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gression 1988 RAW novel - Chapter 74
제74화 도발 (1)
선물시장.
상품이나 금리, 통화, 주가지수 등에 대한 선물거래가 이루어지는 시장을 말한다.
시카고의 CME가 대표적인 선물시장이다.
외환의 경우 선행시세의 상황, 자금계획, 수출입의 전망 등을 고려하여 단기의 것으로는 2일이나 3일, 장기의 것으로는 6개월이나 1년의 선물매매를 예약한다.
선물시장의 큰 기능 중 하나는 현물거래에서 발생할지도 모르는 위험을 선물거래로 분산시켜 주는 것이다.
1992년 3월 중순이 되자 동수가 시카고의 선물시장을 찾아갔다.
영국 파운드화가 폭락한다는 것의 9월 선물만기 풋옵션 상품을 10억 달러나 매수했다.
현재 영국 파운드화는 매우 안정되어 있었기에 담당자는 동수의 풋옵션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고객이 9월 선물만기 풋옵션 상품에 10억 달러를 매수하는 것을 말릴 수도 없었다.
풋옵션은 미리 정한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거래될 경우에 그 권리를 행사함으로써 비싼 값에 상품을 팔 수 있다.
미래를 알고 있는 동수를 제외하고는 누구도 미래를 모르기에 동수의 풋옵션 상품을 10억 달러나 매수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후후후, 나를 제외하고 누구도 이해를 못하는 것이 당연해.”
조지가 영국 파운드화의 폭락을 예측하고, 환율 변동에 따른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파운드화를 투매하기 시작했다.
영구 정부는 협약에 따라 독일 마르크화에 연동된 변동폭을 지키기 위해 파운드화의 금리를 인상하고 외환보유액을 동원해서 파운드화를 사들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조지의 라이언 펀드가 100억 달러에 이르는 자금을 동원하자, 다른 헤지펀드들도 투매에 가세했다.
결국 하루 만에 영국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가 고갈되면서 영국은 변동폭 유지를 포기하고 유럽 환율 메커니즘에서 탈퇴하게 되었다.
이 사건을 ‘검은 수요일’이라고 한다.
조지는 이 사건을 통해 10억 달러가 넘는 수익을 올렸다고 한다.
이런 미래의 역사적인 사건을 동수가 알고 있었기에 슬며시 숟가락을 올려서 엄청난 수익을 챙기려는 거였다.
조지와 헤지펀드들이 파운드화를 투매할 때 동수가 뛰어들겠지만 그 전에 이렇게 은밀히 시카고 선물시장을 찾아가서 영국 파운드화가 폭락한다는 것의 9월 선물만기 풋옵션 상품을 10억 달러나 매수한 거였다.
지금은 3월 중순에 불과하기에 누구도 신경을 쓰지 않을 거였다.
그렇지만 9월의 검은 수요일이 일어난다면 그제야 모두들 알게 될 거였다.
동수는 풋옵션 상품에 10억 달러를 매수하였지만 이게 결국 30배 이상의 수익을 얻게 해줄 거였다.
말이 30배 이상이지 달러로 환산하면 무려 300억 달러가 넘었다.
이것만 하더라도 엄청난 수익이지만 이와는 별도로 조지와 헤지펀드들이 파운드화를 투매할 때 동수와 갤럭시 투자회사, 7개의 펀드, 즉 A펀드, B펀드, C펀드, D펀드, E펀드, F펀드, G펀드의 투자금까지 전부 투입할 거였다.
어쩌면 4월에 제2차 수익을 배당하면 7개 펀드에서 더 늘어날 수도 있었다.
한국의 은하수 회사들과 어머니, 여동생 수정이가 보유하고 있는 자금까지 끌어 모아서 투자할 생각이다.
그렇게 된다면 실질적으로는 조지와 헤지펀드들이 올리는 수익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거였다.
그걸 위하여 동수가 시카고 선물시장까지 찾아가서 사전 작업으로 영국 파운드화가 폭락한다는 것의 9월 선물만기 풋옵션 상품을 10억 달러나 매수한 거였다.
“후후후, 1단계 사전 작업은 깔끔하게 마쳤어.”
시카고 선물시장에서 하루에 거래되는 양이 엄청나기에 동수의 풋옵션 상품 10억 달러 매수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만약 갤럭시 투자회사가 풋옵션 상품을 매수했다면 소문이 크게 났을 거였다.
그것을 막고 은밀히 사전 작업을 마치려고 동수가 개인자격으로 풋옵션 상품을 10억 달러나 매수한 거였다.
간단하게 시카고의 일정을 마친 동수는 경호원들과 함께 비행기를 타고 로스앤젤레스(LA)로 이동했다.
갤럭시 투자회사가 할리우드 영화제작에 투자를 하였기에 영화를 촬영하는 스튜디오를 방문하여 살펴보고는 다음날 귀국길에 올랐다.
이번에는 한국에 오래 머물지는 않을 거였다.
9월에 검은 수요일이기에 그 전에 뉴욕으로 돌아와서 점검하고 준비를 마쳐야 하기 때문이었다.
그 전에 전화로 지시를 내려놓기는 하겠지만 동수 자신이 직접 챙겨야 하는 일도 있었다.
어쨌든 그런 것들을 감안하면 7월까지만 한국에 머물 생각이다.
장거리 비행이기는 하지만 퍼스트 클래스 석에 탑승하였기에 편안하고 좋았다.
“후후후, 오랜 만에 퍼스트 클래스 석을 타는군.”
고급 기내식을 먹고 잡지나 신문도 읽으면서 시간을 보내었다.
3시간마다 한 번씩 좌석에서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면서 굳어진 몸도 풀어주곤 했다.
그렇게 비행기에서 지루한 시간을 보내었더니 어느새 김포공항에 착륙했다.
입국수속을 마치고 여행용 하드 케이스 가방을 밀면서 나왔더니 어머니와 수정이가 나중 나와 있었다.
“어머니.”
“아들.”
동수가 먼저 어머니와 포옹을 한 후에 다시 수정이 와도 포옹을 하면서 반가움을 표시했다.
박수진도 마중 나오고 싶었지만 유명 인기 여가수라서 자칫 기자들에게 사진이라도 찍히면 곤란해진다.
그것을 방지하고자 마중은 나오지 않았지만 이해는 했다.
“아들, 보고 싶었어.”
“저도 어머니가 보고 싶었습니다. 잘 지내셨지요?”
“그럼. 나야 잘 지냈어. 아들은?”
“저도 잘 지냈습니다. 처리해야 할 일들이 있어서 바쁘게 지냈습니다.”
“그랬을 거야.”
간단하게 몇 마디 주고받은 후에 다 함께 밖으로 나왔다.
대기해 있는 5대의 검은색 그랜저를 보니 귀국했다는 것이 실감났다.
뉴욕에서는 검은색 벤츠를 타고 다녔는데 아직 한국에는 수입차가 생각보다는 많지 않았다.
마음먹으면 얼마든지 벤츠를 타고 다닐 수가 있었지만 너무 사람들의 부러운 시선을 받기에 부담스러울 수도 있었다.
그리고 국산차를 애용하지 않고 외제차를 탄다고 눈총을 받을 수도 있었다.
이런 것들을 감안하면 굳이 벤츠를 타는 것보다는 그랜저가 적당했다.
경호원들이 나서서 차 트렁크를 열어 여행용 하드 케이스 가방들을 넣고 닫았다.
경호원들이 그랜저에 나누어 타자 바로 출발했다.
출국하여 1년도 되지 않아서 귀국하였기에 확 달라질 만큼 서울이 발전한 것은 아니었다.
곧장 거주지인 압구정동 미래 아파트로 향했다.
한강이 보이는 조망이 좋은 곳이라서 그런지 비싸다.
17층의 74평대는 어머니와 수정이가 살고 있었다.
동수도 독립하지 않고 이곳에서 같이 살고 있다.
15층의 54평대 아파트를 미래 아파트로 이사를 오려고 할 때 동수와 여동생 수정이가 각각 매입을 하여 전세를 주었었다.
전세금을 받은 것을 은행에 입금해 놓기만 하더라도 높은 이자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그 이후 수정이와 어머니는 미래 아파트에 관심을 가지더니 각각 매물이 나오면 한 채씩 매입을 했다.
여유 돈이 충분하기에 매입해 놓으면 재산가치가 있다는 동수의 조언 때문이었다.
그렇게 해서 어머니와 수정이는 압구정동 미래 아파트 54평대를 각각 매입을 하다 보니 어느새 상당히 보유하게 되었다.
어머니는 동수 덕분에 지금 살고 있는 17층의 74평대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여기에 미래 아파트 54평대 10채까지도 보유하였다.
보유하고 있는 54평대의 10채는 전세를 주었다.
수정이는 미래 아파트 54평대를 한 채 보유하고 있었는데 엄마와 함께 한 채씩 매물로 나온 것을 매입하다보니 이제는 전부 11채로 늘어났다.
17층의 74평대에서 엄마와 함께 살고 있었기에 보유하고 있는 11채는 전부 전세를 놓았었다.
이렇게 어머니와 수정이는 각자 받은 전세금은 은행에 입금하여 이자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해놓았다.
이것뿐만 아니라 부동산에도 관심을 가지면서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 용산구에 위치한 20층짜리 빌딩들도 한 개동씩 매입했다.
물론 이것도 매입을 하기 전에 동수에게 물어보고 조언을 받아서 매입한 거였다.
이제는 동수의 어머니와 수정이는 테헤란로 대로변에 위치한 20층짜리 빌딩까지 포함하면 각각 5개동씩이나 되었다.
전부 100억대의 빌딩들로 5개동이나 보유하게 되었기에 대단한 여성 자산가가 되었다.
놀라운 것은 은행에 대출받은 것이 전혀 없고 오로지 보유하고 있는 여유 자금으로 매입한 거였다.
오히려 빌딩을 임대하여 임대보증금과 월세를 받아 은행에 입금해 놓았기에 높은 이자 수익까지 얻고 있었다.
동수는 곧장 압구정동의 미래 아파트에 도착하여 거주지에서 시차적응을 하면서 3일 동안 푹 쉬었다.
그런 다음에 강남의 최고 종합병원에서 프리미엄 종합검사를 어머니와 수정이와 함께 받았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중병, 즉 암 같은 것에 걸리면 허무하게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면서 설득해 놓았기에 이제는 동수와 함께 프리미엄 종합검사를 받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다.
“자기!”
“수진씨!”
박수진이 동수의 가슴에 안겼다.
그런 박수진을 꼭 안아준 동수가 함께 에델바이스 오피스텔로 들어갔다.
박수진은 동수의 조언을 받고 부모로부터 독립하여 에델바이스 오피스텔로 옮겼다.
은하수 기획사의 신사옥과 가까워서 여러 가지로 편하고 좋았다.
“우와, 이건 다 뭐야?”
“자기를 위해서 내가 준비했어요.”
9가지 반찬들과 된장찌개, 그리고 영양밥이 식탁에 차려져 있었다.
동수도 살짝 놀랄 정도였다.
“요리도 배웠어?”
“예, 자기도 알겠지만 가사 도우미가 2명인데 음식솜씨가 좋은 목포댁이라고 있어요. 그분에게 반찬과 각종 찌개를 끓이는 법을 배웠고 지금도 새로운 요리들을 배우고 있어요.”
“놀라운데?”
“자기를 위해서 내가 직접 만들어 주고 싶었어요.”
동수와 박수진이 식탁에 차려진 것들을 보다가 의자에 앉아서 숟가락을 잡았다.
된장찌개부터 한 숟가락 떠서 먹어보니 생각보다는 훨씬 맛있었다.
9가지 반찬들도 젓가락으로 집어서 맛을 보았는데 맛있었다.
다만 아직까지 능숙한 솜씨까지는 아니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상당한 요리 실력이었다.
한식집이나 이런 것을 하기에는 조금 미흡한 수준이라는 것이지 집 밥이라고 생각하면 대단한 거였다.
두 달이 조금 안 되는 기간에 배운 요리 실력 치고는 정말 대단했다.
확실히 음식솜씨가 좋은 목포댁에게서 배워서 그런 모양이었다.
이런 식으로 1년 정도만 더 요리를 배운다면 한식으로는 상당하고 다양한 요리 실력이라고 할 수 있었다.
동수가 맛있게 먹는 모습을 박수진이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진짜 맛있다.”
“정말?”
“그렇다니까. 정말 대단해.”
“고마워요.”
동수가 밥을 두 그릇이나 먹자 박수진이 아주 좋아했다.
그렇게 식사한 후에 동수가 나서서 직접 설거지를 해주었다.
박수진이 등 뒤에서 동수를 껴안더니 설거지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설거지가 끝나자 거실로 이동하여 소파에 앉아서 차와 과일을 먹으면서 둘만의 달달한 대화를 나누었다.
가장 신경이 쓰이는 윤현식 상무는 경호원들 때문에라도 접근을 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완전히 포기하고 물러난 것이 아니기에 경계를 늦추면 위험했다.
윤현식 상무의 이기적이고 집요하며 사이코 같은 성격으로 봐서는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납치도 할 수 있는 자였다.
그나마 동수가 박수진에게 10명의 경호원을 붙였기에 안심을 할 수 있는 거였다.
쪼옥!
박수진이 동수에게 뽀뽀를 하고는 가슴에 머리를 기대었다.
사랑스러운 박수진의 머릿결을 만지다가 안아들더니 침실로 들어가 침대에 내려놓았다.
“자기, 보고 싶었어요.”
“나도 많이 보고 싶었어.”
“사랑해요.”
“나도 사랑해.”
서로 키스를 하면서 침대에 쓰러졌다.
침실이 후끈 달아오르면서 핑크빛으로 물들었다.
거친 숨소리와 신음소리가 나더니 둘만의 뜨거운 사랑을 불태웠다.
폭풍 같았던 뜨거운 불같은 사랑이 한 시간이 지나면서 꺼졌다.
동수가 천장을 보고 눕자 박수진이 동수의 가슴에 머리를 기대었다.
동수가 그런 박수진의 머릿결을 만져주었다.
“내가 잔소리하는 거 같아도 태양전자의 윤현식 상무를 조심해야 돼.”
“잘 알고 있어요.”
“내가 그자의 뒷조사를 해보니 아주 집요하고 이기적이며 사이코 같은 성격이었어.”
“어머, 그 정도였어요?”
“그렇다니까. 무슨 짓을 해서라도 수진씨를 만나려고 할 것이기에 항상 경호원들과 함께 움직여. 조금 번거롭고 그렇겠지만 말이야.”
“더욱 조심할게요.”
“그래야 할 거야. 재벌 3세이기에 보통 사람처럼 생각하면 안 돼. 작정하고 달려들면 무서운 자야.”
“그런데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왜 나에게 그렇게 집착을 하는 거죠?”
“나도 그게 의문이기는 하지만 반해서 그럴 수도 있어.”
“나와 제대로 만난 적은 한 번도 없는데요?”
“물론 공식적으로 만난 적은 없지만 그는 수진씨를 어디에서 보았을 거야.”
“듣고 보니 정말 그럴 수도 있겠군요.”
“재벌 3세이기에 예쁘고 몸매 좋은 미녀들을 손쉽게 접근하여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다가 버리는 놈이니 조심해야 해. 뉴욕까지 찾아온 것을 보았잖아.”
“알겠어요. 더욱 조심할 게요.”
“그럼 되었어.”
동수가 박수진을 꼭 안아주었다.
같이 이렇게 침대에 누워 있고 조금 전에는 불같은 뜨거운 사랑도 나누었었다.
전생에서는 하류인생으로 허무하게 원룸에서 고독사를 했었는데 신의 장난인지 아니면 축복인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한 번 기회가 주어졌다.
판타지 소설에서나 가능한 1988년으로 회귀하였기에 불과 몇 년 만에 성공을 거두었다.
지금은 전생에서 이상형이었던 여신 같은 박수진과 애인이 되었다.
생각해보면 지금도 믿어지지 않고 꿈만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