자신 있게 추천장을 보냈는지 알 것 같은 첫인상이다.
“남부의 주인이자 소그레스 백작가의 가주, 아켄 소그레스 백작의 막내아들 데인 소그레스라 합니다. 만나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소환술사 협회 위원장 엘가르드 포덴이다.”
엘가르드는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낸 건지, 아니면 시험관으로서 평가와 관련 없는 모든 것들을 배제하겠다는 건지 담백한 소개로 마무리하고 본론으로 들어갔다.
“시험 통과 여부는 전적으로 나, 엘가르드 포덴이 결정한다. 이의가 있으면 지금 즉시 시험을 포기해도 좋다.”
“동의합니다.”
망설임 없는 대답에 엘가르드의 눈썹이 꿈틀거린 것도 잠시-
“시험 과정에서 그 어떤 부정행위도 있어서는 안 되며, 만약 공정하지 못한 시험이라는 판단이 내려졌을 경우 그 언제든 직권으로 이 시험 결과를 무효로 하고 소환술사의 자격조차 박탈될 수 있는 점을 명심하도록.”
“네, 알겠습니다.”
여전히 망설임 없는 대답에 엘가르드는 이런 엄포들이 별다른 의미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건방진 걸까, 아니면 그냥 자신이 있는 걸까.
부디 전자 쪽이길 바란다.
“5등급 이상의 소환수를 빈 표식으로 불러내고 이를 30분 이상 유지하는 기본 조건은 이미 여러 증언으로 증명되었으니 굳이 시험하지 않겠다.”
딱히 기뻐할 만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특별함을 보여야 하지.”
특별 전형의 세 번째 조건
특별함을 선보일 것.
이게 있기 때문.
엘가르드는 묘한 미소를 띠었다.
‘과연 통과할 수 있을까?’
그리고 앞으로 펼쳐질 광경, 그리고 그 광경 때문에 경악하며 난리가 날 델피네소 교수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시작하겠다.”
마침내 시험을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나머지 다섯 명의 평가단.
그들은 평가를 위해서도 이곳에 왔지만, 정확히는 ‘이것’을 위해서 왔다.
우웅!
다섯 평의 평가단은 시험이 열리는 강당 끝으로 이동했고, 이후 마력을 끌어올려 돔 형태의 보호막을 형성시켰다.
그 모습에 델피네소 교수는 눈을 부릅떴다.
“설마.”
그 설마였다.
굳이 돔 형태의 보호막을 쳐서 강당을 보호한다는 건…….
“부름에 응답하라.”
심상찮은 녀석이 나온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