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Grand Master RAW novel - Chapter 248
제8장. 경매 (1)
경매 2부가 시작되었다.
카렌대륙에서는 노예 경매가 합법이었다.
스스로 노예가 되는 경우도 많았으며 전쟁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노예가 주를 이루었다. 물론 제국에서는 노예 경매에 대한 한계를 분명하게 하고 있었다.
반역이나 전쟁 노예인 경우, 스스로 노예가 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불법 노예에 대한 제재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이런 암시장의 경우에는 다양한 노예가 나왔으며 또한 거래가 이루어졌다. 그렇다고 노예 문서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어떤 경우라도 노예 문서를 발행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다. 공식적인 시장보다는 검역이 허술하였으므로 이렇게 암시장에는 많은 노예가 상품으로 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
김유환은 노예 경매에 참여하여 벌써 두 명의 메이드를 확보했다.
“이번에는 8등신의 금발 미녀입니다. 시작가는 3만 골드입니다.”
“3만 천!”
“3만 이천!”
가격이 빠르게 올라간다.
김유환은 가격이 오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경매를 넣는다.
“10만!”
“…….”
그 역시 노예 경매에 일가견이 있는 것 같았다.
갑자기 두 배 이상의 가격을 부르면 쉽게 도전하기 힘든 법이었다. 김유환은 그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곧 낙찰이다.
탕탕!
“낙찰입니다!”
짝짝짝짝!
김유환의 기분은 상당히 좋은 것 같았다.
“이 정도면 됐습니다.”
“더 사도 된다.”
“형님의 돈을 더 이상 축내고 싶지가 않군요.”
“괜찮다니까?”
“그럼 두 명만 더 사겠습니다.”
역시나 마다하지 않는 김유환이었다.
그래 봤자 김유환이 쓰는 돈은 100만 골드를 넘지 않았다. 의형제에게 그 정도 돈은 어렵지 않게 퍼 줄 수 있었다.
한성의 관심은 오직 대천사 카라인에게 향해 있을 뿐이었다.
어쩌다가 육신에 갇힌 것인지, 그리고 그곳에 얼마나 오래 있었던 것인지, 무엇 때문에 악령에 씐 것인지 알고 싶었다.
노예 경매가 진행되고 있었으나 카라인은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한성은 카라인에게 신경 쓰고 있는 자가 최소한 하나는 더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나 귀빈석에서 눈을 빛내고 있는 자들이 이곳에 집중하고 있었던 것이다.
“저들도 카라인의 정체를 알고 있군.”
“상관없지 않습니까?”
“후후. 상관없지. 여차하면 무력이라도 쓰면 되니까.”
김유환은 고개를 끄덕였다.
“저 노예는 무조건 형님의 것입니다.”
“그리 생각해 주니 고맙군.”
“당연한 일 아니겠습니까?”
김유환은 전쟁을 불사할 각오를 하고 있었다.
사실, 지하 조직 파인스의 위세가 대단하기는 하였지만 김유환 하나만 나서도 박살이 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다만 한성은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지 않기를 바랐던 것이다.
VIP석 모퉁이에 한 쌍의 남녀가 경매에 집중하고 있었다.
가면도 모자라 후드를 쓰고 있는 그들은 정체가 드러나기를 극도로 꺼려 하고 있었다.
마이슨과 안젤라는 어둠의 재단에서 나온 사제들이었다. 대악마 소환을 위하여 재물을 찾던 중에 성녀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단걸음에 달려온 것이다.
재단에서는 그들에게 상당한 돈을 지원해 주었다.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는 저깟 소녀 정도는 충분히 살 수 있는 거금이었으므로 나머지는 그들의 주머니로 들어갈 것이었다.
안젤라는 바다의 눈물을 입찰하여 가져간 남자에게 시선을 집중하고 있었다.
“불안하군.”
“무엇이 말입니까?”
“저 사람 말이다.”
“보석 하나에 2천만 골드를 쓴 사람 말이로군요.”
“미친 인간이지. 2천만 골드라니.”
“그자가 왜요?”
“성녀를 노리고 있는 것 같다.”
“설마요.”
마이슨은 헛웃음을 지었다.
소녀는 겨우 예닐곱 살 정도로 보였고 지저분하기 그지없었다. 아무리 취향이 독특한 사람이라고 하여도 거들떠보지 않을 것이 틀림없었던 것이다.
아마 몇천 골드에 낙찰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여자를 보고 있는 것 아닐까요?”
“그렇지 않다.”
“그 옆의 엘프를 보십시오. 많은 사람들이 집중하고 있습니다.”
“나의 직감은 틀리지 않음이야.”
“그러시겠죠.”
마이슨은 안젤라를 이해할 수 없었다.
눈이 달린 인간이라면 소녀가 아니라 엘프에게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오늘의 메인이 소개되었다.
“지금부터는 가격이 꽤 높게 책정되어 있습니다. 엘프 노예로, 빚을 지고 스스로 노예가 된 특이한 케이스지요. 100만부터 시작합니다.”
“100만!”
“110만!”
역시나 엘프의 가격은 무섭게 치솟는다.
무려 300만 골드가 되었으나 아까 그 사내는 요지부동이었다.
그는 끝까지 입찰하지 않는다.
탕탕!
“350만에 입찰되었습니다!”
짝짝짝짝!
그제야 마이슨도 바다의 눈물을 입찰했던 남자를 주의 깊게 바라보기 시작하였다.
사회자는 드디어 소녀를 소개했다.
“성녀의 존재를 아십니까?”
웅성웅성.
“성녀란 성스러운 존재 그 자체를 지칭하는 말입니다. 지금 보여 드릴 소녀는 신성력이 성녀급에 해당됩니다. 하나, 귀신이 들렸으며 자폐 증상을 앓고 있지요. 특수한 목적으로 구입하시는 분들께는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 때문에 가격도 높게 책정되어 있지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관심을 껐다.
그러나 아까 그 남자를 비롯하며 몇몇 사람들은 성녀라는 존재에 관심을 기울였다.
귀신이 들린 성녀.
뭔가 찜찜한 기분이 들었기에 일반인들은 아예 입찰에 응하지 않으려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작가는 100만으로 책정된다.
“100만부터 시작합니다.”
“150만.”
“200만.”
“250만.”
“역시나 열기가 뜨겁습니다. 300만 있습니까?”
“500만.”
드디어 그 남자가 경매에 참여했다.
한성은 몇몇 사람들이 소녀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있음을 상기한다.
불과 몇천 골드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아예 참여할 생각도 못 하고 있었다.
이것은 바다의 눈물보다 경쟁이 치열했다.
“천만!”
한성은 천만까지 가격을 올렸다.
“천오백!”
“이천!”
“으음!”
사회자도 당황하고 있었다.
상부에서는 2천만까지 가격이 나갈 것이라고 예상했었지만, 누구도 그 말을 믿지 않았다. 신성력이 강하다고는 해도 귀신 들린 미친 소녀를 누가 데려갈까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상부의 판단은 정확했다.
“삼천만!”
“사천만!”
“허어!”
사람들은 탄성을 내질렀다.
그야말로 천문학적인 액수의 돈이 오가고 있었다.
“오천만!”
“일억!”
“이런 미친!”
한성이 일억을 부르자 사람들은 경악했다.
김유환도 조금 과하다 싶었는지 그를 제지했다.
“형님, 조금 심한 것 같습니다.”
“그런가?”
“그냥 몰래 훔쳐 오는 것이 낫겠습니다.”
한성도 약간 돈을 많이 쓰는 것이 아닌가 싶기는 했다. 아무리 돈이 썩어 나도 충분히 많은 방법이 있었다.
귀신 들린 성녀를 데려가는데 정상적인 인간이 입찰할 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한성은 아젤리우스를 부른다.
“찾으셨습니까.”
“저 연놈들은 뭐지?”
“어둠의 사제들인 것 같군요.”
“어둠의 사제들이라?”
“대악마를 소환하려고 준비하는 것 같습니다. 이 정도 신성력을 가진 인간이 제물로 필요한 것을 보면 말입니다.”
“오호.”
한성은 어둠의 사제들을 바라본다.
그들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으나 긴장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어 보였다.
한성은 이쯤에서 입찰을 포기하기로 하였다.
그들은 일억 천을 부른 상태였다.
“더 없습니까?”
“…….”
탕탕!
소녀는 그들에게 낙찰되었다.
마이슨과 안젤라는 상당히 찜찜함을 느끼고 있었다.
성녀를 구입하는 데에 무려 1억 1천이나 불렀다.
재단의 돈을 박박 긁어모은 자금으로도 구입할 수 없었다. 놈만 아니었다면 대략 5백만 정도에 구했을 것이다. 지금은 돈이 없었으니 다른 방법으로 성녀를 빼 가야 한다.
“대금을 치러 주셔야 합니다.”
마이슨은 안젤라를 바라보았다.
-포위를 뚫고 나갈 수 있겠지?
-물론입니다.
-가자!
“여기 있다.”
마이슨은 대금을 치렀으나 그것은 위조 전표였다. 곧 있으면 발각될 것이지만 별도리가 없었다.
소녀가 그들에게 인계된다.
큰 건이었으므로 이곳에는 수많은 경비들이 세워져 있었다.
일단 소녀가 인계되었으나 전표의 위조 여부가 가려질 때까지는 움직이지 못한다.
삐삑!
“위조입니다!”
“이 자식들이!”
스스슷!
마이슨과 안젤라는 주변으로 독을 살포하였다.
“끄아아악!”
“아아아악!”
매우 강력한 시독이었기에 경비들은 순식간에 녹아내리고 있었다.
이렇게까지 난리를 칠 필요도 없었으나 1억 골드가 넘는 돈을 마련할 수 있는 곳은 없었다. 일국에서 내는 전쟁 배상금도 이만큼은 아니었던 것이다.
녹아 들어가는 시체들을 바라보며 안젤라는 콧방귀를 뀌었다.
“흥! 네놈들의 욕심을 탓해라.”
쿨렁!
마이슨과 안젤라는 소녀를 데리고 워프하였다.
제도 외곽.
마이슨과 안젤라는 훌륭하게 임무를 수행했다.
“조금 문제가 있었지만, 이 정도면 되었다.”
“가시죠. 놈들이 사람을 풀 겁니다.”
“그래야겠지.”
그들은 제도 밖으로 몸을 빼려 하였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누군가가 그들의 앞을 가로막는다.
두 명의 사내였는데, 익숙한 모습이다.
“이거 반갑군.”
“네놈들은?”
“경쟁자라고나 할까.”
그들은 바로 끝까지 자신들과 경쟁하였던 입찰자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