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10th Circle mage RAW novel - Chapter 255
255
119.안지민(2)
“안녕하세요, 여러분~! 실버실버 혜실버가 왔습니다.”
이혜은은 마탑 방송국 프리미엄 스튜디오에서, 오랜만에 MC로 직접 방송을 진행해나갔다.
-와아, 혜실버다!
-혜은이 올만에 보니까 반갑고!
-못 보던 사이에 얼굴이 더 예뻐졌네? 이 실장이 또 고쳐줬나?
ㄴ화장빨일 지도···.
-오늘은 무슨 요리 방송을 한다고? 혜실버 요리 잘함?
ㄴ잘하진 못할 듯. 예쁜 사람들 대부분 요리 잘 못 함.
ㄴㄴㄴ 그건 편견임. 내 경우엔 못생긴 사람들이 요리 더 못했음.
ㄴㅇㅈ. 예쁘면 요리 못해도 용서가 되는데, 못 생기면 가차 없음. 용서가 안 됨. (분노조절 장애 이모티콘)
-혜실버 얼굴 튀어나오자마자 주먹감자 날릴뻔했다. 오늘은 아리 나오냐 안 나오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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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들의 열렬한 반응에 이혜은은 방긋 미소지었다.
그녀가 진행하는 마탑방송 생중계는, 모 케이블 방송의 마리텔처럼 시청자와 같이 실시간으로 호흡하는 그런 방송이었다.
“오늘도 특별 게스트 있습니다. 으흐흐, 기대 많이 해주시고요.”
특별 게스트란 말에, 시청자들이 다시 열심히 채팅을 올렸다.
-워우, 누군데 게스트가?
-아리 한 번만 더 출연시켜줘. 출연료로 풍선 10만 개 쏜다.
ㄴ난 100만개.
ㄴ건빵 새X들 좀 쏘고 나서 말해.
ㄴ응, 넌 건첩.
-제발 돈으로 계급 나누지 말고, 건전하게 쳐보자.
ㄴ응 거지.
ㄴ응 느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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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자, 여러분 싸우지들 마시고요. 이제 본격적인 방송 시작할 테니까 많이 기대해주세요. 그럼 잠깐 광고 방송 보시고, 조금 이따 만나요.”
이혜은은 그렇게 오프닝 멘트를 마무리한 후, 분주하게 스태프들과 함께 본 방송 준비를 시작했다.
“그릇이랑 프라이팬은 저쪽으로 옮기시고요, 식자재들은 도마 가까운 곳에···.”
이혜은은 게스트들의 조언을 들어서, 착실하게 스태프들에게 전달했다.
본래 인터넷 방송은 별다른 스태프 없이 진행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마탑 방송은 각 BJ들마다 전문인력을 보조해줘서, BJ들이 방송을 더 풍성하게 꾸밀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푸시했다.
따지고 보면, 마탑 방송이라는 울타리가, 곧 연예계 기획사 겸 매니지먼트였다.
“후, 광고 모두 끝났구연~!”
이혜은은 다시 화면 전면에 등장해서, 본 방송 전 마지막 바람몰이를 시작했다.
“오늘은 방송은, 제목처럼 특별한 쉐프들이 출연해서 요리 방송을 진행할 겁니다. 여러분, 기대되시죠?”
유치원생들을 달래는 선생님처럼, 이혜은이 그렇게 말하자.
-기대됨.
-기대하고 보면 실망하는 법이라지만, 오늘만큼은 실망하고 싶지 않다.
-아리 안 나오면 죽인다.
-아리 보고 싶으면 유진광처럼 2천만 개는 쏴야됨. ㅇㅈ? ㅇㅇㅈ.
-오늘 무슨 요리함? 요리 끝나고 먹방도 GO?
-요리하고 먹방까지 하면 방송 시간 너무 길어질 텐데··· 요리는 그냥 미리 해오고, 먹방만 하는 게 요즘 대세지 않나?
-마자마자. 요리하는 거 너무 지루함. 그리고, 방송하면서 요리까지 하면 집중이 되나? 정신 사나워서 다 태워 먹을 듯.
ㄴ그건 쉐프가 알아서 하겠지. 정말 그런 식으로 개판으로 요리하면, 방송계에서 매장되는 거 모르냐?
-아마 마탑에서 푸드 사업 준비한다더니만, 그쪽하고 관련된 사람 아닌가?
ㄴ또 마탑식 일감 몰아주기 나오나? 가족식 경영도 아니고, 친목식 경영······.
ㄴㅇ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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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사람들의 반응이 고조되자, 이혜은은 옆을 돌아보며 손짓했다.
“자, 나오시죠. 마탑의 차기 사업을 이끌어 갈 유능한 쉐프님~!”
우우~!
사람들이 함성이 터져 나오는 BGM과 함께.
“안녕하세요. 이번에 혜실버님 방송에 출연하게 된 쉐···프 안지민입니다.”
이혜은이 데려온 게스트가 출연했다.
“자자, 박수~!”
짝짝짝짝!
이혜은은 안지민을 출연시킨 후, 이번엔 박수 소리 BGM을 깔았다.
-아놔 아리 아니네······.
-안지민? 누구지? 일단 (주먹감자)
-본 행보관은 혜실버에게 실망했다.
-혜실버 이러기냐? 이따가 아리 나오는 거 맞지?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연락해라. 빨리 특별출연해달라고.
-아 놔 미치겠네, 안지민? 얼굴은 그럭저럭··· 예쁘네. 예쁘니까 봐준다.
-ㅇㅈ. 아리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디 가서 꿇릴 미모는 아닌 듯.
ㄴ일단 혜씰버는 처발랐음. 혜실버도 꽤 미인 소리 듣는데, 입이 방정이라 점수 다 깎아먹음.
-일단 요리 실력이나 한번 봅시다. 요리마저 못하면, 그때 욕하면 됨.
ㄴㅇㅈ. 일단 요리하는 거나 보자. 개후랴들놈아. 요리 잘하면 다시 반전돼서 칭찬 존나 할 거면서.
-후···. 배고프니 일단 지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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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안지민의 등장에 제각기 다른 반응을 내보이며 방송을 지켜봤다.
꿀꺽.
안지민은 등 뒤로 식은땀이 흘러내리는 것을 느끼며, 쾌활하게 프라이팬을 들어 올렸다.
“자, 그럼 요리를 한번 시작해보겠습니다.”
그 말에 이혜은이.
“오늘 요리는 뭔가요?”
궁금하다는 듯이 그렇게 물었다.
“오늘 요리는··· 필라프입니다!”
“오오 필라프! 저도 자주 사 먹는 요리인데요!?”
“그렇군요···.”
이혜은은 프로 방송인답게, 검지를 들어 올리며.
“여기서 잠깐! 혹시나 필라프를 모르는 사람도 있을 수 있으니, 간단하게 필라프에 대해 한 번 설명해주시죠.”
짚고 넘어갈 것을 착착 짚기 시작했다.
그러자.
-아놔 18 요즘 세상에 필라프 모르는 사람이 어딨냐?
-은버 또 방송 분량 뽑으려고 개발악하네 ㅉㅉㅉ. 아직도 그 버릇 못 고쳤냐?
-그렇게 설명충짓 안 해도, 상황으로 보여주면 다 알아먹어.
ㄴ닥쳐. 난 필라프 먼지 모름. 필리핀 요리냐?
ㄴ무식한 게 죄다. ㅉㅉㅉ.
ㄴㅇㅈ. 무식하면 그냥 입 닥치고 사는 게, 세상 편하게 사는 거임.
ㄴ모를 수도 있지, 이 새X들 진짜 말 험하게 하네. 그럼 너희들은 날 때부터 그런 거 다 알았냐.
ㄴㅇㅇ. 태어나자마자 필라프 찾았음. 응애 하기 전에, ‘필라프’ ‘필라프’ 했었음. 그만큼 내가 필라프 팬임.
ㄴ미X놈 ㅋㅋㅋ
ㄴ도라이인 듯 ㅋㅋㅋ
ㄴㅋㅋㅋㅋㅋㅋㅋ 드립 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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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필라프’라는 단어 하나만으로도 저들끼리 씩뚝깍뚝 낄낄거리며 즐거워했다.
안지민은 그런 채팅창을 잠시 곁눈질하다가, 조심스럽게 설명을 이어나갔다.
“보통 필라프는 말이죠···쌀이나 으깬 밀과 같은 곡식으로 만드는 음식이에요. 기름을 가지고 밥을 볶은 다음, 그것을 양념을 넣은 육수(묽은 수프)에 넣어 가열하여 조리해요.”
-오오. 전문지식 나왔다.
ㄴ그냥 밥 볶아서 위에 마요네즈 뿌리면 땡인 줄 알았더니···.
ㄴ그건 집에서 대충해 먹는 간편 필라프고, 제대로 된 필라프는 소스랑 이런 게 차원이 다름.
-주걱 휘두르는 솜씨가 예사롭지가 않은데? 진짜 제대로 요리 배운 사람 같다.
ㄴㅇㅈ. 확실히 풍기는 분위기가 고수의 냄새가 물씬 남. 일단 자세는 인정.
-맛은 근데 어떻게 확인하지? 혜실버 주작질 너무 심해서, 맛없는 것도 일단 맛있다고 할 텐데.
ㄴ이런 건 야외 나가서, 지나가는 사람들한테 시식하게 해서 평가받게 해야 함. 방송 자체가 워낙 주작질이 많은지라.
ㄴ그냥 방송은 재미로 보자. 뭘 그렇게 따지냐 ㅉㅉㅉ.
ㄴ프로 불편러로 태어나서 어쩔 수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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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지민은 열심히 밥을 볶고, 요리를 해서 하얀색 접시에 예쁘게 밥을 담은 후에, 반숙한 계란 후라이를 위에 올리고, 거기다 마요네즈 대신 하얀색 특제 소스·파슬라를 뿌리고 새싹나물을 올렸다.
“자 다됐습니다.”
이마에 흐른 식은땀을 닦으며,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완성된 버섯 필라프를 내미는 안지민.
그녀의 얼굴엔 뿌듯함이 가득했다.
이혜은은 그런 안지민의 얼굴을 쳐다보며.
“스읍, 저도 필라프 참 좋아하는데요··· 제가 일단 한번 시식해보겠습니다.”
라고 말한 후, 곧바로 은색 숟가락을 들어 버섯 필라프를 퍼먹기 시작했다.
“음냠냠, 쩝쩝···.”
이혜은이 맛을 음미하며, 오묘한 표정으로 밥을 계속 떠먹자.
-백중원 코스프레하냐?
-빨리 말해라! 맛있으면 맛있다, 맛없으면 맛없다! 왜 말을 못 해?
-ㅅㅂ X도 말 안 하는 거 보니까, 맛이 노답인 듯.
-그냥 쿨하게 말해! 사람 답답하게 하지 말고.
-아마 처참한 평가가 나올 것. 모양은 진짜 이쁘게 생겼던데.
ㄴ모양은 ㅇㅈ. 한데, 맛은······.
-일단 좀 지켜보자, 불편러들아. 니들 때문에, 내 마음이 더 불편해짐. 심장에 미세먼지 낀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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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은은 묵묵히 숟가락질을 하며 채팅창을 곁눈질하다가.
딱!
숟가락을 내려놓으며.
“평가하겠습니다.”
눈을 감으며, 숨을 크게 들이켰다.
그 모습에 안지민 또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그녀를 쳐다보았고.
“이건 사람이 만든 음식이 아닙니다.”
이혜은의 선언에.
“에···?”
안지민이 당황한 얼굴로 표정을 찌푸렸고.
-X발, 사람 먹을 음식도 안 된단 말인가?
-그럼 개가 먹는 음식인가? 사료 급?
-도대체 어떻게 만들었길래?
-외양은 존나 맛있어 보였는데, 에이 설마···.
-혜실버 독하다. 음식 방송 첫날부터, 셰프 밟기 들어가나···.
-이 정도면 밟는 게 아니라, 살인한 수준임. 전국 방방곡곡 마탑 방송 안 터지는 곳이 없는데, 저 셰프 요리 인생 끝났지···.
-크···. 혜실버··· 이렇게 또 한 명 보내나···?
-잔인하다, 혜씰버!
-실버타운에나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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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실버의 극적인 말에, 시청자들의 반응은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흐흐흐···. 여러분, 한국말은 끝까지 다 들어 봐야 하는 거 모르시나요?”
“······?”
실망한 얼굴로 표정을 찌푸리던 안지민.
그녀가 다시 고개를 번쩍 치켜들었다.
그런 안지민을 향해.
“굳굳. 제가 먹어본 음식들 중에 정말 최고의 음식이었어요.”
엄지손가락을 추켜올리며, 음식에 대한 진지한 평가를 시작해나갔다.
“일단, 밥 전체가 양념이 아주 잘 베어져 있어서, 씹을 때마다 그··· 육즙이라고 해야 되나? 쌀이니까 미즙? 아무튼 그런 게 혓바닥 안을 감싸며 맴도는데··· 아, 이것이 진정한 필라프로구나! 그때 딱 느꼈습니다.”
“아아···.”
프로 방송인 이혜은의 극적인 연출에, 안지민은 다리가 풀려 털썩, 의자에 주저앉았고.
“아무튼, 반들반들거리는 밥알에 잘 베인 양념, 그리고 싱싱한 버섯과 베이컨의 식감, 상큼하게 볶아진 양파·채소들까지···. 마지막에 마요네즈 대신 뿌린 특재 소스까지, 정말 더할 나위 없이 최고의 버섯 필라프였습니다, 여러분!”
-와아, 혜실버 혓바닥 개오졌다. 사람 한 번 죽였다가 다시 살리네···. 예토전생 시킴.
-안지민 셰프, 탈진한 표정이 포인트임···. 요리할 때 보다, 평가 받을 때 더 진빠진 표정···.
ㄴ방송 처음인 거 같으니 이해해주자. 저번 마탑 여자들 특집 때도 안 나온 거 보니까,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 같음.
-아무튼, 혜씰버 진짜 오바 좀 적당히 해라. 보는 사람이 다 쫄깃해서 간 떨어질 뻔했다
ㄴ난 애 떨어질 뻔함.
ㄴ자댕이들 요샌 상상임신까지 하나?
ㄴ매갈 ㄲㅉ.
-아무튼 맛있는 건 팩트 같아 보이네. 일단 비쥬얼부터가 장난 아니었음.
ㄴ비쥬얼 깡패 ㅇㅈ. 역시 마탑 여자들답게, 비쥬얼로 다 때려 부순다.
ㄴ맛도 있다던데··· 게스트로 참여해서 나도 한번 맛보고 싶다.
ㄴ뭘 먹고 싶다는 거냐?
ㄴ뭐 변태새끼야!
ㄴ내가 뭐랬다고 갑자기 화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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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은은 채팅창을 보고 있다가, ‘게스트’라는 말에.
“아차차. 게스트!”
방송화면을 보며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약간 경악에 가까운 표정으로, 이혜은이 오른 쪽 편을 바라보더니.
“죄송해요. 까먹고 있었어요!”
양손을 모아 입에 갖다 대며, 반대편 쪽을 향해 큰 목소리로 소리쳤다.
“이제 나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