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61)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61화
31. 교수님 호출입니다(2)
델피네소 엔즈 교수는 제국 아카데미 내에서 마법학부, 검술학부에 이어 세 번째로 발언권이 강하다는 소환학부의 학과장이다.
물론 그에겐 이 상황이 썩 마음에 들진 않았다.
‘만년 3등도 하루 이틀이지.’
제국 아카데미는 겉보기엔 엄청난 인재들의 요람으로 학구열이 피어오르는 곳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경쟁은 장난이 아니다.
특히, 교수 사회의 알력다툼은 엄청난 수준.
제국 아카데미는 학부의 힘에 따라 그 학부가 가져올 수 있는 각종 예산과 장비, 장소 등이 달라진다.
이른바 ‘BIG 3’라 불리는 검술학부, 마법학부, 소환학부가 예산을 가장 많이 타내는 학부.
자연스럽게 이에 따라 교수에 대한 권위와 평가도 달라지고, 제국 아카데미가 워낙 크다 보니 이게 본업에도 영향을 끼칠 지경.
때문에 델피네소 교수는 만족할 수 없었다.
그놈들에게 언제까지 밀릴 텐가.
그럴 수는 없다.
이 바닥에서 역대 최고라 평가받는 자신이 제국 아카데미에 부임한 후부터는 만년 3등으로 평가받는다는 사실이 못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데려와야지. 우리 학부를 위해서라도.”
그래서 데인 소그레스를 소환학부로 끌어들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데인 소그레스.
무려 자율전공학부 입학 시험을 통과했다.
거기에 아켄 소그레스, 릴리 소그레스의 아들이자 아라벨라 소그레스, 클레어 소그레스의 동생이다.
재능이야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런 녀석이 와 준다면?
검술학부는 몰라도 마법학부는 충분히 제칠 수 있을 테지.
“쉽진 않겠군.”
자율전공학부.
상징성도 엄청나고, 담당 교수 켈타스가 한량스럽긴 해도 전직 기사단장이라는 점에서 명성도 충분하다.
거기다 원하는 전공이라면 학부 관계 없이 모두 들을 수 있다는 나름의 장점까지.
때문에 올 확률은 낮아 보이지만-
“그래도 방법은 언제나 있는 법이지.”
델피네소 교수는 여러 방법들을 떠올리며 씩 웃었다.
어차피 어린애다.
천재라지만 14살이 알아야 뭘 알겠는가.
추천장을 핑계로 이런저런 것들을 제안하고, 소환학부에 매력을 느끼게 만들면 된다.
그리고 거기에 클레어 소그레스라는 적절한 미끼까지.
“테메릭 교수. 참 안타깝게 됐어요.”
그녀는 괜한 말로 추천장을 약속했다가 지금 꼴이 우습게 된, 다급히 데인을 끌어들이려던 테메릭 교수를 떠올렸다.
가엾은 자.
누구 하나 알아주는 이 없는 알량한 경쟁심으로 덤벼들고 있지만, 델피네소 교수는 거기에 응해 줄 생각이 없었다.
위협이란 생각은 없다.
다만, 거슬리니 미리 짓밟아둘 뿐.
델피네소 교수는 얼마 후 소식을 듣고 길길이 날뛸 테메릭 교수를 상상하며 흐뭇하게 웃었다.
그나저나-
“슬슬 올 때가 됐는데.”
호출한 지도 1시간.
이 정도면 전령이 도착해서 슬슬 이곳 연구실 건물에 도착할 시각이다.
델피네소 교수는 데인에게 할 말들을 정리하며 흐뭇하게 웃었다.
“흐음.”
그러나 10분이 더 지났음에도 연구실 문이 열릴 기미가 안 보인다.
당연히 데인이 늑장을 부릴 거란 생각 자체를 아예 못한 델피네소 교수는 일단 조금 더 기다려보기로 했다.
문득 자신이 누군가를 기다려본 게 얼마 만인가 싶어 웃음이 새어 나왔다.
“그만큼 중요한 녀석이니까.”
듣기로는 마법학부 쪽에서도 눈독을 들인다고 한다. 그것도 드나보 교수가. 같은 학과장끼리 경쟁을 펼치게 된 셈.
하지만 빼앗길 일은 없을 것이다.
제안할 수 있는 건 수두룩하니까.
“늦는데.”
이런 와중, 다시 5분이 흐르며 델피네소 교수의 표정이 서서히 굳어가던 그때였다.
똑똑-
그때 드디어 들려오는 노크 소리.
“들어오세요.”
델피네소 교수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자세를 고쳐 잡았다.
전령이 먼저 들어왔다.
“교수님, 데인 소그레스 학생을 데려왔습니다.”
“수고했어요. 이만 돌아가셔도 좋아요.”
이어서 데인이 문으로 들어서며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교수님. 부르셨다고 들었습니다.”
“아, 데인 소그레스. 반가워요. 시험 이후 처음이죠? 여기 앉아요.”
데인은 그녀가 권한 자리에 앉았고, 문득 델피네소 교수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달콤한 향기?’
기분 좋은 향기였다.
“죄송합니다, 일이 조금 있어 약간 지체된 것 같습니다.”
“아니에요. 그럴 수도 있죠.”
델피네소 교수는 괜찮다는 척 미소를 지었지만, 그녀의 머릿속엔 이걸 빌미로 주도권을 잡아 나갈 새로운 계획이 떠오르고 있었다.
하지만 그때였다.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네?”
“개인 아공간을 좀 열겠습니다.”
“아, 네. 그러세요.”
허락이 떨어지자 데인이 반지에 마력을 주입해 아공간을 열었다.
‘독특한데. 저런 아공간 장비는 처음 보는군.’
마력을 다룬다면 아공간을 사용할 수 있고, 때문에 아라벨라가 최초로 개발해 오직 데인에게만 선물한 저 아공간 반지는 상당히 놀랍게 보이는 물건이다.
그러는 사이 데인은 아공간에서 잘 포장된 상자 하나를 꺼냈다.
“사실, 이걸 사느라 좀 늦었습니다.”
“어머.”
델피네소 교수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건…….”
“의 ‘특별한 디저트 세트 1호’입니다.”
“세상에.”
델피네소 교수는 놀란 나머지 입을 막았다.
‘특별한 디저트 세트’.
아카데미에서는 물론, 아카데미 밖에서도 못 사 먹어 매번 재고가 없는 그 세트 아닌가!
의 가장 맛있는 디저트만 골라 한정 생산 및 포장하는 세트.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생산하긴 하지만, 그럼에도 즉시 팔려나가는 1호 세트!
“이걸…… 도대체 어떻게 구한 거예요?”
델피네소 교수는 마치 보석을 발견한 탐험가처럼 무척이나 조심스럽게 상자를 들어 올렸다.
“이거 제가 구하려고 그렇게 애를 써도 못 구했는데…….”
“교수님 마음에 드실지 모르겠습니다.”
“당연히 마음에 들죠! 어머, 세상에. 1호 세트라니…… 제가 이거 구하는 거 어떻게 알았어요?”
데인이 그 말에 씩 웃으며 대답했다.
“제가 사실 디저트를 엄청 좋아해서요.”
“아!”
“그중에서도 특히 타르트요.”
델피네소 교수는 감동 받은 듯 고개를 끄덕였다.
“배운 학생이네요.”
시작부터 감동의 물결이었다.
조금 늦은 것 따위는 이제 아무래도 좋았다.
아니, 생각조차 나지 않았다.
무려 특별한 디저트 세트를 사 왔는데!
“고마워요, 데인 소그레스 학생. 진심으로요. 잘 먹을게요. 아껴 먹어야겠어요.”
참고로 이건 비싸기도 무척 비싼 세트.
보존 마법이 걸려 있어, 어지간해서는 썩지 않기 때문이다.
“마음에 들어 하시니 저도 기분이 좋습니다.”
“마음에 들다마다요. 이런 귀한 선물이라니. 혹시…… 클레어가 귀띔했나요?”
데인은 고개를 저었다.
“마침 들른 김에 교수님 생각이 나서요.”
“어쩜.”
귀띔까지는 아니더라도 데인이 두 누나들을 보면서 깨달은 사실이 하나 있긴 하다.
여자들은 대체로 단 것을 좋아한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그렇다.
여하튼 시작이 아주 좋았다.
이야기는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시작되었다.
“신입생이라 바쁘죠? 또…… 재능도 넘쳐나니 원하는 곳도 많을 테고요.”
슬쩍 떠보는 델피네소 교수.
하지만 데인은 걸려드는 대신 능숙하게 대답했다.
“아직 많이 부족한 실력입니다. 그저, 신입생으로서 많이 배우고 싶을 뿐입니다.”
“겸손하네요. 많이 배우고 싶다는 건 훌륭한 자세죠. 그중에서도 특히 마음에 드는 과목이 있나요?”
데인은 그 말에 잠시 고민하다 입을 열었다.
“지금으로선 어떤 특정 과목을 꼽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다 잘하고 싶어서요.”
“다 잘하고 싶다…… 그렇죠. 그럴 때죠.”
델피네소 교수는 이해한다는 듯 주억거리다 문득 물었다.
“참, 어제 테메릭 교수 수업에서 대단한 일이 있었다죠?”
그녀는 싱긋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사실 오늘은 그 건으로 호출했어요. 조금 갑작스럽긴 해도, 그런 대단한 퍼포먼스와 재능을 보여주었는데 학과장으로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서요. 겐드푸를 소환하고, 링크 강화까지 해냈다니.”
소문은 빠르다.
하지만 데인은 테메릭 교수처럼 당황하진 않았다.
‘이럴 줄 알고 있었다는 건가?’
뭐, 아무렴 어떤가.
의 특별한 디저트 세트 1호를 사 왔는데.
델피네소 교수는 지금 데인이 세상 그 어떤 학생보다 예뻐 보였다.
“그런 의미에서 이 정도 재능이라면 당연하게도 특별 전형 시험을 치러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와 테메릭 교수님이 추천장을 써 주기로 미리 합의했구요.”
“생각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생각은요. 재능 넘치는 학생한테 교수로서 당연히 해 줘야 할 일인데요.”
델피네소 교수는 그러면서 은근하게 물었다.
“소환학부 소속이 아님에도 특별 전형 추천서를 써 주는 건 처음이네요.”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만큼 엄청난 인재라는 뜻이니까요.”
델피네소 교수는 한쪽 눈을 찡긋거렸다.
“그래서 말인데, 이참에 소환술사로서 조금 더 배워보는 건 어때요?”
“소환술사로서 말인가요?”
“네에. 사실, 특별 전형 시험에 추천하는 이상 더 배울 게 있나 싶은 의문이 저 스스로도 들지만…… 한편으로는 그래서 이런 인재에게 더 많은 걸 알려 주고 싶어서요. 원한다면, 제가 직접요.”
‘직접’이라는 단어를 강조하는 델피네소 교수의 눈에는 강한 의지가 엿보였다.
반드시 채와 2학년이나 3학년 무렵에는 아예 소환학부로 꿰어 가겠다는 강력한 의지.
학과장이 이렇게 말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래서 말인데, 혹시 동아리 들었어요?”
하지만 델피네소 교수는 시작부터 난관을 맞이했다.
“사실 소환학부 쪽에 좋은 동아리들이 많아요. 물론 소환만 하는 그런 건 아니지만, 그래도 하나쯤 들어 두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서요.”
“아, 정말 죄송하지만…… 제가 친구들과 동아리를 하나 만들어서요.”
“네에?”
동아리를 만들었다고?
“동아리를요?”
“네. 바로 아까 전에 만들었는데…….”
무척 아쉽다는 듯이 말하는 데인의 모습에 델피네소 교수는 멍해졌다.
1학년이 동아리라니.
심지어 규정도 바뀌었다는데.
“어, 어떻게요?”
“다행스럽게도 저희 담당 켈타스 교수님이 추천인으로 서주셔서 만들 수 있었습니다.”
어처구니가 없다.
교수회의는커녕 평소에도 꿀이나 빨던 그 인간이 무슨 바람이 들어서 추천인으로?
‘이거, 싸울 대상이 한두 명이 아니군.’
마법학부의 학과장 드나보 교수.
방금 한번 찍어 눌러주고 왔던 테메릭 교수.
거기에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자율전공학부의 한량 교수, 켈타스 레드필까지.
‘선수를 쳤다 이거지.’
너무 대놓고 제안하면 속 보이니, 자연스럽게 소환학부 계열 동아리로 유도하려던 계획이 보기 좋게 막혀버린 것이다.
“어쩔 수 없죠. 그래도 동아리를 만들었다니, 축하해요.”
“감사합니다.”
델피네소 교수는 일단 감정을 숨기고 물었다.
“그럼 나중에 시간 될 때 내 연구실에 놀러 와요. 재미난 게 많으니까. 참, 나한테 귀한 것도 있어요. 패밀리어의 알이라고.”
그러면서 슬쩍 엄청난 미끼를 던져두는 것도 잊지 않았다.
패밀리어의 알.
소환술을 배우는 사람이라면, 아니 그 존재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탐을 내고 보는 것만으로도 신기해하는 보물 중의 보물.
“패밀리어의 알이요?”
예상대로 데인은 덥석 문 것 같았다.
“네. 저는 소환학부의 학과장이니까요. 물론 아직 부화는 안 했지만, 부화하지 않은 패밀리어의 알 하나만으로도 성 한 채를 살 수 있는 건 알죠?”
델피네소 교수는 이제야 됐다는 듯 씩 웃었다.
당연하게도-
데인이 패밀리어의 알은 물론 그걸 부화시켰다는 사실까지는 몰랐다.
“다음에 꼭 와요.”
“네, 알겠습니다.”
“참, 그리고 추천장은 걱정하지 말아요. 조만간 저와 테메릭 교수의 이름으로 추천장이 발급될 예정이니까. 혹시 시험 과정이 궁금하다면 얼마든지 물어보고요.”
이제야 됐다는 듯 본론을 꺼내는 델피네소 교수.
데인은 감사하는 듯 주억거렸다.
“신경 써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교수님.”
“저야말로 고맙죠. 이런 인재인데. 심지어 클레어의 동생이라니.”
은근한 강조 속에서도 데인은 미소를 잃지 않았고, 그렇게 자리는 얼마 지나지 않아 마무리되었다.
“조심히 들어가요.”
“네, 교수님.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문이 닫히는 순간.
“특별한 디저트 세트!”
그녀는 번개처럼 테이블로 돌아가 데인이 선물한 디저트 세트 상자를 집어 들었다.
꿀꺽.
울렁이는 목울대.
“이게 내 손에 들어오다니…….”
델피네소 교수의 눈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스륵.
상자를 묶은 리본을 풀어 가는 델피네소 교수의 손이 무척이나 떨리고 있었다.
그리고 리본이 풀리며 상자가 열리는 순간-
“어쩜…….”
마치 어둠 속 빛을 목도한 사람처럼 델피네소 교수는 황홀한 표정이 되었다.
의 자랑이자 수도 사람들은 물론, 제국 전역에서 먹으려고 아우성치는 ‘특별한 디저트 세트’.
그것이 지금 자신의 눈앞에 있었다.
“어쩜, 클레어의 동생이라더니 이렇게 센스가 넘칠까.”
델피네소 교수는 결심했다.
어떤 식으로든 데인을 꼭 데려오자고.
“참, 그래. 지금은 참아야 할 때지.”
델피네소 교수는 이럴 때가 아니라는 듯, 필사적인 인내력으로 상자를 잠시 내려놓고 책상 앞에 앉았다.
그리고 금박을 입힌 고급스러운 종이를 꺼냈다.
‘테메릭 교수가 혹시 선수를 칠지도 모르니까.’
바로 추천장이었다.
특별 전형에 응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추천장.
그것도, 제국 아카데미 소환학부의 학과장이자 소환술사로서 손에 꼽히는 델피네소 엔즈 교수의 추천장이었다.
“시험관으로 참여한 양반들 턱이 얼마나 빠지려나?”
델피네소 교수는 즐거운 상상과 디저트의 달콤한 향기 속에서 추천장을 순식간에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