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gression 1988 RAW novel - Chapter 123
제123화 한국의 외환위기 (1)
한국에 외환위기가 코앞까지 찾아왔지만 그걸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경제 전문가들은 외환위기 경고를 하였지만 무시당했다.
오히려 정부에서는 외환보유금이 충분하다고 하면서 안심을 시켰다.
순진하게 그 말을 믿는 사람들이 많았다.
한국의 외환위기가 발생하게 된 주요한 원인 중에 하나가 고정 환율제도였다.
고정 환율제도는 환율을 고정시켜 운용하는 제도로, 정부가 수출을 증대시키고 비교적 쉬운 물가정책을 펴기 위해 추진되었다.
정부는 OECD에 가입하기 위해 원화가치를 고평가해 국민 소득을 1만 달러로 유지하고자 했었다.
환율시장에 개입하면서 다량의 외화를 방출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그 결과 1996년 330억 달러였던 외환보유금이 1997년이 되면서 204억 달러로 급감했다.
이밖에도 기업들의 무분별한 차입 경영과 금융기관의 부실화는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1997년 1월에 재계 순위 14위의 한보그룹의 주력 기업인 한보철강이 부도났다.
이 영향으로 한보그룹도 휘청거리다가 결국 쓰러졌다.
그러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4월이 되자 삼미 그룹이 부도가 나더니 진로 그룹은 부도 유예 협약이 적용되었다.
5월에는 대동 그룹이 부도 유예협약이 적용되고 한신 공영은 부도 처리되었다.
재계 서열 42위의 소명 그룹도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그만 쓰러졌다.
불과 며칠 지나지 않아서 46위의 한설그룹과 49위의 미래 그룹이 부도났다.
태백그룹의 오 회장 부인 한혜원은 경악했다.
“이, 이럴 수가. 어떻게 이런 일이?”
믿어지지 않았지만 사실이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재계 서열 34위의 백두그룹도 휘청거리고 있었다.
며칠 버티지 못할 것으로 보였다.
재계 서열 37위의 태백그룹도 결제해야 할 곳은 많은데 회사 보유금은 바닥을 보이고 있었다.
“아, 최 여사의 조언대로 달러를 확보해 놓기를 잘했어.”
최 여사의 조언이 이제야 이해가 되었다.
1억5300만 달러를 시티은행의 계좌에 입금해 놓았는데 원 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었다.
1달러에 800원이던 것이 벌써 1100원이나 되었다.
계산을 해보니 1683억 원이었다.
환전수수료를 제하더라도 약 450억 원의 수익이었다.
어제 최 여사와 통화를 해보았더니 세계 여행 중이라고 했다.
조언을 구하고자 달러를 원화로 바꾸어야 하는지 물어 보았더니 계속 오를 것이기에 환전하지 말라고 했었다.
한혜원 자신이 보기에도 달러가 더 오를 거 같았다.
그런데 문제는 태백그룹이 휘청거리고 있다는 거였다.
한혜원 자신이 보유한 돈을 전부 주더라도 태백그룹이 쓰러지는 것을 막을 수는 없을 거 같았다.
“내가 도와줘봐야 얼마 버티지 못할 거야.”
차라리 냉정하게 생각해서 태백그룹이 쓰러지더라도 자신이 돈을 보유하고 있으면 평생 돈 걱정 없이 살 수는 있었다.
생각을 해보니 최 여사는 참 대단했다.
한국에 있으면 정부나 정치인들에게 시달렸을 거였다.
한발 먼저 출국하여 전용기로 세계 여행을 하면서 걱정 없이 즐기는 것을 보니 부러웠다.
전화상으로 최 여사의 말로는 동남아시아의 외환위기처럼 한국도 곧 외환위기에 빠질 거라고 했었다.
아직 외환위기도 아닌데 대기업들이 벌써 몇 개나 무너졌다.
한보그룹과 삼미 그룹이 부도로 무너지고, 진로 그룹은 부도 유예협약이 적용되었다.
대동 그룹도 부도 유예협약이 적용되었고, 한신 공영은 부도 처리되었다.
어차피 이들 그룹들은 친하거나 가깝지도 않았기에 신경도 쓰이지 않았다.
그렇지만 멀리 볼 것도 없이 소명 그룹과 한설그룹, 미래 그룹이 부도났다.
백두그룹도 휘청 거리도 있는데 며칠 버티지 못할 것이고, 태백그룹도 한계가 가까웠다.
안타깝지만 한혜원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그냥 조용히 지켜보다가 보유하고 있는 자금을 나중에 유용하게 쓰면 될 거 같았다.
그나마 거지가 되지 않고 최 여사의 조언으로 자금을 확보해 놓은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한편, 태백증권의 외환파트 본부장으로 일하고 있는 오정수는 창가에 서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후욱!
담배연기를 길게 내뿜었다.
“으음, 수정이의 충고라면 충고이고 조언이라면 조언을 내가 무시했었어.”
얼마 전에 사귀고 있는 수정이와 데이트를 하다가 전용기를 타고 엄마와 함께 세계 여행을 가기로 했다고 했다.
1997년이 되면서 한국의 경제가 심상치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 여행을 다녀오겠다니 부럽기도 했다.
태백그룹의 부채가 760%로 많다고 하면서 절반 이상을 정리하고 자금을 끌어 모아서 달러로 환전하라고 했었는데 그것을 무시했었다.
지난 1월에 한보그룹의 주력 기업인 한보철강이 부도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한보그룹도 허무하게 쓰러졌다.
그것은 겨우 시작에 불과했다.
삼미 그룹이 부도나고 진로 그룹은 부도 유예 협약이 적용되었다.
대동 그룹이 부도 유예협약이 적용되고 한신 공영은 부도 처리되었다.
어머니와 가까운 소명 그룹과 한설그룹, 미래 그룹이 부도났다.
백두그룹도 휘청거리고 있었기에 얼마 버티지 못할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태백그룹도 사정은 비슷했다.
이대로 간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쓰러질 거였다.
이제야 수정이의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을 후회했지만 엎질러진 물이었다.
은행 대출은 막혔으며 명동의 사채도 구하기 어려웠다.
물론 달러도 보기 어려워졌다.
정부의 외환보유금도 빠르게 줄어들고 있었다.
동남아시아의 외환위기가 한국에도 어느새 성큼 다가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에는 늦었다.
놀라운 것은 동수는 동남아시아의 외환위기를 이용하여 파생상품의 풋옵션에 투자하여 397억 달러의 엄청난 수익을 올렸다고 한다.
동수의 어머니와 수정이, 아내 박수진은 각각 80억 달러의 수익을 챙겼다고 했다.
또한, 동수가 소유하고 있는 갤럭시 투자회사도 80억 달러의 수익이었다.
안 그래도 천문학적인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데 믿어지지 않았다.
은하수그룹은 부채가 0원이며, 회사 보유금도 엄청나다고 알고 있었다.
더욱 믿어지지 않는 것은 이미 작년부터 부동산 담보대출을 통하여 최대한 많은 자금을 끌어 모아서 달러로 환전해 놓았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오빠는 투자의 천재이니까요.”
“그럼 오빠는 동남아시아의 외환위기와 한국의 외환위기까지 다 예상하고 있었다는 건가?”
“물론이죠. 자기에게도 내가 충고와 조언을 해주었는데도 불구하고 믿지 못하여 대비를 하지 못했어요. 이제는 후회를 해봐야 엎질러진 물이지만 말이에요.”
“······”
“믿어지지 않겠지만 태백그룹도 곧 부도나서 쓰러질 거예요.”
“그럼 나는 실업자가 되는 건가?”
“그건 예정된 일이에요. 다만 내가 사랑하니까 거두어 줄게요.”
이제 와서 수정이의 충고를 듣지 않은 것이 후회되었다.
가슴이 답답해졌다.
후욱!
담배연기를 내뿜으면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미국 뉴욕 맨해튼의 콜롬버스 빌딩의 복층 펜트하우스.
비키니를 입은 박수진이 실내 풀장에서 헤엄치고 있었다.
10명의 여자 경호원들이 배치되어 지켜보고 있었다.
혹시라도 박수진이 물을 먹거나 위험에 빠지면 뛰어들어서 구해줄 생각으로 지켜보는 거였다.
또한, 가사 도우미 3명이 한쪽에 서 있었다.
펜트하우스에는 50명의 건장한 남자 경호원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가사 도우미 샤론이 쟁반을 들고 오더니 티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충분히 물놀이를 즐긴 박수진이 실내 풀장에서 나왔다.
가슴 풍만하고 몸매는 환상적이었다.
여기에 얼굴은 금발 미녀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가사 도우미가 재빨리 수건을 건 내었다.
얼굴과 머리카락의 물기를 닦으면서 썬 베드에 앉았다.
착즙 석류주스에 얼음을 넣었기에 시원하다.
주우욱!
주스 잔을 들어 착즙 석류주스를 마셨다.
“아, 시원해.”
“마사지사가 준비되었는데 어떻게 할까요?”
“10분만 있다가 하자.”
“알겠어요.”
가사 도우미 샤론이 손짓을 하자 다른 동료 가사 도우미가 마사지사에게 가서 10분 뒤에 마사지를 하기로 통보했다.
“점점 더 어려지시는 거 같아요.”
“어머, 정말?”
“예, 이런 환상적인 몸매까지 유지하다니 대단하세요.”
“사실 이렇게 유지하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어.”
“그래도 회장님은 다른 여자들은 쳐다보지도 않고 사모님만 사랑하시니 부러워요.”
“나도 그렇게 생각해.”
동수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세계의 미녀들을 다 만나고 즐길 수도 있었다.
물론 인기 여배우도 가능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다른 여자들에게는 관심이 없고 아내인 박수진만 바라보니 행복했다.
어머니와 아가씨는 세계 여행 중인데 스위스에 머물고 있다고 이틀 전에 연락을 받았었다.
시어머니와 시누이 시집살이를 전혀 하지 않았다.
만약 시집살이를 했었다면 힘들었을 거였다.
남편 동수의 도움으로 인하여 박수진의 개인재산도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었다.
한화로 3200억 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달러는 93억 달러가 시티은행과 뱅크 오브 아메리카 은행에 나누어 입금되어 있었다.
동남아시아의 외환위기 때 풋옵션 파생상품을 매수하는데 투자하여 올린 수익이었다.
현재 1달러에 한화로 1700원이니 93억 달러면 15조8100억 원이었다.
물론 여기에서 환전수수료를 제하면 조금 줄어들겠지만 엄청난 금액인 것은 분명했다.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일이고 지금도 믿어지지 않지만 분명한 것은 사실이라는 거였다.
박수진이 착즙 석류주스를 다 마시고 썬 베드에서 일어나더니 마사지실로 들어갔다.
두 명의 여자 마사지사가 대기해 있었는데 박수진을 보고 인사했다.
“잘 부탁해요.”
“예,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박수진이 비키니를 벗어 나체가 되어 침대에 올라가서 누웠다.
재빨리 가사 도우미 샤론이 수건으로 박수진의 중요부위를 덮어서 가려주었다.
아무리 여자라고 하더라도 민망하기 때문이었다.
그제야 여자 마사지사들이 천연 아로마 오일을 몸에 발랐다.
그런 다음에 부드럽게 마사지를 시작했다.
여자 경호원 10명과 가사 도우미 샤론과 2명의 동료들이 지켜보았다.
동수도 그렇지만 박수진도 중요 인물이기에 항상 경호원들이 붙어 있었다.
굳이 거주지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동수의 지시로 경호원들이 경호를 했다.
박수진이 여자이기에 근접 경호는 여자 경호원이 맡았지만 거주지를 나서면 무조건 건장한 남자 경호원들이 10명 배치되었다.
경우에 따라서는 더 많은 경호원들이 배치되기도 한다.
어쨌든 경호원들은 다른 곳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대우를 받기에 사기도 높고 최상의 경호를 하였다.
가사 도우미 샤론이 나직하게 박수진에게 말했다.
“사모님, 향은 어떠세요?”
“아주 좋아.”
“이번에 들여온 아로마 오일은 이집트에서 직접 공수한 거예요.”
“그랬구나. 향이 마음에 들어.”
“그럼 추가 주문을 해놓을게요.”
“응, 그렇게 해.”
“예, 알겠어요.”
가사 도우미 샤론이 뒤로 물러나더니 갤럭시 3 핸드폰으로 어디론가 전화를 하더니 나직하게 이집트 산 아로마 오일을 추가로 주문했다.
가사 도우미 바네사가 조용히 문을 열고 들어오더니 샤론에게 귓속말을 하고는 다시 밖으로 나갔다.
샤론이 다가오더니 박수진에게 말했다.
“사모님, 여사님께서 스위스에서 항공 택배를 보내셨다고 합니다.”
“그게 벌써 도착했어?”
“예, 마사지가 끝나면 보시는 게 좋겠는데요?”
“응, 그래야겠어.”
복층 펜트하우스로 오는 것들은 무조건 정밀하게 조사하고 이상이 없다고 확인되어야 안으로 들인다.
시어머니 최미영이 스위스 특산품이라고 하면서 치즈 톰므 보두아즈라는 것을 항공 택배로 보내었다.
입안에서 살살 녹는 맛이 일품인 스위스 치즈 톰므 보두아즈는 치즈 애호가들은 톰므의 초기 숙성단계가 가지는 부드럽고 순한 맛과 숙성된 단계의 투박한 맛을 모두 즐긴다고 알고 있었다.
하얀색이나 붉은색의 얇은 껍질이 있고 치즈 자체는 무척 크리미하다.
채소 요리나 샐러드에 함께 넣어 요리해도 일품이며 디저트로도 손색이 없다고 알고 있었다.
스위스 제네바에도 들러서 관광을 하다가 파텍필립 시계 매장에도 들렀다고 한다.
진열대에 진열되어 있는 고가의 수제 시계들을 보다가 시어머니와 시누이가 각각 50만 달러짜리로 구입했는데 아들과 며느리인 박수진에게도 선물한다고 구입하여 항공 택배로 스위스 치즈 톰므 보두아즈와 함께 보낸다고 했었다.
박스를 열어보면 두 가지가 들어 있을 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