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gression 1988 RAW novel - Chapter 136
제136화 예측불가 (4)
콰아아아!
미국 걸프 사의 G55 전용기가 뉴욕의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을 이륙하여 멕시코를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안락한 최고급 좌석에 등을 기대면서 창밖을 바라보던 동수가 머그잔을 들어 커피를 마셨다.
뉴욕에서 모든 업무를 처리하였기에 홀가분해진 마음으로 멕시코로 날아갈 수 있었다.
갤럭시 그룹으로 출범하였기에 부회장 로드리게즈를 비롯하여 중역들이 각자 맡은 업무들을 실수 없이 잘 할 것으로 믿었다.
‘후후후, 이제 3개의 그룹을 보유한 회장님이 되었군.’
이제는 자부심을 가져도 충분했다.
한국의 은하수그룹은 은하수 투자회사를 모기업과 지주회사로 하며 전부 213개의 회사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리고 미국의 갤럭시 그룹은 갤럭시 투자회사가 지주회사이며 15개의 회사로 이루어져 있었다.
마지막으로 멕시코의 라틴 그룹은 라틴 홀딩스 주식회사가 지주회사이며 211개의 회사로 이루어져 있었다.
동수가 보유하고 있는 회사들을 전부 포함하면 무려 439개나 되었다.
한기와 경호원들은 동수의 사색을 방해하지 않으려고 일체 말을 하지 않고 조용히 지켜보았다.
동수는 창밖으로 보이는 푸른 하늘과 흰 구름이 흘러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복잡한 머릿속을 빠르게 정리하고 있었다.
커피 마니아이기에 커피를 마시면 마음의 안정을 가져다주기에 좋았다.
한참을 그렇게 비행하더니 드디어 멕시코시티 국제공항에 착륙했다.
동수는 경호원들과 비서들과 함께 입국수속을 마치고 나왔더니 마중 나와 있던 인물들이 일제히 상체를 숙여 인사했다.
모르는 사람이 보았다면 마피아들이 보스에게 인사하는 것으로 착각할 정도였다.
갤럭시 시큐리티 주식회사의 요원들이 200명이나 대거 배치되어 있었다.
또한, 최근에 인수한 라틴 시큐리티 주식회사의 요원들은 500명이나 배치되어 있었다.
대기해 있는 검은색 방탄 벤츠 10대와 검은색 승합차 5대에 나누어 타더니 줄지어 출발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목적지인 라틴 빌딩에 도착했다.
52층의 라틴 빌딩은 멕시코의 외환위기 때 인수한 부동산들 중에 하나였다.
동수가 멕시코에 167개의 기업들을 인수하여 구조조정이 끝나고 회사들이 정상화되면 그룹으로 출범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그랬기에 라틴 빌딩(구 한센 빌딩)의 내부 인테리어 공사에 착수했었다.
라틴 빌딩이 지금은 라틴 그룹의 사옥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물론 동수가 사용하게 될 50층은 회장 비서실과 경호실, 회장실로 이루어져 있었다.
여기에 51층과 52층은 복층으로 개조하여 럭셔리한 거주지로 만들려고 공사를 하였었다.
예전에 동수는 아내 박수진과 함께 알라메다 호텔의 스위트룸에 묵으면서 거주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라틴 그룹의 사옥으로 사용하게 된 52층짜리 라틴 빌딩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옥상에는 헬기장과 헬기까지 준비되어 있었다.
51층과 52층은 회장인 동수의 거주지이기에 3중 방탄유리를 설치하고 방탄필름까지 붙였다.
그 덕분에 로켓포 공격에도 끄떡없을 정도로 방어력이 뛰어났다.
동수가 앞으로 멕시코에 오면 51층과 52층의 복층으로 이루어진 거주지에서 묵게 될 거였다.
동수는 멕시코의 경제계 거물이기에 입국하였다는 소식을 뉴스로 보도했다.
늘 그랬듯이 결코 서두르지 않고 3일을 거주지에서 휴식하면서 시차적응을 했다.
잘 먹고 잘 자고 하면서 푹 쉬니 빠르게 시차적응이 되었다.
웨이트 트레이닝도 하면서 근육을 단련시켰기에 보기도 좋았다.
밀려 있던 업무를 시작하였고 화상회의로 지시했었던 일들의 형식적인 승인 절차를 위하여 사인을 했다.
그렇게 이틀 만에 깔끔하게 끝을 내었다.
이제 멕시코의 211개 기업들은 라틴 그룹으로 출범하게 되었다.
새롭게 인수를 하였었던 43개의 회사들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하고 있었기에 회사들이 정상화되려면 시간이 필요했다.
어쨌든 211개의 기업을 거느린 라틴 그룹이 멕시코에 공식적으로 출범하였기에 앞으로 성장하는 일만 남았다.
동수는 멕시코의 중요 인물들을 만나는 것을 그렇게 선호하지 않았다.
라틴 그룹의 중역들을 이용하여 그들을 만나게 하여 친분을 유지하도록 해놓았다.
사업을 하는데 영향력이 있는 인물과 친해야 막힌 일들도 뚫을 수가 있었다.
다만 그것을 동수가 직접 나서서 하지 않고 중역들에게 지시하여 처리하게 하였다.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멕시코의 실세인 마르코 대통령의 만남은 거절할 수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동수가 만나서 식사를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었었다.
마르코 대통령은 라틴 그룹의 회장인 동수의 눈치를 보았다.
멕시코는 외환위기로 나라가 휘청거렸었다.
지금은 어느 정도 안정화가 되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입은 피해를 회복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마르코 대통령은 호기심에 동수에 관한 뒷조사를 하여 보고를 받고는 깜짝 놀랐었다.
“허엇, 이게?”
동수가 멕시코의 외환위기 전에 통신회사 콜맥스 사를 인수하여 조용히 멕시코에 진출했었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하여 단기간에 회사를 정상화 시켰다.
시간이 흘러 멕시코에 외환위기가 오자 선물시장의 풋옵션 파생상품으로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리더니 그 자금을 이용하여 쓰러진 기업들 중에 무려 166개의 기업들을 인수하는 저력을 보였었다.
한두 개도 아니고 무려 166개의 기업을 인수하다니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고 믿어지지도 않았다.
그렇지만 모두 사실이었기에 마르코 대통령이 경악한 거였다.
더욱 놀라운 것은 최근에 43개의 기업들을 인수했다.
회사들이 210개로 늘어났는데 이전의 인수한 기업들처럼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하여 진행 중에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이번에는 라틴 홀딩스 주식회사를 설립하여 211개가 되었다.
물론 라틴 그룹으로 출범하기까지 했다.
이전에도 그랬지만 지금은 확실하게 멕시코의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라틴 그룹이 되었다.
아무리 권력자인 마르코 대통령이라고 하더라도 라틴 그룹의 회장인 동수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미국에는 15개의 회사들로 이루어진 갤럭시 그룹이 있었으며, 한국에는 213개의 은하수그룹까지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어떻게 한 사람이 이렇게 많은 회사들과 자산을 보유할 수 있는 것인지 믿어지지 않았다.
그렇다고 현실을 부정할 수 없었기에 인정하면서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런 것을 감안하면 마르코 대통령도 권력자이기는 하지만 멕시코의 경제를 장악하고 있는 회장 동수의 영향력도 엄청났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회장인 동수가 멕시코 인이 아니라 영주권을 가진 미국인이라는 것에 있었다.
마르코 대통령이 함부로 압력을 행사하지 못하는 외국인이다.
“으음, 약간 불편한 자리였지만 실수 없이 잘 끝나서 다행이군.”
동수는 마르코 대통령과 식사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하면서 약간 불편한 자리를 나올 수 있었다.
20일을 멕시코에서 머물면서 각종 업무를 처리하고 중역들에게 지시를 하면서 보내었다.
출국하여 미국과 멕시코의 업무를 다 보았기에 이제 한국으로 귀국하면 되었다.
“휴우, 이제 출장이 모두 끝났어.”
동수는 마음이 홀가분해졌다.
그리고 매일 화상통화를 하기는 했었지만 사랑하는 아내 박수진이 보고 싶었다.
빨리 돌아가서 뜨거운 사랑을 마음껏 나누고 싶어졌다.
멕시코시티 국제공항에 대기하고 있던 미국 걸프 사의 G55 전용기를 타고 이륙하여 한국을 향해 날아갔다.
후욱!
윤현식이 담배연기를 내뿜었다.
깎지 않아서 수염이 제법 길었으며 머리도 제대로 감지 않았는지 떡이 져 있었다.
노숙자까지는 아니었지만 폐인이나 다름없었다.
“으음, 내가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지?”
퓨처 IT 주식회사는 결국 망하였고 정리를 하였더니 수중에 남은 것은 겨우 3억 원 정도였다.
서초구 양재동의 원룸을 하나 얻어서 그곳에서 혼자 생활하기 시작했다.
무너진 자존심 때문에라도 부모나 형제, 가족들과 일가친척, 친구들까지 전혀 만나지 않았다.
그나마 믿었었던 수족 같은 김 비서실장까지 사표를 내고 떠나가 버렸었다.
처음에는 자신을 배신하였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제대로 월급도 주지 못하는 상황이었기에 떠난 거였다.
처음 한 달 정도는 매일 술을 마셨었다.
그러다가 정신을 차렸는지 술은 더 이상 마시지 않았다.
하루의 대부분을 원룸에서 지내면서 TV만 시청했다.
보름 전부터 원룸에서 오전에 나와 이렇게 공원의 벤치에 앉아서 담배를 피우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해가 질 때면 원룸으로 돌아갔다.
이런 윤현식의 일거수일투족을 전부 감시하는 자들이 있었으며 동수가 전화하면 보고를 했었다.
윤현식에게 접근하지는 않고 멀리서 조용히 지켜보기만 하고 있었다.
윤현식은 재벌 3세에서 추락하여 현재는 회사까지 쓰러져 반 폐인이나 다름없었다.
다 피운 담배꽁초를 캔 커피에 넣고는 다시 담배 갑에서 담배를 꺼내어 불을 붙였다.
고등학교를 다닐 때부터 담배를 배워서 피우기 시작하였지만 하루에 반 갑도 피우지 않았었다.
그런데 태양그룹이 쓰러지자 하루에 한 갑씩 피우게 되었다.
의욕적이었던 퓨처 IT 주식회사까지 망해 버리고 믿었던 김 비서실장까지 사표를 내고 회사를 떠나버리자 윤현식 자신도 최악으로 추락했다.
퓨처 IT 주식회사를 정리하고 남은 것은 겨우 3억 원 정도였는데 부모나 형제, 친척, 친구에게조차 연락하지 않고 도움도 받지 않았다.
그나마 3억 원이라도 있었기에 작은 12평형 원룸을 얻고 폐인처럼 살고 있었다.
원룸을 얻어서 살게 되었을 때만 하더라도 치밀어 오르는 화를 참지 못하여 술도 많이 마셨지만 결국 몸만 축나고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과감하게 술을 끊었지만 담배는 끊지 못하고 이렇게 매일 2갑씩 피우고 있었다.
매일 원룸에서는 TV를 보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오전 10시가 넘어가면 원룸에서 나와 인근에 있는 작은 놀이터 같은 곳에서 벤치에 앉아서 지난날들을 돌이켜 보면서 시간을 보낸다.
“이 모든 게 김동수 그 자식 때문이야.”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이렇게까지 망할 수가 없는 일이었다.
나름 철저히 처음부터 지난 일들을 떠올리고 분석을 해보았더니 가장 의심스러운 자가 김동수였다.
물론 윤현식 자신이 TV 광고에 나오는 박수진을 보고 첫눈에 반해 버렸다.
재벌 3세였기에 마음만 먹으면 다 가질 수가 있었다.
박수진도 신인 여가수였기에 얼마든지 미남계로 유혹할 수 있었다.
잘생기고 신장도 크며 재벌 3세이기에 여자라면 거부하기 힘든 조건이었다.
물론 나중에 김동수라는 자가 운영하고 있는 은하수 기획사에 소속되어 있고, 사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얼마든지 밀어내 버리고 박수진을 차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박수진은 외동딸이며 아빠는 전자부품을 만드는 중소기업 만월을 운영하고 있었기에 얼마든지 태양전자에 납품을 시켜주면서 친분을 맺을 수 있었다.
또한, 박수진의 엄마는 양재동에서 50평대 소고기국밥집 흑우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자연스럽게 식사하러 가서 인사를 하면서 안면을 익혔다.
태양전자 상무이며 재벌 3세라는 것도 김 대리를 동원하여 자연스럽게 알려지도록 만들었다.
박수진의 집안은 서초구 양재동에 위치한 43평형 양재 아파트에 살고 있었으며, 재산은 약 15억대로 중산층 가정이었다.
윤현식 자신의 재벌가와 비교가 되지 않았지만 크게 나쁘지는 않았다.
“예쁘니까 마음껏 데리고 놀아야지.”
물론 윤현식 자신도 박수진과 결혼할 생각은 없고 사귀면서 마음껏 즐길 생각이었다.
나중에도 계속 좋아하는 마음이 남아 있다면 그때 결혼도 생각해볼 거였다.
과감하게 추진하던 모든 일들이 이상하게 어긋나거나 실패했다.
지금에 와서 생각을 해보았더니 김동수라는 자가 뒤에서 은밀히 박수진을 철저하게 보호하고 있었던 거였다.
바둑으로 치면 김동수는 윤현식이 두려는 수의 10수 이상을 내다보면서 방어를 한 모양이었다.
그러니 아무리 윤현식이 흉계를 꾸며도 하나도 성공하지 못하였다.
가지고 싶은 것은 반드시 가져야 직성이 풀리는데 그러지 못하니 화병이 생길 정도였다.
“전력으로 상대해도 이기기 쉽지 않을 텐데 내가 너무 놈을 얕보았던 거야. 그게 치명적인 실수였어.”
그런 상황에서 느닷없이 박수진과 김동수가 결혼을 해버렸다.
분노가 치민 윤현식은 흉계를 꾸며서 박수진의 아빠가 운영하였던 만월에게 클레임을 걸어서 결국 쓰러지게 만들었고 인수까지 해버렸다.
그와 동시에 박수진의 엄마가 운영하던 소고기국밥집 흑우도 건달을 동원하여 영업 방해를 하고 식품위생법 등으로 영업정지를 당하게도 했다.
그러니 몇 개월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박수진의 아빠가 운영하였던 만월이 클레임에 걸려서 배상을 하느라 서초구 양재동에 위치한 43평형 양재 아파트에 살고 있던 것을 처분하고 약 15억대의 재산 대부분을 정리하여 갚게 만들었다.
중산층 가정이 박살나 버린 거였다.
그런데 예상과는 다르게 외동딸인 박수진이 부모를 전혀 도와주지 않았다.
능력 있는 사위이고 외동딸인데 부모를 전혀 도와주지 않다니 당시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