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gression Day 1 Mana Burst RAW novel - Chapter 108
108화 변수와 도화선(1)
한편.
현우와 네크로맨서.
두 사람의 충돌을 목도한 다른 이들은, 손 쓸 도리가 없이 멍하니 그 광경을 바라보는 것 외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저 사이에 뭣도 모르고 끼어들었다간. 자칫 잘못하면 본인뿐만 아니라. 현우까지 잘못 될 가능성도 있을 테니까.
“저, 저거 좀 위험한 거 아닌가?”
주건우는 침을 꿀꺽 삼켰다.
이곳에 이르기까지. 현우는 몇 번이나 상황을 단숨에 반전시키는 데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번 만큼은 그걸 가장 가까이서 지켜봐온 주건우조차. 현우의 승리를 쉽게 장담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괜찮을 겁니다.”
“···성녀님.”
대답은 의외의 사람에게 나왔다.
“···.”
성녀, 아그네스 그레고리오.
그녀는 그 자리에 사뿐히 무릎을 꿇었다.
단순히 주현우의 승리를 기도하는 것뿐은 아니었다. 그녀의 의념은 권능을 움직였고. 이윽고 찬란하고 성스러운 휘광(輝光)으로 화하여 현우를 향해 비추었다.
무궁휘광(無窮輝光).
그러나 시칠리아에서 사용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 그녀의 권능은 오로지 주현우 한 사람에게만 집중되어 있었다.
언데드 군단은 아직 움직이지 않는다.
지금처럼 현우가 계속해서 네크로맨서를 붙잡아 둔다면. 그리고 녀석을 처단하기만 한다면, 더 이상
“주현우님은 반드시 승리하실 겁니다.”
그녀는 그렇게 믿었다.
아니, 사실 그건 순수한 믿음만으로 나온 결론이 아니었다. 그 믿음을 기반으로 냉철한 이성과 함께 내린 판단이었다.
지금 현우가 네크로맨서와 벌이고 있는 순수한 힘의 대결은, 언뜻 보기엔 서로 한 치의 밀려남도 없이 팽팽한 접전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조금 달랐다.
아주 미약하지만 확실하게.
현우가 발하고 있는 우레불꽃은 죽음의 마나를 삼켜가고 있었다.
아직은 서로를 밀어내고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이제 곧 임계점에 도달하면, 결국 어느 한 쪽으로 기울게 되어 있다.
그리고 그 주도권은 당연하게도.
주현우의 것이 되리라는 사실이 명백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
그건 한 걸음, 그 임계점을 향해서.
주현우의 등을 가볍게 떠밀어 주는 것.
성녀의 눈이 성스러운 광체를 머금었다.
***
일그러진 얼굴의 네크로맨서.
현우는 거대한 충돌 속에서.
무한한 저장 용량을 가진 댐의 수문을 개방하듯 마나를 끊임없이 방출하면서도. 상대의 전력을 차분히 뜯어보고 있었다.
권능의 영역에 도달한 흑마법사의 마나.
그리고 각종 기연과 신화 등급 아티팩트, 거기에 신물까지 더해져 만들어진 현우의 우레불꽃.
놀랍게도···.
두 기운이 맞부딪힌 결과는 상충(相沖). 분명 상성에서는 현우가 우위에 있을 진데. 네크로맨서는 그리 쉽게 밀려나지 않았다.
녀석에게 두 번의 공격을 통해서 성화의 힘을 박아 넣었다. 신체의 일부가 언데드인 이상, 당연히 상태가 정상이 아니게 되었을 텐데.
녀석이 헤일처럼 죽음의 마나는 여전히 위협적이며 방대했다.
‘역시, 장난 아니군.’
솔직히 혀를 내두르고 싶었다.
그러나 현우는 그저 담담한 표정으로 앞을 향해 주먹을 밀어 넣을 뿐. 놀란 기색을 녀석에게 드러낼 생각은 없었다.
‘미래의 적도 성장한다는 건가.’
현우의 입가에 사나운 미소가 서렸다.
녀석이 이곳 과거로 돌아온 시점에서. 이미 앞으로의 일이 쉽게만 돌아가진 않을 거라 생각은 했다.
‘그래, 차라리 잘 됐다.’
덕분에 이렇게.
그 중요한 사실에 대해. 미리 대비를 할 수 있는 시점에 깨닫게 되었다. 이건 현우의 손에 쥐어진 또 하나의 변수가 될 것이다.
─쿠구궁···
충돌한 두 개의 힘이 요동친다.
그리고 그 순간, 현우는 자신의 등을 부드럽게 밀어주는 것만 같은 온후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성녀.’
혼자서도 충분하지만.
어쨌든 그는 혼자가 아니었다.
등 뒤를 비추는 후광의 존재를 느끼며.
현우는 지면을 디딘 오른발에 힘을 더했다.
한 걸음.
거대한 힘의 충돌 축이 네크로맨서를 향해 밀려나는 순간이었다.
***
임계점.
네크로맨서 본인 역시.
그 순간이 찾아오리라는 것을 직감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승부수는 단순히 힘의 대결에만 있지 않았다.
‘···내게 필요한 것은 시간이야.’
죽음의 마나를 조작···.
아니, 있는 대로 쏟아 부으며. 이 세계의 광룡, 주현우의 힘에 대항한다. 하지만 그녀가 이 순간 하고 있는 일은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언데드 군단의 통제권.
일단, 그것만 되찾아 온다면. 아슬아슬 유지되며 조금씩 불리해지고 있는 이 충돌에 반전을 가져올 수 있을 테니까.
하지만.
상황은 그녀가 원하는 대로만 흘러가지 않았다. 오히려 그 흐름을 거스르는 방향에 가속을 더하기까지 했다.
광룡의 뒤에서 느껴지는 광체.
그 기분 나쁜 권능의 정체를 그녀는 정확히 알고 있었다. 이곳에 있는 그 누구보다도. 그녀가 예민할 수밖에 없는 기운이었다.
‘성녀···!’
네크로맨서의 눈에 살기가 서렸다.
이전 세계에서도 성녀는 교황청이 절멸할 때까지. 블랙 가문은 물론이고 그녀에게 있어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
여기서도···.
이 결정적인 순간에 끼어든다니.
“빌, 어먹을 년이!”
앞으로 조금만 더.
시간을 번다면 언데드 군단의 통제권을 되찾을 수 있는데.
네크로맨서는 악다구니를 썼다.
하지만.
악과 깡으로 결과는 변하지 않는다.
임계점은 그녀의 예상보다 빠르게.
그리고 전혀 바라지 않은 순간에 찾아오고 말았다.
쩍─
불길한 소리.
네크로맨서는 귀를 닫고 싶었으나.
지금 이 순간에는 그걸 시도할 여유조차 갖고 있지 않았다. 그녀는 이를 악물며 모든 마나를 긁어모아 손끝에 더했다.
쩌적─!
그러나 소리는 사라지지 않는다.
그녀도 알고 있었다.
이건 그녀가 발한 죽음의 마나가 주현우의 의(意)와 념(念)에 속절없이 침범당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이해할 수 없다.
대체 그녀가 알고 있던 과거와 무엇이 달라졌기에. 과거의 광룡, 주현우가 이렇게 강한 힘을 가지게 되었단 말인가.
“너···.”
이상하다.
이런 건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정체가 뭐야···!”
씹어 뱉듯이.
네크로맨서는 그 의문을 입 밖으로 던졌다.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네가 아무리 발악을 해도. 어차피 미래는 정해져 있어!”
“그래?”
그제야 현우의 입이 열렸다.
그는 주먹에 힘을 더해 밀어냈다.
“하지만 이미 많이 바꿨어.”
현우가 중얼거렸다.
고막을 찢을 것처럼 요란한 파열음이 계속 들려왔다. 그러나 정신없는 소란 속에서도. 그 한 마디는 정확하게 네크로맨서의 귓가에 도착했다.
“죽기 전에 한 가지 알려주지. 미래에서 이쪽으로 돌아온 건. 네크로맨서, 너 하나 뿐이 아니다.”
“···!”
네크로맨서의 눈이 커졌다.
이 모든 것을 잇는, 단 하나의 단서가 그녀의 머릿속에서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너, 설마···!”
아자토스의 모래시계.
그 말도 안 되는 도박이 정말로 성공했던 건가.
‘···그럴 리가 없어!’
하지만 네크로맨서가 머릿속에 떠올린 의문은 거기서 끝이었다.
쩌─저─적─!
죽음의 마나가 갈라진다.
드디어 그녀가 견딜 수 있는 한계치를 넘긴 것이었다.
아슬아슬하게 유지되던 평형이 박살난다. 순식간에 충돌의 축이 네크로맨서를 향해 거리를 좁혔다.
신성을 띈 우레불꽃이.
그녀의 전신을 맹수처럼 집어삼킨다.
“아아아!”
네크로맨서의 피부 위로 수많은 갈래의 균열이 내달린다. 전신의 수분이 끓어오르는 것만 같은 격통.
불꽃은 사그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그녀의 육신을 잡아먹고. 심지어 마나까지도 불태우며 점점 더 커져갔다. 신체는 물론이고 영혼과 의지까지 불길 속에 삼켜지고 있었다.
“카, 흐, 하···!”
언어가 되지 못한 비명.
그마저도 타오르는 불길에 뚝뚝 끊어졌다.
갈수록 거세지는 불꽃 대신.
허덕거리던 숨결이 잦아들기 시작했고. 결국, 네크로맨서는 덜덜 떨리는 눈동자로 생각지도 않은 ‘최악’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끝이다.
공포와 공허, 그리고 경악이 뒤섞인 기묘한 감정 속에서. 두 손으로 수많은 죽음을 다뤄온 네크로맨서는 최후를 맞이했다.
그녀의 생명과 함께.
타오르던 우레불꽃이 사그라졌다.
이윽고 고요한 침묵이 내려앉았다.
“끄, 끝인가···?”
누군가 그렇게 중얼거렸고.
그건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정답이었다.
그 순간···.
형언할 수 없는 안도감이 헌터들 사이로 퍼져나갔고. 이윽고 그 감정은 전부 강렬한 환희로 바뀌었다.
와아아─!
사방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
뜻밖의 습격이 끝난 후.
천무그룹 유럽지부는 이번 사건의 수습 때문에 지부장인 주진석 부회장부터. 말단 헌터에 이르기까지 모두 매우 분주해졌다.
그리고 그 가운데···.
“불만이 있는 분위기군.”
[후우···.]네크로맨서.
여전히 스켈레톤의 형상을 취하고 있는 그녀는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 내 몸이 어떤지 봐. 잠룡, 너도 이런 꼴을 한 번 당해보면 없던 불만도 마구마구 생겨날 거야.]절그럭 거리는 뼈.
미래의 네크로맨서의 토벌엔 성공했으나. 그 덕분에 돌아갈 육신이 사라졌다. 아주 깔끔하게 우레불꽃의 위력을 이기지 못하고 증발해버린 탓이었다.
“목숨을 건진 것만으로도 감사해야지.”
[물론,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그나마 다행인 점이라면.
미래의 자신이 가져온 언데드와, 본래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언데드의 대부분은 건질 수 있었다는 부분일까.
[나는 물에서 건져준 사람에게 봇짐까지 내놓으라는 양심 없는 무뢰한이 아니니까.]“그럼, 방금 한숨은 뭐지.”
[그건 그냥 답답해서···.]침음성을 흘리는 네크로맨서.
“불만이 남아 있는 것 같은데.”
현우는 두 눈을 가늘게 뜨고 그녀···.
아니, 녹색 안광을 띄고 있는 스켈레톤을 바라봤다.
녀석의 안광이 일순 요동치더니.
이내 현우에게서 시선을 돌리듯 손을 들어 제 머리를 180도 돌려버렸다. 스켈레톤이라 가능한 기예지만, 그 기괴한 모습에 현우는 살짝 눈썹을 찡그렸다.
“괜찮으니까 말해봐라.”
[꼭 불만이라는 건 아닌데···.]드르륵.
다시 머리를 돌리는 녀석.
[마지막에 살짝 육신을 잃은 나에 대한 배려로 힘 조절을 해줬으면. 그 아까운 몸이 전부 날아가진 않았을 지도 모르잖아?]“모르는 소리 마라.”
현우는 헛웃음을 흘렸다.
“어차피 그랬어도 반쯤 언데드로 개조된 육체라. 다시 네게 돌아갈 일은 없었을 거다.”
[응?]왠지 모를 불길한 예감.
네크로맨서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다시 현우를 바라봤다.
[···그게 무슨 소리야?]“남은 언데드도 전부 정화하기로 했다. 이미 성녀님이 나서서 작업을 시작했지. 아마 앞으로 30분 정도 후면 끝나겠군.”
[어?]우뚝, 스켈레톤의 움직임이 멎었다.
그건 미처 생각지도 못했단 반응이었다.
현우는 살짝 인상을 썼다.
설마 미래의 네크로맨서가 보유하고 있던 언데드를 전부 회수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던 걸까.
그렇다면 큰 오산이다.
‘설마 그 정도도 계산이 안 되나.’
네크로맨서는 잠정적인 적이다.
미래의 네크로맨서는 처음부터 현우와 적대관계였고. 현재의 네크로맨서는 몇 번 우연한 계기로 서로의 목표가 일치해서 협력한 것이었을 뿐.
절대 아군은 아니다.
현우는 적어도 그 사실 만큼은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었다.
[자, 잠깐···.]그녀가 벌떡 일어났다.
전신의 뼈가 덜그럭거리며 그다지 듣기 좋지 않은 소리를 냈다.
[이건 아니잖아!]“뭐가 아닌데.”
탕탕, 테이블을 두드리는 그녀.
[나는 너희와 협력해서 그 미친년을 해치운 동료잖아. 그런데 본래 내 것이었던 언데드를 모조리 정화하겠다는 게.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리냐고!]열변을 토하는 네크로맨서.
현우는 그녀에게 들리도록 크게 혀를 찼다.
“내가 도와달라고 했던가?”
[···뭐?]“못 들은 척 하지 말고.”
툭툭, 검지로 테이블을 두드린 현우.
그는 슬며시 마나를 끌어올리며 위협적인 기도를 풀어놓았다.
평소라면 어느 정도 대항할 수 있겠지만.
지금의 네크로맨서는 그저 한 마리의 스켈레톤일 뿐. 그녀에게 현우의 기세는 버거운 것을 넘어 생명의 위협이 느껴질 정도였다.
[아니, 그건···.]“나는 네게 도와달라고 한 적이 없어.”
턱뼈를 반쯤 벌리는 그녀.
평소 누군가를 이용하는 위치에만 서 있어 보았던 그녀지만. 주현우 앞에서는 통하지 않는 것을 넘어. 이렇듯 이용을 당하게 될 뿐이었다.
[그게 무슨 소리야···. 잠룡···.]“싫다면 어쩔 수 없지.”
현우는 주먹을 들어올렸다.
애초부터 이건 일방적인 통보일 뿐. 그녀와 의견을 조율하는 협상 따위가 아니다. 통보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면 줄 수 있는 것은 단 하나.
“복잡한 방식을 원하나.”
폭력에 의한 납득.
당연한 이야기지만, 현우에게 있어선 그리 복잡할 것도 없다. 고작 스켈레톤 따위의 육신을 취한 네크로맨서는 두 눈을 감고도 잡아 죽일 수 있을 테니까.
[크윽···.]“애초에 미래의 네가 깽판을 놓은 일인데. 그 책임을 묻지 않는 것만으로도 감사해.”
[아니, 그건 진짜 억울한 일이잖아!]그녀도 피해자다.
그 빌어먹을 녀석이 대뜸 나타나서는 미래의 자신이라고 밝힌 것도 어이가 없는 일이었는데.
협력하지 않겠다고 하니.
육신을 파괴하고 언데드 군단까지 전부 탈취해갔다. 그녀 본인조차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단 말이다.
[나도···.]“그리고 내가 이거까진 이야기하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언데드 군단은 물론이고 너도 정화해버리겠다는 성녀님을 설득하는 거.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네크로맨서는 입을 다물었다.
확실히 교황청 소속의 성직자는, 한 명의 예외도 없이 모두 언데드에 대해 극도의 적개심을 가지고 있다.
심지어 이번 사건이 사건인 만큼.
무력해진 지금, 이대로 붙잡혀 성녀의 손에 정화당할 가능성도 분명 상당히 높긴 했으리라.
‘더럽게 운이 없네.’
유감스럽지만.
스켈레톤의 몸이라 눈물은 흐르지 않았다.
[···일단, 알겠어.]“말이 통하니 좋군.”
그제야 현우는 씨익 웃었다.
물론, 현우가 원했다면 네크로맨서에게 언데드 군단을 돌려줄 수는 있었다. 성녀를 설득할 방법이야 조금만 머리를 굴리면 얼마든지 나오니까.
‘하지만 그럴 이유가 없지.’
거래는 자신과 대등한 상대와 하는 거다.
그리고 앞으로의 미래를 통제하기 위해선. 현우의 손아귀를 벗어난 변수를 늘릴 이유가 없었다.
‘이번 일로 예정된 미래가 바뀌었다.’
키메라의 등장 대신 네크로맨서.
지난 시칠리아 섬에선 현우의 개입으로 성녀의 예지가 바뀌었지만. 이번엔 외부의 개입이 그 미래를 바꾸어놓았다.
그렇다면···.
현우는 또, 이 뜻밖의 사건을 이용해.
블랙 가문과의 싸움에 변수를 만들어낼 뿐이다.
“그리고 네크로맨서.”
[으, 응?]“너를 좀 이용해야겠다.”
[이용한다니?]현우가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감각이 존재할 리 없는 스켈레톤의 육신을 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네크로맨서는 왠지 모를 한기가 척추를 타고 찌르르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이제부터 네가 전쟁의 도화선이다.”
미래의 자신이 어째서 녀석을 광룡이라는 괴상한 별호로 불렀는지. 그녀는 이제야 조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