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gression Day 1 Mana Burst RAW novel - Chapter 97
97화 시칠리아의 재앙(2)
페일 라이더의 탑승구.
뜨거운 열풍이 거세게 불어오는 그곳에 현우는 평온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신화 등급 아티팩트.
가비야의 불꽃 깃털의 효과 덕분이었다.
‘덕분에 냉기와 열기, 환경 요인에 대해선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신화 등급치곤 밋밋하지만 실용적이지.’
손을 앞으로 가볍게 뻗자.
지상으로 떨어졌던 궁니르가 마치 의지를 가진 것처럼. 현우의 손아귀를 향해 다시 돌아왔다.
이미 아래는 정리가 끝났다.
1차 웨이브로 나올 예정이었던 화속성 마족들은 궁니르의 일격과, 연이어 쏟아진 페일 라이더의 포격으로 전멸했다.
‘이걸로 1차 웨이브는 넘겼고.’
그러나 이제 시작일 뿐이다.
시칠리아의 재앙으로 불렸던 한 마리의 마족. 티폰은 아직 그 모습조차 드러내지 않았으니.
현우는 이곳, 에트나 화산의 상공에서 녀석의 출현을 기다릴 생각이었다.
‘티폰···.’
공략법을 모르면 까다로운 상대다.
일단은 지형부터가 문제다.
시시각각 불어 닥치는 열풍은 물론, 허공에 흩날리는 불씨와 화산재. 그리고 흐르는 용암으로 가득한 분화구.
티폰은 그 중심에서 나타난다.
애초에 환경자체가 녀석의 까다로움을 배로 늘리는 상황. 그러나 다행히 현우에겐 이미 환경에 대한 대책만큼은 완벽하게 갖추어져 있었다.
현우는 몸을 돌려 페일 라이더 안으로 다시 돌아갔다. 약간 불안한 눈빛으로 기다리고 있던 성녀, 아그네스 그레고리오가 그를 향해 다가왔다.
“1차 웨이브는 끝냈습니다.”
“네, 이곳에서 봤습니다.”
그녀의 푸른 눈동자가 현우를 향했다.
이윽고 그 시선은 조금 내려가. 그의 손에 들려 있는 신물, 세계수의 미궁에서 획득한 궁니르에 고정되었다.
“엄청난 위력을 가진 아티팩트군요. 설령 신화급 이상의 등급이라고 해도 믿을 지 모르겠습니다.”
진심으로 감탄하는 아그네스.
사실 그녀의 감상은 정확한 정답이었다.
궁니르는 단순한 신화 등급의 아티팩트가 아니라. 본래 블랙 가문의 손에 들어갈 예정이었던 신물 중에 하나니까.
“하지만 이번 재앙을 막기엔 어떨지···.”
“그건 걱정하지 마십쇼. 이거 하나 만으로 막진 않을 겁니다. 그래서 예지에 따르면, 재앙이 언제 강림한답니까?”
현우의 물음에 아그네스는 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거대 마족··· 티폰은 아마 2차 웨이브와 함께 분화구 밖으로 나올 것입니다. 제 예지가 바뀌지 않는다면, 그 녀석으로 인해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을 테고요.”
현우가 알고 있던 대로다.
“다른 정보는 없습니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었지만···.
“등에 한 쌍의 거대한 날개를 달고 있는 반인반수의 모습. 그리고 화속성 공격에 대한 내성과 재생력이 뛰어나다는 정도밖엔 모르겠습니다.”
그리 대단한 정보는 없었다.
그리고 그 정도라면 현우가 훨씬 녀석에 대해선 잘 알고 있다고 할 수 있었다.
‘이번 공략은 혼자 힘으론 어렵다.’
마치 베헤모스 공략전처럼.
거대 마족 티폰을 상대하기 위해선, 우선 다른 이들과 합을 맞출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그때만큼 충분한 준비를 갖추고 티폰 공략전을 시작할 수는 없다는 것.
그러므로 현우는 부족할 수밖에 없었던 준비를 보완할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할 생각이었다.
‘블러드 레이븐즈 녀석들이 이렇게 도움이 되는군.’
녀석들이 남기고 간 아티팩트.
대부분이 이번 공략에 어떤 방식으로든 쓸모가 있는 물건들이었다.
특히, 프레이야의 룬 망토.
각성까지 완료된 신화 등급의 아티팩트는, 궁니르와 함께 티폰을 공략하는 결정적인 열쇠가 되어줄 예정이었다.
“주현우님께선 제 예지 하나 때문에 이 자리까지 오셨는데. 여전히 큰 도움이 되지 못해 죄송합니다.”
침묵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인 걸까.
아그네스가 사과하며 고개를 숙였다.
“아뇨, 지금은 정도면 충분합니다.”
어차피 계획은 미리 짜두었다.
지금부터 그대로만 움직인다면, 티폰의 공략은 아무 피해 없이 수월하게 끝나리라.
“한나 씨, 그리고 건우.”
현우는 두 사람을 불렀다.
“한나 씨는 티폰이 출현하면, 알아서 녀석의 주의를 끌어주세요. 최대한 녀석의 공격에 직접 닿는 경우는 피하고요.”
“네, 알겠습니다.”
고개를 끄덕이는 류한나.
“나는 어떻게 할까?”
“넌, 지상에 있는 다른 헌터들과 협력해. 가장 중요한 임무는 내가 신호하기 전에 이걸 사용할 준비를 끝내는 거야.”
현우가 내민 것은 십인추.
S등급의 아티팩트로 사슬에 감긴 대상을 무려, 열 배의 힘으로 속박하는 효능을 가진 아이템이다.
그러나···.
이번엔 그것 하나가 아니었다.
유일 등급 아티팩트인 레플리카.
블러드 레이븐즈의 시체에서 회수한 물건 중에 하나로. S등급 이하의 아티팩트를 충전된 마나량에 비례해 복사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미리 한계까지 충전해두었으니. 적어도 십인추를 50개 까지는 어렵지 않게 복사할 수 있을 거다.’
“가능한 많은 헌터들에게 나눠줘. 이걸로 티폰의 움직임을 잠시라도 막는다면. 피해 없이도 공략을 끝낼 수 있을 테니까.”
“···응!”
다음으로 현우의 시선은 마치 꿔다 놓은 보릿자루마냥. 지금껏 입을 다물고 있던 토르켈에게 향했다.
“이거, 얼떨결에 따라오긴 했는데···.”
토르의 형제단.
아그네스와 그들도 함께 페일 라이더에 탑승하고 있던 터라. 세계수의 미궁을 공략한 뒤 이렇다한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바로 여기까지 따라오게 되었다.
서로 계약엔 없는 일이었으니.
이들의 거취 역시, 지금 여기서 확실하게 결정해두어야 했다.
“이런 일에 뛰어들게 될 줄은 몰랐소. 살다 살다 내가 교황청을 지원하는 입장이 될 줄이야.”
“지금이라도 빠지실 수 있습니다.”
“하하, 그 정도 겁쟁이는 아니오. 그저 어떤 마족을 상대하게 될지. 가슴이 뛸 정도로 기대될 뿐이지!”
목에 힘을 주며 말하는 토르켈.
티폰 공략에 참여하겠다는 소리였다.
“그럼 토르켈 씨도 건우랑 함께. 지상 쪽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암, 믿고 맡기면 실망은 안 할거요!”
토르켈은 가슴팍을 두드려보였다.
“이제 각자 위치에서 대기하죠.”
[고도를 낮추겠습니다.]타나토스의 보고.
현우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계획의 시작은 간단하다.
2차 웨이브와 동시에 출현할 티폰.
현우는 저고도에서 대기하다. 녀석을 가장 먼저 맞이해줄 생각이었다.
‘녀석은 이 세계에 출현하자마자 정신도 차리지 못하고 고꾸라질 거다.’
***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
교황청의 총본산이라고 할 수 있는 이곳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한 분위기에 둘러 쌓여 있었다.
“교황 성하께서 행차하십니다!”
부제(副祭)의 다급한 외침.
그와 동시에 문이 열리며 화려한 교황관을 쓴, 젊은 사내 하나가 천천히 성당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조금 늦었습니다.”
가볍게 고개를 숙이는 사내.
성당 내부에서 한창 회의를 진행하던 추기경과 주교들은 일제히 그를 향해 합장하며 작게 목례했다.
“시칠리아의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요.”
“실은 이미 일이 벌어졌습니다.”
“세상에···.”
교황 그레고리오 12세.
여러 추기경들 사이에서 독보적으로 젊은 나이로 보이는 그가. 안타까운 목소리로 나지막한 탄식을 흘렸다.
“어떻게 된 일인지 말씀해주시죠.”
“게이트 브레이크가 발생했다고 합니다.”
“아···!”
그의 입에서 다시 탄식이 터져 나왔다.
잠시 눈을 내리감고 빠르게 성호를 그은 교황은 이내, 깊은 한숨을 내쉬며 다시금 눈을 떴다.
“상황은 어떻습니까.”
“아직 희생자는 없습니다.”
“아! 그건 다행이군요!”
고개를 끄덕이는 교황.
그러나 말 그대로 ‘아직’일 뿐. 게이트 브레이크 현상을 진압하지 못한다면, 당연히 지금부터 희생자가 쏟아져 나올 것이다.
“비토 추기경, 대책은 있습니까?”
그의 물음에 추기경은 고개를 저었다.
“외람된 말씀이오나. 시칠리아를 잠시라도 포기하는 방법이 가장 피해가 적을 겁니다. 다행히 게이트가 발생하기 전에 주민 대피는 모두 끝났으니···.”
“그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교황님···.”
추기경이 재차 건의했다.
그러나 교황은 가볍게 손을 들어 그의 말을 막았다.
“우리에겐 포기를 논할 수 있는 하나의 지역에 불과하지만. 누군가에게 시칠리아는 삶의 터전입니다.”
평소 온후한 성정을 가진 그였으나.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결코 타협하지 않는 강직한 면모를 보이곤 했다.
그를 설득할 수는 없다.
먼저 입을 열었던 추기경은 침음성을 흘리며 이내 입을 다물고 말았다.
“방법이 없다면 모색하면 됩니다.”
교황의 금안이 빛났다.
만약 정말 방도가 없다면, 그는 자신이 직접 나서서 게이트 브레이크 현상과 맞설 것이다.
“···예.”
“그럼, 상황에 대해 다시 자세하게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색적 계열의 자원을 모조리 동원한 결과. 게이트가 있던 분화구 아래에 보스급 마족이 존재하는 것 같다고 합니다.”
“보스급 마족···.”
교황은 눈을 내리감았다.
보스급 마족이 존재한다는 것은 곧, 이번에도 역시 성녀의 예지가 정확히 맞았다는 이야기.
‘큰 희생을 치르겠어.”
이번엔 빗나가길 바랐으나.
결국 다시 한 번, 성녀의 예지가 맞아 떨어질 모양이었다.
“아무래도 간단히 해치울 수 있는 마족은 아닌 것 같습니다. 메르카바의 전투 기능을 사용하려면 적어도 삼 일은 필요할 텐데···.”
“그때까지 버틸 수 있을 지가 문제군요.”
“예.”
추기경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이건 말보다는 훨씬 복잡한 문제다.
마족 웨이브를 버틸 수 있느냐의 여부를 떠나. 그들에겐 반드시 버틴다는 선택지 밖에 없으니까.
시칠리아를 포기할 게 아니라면.
이번 게이트 브레이크 현상을 극복해야만 한다. 시간을 끌면 끌 수록, 쏟아져 나온 마족 웨이브가 쌓일 테고.
그렇게 되면 수복이 훨씬 어려워질 테니.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점.
교황은 떠오른 의문을 입밖으로 꺼냈다.
“게이트 브레이크 현상이 발생한 이상. 마족의 웨이브가 있었을 텐데. 어떻게 아직 희생자가 나오지 않을 수 있던 겁니까?”
“아, 그게 실은 말입니다. 성녀님께서 천무그룹의 잠룡과 접촉하셨고. 지원을 나온 그가 1차 웨이브는 막았다고 합니다.”
돌아온 대답은 예상 외였다.
“···잠룡이라면 천무그룹의?”
“예, 그렇습니다.”
교황은 약간 놀란 표정이었다.
성녀 아그네스 그레고리오, 그녀가 급히 바티칸을 떠났다는 것까진 알았지만. 설마, 그 길로 잠룡을 섭외하러 떠났던 걸 줄이야.
“덕분에 첫 번째 웨이브는 넘겼고. 이제 두 번째 웨이브에 대비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은 참이었습니다.”
첫 번째 웨이브를 넘겼다니.
교황의 뇌리에 성녀가 남겼던 한 마디가 불현듯 스쳐지나갔다. 예지된 미래를 바꾸는 역천(逆天)의 사내를 찾은 것 같다는···.
‘설마···.’
교황의 눈이 가늘어졌다.
아직은 그저 작은 의혹에 불과하다.
그러나 정말 신의 기적이라는 것이 있다면. 여기에 앉아 그것이 일어나기만을 바랄 수는 없었다.
“지금 당장, 시칠리아로 가야겠습니다.”
그 기적···.
자신의 두 눈으로 직접 목격하고 싶었다.
***
한편 시칠리아의 지상.
1차 웨이브로 인해 상당히 소란스러웠던 분위기도 잠시. 주현우와 페일 라이더가 나타났다는 소식에 헌터들은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였다.
“크, 천무그룹에서 지원을 왔다니. 이제 게이트 브레이크고 뭐고, 우리가 나설 것도 없겠는데!”
“그만큼 활약할 기회도 줄겠지.”
“어허, 그래도 게이트 브레이크인데. 우리 목숨이라도 건지는 게 어디야! 아까 1차 마족 웨이브에서 까딱했으면 우린 다 죽었어!”
그건 맞는 이야기였다.
젊어서 공명심이 넘치는 헌터라도. 하늘로 솟구치는 용암과 함께. 쏟아지는 마족의 웨이브 앞에선 공포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우리도 한몫을 해야 한다고 했잖아. 천무그룹한테 이런 물건도 받았고 말이야.”
레플리카로 복제된 십인추.
지상의 헌터들은 모두 복제품을 하나씩 지급 받은 상황이었다. 그들에게 주어진 역할은 단 하나.
이걸 사용해서···.
이제 곧 출현할 거대 마족을 잠시라도 붙잡아 두는 것.
“일이 잘 풀리면 좋을 텐데.”
페르난도 파롤린.
그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그 말에 곁에 있던 헌터가 기겁하며 그의 어깨를 툭하고 쳤다.
“괜히 불길한 소리 하지 마. 아까도 내가 쓸데없이 그런 말을 꺼냈다가···.”
꿀꺽.
두 사람은 괜히 입을 다물고 주위를 살폈다. 다행히 아직 2차 웨이브가 터질 조짐은 보이지 않았다.
“아, 아무튼 그런 말은 아껴야지.”
“그래야겠지?”
둘은 서로를 보며 끄덕였다.
“입 안이 바짝바짝 마르는군.”
“이럴 때야 말로 시원한 스프리츠라도 한 잔 하면 딱 좋겠는데. 아, 자네는 이탈리아 출신이 아니라 모르나?”
“처음 들어보는데.”
“그럼 이번 일이 끝나면 같이 한 잔 하자고. 스프리츠가 따지고 보면 칵테일 같은 음료인데. 이게 프로세코라는 포도주를 기주로 탄산을···.”
잡담은 오래 이어지지 못했다,
쿠르르릉!
시칠리아 섬 전체를 누군가 쥐고 흔드는 것처럼. 지면이 상하좌우로 마구 요동치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시, 시작됐군···!”
긴장된 표정으로 십인추의 복제품을 꼬옥 손에 쥐는 페르난도. 그와 마찬가지로 곁에 있는 헌터들도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그때.
그들의 머리 위로 비공정, 페일 라이더가 서서히 에트나 화산을 향해 비행하는 것이 보였다.
***
[마스터, 주위에서 세계급 유물의 사용이 감지되었습니다. 어떻게 하실 겁니까?]타나토스의 보고.
눈앞에서 둥둥 떠다니는 검은 홀로그램 구체를 바라보며, 현우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제 곧 2차 웨이브를 앞둔 상황.
지금 세계급 유물을 사용한 이의 정확한 정체는 아직 알 수 없겠지만. 대충 그 녀석이 어느 쪽에 속해 있을지. 그 정도는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었다.
‘역시, 블랙 가문이겠지.’
현우는 페일 라이더 아래로 넓게 펼쳐진 시칠리아의 전경을 내려다보았다. 지금 이곳 어딘가에 블랙 가문의 흉수가 있다.
“사용 위치를 정확히 추적해. 그리고 만약 사용자를 찾으면. 그때부터 절대 놓치면 안 돼.”
깜빡, 사라지는 홀로그램.
현우의 시선은 다시 아래로 향했다. 시뻘건 용암이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있는 에트나 화산의 분화구가 자세히 보였다.
‘사흉 중에 하나려나.’
그러나···.
아쉽게도 지금은 녀석의 차례가 아니다.
이제 곧 등장할 보스급 마족 티폰.
현우가 알고 있는 미래에선 시칠리아의 재앙으로 군림하며, 수많은 헌터를 사지로 몰아갈 예정인 끔찍한 괴물이 먼저다.
녀석은 절대 재앙이 되지 못한다.
바로 여기에 그걸 막을 주현우가 있으니까.
‘암브로시아, 넥타르··· 녀석의 소재로 만들 신화 등급의 영약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대는군.’
쿠웅···!
에트나 화산 일대가 다시금 진동한다.
그건 다시 말해서 이제 2차 웨이브와 함께. 티폰이 등장할 시간이 되었다는 소리. 페일 라이더의 탑승구가 투박한 소리를 내며 열렸다.
후우우웅─
화산의 뜨거운 열풍이 쏟아져 들어온다.
현우는 뺨을 스치는 열기를 느끼며. 천천히 마나를 끌어올렸다. 어느새 그의 손엔 신물 궁니르가 쥐어져 있었다.
블랙 가문.
녀석들이 뭘 꾸미고 있든···.
‘오히려 내 손에 더 큰 보상을 빠르게 쥐어주는 꼴이 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