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ed Joseon's Royal RAW novel - Chapter 217
217화 결전을 앞두다.
밤에 봄비가 거칠게 쏟아졌다.
그리고 새벽이 되면서 비가 그쳤으니, 아침에 산 능선을 따라 구름이 흐르게 됐다.
풀잎에 맺힌 빗방울이 똑똑하면서 떨어졌다.
산의 마른 개울에 물이 흐르기 시작했으니, 막사 안에서 밤을 보낸 영주들이 나와서 깊은 산세를 지켜보게 됐다.
그들은 무사임과 동시에 토쿠가와의 사천왕이라 불리는 인물들이었다.
‘사카이 타다츠구’와 ‘혼다 타다카츠’, ‘사카키바라 야스바사’, ‘이이 나오마사’가 함께 서 있었다.
각각 환갑을 앞둔 남자와 불혹을 앞둔 두 사람과 약관을 넘긴 사내였다.
그중 몸과 얼굴에 흉터가 많은 자가 있었으니, 그는 사카키바라였고, 동갑인 혼다에게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있었다.
주군의 명을 따르고 있었지만 의문이 드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정말로 쿄토를 공격해도 되는 걸까?”
“무슨 뜻이야?”
“아니, 쿄토를 공격하게 되면 사실상 도요토미를 상대로 전쟁을 치르는 거잖아. 이미 시작했지만 말야. 끝장을 보게 될 텐데, 이길 수 있는 거겠지?”
사카키바라가 혼다에게 승산을 물었다.
이미 명을 따르고 있었지만 앞으로의 향방이 어떻게 될지 몹시 궁금했다.
그 말을 듣고 혼다가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넌, 주군으로부터 이야기를 다 들어 놓고서도 그래?”
“뭐야?”
“이길 수 있는 거니까 당연히 싸우는 거지. 그래서 주군께서 결단하신 거야.”
친우를 답답하게 바라보면서 혼다가 말했다.
그 말을 듣고 사카키바라가 인상을 찡그렸으니, 친우가 자기를 무시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내 풀었다.
사천왕 중에 가장 나이가 많은 사카이가 두 사람에게 말했다.
“도요토미는 언제나 주군을 노렸었네. 무사시로 주군을 전봉시킨 것은 영민들이 잇키를 일으켰을 때 구실로 불러다가 처형시키기 위함이지.”
“…….”
“그래서 주군께서 선정을 베푸셨고 말야. 적의 주력이 히로시마에 가 있는 상황에서 놈들이 오기 전에 오사카의 남은 적을 끌어들여야 하네.”
노장인 사카이의 말에 붉은 갑옷을 입은 젊은 무장인 이이 나오마사가 물었다.
“승산이 있겠습니까? 오사카의 적군을 끌어들이면 후쿠야마를 점령한 조선군이…….”
사카이가 말했다.
“승산은 둘째치고 지금이 최고의 기회일세. 주군을 위협하는 도요토미를 없앨 수 있는, 기회를 말일세. 그리고 천황 폐하를 구하고, 주군의 영지를 크게 넓힐 수 있네.”
다시금 최선을 다해서 싸워야 되는 이유를 돌아보았다.
조선을 위해서가 아니라, 주군인 토쿠가와를 위해서 싸우는 것이었다.
그것이 일본과 영달과 영민들을 위한 것이었다.
능선을 타고 흐르는 구름이 사라지자 산 아래의 짙은 안개 또한 걷히게 됐다.
“이동을 시작한다! 이동 간에 경계를 철저히 해라!”
“알겠습니다!”
“앞으로! 전진!”
척! 척! 척!
길이 열리면서 토쿠가와의 3만 군사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선봉의 1만과 중군의 1만, 후군의 1만이 차례대로 움직였다.
그리고 능선을 내려와서 초지에 이르렀으니, 그곳은 나고야에서 쿄토로 향하는 길이면서, 오사카에서 쿄토로 향하는 길이기도 했다.
그곳에서 서로 다른 깃발이 마주 서게 됐다.
선봉을 맡은 군사가 일제히 멈춰 섰다.
정찰을 벌였던 무사가 와서 선봉장인 혼다 타다카츠에게 보고를 올렸다.
“도요토미 군입니다! 적장은 오오타니 요시츠구! 1만입니다!”
보고를 들은 혼다가 자신의 창인 톤보키리를 고쳐 잡았다.
그리고 자신의 부장과 군사들에게 말했다.
“아군이 쿄토로 향하는 것을 알고 수성을 위해 쿄토로 향하는 것이다. 입성하면 공성을 어렵게 벌여야 하니, 지금 친다! 즉시 공격 준비 명령을 내려라!”
“예!”
혼다의 명에 그의 부장이 크게 소리쳤다.
“이동 중인 적을 친다 전투 준비!”
명령과 함께 일선에서 따르던 군사들이 빠르게 펼쳐졌다.
칼과 방패로 무장한 병사들이 있었고, 그 뒤에 장창을 들고 서 있는 병사들이 진을 펼쳤다.
그리고 활 든 병사와 철포를 든 병사들이 자릴 잡았다.
모든 군사가 진을 펼치기 전에 혼다가 창을 높이 들면서 소리쳤다.
“천황 폐하를 구한다! 나를 따르라!”
— 와아아아!
“돌격!”
완벽한 전투를 치르는 것보다 속도가 생명이었다.
보병이 온 힘을 다해서 달리는 가운데, 혼다가 자신이 지휘하는 기병을 이끌면서 적에게 달려갔다.
언제나 선봉에 서서 군사들을 이끌면서 싸웠었다.
하지만 상처투성이인 사카키바라와는 다르게, 격전 중에서도 어떠한 부상이나 상처를 입은 적이 없었다.
그러나 그가 탔었던 말은 화살을 맞으면서 수없이 죽었었다.
혼다가 오오타니 군에 이르러 진을 찢어 놓자 곳곳에서 함성과 비명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 쳐라!
— 아아악!
뒤따르던 혼다의 군사들이 전장에 돌입했다.
— 혼다님을 도와라!
— 오오오!
창칼이 부딪치는 쇳소리가 하늘 높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또한 철포가 불을 뿜으면서 크게 소리를 내었으니, 양 군이 엉킨 곳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지켜보는 자가 있었다.
산의 짙은 숲에서 지켜보다가 속히 몸을 일으키면서 자취를 감췄다.
그리고 인적이 없는 곳에서 비둘기를 날려 보냈다.
하늘로 날아오른 비둘기가 서쪽 바다 가운데에 있던 판옥선에 이르렀다.
그리고 한 마리가 아닌 여러 마리가 앉았으니, 그 비둘기들은 각각 다른 장소에서 날아오른 비둘기였다.
혹은 매나 독수리로부터 공격받는 것을 대비해서, 한 장소에서 날아올라 도착한 여러 비둘기도 있었다.
대판과 경도 일대에 체탐자들이 침투하면서 소식을 알려줬으니, 그 소식이 복산을 점령한 수군과 이순신에게 전해지게 됐다.
전선들이 정박한 복산 해변에 임시로 통제영이 세워졌다.
지휘 군막에 각 수군 지휘관들이 모인 가운데, 토쿠가와를 만났었던 이이가 함께하고 있었다.
그리고 탁자 위로 펼쳐진 지도를 함께 보고 있었다.
체탐자들로부터 보고를 받았었던 황윤길이 지도 위를 짚고 있었다.
“무장에서 덕천가강 군이 움직였습니다. 병력은 3만, 휘하 정예 장수들과 함께 경도로 진격 중입니다. 이미 선봉이 풍신수길의 군사와 싸웠습니다.”
황윤길의 알림에 첨사 이순신이 물었다.
“풍신수길의 군사들과 싸웠다는 이야기는, 놈이 군사를 이동시켰다는 이야기입니까?”
“그렇소.”
“얼마나 움직였습니까?”
“쓸 수 있는 군사들 전부요. 대판을 지키고 있던 3만 군사를 왜왕을 지키기 위해서 경도로 보냈소. 앞으로도 계속 전투를 벌일 것이오. 그리고 대판에는 오직 최소한인 3천 군사만 주둔하고 있소.”
황윤길의 설명에 첨사 이순신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러면, 아군이 대판을 쳐서…….”
그와 수군장들의 입가에 미소가 스며들고 있었다.
곤양군수 김완과 말수가 없는 미조항 첨사 권준, 거제현령 이운령과 진해현감 이영남을 비롯해 좌수사 이영수까지 환하게 웃고 있었다.
그들의 기색을 이이가 살펴보고 황윤길에게 물었다.
“덕천가강의 자식이 대판에 있소. 나에게 위치를 알려주었는데 그의 자식이 있소? 이번에 대판을 공격하면 반드시 구해야 되오.”
이이의 물음에 황윤길이 대답했다.
“확인했습니다.”
“있소?”
“예. 대감. 이미 많은 병력이 빠져나가면서 덕천가강의 자식을 감시하는 경계도 많이 풀어져 있습니다. 기습을 벌이면 반드시 구할 수 있습니다.”
보고를 듣고 이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이순신을 보자, 이순신이 새롭게 정벌군에 합류한 김시민과 이억기를 보았다.
두 사람을 보고 지도 위로 손을 짚으면서 이야기했다.
“바닷길이 열려 있으니, 한 번에 대판으로 진격해야 하네. 그래야 기습의 효과를 최대로 볼 수 있으니까 말일세.”
“대판에는 4연대만 대판에 상륙합니까?”
“분함대도 상륙할 것이네. 다만, 포격은 경상좌수군이 가서 해 줄 것이네. 적지를 포격하면서 빠르게 상륙해야 되니, 상륙 간에 깊은 유의가 필요할 것이네.”
“…….”
“그리고 전라우수군 분함대로부터 화포를 내려서, 적 성을 포격해야 되네. 병조판서 대감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그 전에 덕천가강의 자식을 구해야 될 것이네. 그리고 신립을 데려가게.”
“신립이면…….”
“다른 자의 화살이라면 모르겠지만, 신립의 화살 만큼은 세상의 어떤 화기보다도 강할 것이네. 100기의 기병을 주어서, 원수가 도망치는 것을 막아야 할 것이네. 대판에서 성을 건축했던 장인을 이곳에서 사로잡았기에, 그가 풍신수길이 도망칠 수 있는 길을 알려주었었네.”
신립이 공을 세우는 것을 허락하려고 했다.
그리고 그것은 나라와 백성들을 위한 일이었다.
이순신의 당부를 듣고 김시민과 이억기가 함께 머릴 숙였다.
“알겠습니다 제독.”
대답을 듣고 이순신이 명령을 내리게 됐다.
“지금 바로 출전하게. 그리고 무운을 빌겠네.”
“예! 제독!”
출전 명령이 떨어지면서 두 사람이 이순신에게 군례를 올렸다.
그리고 돌아서서 군막 밖으로 향했으니, 속히 대판으로 진격해서 전쟁을 끝내고자 했다.
두 사람과 함께 갈 신립에게 군관들이 기대를 걸었으니, 남은 사람은 복산을 지켜야 했다.
“그러면 우리는, 광도에서 돌아올 놈들만 상대하면 되는 겁니꺼?”
자신의 손에 주먹을 치면서 김완이 이순신에게 물었다.
그의 이야기를 듣게 된 이순신이 지도에 표신 된 복산 서쪽에 손날을 세워놓고 긋게 됐다.
그리고 제장들에게 말했다.
“적이 많기에 화력으로 압도할 것이네. 거제현령과 진해현감의 전술대로, 철조망을 치고 대인지뢰를 설치할 것이네. 전선에서 화포를 내려서 화력을 더하게.”
“예! 제독!”
“적이 진격해 오면, 전장에서 나가는 것도 함부로 못 할 것이네.”
복산을 점령한 직후부터 방어를 준비하고 있었다.
이미 뭍에 오른 수군병들이 복산 서쪽과 북쪽으로 가서 진지를 구축하고 있었다.
적에게 조총을 비롯한 화기가 있음을 알기에 땅을 파서 흙을 걷어 올리면서 총탄을 막을 수 있는 흙 담을 쌓고 있었다.
그리고 담 앞은 작은 해자가 되면서, 적이 해자로 내려갔을 때 쉽게 공격하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최소한 허리 높이 위에 있을 아군을 상대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 위치까지 쉽게 오지 못하도록 만들고자 했다.
허리 높이에 이르는 말뚝을 세우고 철조망을 설치했다.
그리고 일정한 간격마다 철조망을 쳤으니, 적이 진격해 오는 것도 쉽게 하지 못하도록 만들었고, 거센 포격을 받고서 후퇴할 때도 쉽게 벗어날 수 없게 만들었다.
방어선 사이에는 현무지뢰를 설치면서 언제든지 터트릴 수 있게 했다.
그리고 정박해 있던 전선들로부터 화포를 내렸다.
지자총통과 현자총통이 있었고 장군전을 쏘아 날릴 수 있는 천무포가 있었다.
물론 구경이 같은 지자총통으로도 장군전을 쏘아 날릴 수 있었다.
종 5품에 불과한 현령 이운룡이 진지 구축을 지휘하고 있었다.
“저쪽의 지대가 낮으니까 적이 노릴 수도 있다. 지금 가지고 온 화포들을 배치해서 잘 지킬 수 있게 해라. 그리고 해병의 수가 그리 많지 않으니까, 사이사이에 궁수들이 있어야 할 거다.”
“예! 나으리!”
종 6품의 현감인 이영남과 함께하고 있었다.
육전을 잘 치를 수 있는 두 사람과 수군의 군관들이 함께하고 있었고 이순신이 지켜보고 있었다.
전장이 잘 보이는 후방 언덕 위에서 지켜보았다.
방어선을 지키려는 군사들의 움직임을 지켜보던 때에 서쪽으로 나갔던 체탐자들이 돌아와서 인사를 올렸다.
“제독.”
머릴 숙이며 인사하는 체탐자들에게 이순신이 물었다.
“적의 움직임은 있는가?”
통제사의 하문을 듣고 정찰을 마친 군관이 대답했다.
“적이 막 후퇴를 시작했습니다.”
“전 병력인가?”
“그렇지는 않습니다. 14만 군사 중에서 10만 명만이 후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군량을 실은 수레가 보이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적의 보급이 끊어졌거나, 복산을 되찾으려는 것으로 활로를 열려는 것 같습니다. 적 수군이 합류해서 이틀 후에 도착할 것이라고 예상이 됩니다. 제독.”
보고를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적의 피로 물들 대지를 지켜보게 됐다.
수군의 모든 전력을 동원해서 복산을 지키고자 했다.
또한 동쪽으로 향한 4연대로부터 좋은 소식이 들리기를 기대했다.
적과의 결전을 치르기 전에 김시민의 4연대가 먼저 대판에 이르게 됐다.
대판 앞바다에 50척에 달하는 판옥선들이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