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gression 1988 RAW novel - Chapter 72
제72화 미다스의 손 (3)
동수가 예상한대로 하루 만에 월가에 소문이 났다.
갤럭시 투자회사와 사장인 동수가 개인적으로 똑같이 투자를 했었던 파인애플사와 마이크로사, 델리 컴퓨터사에 각각 1천만 달러씩 총 3천만 달러씩을 투자를 했었는데 이번에 전부 매도를 하면서 4300%가 넘는 엄청난 수익을 올렸다는 내용이었다.
수수료와 각종 세금을 제하고 3억9820만 달러라고 하는 구체적인 금액까지 알려졌다.
갤럭시 투자회사와 사장 동수의 수익을 합하면 무려 7억9640만 달러나 되었다.
4300%가 넘는 엄청난 수익률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어떻게 이런 수익률이?”
“말도 안 돼!”
“이건 헛소문이야.”
“4300%가 넘는 수익률이라니 장난하지 마.”
안 그래도 갤럭시 투자회사가 다른 투자회사들과는 다르게 과감하게 투자한 여러 곳에서 엄청난 수익률을 올렸었다.
지금도 여러 곳에 투자를 하였는데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어쨌든 4300%가 넘는 수익률은 믿어지지 않을 수익률이라서 믿지 않는 사람들도 많았다.
-자기, 나 이번 연말에 가요청백전에 나가요.-
“가요청백전?”
-네, 에스 방송국에서 하는 쇼프로인데 연말에 펼쳐지는 제법 큰 무대에요.-
“그런 큰 무대에 출연한다니 축하해.”
-자기, 고마워요.-
“그건 그렇고 경호원들은 어때? 불편하지 않아?”
-괜찮아요. 건장한 남자 경호원 8명에 여자 경호원이 2명이나 되니까 화장실 안에까지 따라 들어와서 경호를 해줘서 안심이에요.-
“그랬다니 다행이군. 윤현식 상무가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 경계를 늦추면 안 돼. 알지?”
-그럼요. 조심하고 있고 항상 경호원들과 함께 움직여요.-
“그럼 나도 안심이야. 사랑해.”
-나도 사랑해요.-
통화를 종료한 동수가 의자에서 일어나 전자동 커피머신으로 다가가서 머그잔을 놓고 버튼을 눌렀다.
위이잉!
원두가 곱게 갈리는 소리가 나더니 이윽고 아메리카노 커피가 머그잔에 쏟아졌다.
에티오피아 원두커피라서 핸드드립으로 내려야 제맛이지만 이렇게 전자동 커피머신으로 내려도 맛과 향이 뛰어났다.
은하수 커피 주식회사에서 만든 원두커피를 즐겨 마시다보니 출국할 때 가져온 것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래서 스타워크 스페셜 커피도 번갈아 마신다.
당장 귀국할 것이 아니라서 어쩔 수없이 은하수 커피 주식회사의 생산 공장의 공장장을 맡고 있는 심정호에게 스페셜 원두커피를 항공택배로 요청을 했다.
턱수염을 기르고 있는 공장장 심정호는 이사 직급에 연봉이 3억 원이나 되었다.
사장인 동수가 커피마니아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신경을 써서 만든 스페셜 원두커피를 만든 것을 1킬로그램으로 소포장해서 20킬로그램을 미국 뉴욕의 갤럭시 주식회사 비서실로 보내었다.
아직 도착하지 않았지만 도착하면 여비서 캐서린이 동수에게 건 내줄 거였다.
스윽!
머그잔을 집어 들어 에티오피아 원두커피의 향부터 맡아보고는 한 모금 마셨다.
“후후후, 역시 최고의 커피야. 좋아.”
전생에서도 동수는 가난하지만 커피마니아였다.
그런 만큼 좋은 원두커피를 많이 마셨었다.
1988년으로 회귀한 후에도 버릇처럼 원두커피를 애용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전생보다 더 위의 등급에 있는 원두커피를 마신다는 것이 달랐다.
여기에 재력도 엄청나서 하고 싶은 것과 가지고 싶은 거, 먹고 싶은 요리, 명품 쇼핑과 럭셔리 쇼핑, 아름다운 이상형의 여신 같은 박수진도 차지했다.
전생처럼 박수진이 윤현식 상무를 만났다면 결혼하였다가 이혼하고 나중에는 비참하게 자살로 생을 마감했을 것이다.
그런 박수진을 구해주면서 윤현식 상무로부터 빼앗은 거나 다름없었다.
박수진의 인생으로 보아서는 윤현식 상무보다는 동수와 소개팅으로 만나 사랑에 빠져 연인 관계가 된 것이 최고의 인생이라 할 수 있었다.
문제는 운명적으로 엮인 것으로 인하여 윤현식 상무가 쉽게 물러나지 않고 계속 집착을 보인다는 거였다.
아직 정식으로 인사를 나눈 것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 눈에 반했고 재벌 3세이기에 가지고 싶은 것을 포기할 성격도 아니었다.
집요하고 상대를 잔인하게 짓밟기도 하는 양아치 같은 질이 좋지 못한 자였다.
극단적으로 표현을 하자면 악마 같은 놈이라 할 수 있었다.
재벌 3세가 아닌 하류인생이었다면 범죄나 저지르고 다닐 놈이었다.
태생이 재벌가라서 집요하고 이기적이면서 무자비한 성격을 가지고 있고 온갖 나쁜 짓을 저질러도 처리해주는 자들이 있었기에 지금도 나름 부귀영화를 누리고 있었다.
손쉽게 가질 수 있었다면 금방 싫증이 났을 거였다.
그렇지만 가지려고 해도 가질 수 없는 거라면 그 갈증을 해소할 수가 없었다.
동수가 창가에 서서 머그잔의 커피를 마시면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어떻게 보면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사치라 할 수 있었다.
“수진씨가 부모로부터 독립을 했고 곁에는 10명의 경호원들이 경호를 해주니 일단 안심이야. 그렇지만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 윤현식 상무에 대한 경계를 늦출 수는 없지.”
고개를 들어 도심의 빌딩 숲과 하늘을 바라보다가 문득 한 빌딩이 눈에 들어왔다.
빌딩 전체가 푸르스름한 외관에 유리창도 옅은 녹색이라서 마치 유리로 이루어진 빌딩처럼 반짝였다.
회색의 콘크리트 빌딩 외관들과는 좀 색다른 느낌이었다.
옥상은 보통 평평하거나 아니면 대형 물탱크가 설치되는데 이 빌딩은 독특하게도 돛을 펼친 거처럼 한쪽이 대각선으로 뾰족했다.
층수는 50층 정도로 보였는데 대각선 옥상이라서 그런지 5층 정도 더 솟아있는 스타일이었다.
효율성은 분명 떨어지겠지만 옥상이 독특해서 멀리서도 눈에 잘 들어왔다.
신기한 것은 그 빌딩 주위로 솟아 있는 빌딩들이었는데 높이는 5층에서 10층 정도 차이가 있었지만 외관이 직사각형이 아니라 조금씩 독특했다.
2억 달러대의 빌딩으로 보이는데 10개를 전부 매입하려면 20억 달러 이상은 써야 할 거 같았다.
“흐음, 저 빌딩들이나 매입할까?”
즉흥적인 생각이기는 하지만 맨해튼에 위치해 있어서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에도 부동산의 가치는 계속 오를 것이기에 나쁘지 않았다.
다만 내년 9월의 검은 수요일을 앞두고 있었기에 당장 보유하고 있는 자금의 일부를 사용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였다.
“지금은 자금을 끌어 모아야 하는 중요한 시기인데 검은 수요일 이후로 미루어도 충분해. 굳이 성급하게 서둘 필요는 없어.”
빌딩들은 발이 달려서 어디론가 도망치는 것이 아니었기에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매입을 할 수 있었다.
그러니 일단은 참고 검은 수요일에서 초대박을 터뜨린 후에 그 자금을 이용하여 매입해도 되었다.
1년 정도면 원하는 빌딩 10개를 전부 매입할 수 있을 거였다.
1991년이 지나가고 새로운 1992년이 밝아왔다.
다른 사람들은 연말을 가족들과 보내었겠지만 뉴욕에는 동수의 가족들이 없었다.
그래서 혼자 거주지에서 조용히 보내었다.
다만 어머니와 여동생에게 전화통화는 했었다.
사랑하는 박수진은 매일 통화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은하수 샘물 주식회사에서 출시한 철원 샘물과 제주 삼다수는 은하수 마트에서 유통되고 있었다.
그렇지만 이것만으로는 매출의 한계가 있었기에 아직 한국 사회에서는 생수의 판매가 그렇게 높지 않았다.
폭발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해외로 진출을 해야 했다.
세계 마트가 매출이나 규모면에서 세계 1위였는데 이곳을 당장 진출하기는 어려웠다.
대신에 훗날 세계 3위까지 성장하는 홈마트와 전략적인 제휴를 하면 좋을 거 같았다.
홈마트는 현재 미국 유통 업체들 순위로 보면 12위였다.
미국 본토의 각 주에 있는 도시에 홈마트가 진출하여 영업을 하고는 있지만 아직은 많이 여러 가지로 부족했다.
어쨌든 홈마트는 미국 전역으로 120개를 보유하고 영업을 하고 있었다.
패리스 드와이트의 파티에 동수가 초대되어 참석을 하였을 때 홈마트의 회장 손자, 즉 룬버그와 인사를 나누면서 명함도 주고받았었다.
룬버그는 재벌 3세이며 나이는 25살이었다.
할아버지는 홈마트 회장이고 아버지는 사장, 룬버그 자신은 홈마트의 기획이사로 일하고 있었다.
룬버그는 갤럭시 투자회사의 C펀드에 회원으로 가입하면서 500만 달러를 투자했다.
그렇기에 동수가 룬버그와 미팅을 잡아서 맨해튼에 있는 루손 레스토랑이라는 곳에서 만났다.
“룬버그, 제안을 하나 하고 싶은데 어떻습니까?”
“제안이요?”
“그렇습니다. 나는 한국이라는 나라에 은하수 샘물 주식회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이야기는 한국의 강원도 철원군에 100만평 부지를 확보한 후에 생산 공장을 만들고 취수에 들어가 철원 샘물을 생산하여 은하수 마트에 판매하고 있다는 것도 알려주었다.
오랫동안 사람의 손이 닿지 않아 자연이 그대로 보존된 DMZ로부터 불과 1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청정지역이며 250미터 지하에 심층천연암반에서 취수하여 생산한 거라고도 했다.
지도와 생산 공장과 부근의 청정지역의 모습을 찍은 사진들까지 마치 브리핑을 하듯이 다 보여주었다.
그리고 제주도 조천읍에도 50만평 부지를 확보하여 생산 공장을 만들어 취수하고 있었다.
지하 450미터의 암반층에서 끌어올리는 화산암반수였다.
역시 이것들도 사진들을 보여주었다.
철원 샘물과 제주 삼다수는 은하수 마트에서 유통되고 있는데 인기라는 것도 알려주었다.
아무리 좋은 물이라도 많은 판매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유명해지지 않는다.
그래서 동수는 서둘러서 미국식품의약청(FDA)의 승인을 받아 놓은 거였다.
어느 정도 설득이 되었다고 판단을 하였기에 준비해놓은 샘플을 보여주었다.
철원 샘물과 제주 삼다수는 은하수 마트에 유통되어 판매가 되고 있었지만 미국 시장에서 유통하려면 영어로 표시가 되어야 했다.
이것조차 이미 준비를 다 해놓았기에 바로 유통을 해도 될 정도로 샘플이 만들어져 있었다.
“으음, 샘플까지 준비하다니 놀랍습니다.”
“미국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고 과감해야 하기에 준비를 했습니다. 일단 물맛을 한번 보시죠.”
“좋습니다.”
룬버그는 철원 샘물부터 뚜껑을 돌려 따더니 물맛을 보고는 머리를 끄떡였다.
확실히 깨끗하고 물맛이 깔끔하고 좋았다.
이윽고 제주 삼다수도 뚜껑을 따서 맛을 보았는데 역시나 물맛이 아주 좋았다.
철원은 청정지역이며 250미터 지하에 심층천연암반에서 취수한 물로 만든 철원 샘물이며, 제주 삼다수는 지하 450미터의 암반층에서 끌어올리는 화산암반수였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미국식품의약청(FDA)의 승인을 받아 놓은 거라서 바로 유통을 시켜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미국 소비자들을 겨냥해서 만들었기에 제품 용기도 페트병이기는 하지만 세련되었고 용량도 500밀리로 부족하지 않고 충분했다.
제품 라벨과 각종 표시도 미국의 실정에 맞도록 되어 있었다.
완벽해서 바로 유통시켜도 될 정도였다.
동수는 원한다면 1리터와 2리터의 대용량까지도 가능하다고 했다.
문제는 납품가였는데 기존에 유통되고 있는 생수들보다 50%로 아주 저렴했다.
그럼에도 문제는 또 있었다.
다름이 아니라 홈마트는 미국 전역으로 120개를 보유하고 있으며 영업 중이었다.
그런 만큼 대량 유통은 필수였다.
과연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생산한 생수들이 제대로 물량을 조달할 수 있는 지가 관건이었다.
“으음, 납품은 제가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장이나 회장에게 제의는 할 수 있겠지요.”
“그건 그렇습니다만 납품을 원하는 생수 회사들이 많아서 말입니다.”
“물론 그럴 것입니다. 그래서 내가 제안을 하려는 겁니다. 생수를 납품하게 해준다면 10억 달러를 홈마트에 투자하겠습니다.”
“예? 10억 달러를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홈마트에서 확장을 원하지만 자금이 부족하다고 알고 있습니다만.”
홈마트의 자산은 25억 달러 정도 되는데 무려 1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니 놀라운 제안이었다.
어차피 미국식품의약청(FDA)의 승인을 받은 한국산 철원 샘물과 제주 삼다수라고 하더라도 결국 미국 소비자들이 선택하는 거였다.
다만 홈마트에서 제품을 진열하고 판매하는 것뿐이었다.
인기가 있으면 많이 팔릴 것이고 아니면 퇴출되어 사라져야 할 거였다.
룬버그가 생각하기에 미국식품의약청(FDA)의 승인을 받은 한국산 철원 샘물과 제주 삼다수는 기존의 생수들 보다 50%로 저렴하면서 품질은 우수하기에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여기에 10억 달러를 투자받는 일이니 무조건 납품계약을 해야 했다.
이런 속마음과는 다르게 겉으로는 태연했다.
그렇지만 동수의 눈에는 룬버그의 속마음이 다 보였다.
“으음, 일단 제가 사장님께 보고를 드려보고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좋습니다.”
서로 잘 이야기가 되었기에 이번에는 여유로운 표정으로 식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