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gression 1988 RAW novel - Chapter 124
제124화 한국의 외환위기 (2)
1997년 6월이 되자 백두그룹이 부도났으며 며칠 지나지 않아 태백그룹도 부도를 피하지 못하였다.
백두그룹은 재계 서열 34위이며, 태백그룹은 37위였다.
“아, 결국 부도났어.”
안타까웠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한국의 외환위기는 아직 제대로 시작도 하지 않았다.
여름인 7월이 되자 기아 그룹이 부도 유예 협약이 적용되어 경제적 혼미를 더하였다.
“기아 그룹이 무너지다니 믿어지지 않아.”
“어떻게 이런 일이?”
“말도 안 돼!”
대기업도 허무하게 쓰러지는데 중소기업들은 말할 것도 없었다.
외환위기의 초강력 태풍에 힘없이 날아가 버렸다.
국민들도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정부에는 괜찮다면서 국민들을 안심시키려고 했다.
금방 드러날 거짓말로 위기를 모면하려고 했지만 최악의 방법이었다.
정부에서 은하수그룹을 찾아왔지만 회장인 동수는 이미 출국하여 미국 뉴욕에 머물고 있었다.
그렇지만 정부에서 보유하고 있는 달러를 빌려달라고 했다.
도움을 청해도 들어줄 수 없다고 거부했다.
정부에서 은하수그룹에 압력을 행사하려고 해도 할 수가 없었다.
부채가 전혀 없기에 은행을 통하여 압력을 행사하지 못했으며, 기업이 가장 두려워한다는 세무조사도 소용없었다.
착실하게 세금을 납부하고 있었기에 작은 꼬투리조차 잡지 못하였다.
“뭐, 이런 회사가 있어?”
“제길, 압력이 전혀 통하지 않아.”
이런 상황인데 10월과 11월에는 쌍방울 그룹과 해태 그룹이 화의 신청을 했다.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1997년 11월 21일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 금융을 신청했다.
한국은 고정환율제도와 기업들의 무분별한 차입 경영과 금융기관의 부실화는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었다.
12월에는 고려 증권과 한라 그룹이 부도가 나서 쓰러졌다.
이렇게 많은 대기업들이 연이어 부도를 냈다.
대기업 연쇄 부도 및 유예 협약으로 인한 금융기관 부실화는 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 사태를 초래하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12월이 되자 대통령 선거에서 야당 후보였던 김대중이 당선되면서 정권 교체가 이루어졌다.
“이대로는 안 돼!”
김대중 대통령의 특단의 조치를 내려야 할 거 같았다.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경제개혁에 착수해야 지금의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 거 같았다.
한편, 동수는 아내인 박수진과 함께 미국에 있는 갤럭시 회사들과 멕시코의 회사들까지 한차례 둘러보았다.
전문 경영인이 회사 경영을 안정적으로 잘하여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동수의 특별지시로 인하여 즉시 일들을 처리하여 실수가 없었기에 믿고 더 맡길 수 있었다.
어머니와 수정이도 6개월 정도 세계 여행을 하였기에 며칠 전부터는 거주지인 뉴욕 맨해튼의 콜롬버스 빌딩의 복층 펜트하우스에서 지내고 있었다.
“어머니, 이제는 귀국을 해야겠습니다.”
“정말?”
“예, 준비하시면 이틀 뒤에 전용기를 타고 귀국하겠습니다.”
“알았어.”
이틀 후에 뉴욕의 생활을 정리하고 전용기를 타고 이륙하여 한국을 향해 날아갔다.
동수와 가족들이 귀국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기자들이 대거 김포공항에 모였다.
한국이 외환위기에 빠져 있었기에 세계 부자 순위 1위와 9위, 10위에 올라 있는 동수와 가족들이 귀국한다면 반드시 도움을 받아야 했다.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지 않고서도 경제개혁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얼마 후에 미국 걸프 사의 G55가 5분의 시간차로 김포공항에 착륙했다.
먼저 착륙한 전용기에는 동수와 아내 박수진, 그리고 건장한 경호원들이 탑승해 있었다.
그리고 5분 뒤에 착륙한 전용기에는 동수의 어머니와 수정이가 탑승하고 있었다.
보잉사의 747기 3대를 주문해 놓았는데 이것들은 인도가 되려면 시간이 더 필요했다.
대당 1억5천만 달러였기에 전부 4억5천만 달러를 지불했다.
제법 비싸지만 충분히 가치가 있는 넓고 큰 전용기라 할 수 있었다.
보잉사의 747기 3대가 인도될 때까지는 미국 걸프 사의 G55를 계속 타고 다녀야 했다.
입국수속을 마치고 걸어 나오자 수백 명의 기자들이 대기하고 있다가 일제히 카메라를 치켜들었다.
동수와 아내 박수진, 어머니와 수정이는 자연스럽게 포즈를 취하였다.
파파파파팟! 파파팟!
눈이 부실 정도로 많은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충분히 사진을 찍었기에 카메라 플래시가 더 이상 터지지 않았다.
수백 명의 기자들 때문에 그냥 공항을 빠져 나갈 수는 없었다.
방송국의 카메라까지 보였다.
동수의 아내이면서 아직 은퇴하지 않은 인기 여가수의 박수진은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입고 있는 여성 정장도 고급스럽고 잘 어울렸다.
한동안 모습이 보이지 않았었는데 뉴욕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동수의 어머니와 수정이도 몸매가 좋고 세련되어서 멋있었다.
동수의 어머니 최미영은 50대였지만 30대 후반으로 보일 정도로 젊고 몸매가 날씬했다.
얼굴은 광택이 날 정도로 깨끗한 피부였다.
입고 있는 의상이 요란하지 않고 단정했지만 고급이었다.
수정이는 탤런트와 비교해도 미모가 전혀 뒤처지지 않았다.
여성스러운 블라우스에 무릎을 살짝 가리는 에이치 스커트를 입고 있었는데 단정하면서도 세련되었다.
특히 감색의 재킷을 입어서인지 커리어 우먼을 보는 듯했다.
건장한 경호원이 마이크 묶음을 가져와 자세를 낮추면서 내밀자 동수가 굳이 손으로 잡지 않고서도 말을 할 수 있었다.
“제가 입국하는데 왜 이렇게 많은 기자 분들이 나오셨는지 모르겠군요.”
“우리나라가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 금융을 신청했다는 것을 아십니까?”
“그럼요. 뉴스에서 보도하는 것을 뉴욕에서 보았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예? 무슨 뜻인지 모르겠군요.”
“김 회장님은 많은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데 한국을 도와주실 수 없습니까.”
“외환보유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니 그걸 도와줄 생각은 있습니다.”
“아, 그게 정말입니까?”
“그럼요.”
“그럼 얼마나 도와줄 수 있습니까?”
“그건 정부와 협의를 해봐야지요.”
“출국은 언제 하십니까?”
“이제 입국을 했는데 벌써 출국을 물어보면 뭐라고 해야 합니까?”
“······”
동수에게 질문했던 기자가 머쓱해졌다.
입국수속을 마치고 나온 사람에게 출국은 언제 하냐고 물어보는 것은 멍청한 짓이었다.
동료 기자들의 따가운 눈총에 뒤로 물러났다.
“정부와 만나기로 약속이 되어 있습니까?”
“아직 약속은 되어 있지 않습니다. 일단 시차적응을 한 후에 정부에서 연락이 오면 만날 생각은 있습니다. 그럼.”
스윽!
동수가 손짓을 하자 경호원들이 나서서 길을 뚫었다.
기자들도 무리하게 동수의 앞을 계속 가로막을 수 없었기에 뒤로 물러났다.
검은색 방탄 벤츠 9대와 검은색 그랜저 20대가 대기해 있었다.
동수와 아내 박수진이 함께 타고 어머니와 수정이는 각자 검은색 방탄 벤츠에 탔다.
건장한 경호원들은 20대의 검은색 그랜저에 나누어 타더니 줄지어 출발했다.
기자들은 그런 모습까지도 사진을 찍었으며 방송국의 카메라맨들도 출발하는 차들을 촬영했다.
뉴스 속보로 이 모습들이 생방송으로 보도되었다.
그만큼 동수와 가족들이 입국한 것이 화제였다.
한국이 외환위기에 빠졌지만 이런 한국을 구원해줄 인물로 동수가 떠오르게 되었다.
검은색 방탄 벤츠 9대와 검은색 그랜저 20대가 줄지어 도심을 가로질러 달리자 장관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강남구의 압구정동에 들어오자 차들이 흩어졌다.
동수의 어머니는 미래 아파트로 향했으며, 여동생 수정이는 자신의 압구정 수정 빌딩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동수는 계속 달려 압구정동의 20층짜리 스카이 타워 빌딩에 도착했다.
19층과 20층을 복층으로 개조하여 펜트하우스로 꾸며 동수의 거주지가 되었었다.
수개월 만에 돌아오는 거주지였지만 낯설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건장한 경호원들이 나서서 여행용 하드 케이스 가방들을 거주지로 가져오자 가사 도우미들이 정리를 하였다.
그동안에 동수와 아내 박수진은 욕실로 들어가서 샤워를 하고 나왔다.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는 침실의 침대에 누웠다.
“장거리 비행이었으니 일단 잠을 자고 일어나자.”
“그게 좋겠어요.”
동수와 아내 박수진이 침대에 누워 서로를 껴안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스르르 잠들었다.
경호원들과 가사 도우미들은 동수와 박수진이 깨지 않도록 조심했다.
한편, 청와대에서 비서관이 은하수그룹에 전화하였다.
“김 회장님을 대통령 각하께서 만나고 싶어 하십니다.”
“저희도 그건 알지만 회장님께서는 장거리 비행이라서 시차적응이 필요하십니다.”
“그럼 언제가 좋겠습니까?”
“보통 시차적응에 3일이 필요합니다.”
“그럼 3일후에 청와대에 들어오시는 것으로 하면 어떻습니까?”
“그건 좋습니다. 회장님께서도 청와대에서 연락이 오면 3일 후가 좋겠다고 하셨거든요.”
“아, 그래요?”
“예, 그럼 3일 후에 회장님께서 청와대로 들어가시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사실 동수는 귀국한 다음날에 청와대에 들어가서 대통령을 만날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동수가 서둘러봐야 좋을 것도 없었다.
애가타서 찾는 상황이기에 어쨌든 동수가 유리한 상황이다.
한국을 도와주는 대신에 최대한 얻어낼 것은 얻어내어야 했다.
그게 비즈니스의 목적이었다.
동수가 시차적응을 위하여 거주지에서 푹 쉬고 있을 때 고려 증권과 한라 그룹이 부도가 나면서 쓰러졌다.
안 그래도 한국의 많은 기업들이 연쇄 부도 및 유예 협약으로 인한 금융기관 부실화는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 사태를 초래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원 역사에서는 김대중 대통령의 지시로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경제개혁에 착수한다.
IMF체제에서 시중은행의 금리는 연 29.5%로 상승하며 공기업들이 민영화되면서 공공부문의 전체인력 20%가 감원된다.
일반 기업들도 이에 따라 명예퇴직과 희망퇴직 제도를 시행해 대규모 해고를 단행하고 민간에서는 대부분의 국민들이 금모으기 운동에 동참한다.
2000년 12월 4일에 김대중 대통령은 외환위기로부터 완전히 벗어났다고 공식 석상에서 발표하게 될 거였다.
이후 2001년 8월 23일에 195억 달러를 조기 상환하면서 IMF의 관리 체제가 완전히 종료된다.
한국이 결국 외환위기를 힘겹게 극복한다.
달러 조기 상환으로 인하여 IMF의 관리 체제가 완전히 종료된다.
이게 원 역사이지만 동수가 개입을 하게 되면 많은 것들이 바뀔 거였다.
동수는 절대 애국심에 호소하는 것에 넘어가서 보유하고 있는 달러를 지원할 생각은 없었다.
최대한 얻어낼 것은 얻어내면서 달러를 지원해줄 거였다.
이 시각, 청와대의 김대중 대통령은 비서실장의 보고서를 펼쳐 읽으면서 동수가 어떤 인물인지 파악하려고 했다.
“이, 이게 사실입니까?”
“예, 각하.”
“으음, 생각보다 훨씬 더 대단한 사람이군요.”
“예, 저도 처음에 보고서를 작성할 때 입수한 정보들을 살펴보고는 깜짝 놀랐었습니다.”
1995년 포브스지가 발표한 세계 부자 순위에서 동수가 당당하게 1위에 올랐었다.
포브스지에서 알아낸 것만 1200억 달러가 넘는다고 했었다.
동수의 어머니 최미영은 260억 달러로 9위이며, 여동생 수정이는 255억 달러로 10위였었다.
1달러에 한화로 800원이었을 때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1200억 달러면 96조 원이었다.
여기에 동수의 어머니 최미영은 9위에 260억 달러면 한화로 20조8천억 원이고, 여동생 수정이는 10위로 255억 달러이니 한화로 20조4천억 원이었다.
3명의 재산을 합하면 무려 1715억 달러이니 한화로 137조2천억 원이나 되었다.
말도 안 되는 엄청난 재산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1997년 12월이기에 환율이 1달러에 1700원이었다.
한화로 계산한다면 291조5500억 원이었다.
진짜 천문학적인 재력이었다.
그런데 1996년 포브스지에서 발표한 세계 부자 순위에서는 동수가 여전히 1위였는데 자산이 1540억 달러였다.
동수의 어머니 최미영은 370억 달러로 5위, 여동생 수정이는 360억 달러로 6위였었다.
올해 1997년 포브스지에서 발표한 세계 부자 순위에서는 동수가 또 1위였는데 자산이 1930억 달러였다.
동수의 어머니 최미영은 460억 달러로 3위, 여동생 수정이는 450억 달러로 4위였다.
순위에는 등장하지 않았지만 동수의 아내 박수진의 재산도 엄청나게 늘어났다.
시중은행에 분산 입금해놓은 돈이 3200억 원이며 시티은행과 뱅크 오브 아메리카 은행에 입금되어 있는 달러는 93억 달러였다.
동남아시아의 외환위기 때 풋옵션 파생상품으로 올린 수익이라는 것을 이번 조사에서 알게 되었다.
1995년도 포브스지에 발표된 세계 부자 순위와 자산만으로도 엄청난데 지금과 비교하면 그건 아무것도 아니었다.
동수는 현재 자산이 1930억 달러이며 동수의 어머니 최미영은 460억 달러, 여동생 수정이는 450억 달러였다.
여기에 동수의 아내 박수진도 93억 달러나 보유하고 있었다.
환율이 1달러에 1700원이기에 2933억 달러면 무려 498조6100억 원이었다.
보유하고 있는 회사들의 가치와 숨겨진 재산은 제외하고도 이정도이니 얼마나 많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지 알 거 같았다.
한국에 당장 약 1/6의 500억 달러만 지원을 해줘도 외환위기는 바로 넘길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동수와 가족들의 자산은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었다.
어떻게 이런 것이 가능한 것인지 불가사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