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gression 1988 RAW novel - Chapter 22
제22화 귀국 (3)
동수는 3일 동안 아파트에서 시차 적응을 하면서 푹 쉬었다.
그런 다음에도 바로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가족들과 함께 강남 최고 종합병원에 예약해 놓은 프리미엄 종합검사를 했다.
건강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동수가 수시로 어머니와 수정이에게 말하였기에 거부하지 않고 함께 했다.
보통의 종합검사보다 5배 이상 비싸지만 정밀하게 각종 검사를 받기에 각종 암과 뇌 검사까지 하였다.
어떻게 보면 건강 염려증이 의심될 정도이지만 남들이 뭐라고 생각하든 말든 동수는 건강에 신경을 썼다.
각종 검사들이 끝났기에 환자복을 벗고 입고 왔었던 옷으로 갈아입었다.
검사 결과는 10일 정도 기다려야 했다.
놀라운 것은 동수가 지시하여 경호 실장 한수와 한기, 백인 경호원들까지 프리미엄 종합검사를 같이 받았다.
미국은 특히 의료비가 비싸기에 너무 고맙게 생각했다.
항상 곁에서 동수를 지켜줘야 하기에 이들의 건강도 중요하다.
보통은 이정도로 경호원들을 챙겨주지 않는다.
동수이기에 경호원들을 높게 대우해 주는 거였다.
이것을 경호원들이 모를 수가 없었다.
자연스럽게 충성심을 끌어 올렸고 위기 상황에서는 동수와 가족들을 지켜줄 거였다.
그는 이런 것들까지 다 염두에 두고 돈을 아끼지 않았던 것이다.
“어머니, 종합검사도 끝났으니 이제 맛있는 거 먹으러 가시죠.”
“그게 좋겠다.”
“오빠, 뭘 먹을 거야?”
“오늘은 한우로 먹자.”
“좋아. 엄마는?”
“자식들이 좋다면 나도 좋지.”
강남에는 유명한 한우 고깃집이 많았다.
그중에서도 동수와 가족들이 자주 가는 곳은 ‘유명 가든’이라는 곳으로 서초동에 위치해 있었다.
전생에서 죽기 1년 정도 전에 동수 혼자 찾아 가서 맛있게 배불리 먹은 기억이 남아 있었다.
그때 기억을 더듬어 이번 생에서도 유명 가든에 가서 한우를 먹어보았고 그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질 좋은 한우의 맛이라서 가족들과 함께 가서 먹기도 했었다.
이제는 한우 고기를 먹고 싶으면 유명 가든을 찾아갈 정도였다.
지금은 120평의 넓은 2층 주택과 정원이 있는 곳이지만 2000년대에는 낡아서 허물고 5층짜리 건물로 신축하여 영업을 하였다.
홀에서는 그냥 가서 먹어도 되지만 경호원들까지 있었기에 특실로 예약을 하고 갔다.
동수의 경호를 맡은 경호 실장 한수와 한기는 동수를 따라 두 번 정도 와서 먹어 보았었다.
그렇지만 4명의 건장한 백인 경호원들은 처음이었다.
등심과 안심, 갈비 등 각종 생고기도 맛있지만 양념갈비도 환상적이다.
보통 양념갈비는 질이 떨어지는 것을 사용하는 곳이 많은데 유명 가든은 아니었다.
똑같이 질 좋은 생갈비를 특제소스로 양념하였다가 굽는 것이기에 부드럽고 맛이 좋았다.
유명 가든의 특실은 넓어서 모두 함께 자리할 수 있었다.
메뉴판에 나와 있는 각종 한우 부위를 전부 푸짐하게 주문하였다.
각종 밑반찬들과 육회가 먼저 나왔다.
4명의 건장한 백인 경호원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미국의 식당에서는 이렇게 많은 밑반찬들이 나오지 않는다.
특히 육회는 처음 보았다.
어머니가 먼저 육회를 드시자 그제야 동수가 젓가락을 들어서 육회를 먹기 시작했다.
다들 육회를 맛있게 먹는 것을 보고는 백인 경호원들도 호기심에 육회를 먹어보고는 부드럽고 맛있어서 잘 먹었다.
고기라고 하면 그릴에 구워먹는 스테이크가 일반적이다.
초밥이나 생선회는 몰라도 고기를 생으로 먹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부감이 들지 않고 부드럽고 맛있었다.
각종 밑반찬들도 먹어보고는 머리를 끄떡였다.
유니폼을 입은 3명의 여직원들이 특실로 들어오더니 참숯과 불판이 놓이고 먹음직스러운 생고기들을 담은 접시를 내려놓았다.
보통은 물러가는데 이곳은 아니었다.
여직원들이 나서서 각종 고기들을 불판에 올리고 맛있게 구워주었다.
이것도 서비스에 포함되는 것이기에 맛있게 먹으면 되었다.
치이이이!
불판에 올려 진 고기들이 익어가는 소리가 환상적이었다.
익은 고기들을 앞에 놓은 앞 접시에 덜어주자 먹어보고는 머리를 끄떡였다.
참기름에 소금을 뿌린 것과 쌈장에 갈아놓은 마늘을 뿌린 장도 있었다.
물론 간장에 고추냉이를 담은 장도 있었다.
취향에 따라서 앞에 놓인 장을 찍어서 먹으면 되었다.
각종 쌈도 푸짐하게 차려져 있었다.
한우 고기의 질이 좋아서 모두들 맛있게 먹었다.
어느 정도 배를 채운 동수가 천천히 먹으면서 일행들이 먹는 모습을 살펴보았다.
건장한 경호원들이라서 그런지 아주 잘 먹었다.
어머니와 수정이도 맛있게 잘 먹는 모습이 흐뭇했다.
‘이게 행복이지. 행복이야.’
어떻게 하여 자신이 회귀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된장찌개와 영양밥, 물냉면과 비빔냉면도 주문하여 나누어 먹었다.
특실에서 나와 계산을 하려고 계산대로 걸어가는데 한쪽에 정육코너가 마련되어 있었다.
질 좋은 각종 한우 부위가 진열되어 있었다.
구입해서 가면 집에서 간편하게 구워 먹을 수도 있었다.
“어머니, 좀 구입해 가서 집에서도 구워 먹죠.”
“그럴까?”
“오빠, 그게 좋겠다.”
“사람이 많으니 좀 많이 구입해야겠군.”
각종 한우 고기를 부위별로 5킬로그램씩 전부 30킬로그램을 포장했다.
여기에 질 좋은 한우 고기라서 비싼데 10명이 와서 먹었기에 계산서를 보니 많이 나왔다.
아직 신용카드가 활성화되지 않은 시기였기에 동수가 지갑을 펼쳐 자기앞수표로 계산했다.
여직원이 유선전화로 은행에 자기앞수표를 조회해보고는 머리를 끄떡였다.
경호원들이 나서서 포장해서 주는 한우 고기를 받아서 밖으로 나갔다.
대기해 있는 차에 나누어 타고 압구정동 미래 아파트로 돌아갔다.
스윽! 슥슥!
동수가 사장실의 의자에 앉아서 각종 서류를 보고 사인을 했다.
미국에 다녀오느라 자리를 비웠더니 밀린 서류들이 많았다.
박명일 부사장과 송지훈 부장의 보고도 받았었다.
동수가 미국에 있었을 때에도 하루에 한 번씩 전화 통화를 하였었다.
크게 중요한 일들은 없었지만 간혹 그런 일이 생기면 전화로 지시를 받아 처리했다.
그렇기에 동수가 자리를 비웠어도 안심할 수 있었다.
이제 귀국하였으니 6개월 정도는 출근하여 업무를 볼 거였다.
앞으로는 미국 뉴욕에 있는 갤럭시 투자회사와 매일 전화통화를 하면서 업무를 지시할 거였다.
“흐음, 업무는 이정도로 처리하면 되고 내일부터는 본격적으로 주식투자를 해야겠군.”
은행주들과 증권주, 대기업 주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었다.
이런 곳에 투자를 한다면 안정적이다.
88올림픽 이후에 대한민국의 경기는 활성화가 되어서 사회가 전반적으로 잘 돌아가고 있었다.
이 영향으로 거품도 조금씩 발생하고 있었다.
자리에서 일어난 동수가 설치해두었던 전자동 커피머신에 머그잔을 놓고 버튼을 눌렀다.
위이잉!
기계음이 나면서 원두가 곱게 갈리더니 이윽고 커피물이 머그잔으로 떨어져 내렸다.
거품, 즉 갈색 크레마가 풍부한 질 좋은 원두커피였다.
아직 대한민국은 달달한 다방 커피나 커피믹스를 많이 마신다.
동수처럼 이렇게 원두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은 소수였다.
귀국할 때 진공 포장된 1킬로그램짜리 원두커피 10봉지와 전자동 커피머신 2대를 가져왔었다.
아파트와 은하수 투자회사의 사장실에 커피 머신을 설치해 놓고 이렇게 커피를 즐겼다.
이런 것들이 동수만의 사치라 할 수 있었다.
머그잔을 들어 커피 향을 맡아보고는 머리를 끄떡였다.
“역시 스타워크 스페셜 커피야.”
에티오피아의 원두커피였기에 바디감도 좋고 산미도 풍부하다.
다른 원두커피와는 다르게 풍미까지 좋아서 동수가 즐겨 마시는 원두커피이다.
미국에서는 손쉽게 구입하여 매일 몇 잔씩 마셨다.
대한민국에 귀국한 이후에는 원두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귀국할 때 충분히 구입하여 가져왔었다.
창가에 서서 테헤란로를 내려다보았다.
차들이 줄지어 달리는 모습을 보면서 커피를 마셨다.
신변 안전을 많이 신경 쓰기에 방탄유리로 바꾸어 설치했다.
사실 이것만 해도 대단하지만 여기에 방탄필름까지 붙여서 방어력을 크게 강화했다.
로켓포 공격도 막아낼 수 있었기에 만족해했다.
이렇게 하느라 돈이 제법 들어갔지만 불만은 없었다.
“흐음, 커피 한 잔의 여유가 좋군.”
똑똑!
노크소리가 나자 동수가 고개를 돌려서 출입문을 쳐다보았다.
사장실 문을 열고 여비서가 들어오더니 말했다.
“사장님, 손 중개인이라는 분이 오셨습니다.”
“안으로 들어오시라고 하세요.”
“예, 알겠습니다.”
여비서가 사장실을 나가더니 정장을 차려입은 50대 초반의 남자를 데리고 들어왔다.
동수가 손짓으로 소파를 가리켰다.
“이쪽으로 앉으세요.”
“예, 감사합니다.”
“커피 어떻습니까?”
“저는 좋습니다.”
“여기 커피 좀 준비해주세요.”
“예, 사장님.”
여비서가 나가자 동수가 자신이 마시던 머그잔을 티 테이블에 내려놓으면서 말했다.
“이야기는 나누어 보았습니까?”
“예, 보운 빌딩은 5억 원을 깎아서 140억 원이면 팔겠다고 했습니다.”
“한돌 빌딩은요?”
“한돌 빌딩도 6억 원을 깎아서 130억 원이면 팔겠다고 합니다.”
“흐음, 생각보다는 세게 부르는군요.”
“매물로 내어놓은 것이 아니다 보니 그러는 거 같습니다.”
22층짜리 보운 빌딩과 20층짜리 한돌 빌딩은 서초구에 위치해 있다 보니 위치가 좋았다.
신축한 지도 불과 3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고 사무실로 사용하기 좋은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빌딩 가치도 있었다.
턱을 만지면서 잠시 고민을 했다.
여비서가 사장실로 들어오더니 김이 피어오르는 찻잔을 티 테이블에 내려놓고 물러갔다.
손 중개인은 동수의 눈치를 보면서 찻잔을 들어 커피를 마셨다.
보운 빌딩이나 한돌 빌딩은 100억 대의 빌딩이기에 아무나 구입하기는 어렵다.
그런 빌딩을 동시에 두 곳이나 매입하려고 하는 동수가 대단하게 보였다.
‘25살에 불과한데 재력이 엄청나.’
손 중개인이 알아보니 은하수 투자회사의 자본금이 500억 원이나 되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입주해 있는 20층짜리 은하수 빌딩 자체도 동수가 소유하고 있었다.
“보운 빌딩과 한돌 빌딩을 다 매입할 테니 내일 오후 2시에 계약하는 것으로 합시다.”
“으음, 알겠습니다.”
손 중개인이 속으로 크게 놀랐다.
어쩌면 보운 빌딩이나 한돌 빌딩 중에 하나는 포기할 줄 알았었다.
그런데 한꺼번에 다 매입하겠다니 놀라웠다.
남은 커피를 다 마시고 찻잔을 내려놓더니 소파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예, 들어가세요.”
손 중개인이 사장실을 나가자 머그잔을 집어 들어 남아 있는 커피를 마셨다.
현재의 시세로 보면 보운 빌딩과 한돌 빌딩이 결코 싸지도 않고 그렇다고 비싸다고 할 수도 없는 적정한 가격이었다.
땅값이 무섭게 치솟고 있었기에 2천 년대에는 10배 이상일 테지만 어쨌든 지금은 1990년에 불과하다.
은행 대출을 할 것도 아니었기에 빌딩을 보유하면서 임대료만 받아도 세금 등은 충분히 납부하고도 남는다.
크게 신경을 쓰지 않더라도 보유하고 있기만 해도 언덕에서 눈덩이가 굴러내려 가면서 커지는 거처럼 재산증식이 된다.
“후후후, 일단은 빌딩들을 좀 더 매입하고 2천 년대에는 판교가 신도시로 개발될 테니 그전에 매입을 하면 되겠어.”
90년대 초반에는 각종 사건사고가 많았고 그 중 큰 사건이라고 한다면 금융실명제가 있었다.
여기에 IMF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도 겪는다.
대한민국의 많은 기업들이 쓰러진다.
국민들도 큰 고통을 겪고 혼란에 빠진다.
물론 이 모든 것들을 알고 있는 동수에게는 기회가 되겠지만 말이다.
“IMF 이후를 생각하면 지금의 나의 부는 아무것도 아니지.”
동수는 미래를 알고 있다는 게 얼마나 큰 영향을 발휘하는지 알고 있었다.
땅 짚고 헤엄치기나 다름없었다.
카드게임으로 보자면 가장 높은 로얄 스트레이트 플래시를 쥐고 있는 거나 다름없었다.
상대가 설사 포카드를 가지고 있더라도 무조건 이긴다.
절대 질 수 없는 완벽한 카드였기에 동수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다음날 오후 2시에 동수는 변호사를 대동하고 손 중개인의 사무실에서 보운 빌딩 건물주와 한돌 빌딩 건물주를 만났다.
부동산매매계약서를 작성하고 오늘자 등기부등본을 발급받아서 소유주를 확인했다.
주민등록증으로 대조하고 필요한 서류들까지 다 변호사가 확인했다.
보통 이런 계약을 하더라도 계약금만 지불하는데 동수는 아니었다.
한꺼번에 잔금까지 다 지불하여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들까지 다 받았다.
손 중개인에게는 중개 수수료를 지불하고 변호사에게 지시하여 등기절차를 바로 진행시켰다.
물론 전화로 대금을 계좌이체를 해줘도 되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자기앞수표를 발급받아서 지불해 버렸다.
이제 며칠 지나서 등기부등본을 확인하면 소유주가 동수로 바뀌어져 있을 거였다.
깔끔하게 보운 빌딩과 한돌 빌딩을 매입했다.
밖으로 나온 동수가 대기해 있는 차를 타고 최고 증권으로 향했다.
이미 봐두었던 10개 종목에 각각 10억 원씩 주식들을 매수했다.
그리고 유한 전자라는 곳에 30억 원을 투자하여 주식을 매수했다.
동수가 매수한 10개 종목은 2천 원대의 주식들이었는데 3주 정도 후에는 5천 원대가 된다.
중요한 것은 유한 전자였다.
지금은 1200원에 불과하지만 작전주인지는 모르겠지만 두 달 후에는 1만 원까지 오른다.
대략 계산을 해봐도 8.3배 정도로 오르는 거였다.
두 달 후에 약 250억 원이 되니 원금 30억 원을 제하더라도 220억 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자세한 이유는 모르지만 어쨌든 폭등하는 주식이기에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담당 직원은 동수가 130억 원의 주식들을 매수하자 크게 놀랐다.
보통은 직원이 종목들을 권하는데 동수는 그런 것도 없이 자신이 원하는 종목을 매수해 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