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gression Day 1 Mana Burst RAW novel - Chapter 118
118화 전쟁 선포(3)
“하.”
불길한 예감은 빗나가지 않는다 했던가.
안타깝게도 다니엘 블랙의 직감은 그에게 절대 거짓을 고하지 않았다.
이런 순간에는 한 번쯤은 착각이 되어도 좋으련만. 다니엘의 예상은 어김없이 정확히 들어맞고 말았다.
콰르르─!
복마전의 한쪽 벽면이 무너진다. 그리고 그 사이로 보인 것은 건장한 체격의 희끗한 머리를 가진 노년의 사내.
주양태 회장.
다니엘은 그의 얼굴을 마주하곤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키고 말았다.
승산을 점쳐 보기 이전에 그가 이곳에 나타났다는 것만으로도. 다니엘은 이미 불리한 입지를 가지게 된 셈이었다.
“다니엘 블랙.”
주양태 회장이 그의 이름을 불렀다.
다니엘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복마전에 대기하고 있던 수십의 블랙 가문 혈족들이 먼저 주양태 회장을 둘러싸듯 움직였다.
“흐음, 부하들 관리 하나는 제대로 해놓은 모양이군. 나를 보고 꽁무니를 빼지 않은 것만 해도 대단한 일이지.”
자신감이 넘치는 태도.
헛웃음을 흘릴 법도 했지만.
다니엘은 굳은 표정으로 그를 노려볼 뿐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를 포함한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주양태 회장이 지금 내비친 자신감에 부합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니.
“다들 너무 긴장했군.”
주양태 회장.
적진의 한복판에 홀몸으로 서 있음에도. 그는 당당한 자세로 말했다. 아니, 오히려 그가 이 자리의 주인이라도 된 것만 같은 태도였다.
“설마, 본거지가 습격을 당할 거란 생각은 하지 않은 모양이지?”
“···목적이 뭐냐.”
“정말 몰라서 묻는 건가?”
어깨를 으쓱하는 주양태 회장.
다니엘은 여전히 경계를 거두지 않으며 그의 기세를 살폈다.
그는 그저 이 자리에 존재하는 것만으로 압도적인 위압감을 뿜어내고 있긴 했지만, 당장 공격적으로 마나를 운용하려는 기색은 없었다.
“대체 뭘···.”
다니엘이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
주양태 회장은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별것 아니라는 표정으로 짧은 대답을 입 밖으로 내뱉었다.
“전쟁.”
다니엘의 뺨이 떨렸다.
그와 반대로 주양태 회장은 그 반응을 예상이라도 한 것처럼. 입가의 미소를 더욱 진하게 바꾸었다.
“네게 전쟁을 선포하기 위함이지.”
“···전쟁 선포?”
다니엘은 인상을 찌푸렸다.
버서커가 실패하고 돌아오지 못한 이상. 녀석들이 이번 사건의 배후에 블랙 가문이 있는 것을 모를 리는 없었다.
전쟁 선포 또한.
지극히 자연스러운 결과였다.
물론, 그게 다니엘 블랙이 뜻한 바는 아니었지만. 결국엔 언젠가 그의 손으로 시작할 전쟁이 조금 빠르게 불시에 일어난 것밖엔 되지 않는다.
하지만···.
주양태 회장의 입으로 직접 한 것은 아니지만. 전쟁은 이미 선포하지 않았던가.
‘대체 무슨 생각이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선전 포고를 하겠다는 말을 못 알아들은 것은 아니다. 다만 말과 행동의 진짜 의미를 도저히 유추할 수가 없었다.
“그딴 소리를 지껄이기 위해. 이곳까지 그 늙은 몸뚱이를 이끌고 직접 행차하셨다는 건가?”
“뭐, 그렇지.”
“이것 참 뭐라 대꾸를 해야 할 지도 모르겠군.”
다니엘의 입에서 한숨이 나왔다.
샤오 가문이 멸문 당하던 당일에도 분명 느꼈던 거지만. 천무그룹과 그를 상식의 잣대로 평하려는 것은 실수다.
‘역시, 미친 늙은이다.’
우선, 바보천치가 아닌 이상에야.
정말로 전쟁을 시작할 거라면, 정정 당당하게 선전 포고를 하기 전에 상대를 치는 편이 유리하다.
비겁하지만···.
전쟁이란 그런 거다.
불시에 시작하여 자신이 원하는 때에 끝낼 수 있는 전쟁이야말로 최고의 전쟁이다. 그리고 만약 다니엘 블랙, 그라면 분명 그렇게 했겠지.
그런데···.
잠룡, 주현우가 선전포고를 날린 후. 이렇게 혈혈단신으로 블랙 가문의 심부라 할 수 있는 복마전에 쳐들어 와서 한다는 소리가 저딴 거라니.
“도무지 이해가 안 가는군.”
“그렇겠지.”
껄껄, 주양태 회장이 웃었다.
“벌레가 어찌 용의 뜻을 알겠나.”
“···벌레?”
“왜, 자존심이 상하기라도 했나?”
까딱, 고개를 기울이는 주양태 회장.
명백한 도발에 다니엘의 이마 위로 핏줄이 도드라졌다.
‘말려들면 안 된다.’
지금 중요한 건 따로 있다.
바로 주양태 회장이 이곳까지 올 수 있던 이유. 그것을 알아내는 것이 우선이었다.
복마전의 위치는 극비다.
아무리 천무그룹이 대단한 범국가적인 정보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애초에 블랙 가문의 혈족 외엔 복마전의 존재 자체를 알 수조차 없다.
‘그런데 저 늙은이가 이곳까지 직접 행차를 했다는 건···.’
어딘가 구멍이 있었다는 소리.
다니엘 블랙은 두뇌를 빠르게 회전시키며. 이번 일의 원인과 지금 당면한 상황에 대한 최적의 대책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그는 곧, 어렵지 않게 한 가지 추론에 도달할 수 있었다.
‘···네크로맨서.’
사흉 중에서 유일하게 그의 통제를 벗어나.
사망을 확실하게 확인하지도 못한 한 사람. 이 상황은 그녀가 아니라면 도무지 설명이 되지 않는다.
‘설마, 그년에게서 정보가 센 건가.’
반은 정답이었으나. 그 반은 오답이었다.
네크로맨서의 배신은 자의가 아니라. 거의 완벽할 정도의 우연과 불운이 한데 겹쳐 만들어진 결과였으니까.
“그런데···.”
주양태 회장이 한 걸음─.
이쪽을 향해 다가왔다. 주위를 둘러싸고 있던 블랙 가문의 혈족들이 지레 숨을 집어삼키며 한 발 뒤로 물러났다.
“이런 상황에서도 도망갈 수단 하나쯤은 보유하고 있을 거라 하던데. 어때, 내 손주 녀석의 통찰력이 정확히 맞아 떨어졌나?”
“···흥.”
코웃음을 치는 다니엘이었으나.
실상은 등골에 소름이 내달리고 있는 중이었다.
실제로 얼굴을 마주한 것은 샤오 가문이 멸문하기 전, 그들의 본가에서 열린 가문 회의에서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을 텐데.
‘그 녀석, 나를 꿰뚫어보고 있군.’
도망갈 수단은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 당장 후퇴하는 것은 다니엘 블랙으로 하여금 나름대로 손해를 안아야 하는 일이었다.
‘내주어야 하는 것이 있다면, 빼앗는 것도 있어야한다.’
적은 주양태 회장 하나다.
시간을 버는 정도야 충분히 할 수 있다.
그렇게 시간적 여유만 확보한다면, 여기서 피해 없이 후퇴하는 것은 물론이고. 운만 따라줄 경우, 주양태 회장까지도 처리할 수 있으리라.
그러나, 그의 바람은 금방 무너졌다.
“먼저 가시면 어떡합니까.”
주양태 회장이 만든 구멍 너머로 볼멘소리를 내뱉으며 튀어나온 한 청년. 새로운 적의 등장에 블랙 가문의 혈족들은 긴장하며 마나를 끌어올렸다.
“네놈은···.”
다니엘의 눈이 가늘어졌다.
그리 낯익은 얼굴은 아니지만. 그는 기억 속에서 저 청년이 누구인지. 어렵지 않게 끄집어낼 수 있었다.
“그 놈이로군···!”
주현우.
혹은, 천무그룹의 잠룡. 샤오 가문에서 일어난 전쟁 역시, 그 원인은 저 녀석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제야 다니엘의 머릿속에서.
모든 의구심과 추측들이 하나의 요소로 귀결 되는 듯했다.
저 녀석···.
그때부터 이미 모든 것을 계획하고 있었던 거다. 그런 결론에 도달함과 동시에, 그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느꼈다.
“그래, 좋다.”
으득─.
다니엘은 어금니를 물었다.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어쩔 수 없지. 여기서 목숨을 잃는다고 해도. 그건 너희 두 놈의 선택이니. 나를 원망하지는 마라.”
“농이 지나치구나.”
주양태 회장이 눈을 번뜩였다.
그와 동시에 엄청난 기파가 주위를 휩쓸며 다니엘 블랙을 향해 집중되었다.
고작 기세를 해방했을 뿐인데.
상대적으로 경지가 낮은 몇몇 블랙 가문의 혈족이 그 자리에서 피를 토하며 무너졌다.
“늙은이 주제에···!”
수십 개의 검은 사슬이 폭발하듯.
다니엘 블랙의 등 뒤에서 쏟아져 나왔다. 하나하나가 범상치 않은
‘저 기운은···.’
현우, 그리고 주양태 회장.
두 사람은 저 사슬을 앞두고 동시에 서로 다른 위화감을 느꼈다.
주양태 회장은 기시감을, 반대로 현우는 왠지 모르게 솟아나는 동질감을 의식했으나. 두 사람이 각자 내린 결론만큼은 서로 일치했다.
‘외신(外神).’
촤르르─!
쏟아지는 검은 사슬이 두 사람을 향해 파도처럼 덮쳐왔다.
***
“흠!”
주양태 회장이 눈을 빛냈다.
다니엘 블랙이 사용하는 사슬, 이건 그가 과거 자신의 아들 주일석을 제 손으로 직접 끝장내었을 때에 느껴본 힘과 동일했다.
그 이유는 모르겠지만···.
다른 이유 하나는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저놈을 내 손으로 찢어발겨야할 이유가 하나 더 늘어났군.’
쏟아지는 사슬 속에서.
그는 분노와 의문으로 들끓는 가슴을 의식하며. 최대한 이성적으로 움직이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
그러나 서너 개의 사슬을 쳐냈을 무렵.
그는 이질적인 감각에 본능적으로 몸을 뒤로 물리고 말았다.
‘내 마나를 침범하고 있군.’
불가능한 일이다.
저 사슬의 정체는 모르지만. 닿는 즉시 그의 마나를 침범하여 빼앗고 있었다. 이는 주양태 회장으로서도 평생 겪어보지 못한 초유의 기술이었다.
“요상한 재주를 부리는구나.”
그렇다면 닿지 않으면 된다.
주양태 회장은 거세게 지면을 밟으며 창염을 주위로 폭사시켰다. 화아악! 검은 사슬이 창염의 열기에 닿자마자 끓어오르며 증발했다.
그리고 그에 맞춰. 현우 또한 우레불꽃을 주위에 퍼트리며. 다니엘 블랙을 향해 거리를 한 걸음씩 좁혀나갔다.
두 사람의 협공.
이는 주위의 블랙 가문 혈족들조차. 어찌 끼어들 틈새가 없는 철저하고 파괴적인 공세였다.
그러나.
다니엘 블랙은 그저 소극적인 방어 일변도로 대응할 뿐이었다.
‘앞으로 5분.’
말이야 죽이겠다 했으나.
다니엘 블랙은 여기서 저 둘과 생사결을 치를 생각은 없었다. 그건 자신이 없기 때문은 아니었다.
그게 계획이기 때문이었다.
‘확실히 이길 싸움이 아니라면. 몸을 빼는 것이 정답이다. 한 때의 감정에 휩쓸려선 큰일을 그르칠 수는 없지.’
생사결로 간다면.
저기 두 놈 중에 하나는 반드시 데려갈 수 있다. 적어도 그에겐 그럴만한 힘과, 그 힘을 뒷받침해줄 수단이 있으니까.
다만···.
그래야 할 이유가 없다.
어디까지나 그의 목적은 천무그룹 하나가 아니다. 그건 결국 길게 보면 목표로 가는 과정에 불과하다.
‘더 유리한 장소와 상황에서. 다시 기회를 잡으면 그만이다.’
죽지 않으면 기회는 온다.
그리고 이곳에서 죽지 않을 정도의 대비는 이미 충분히 되어 있었다.
도합 예순 개에 달하는 사슬이. 추가로 그의 등 뒤에서 치솟았다. 그건 흡사 수많은 촉수처럼 보이는 광경이었다.
촤라라락─!
주위를 휩쓰는 사슬의 군체. 그건 일견 통합되어 움직이는 것 같았지만. 실은 하나하나가 자의식을 가진 것처럼 움직이며 현우와 주양태 회장을 압박해왔다.
이 공간 자체가.
두 사람을 살해하기 위해 움직이는 듯 한 착각까지 일었다.
‘다니엘 블랙, 확실히 강하다.’
그의 강함은 오직 무력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었다.
놀랍게도 단순 무력으로만 따지면 현재의 다니엘은 주양태 회장에게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니까.
하지만, 전투는 거의 대등했다.
저 사슬만 없다면 이쪽이 훨씬 유리할 테지만. 그건 적에게 팔다리가 없길 바라는 헛된 바람일 뿐이다.
그리고.
가장 신경 쓰이는 점. 그건 사슬 외의 어떤 공격도. 다니엘 블랙이 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었다.
‘뭔가 꾸미고 있다.’
그걸 알고 있음에도.
현우는 녀석에게 향하는 길을 도무지 뚫을 수가 없었다. 한 발 앞으로 가려는 순간마다 사슬이 뻗어 나와 막아댔기 때문이었다.
마치···.
한 치 앞의 미래를 읽는 것만 같은 느낌. 그리고 비슷한 감각을 다니엘 블랙 역시, 현우에게서 느끼고 있었다.
‘이 빌어먹을 애송이가···.’
꼭 자신을 완벽히 파악하고 있는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그건 소름끼치는 감각이었다.
이름을 날리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새파란 애송이가. 주양태 회장과 부드러운 연계를 펼치는 것도 어처구니없는데.
이미 자신과 생사를 건 전투를 경험해본 적이 있는 것처럼. 얽혀 있는 투로를 읽고 정확하게 빈틈을 파고들려 하고 있다.
‘대체, 저놈 정체가 뭐지?’
제아무리 다니엘 블랙.
그라고 해도 주양태 회장과 현우를 한 번에 상대하며. 시종일관 우위를 점하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는 법.
만약 적절한 준비와 무대를 갖추었다면 가능이야 하겠지만. 지금 의표를 찔린 쪽은 다름 아닌 그였다.
“크윽···.”
주양태 회장이 휘두른 주먹에 사슬 열 댓 개가 순식간에 터져나갔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현우가 지면을 강하게 박차며 앞으로 튀어나갔다.
전신에 휘감은 우레불꽃이 현우를 한 줄기 번개로 만들어주었고. 극한까지 늘어진 속도 속에서 현우는 전력을 담아 다니엘을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
순식간에 좁혀온 거리.
다니엘은 당황하면서도 그 속도에 너무 늦지 않게 반응했다.
콰과과각─!
아래에서 솟아오른 사슬이 다니엘의 몸을 가려주었으나. 그걸로 현우의 주먹에 담긴 힘을 전부 상쇄하기엔 모자랐다.
퍼엉! 사슬이 터져나가고. 채 막지 못한 여파가 거센 충격이 되어 다니엘의 신체에 엄습했다.
그 순간, 다니엘은 오히려 충격을 이용해 뒤로 몸을 날리며 현우와 거리를 벌렸다.
“카학!”
그러나 그것만으로도.
코어가 요동치며 전신의 마나가 거꾸로 솟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찰나의 선택 덕분에 필요한 시간과 공간의 여유는 모두 확보했다.
다니엘은 빠르게 몸을 추스르곤 비죽, 두 사람을 향해 입꼬리를 끌어 올렸다.
“···이제, 됐다.”
“되긴 뭐가···.”
주양태 회장의 말이 끝나기 전.
그는 경계의 눈동자를 높게 치켜들었다.
이윽고─
“나중에 보도록 하지. 빌어먹을 놈들.”
─번쩍!
터져 나온 섬광이 시야를 모조리 집어 삼켰고. 일순 눈앞이 온통 하얀색으로 변한 탓에 현우와 주양태 회장은 그 자리에 우뚝 멈춰 섰다.
그리고 다시 시야가 돌아왔을 무렵.
주위엔 아무것도 없었다. 말 그대로 눈앞에 있던 복마전이 한 순간에 통째로 사라져 버린 것이다.
“허···.”
그 결과는 명백했다.
“···도망쳤군요.”
역시 이렇게 되나.
현우는 헛웃음을 흘리며 전신에서 들끓던 마나를 차분히 가라앉혔다.
“겁쟁이처럼 이리 꽁무니를 빼다니. 아예 보자마자 고추부터 떼버릴 걸 그랬군.”
“···.”
농담이겠지만.
주양태 회장의 입에서 나오면, 그건 도저히 농담처럼 들리지가 않았다.
아무튼,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공간을 통째로 전이시켰다니.’
현우는 살짝 눈썹을 찡그렸다.
다니엘 블랙이 최후의 최후까지. 빠져나갈 구석을 만들어두는 철두철미한 인간이란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러나 공간전이.
워프와 다르게 공간 자체를, 그것도 주양태 회장은 쏙 빼놓고 이동시키는 것은 현대의 상식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물론, 상식이 언제나 통하는 건 아니지만.’
특히, 다니엘 블랙.
녀석과 관련된 일에서 상식을 들먹이면 불리해지는 것은 이쪽이다.
미래를 알고 있다는 최고의 이점을 가지고 있다곤 해도. 언제나 예상 밖의 일이 터질 거라는 예상과 대비는 해두어야 한다.
엄밀히 따지면···.
현우가 알고 있는 미래는 그저 기억일 뿐. 절대적으로 모든 것에 대해서 파악하고 알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소득이 없진 않군요.”
아니, 오히려 많았다.
녀석이 외신의 힘을 사용한다는 점을 알 수 있었고. 그 힘이 어느 정도인지. 대략이나마 파악하기도 했다.
또한···.
이곳에 남은 마나의 잔향.
오수진의 도움을 받아 그 흔적을 추적하면, 다니엘 블랙의 행방에 대한 단서를 손에 넣는 것은 시간문제다.
‘그 동안에 녀석이 남은 세계급 유물을 찾아. 새로운 페이즈를 열지도 모르겠지만.’
이는 충분히 대처 가능한 문제다.
가문 연합과
그 외에도 지금껏 현우가 만들어 놓은 여러 격차가. 이제부터 그 진가를 제대로 발휘할 차례가 되었으니까.
이걸로 이 전쟁의 흐름은.
확실하게 시작부터 현우와 천무그룹의 쪽으로 기울어져 왔다.
그리고 이제부터─
녀석들이 기울어진 전황을 복구할 수 없을 정도로 확실하게. 현우는 철저한 압박을 이어갈 생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