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Grand Master RAW novel - Chapter 256
제12장. 마왕의 인장 (1)
그라이언 영지 100층.
이곳에서는 화려한 연회가 열리고 있었다.
유설화와 샤렐은 지구나 카렌대륙에서 얼마든지 화려한 연회를 경험하였지만 이곳에 비한다면 조족지혈로 느껴질 지경이었다.
서큐버스들은 인간은 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춤사위를 선보였고 마계에서 유행하는 연극을 하기도 하였다.
전혀 다른 양식의 새로운 세상을 보는 것이었기에 샤렐과 유설화는 꽤나 만족하고 있는 중이었다.
게다가 술은 인간 세계의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취하네요.”
“올 만한가?”
“올 만한 정도가 아니에요. 이 정도면 대만족이죠!”
무엇보다 샤렐이 만족하니 다행이었다.
유설화와는 신혼여행을 다녀왔었다. 그것도 둘만의 여행이었으며 그 당시에도 샤렐은 어떤 의문을 갖지 않았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샤렐과의 결혼식, 그리고 여행에 유설화가 끼어 있었으나 어떠한 질투나 의문도 갖지 않은 것이었다.
샤렐은 그런 여자였다.
“서큐버스 한 마리 정도는 데려가고 싶네요.”
“나도 그러고 싶지만 어쩔 도리가 없다.”
한성은 한숨을 내쉬었다.
확실히 한성은 고대 마계에서 대단한 존재였으나 이곳의 물건들을 미래로 가져갈 수는 없었다.
아마 그것은 태고의 법칙에 위배되는 행위가 아닐까 싶었다.
“그렇다면 마검도 가져가지 못하는 것 아닌가요?”
“그렇기는 하지.”
“그런데 그것이 왜 그렇게 필요한가요?”
“마검이 필요한 이유라. 그것은 당연히 수련을 하기 위해서이지.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마력의 증진이 있을 것이거든. 그리고 나는 물건 한두 개 정도는 어떻게 해서든 바깥으로 빼돌리고 말 것이다.”
그것은 한 차례 더 강해질 수도 있는 기회였다.
지구나 카렌대륙에서는 한성을 저해할 수 있을 정도의 강자는 존재하지 않았으나 사람의 일이라는 것은 알 수 없었다.
유그드람을 비롯한 마계의 강자들이 더욱 강해져서 나타날 수도 있었고 변종 드래곤이 출현할 수도 있었다.
가능성이야 무궁무진하였기에 한성은 강해지고 싶었던 것이다.
사실, 무의 끝이 무엇인지 궁금하기도 했다.
다음 날 아침.
한성과 유설화, 샤렐은 늦게까지 잠을 자고 있었다.
이곳에서 마시는 술은 취하는 강도가 상상을 초월하였다. 육제가 아닌 영혼이 취하는 것이었기에 거의 인사불성이 되기 일쑤였던 것이다.
그들은 10시가 다 되어서야 겨우 몸을 일으켰다.
“으으으으.”
“일어나셨습니까?”
“물은?”
“여기 있습니다.”
한성은 숙취 해소에 좋은 물을 들이켠다.
유피르 강에서 떠 온 생수는 숙취 해소에 그만이었다.
스아아아!
머리가 실시간으로 맑아졌다.
유설화와 샤렐도 유피르 강물을 벌컥벌컥 들이켠다.
“후아!”
“이제야 좀 살 것 같네요.”
“이루디아, 오늘의 일정은?”
“지옥열차가 예약되어 있습니다.”
“지옥열차라면?”
“한마디로 마계를 순환하는 열차입니다. 요즘에는 이용하는 사람이 많이 줄기는 했습니다만, 그래도 많은 마족들이 이용하는 코스입니다.”
오랜 시간을 살아가는 마족들이기에 놀이거리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였다. 지옥열차는 그중 하나였다.
샤렐과 유설화의 눈동자가 기대감으로 물들었다.
그들은 간단하게 해장한 후에 지옥열차에 몸을 싣기로 하였다.
기차역은 수많은 마족들로 북적거린다.
기본적으로 텔레포트는 사용할 줄 아는 마족들이었지만, 지옥열차는 순수 관광용으로 제작되었다.
한성 일행은 그대로 하이패스다.
마계에서 작위와 영지를 가진 귀족은 30명 정도였다. 소수에게 권력이 집중되어 있는 만큼이나 그들이 가지는 혜택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이런 사소한 일도 마찬가지였다.
웅성웅성.
한성은 귀족들이 입는 옷을 입고 있었다. 이런 혜택을 보려면 어쩔 수가 없었다.
기차는 항상 귀족을 위한 전용석이 존재하였다.
빠아앙!
저 멀리에서 기차가 들어오고 있었다.
스스스슷!
그러나 기차에서는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자기부상열차인가요?”
“자기부상은 아니고 그냥 마도공학으로 설계된 기차라고 할 수 있지.”
“대단하네요.”
유설화는 혀를 내둘렀다.
아직까지도 지구에서는 자기부상열차를 상용화하지 못하고 있었다. 물론 일정 구간은 자기부상으로 갈 수 있었지만, 이렇게 대륙 전체를 돌아볼 수 있을 정도의 기술은 확보하지 못하고 있었다.
한성의 모습을 확인한 승무원이 달려온다.
“그라이언 남작님을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내 이름도 알고 있군?”
“신규로 추가된 귀족분들은 항상 업데이트를 하고 있습니다. 이쪽으로 오시죠.”
한성에게는 기차 한 칸이 제공되었다.
기차 안으로 들어가자 역시나 공간 확장이 걸려 있어 대략 30평 정도의 화려한 저택처럼 꾸며져 있었다.
화장실부터 시작하여 작은 정원까지 딸려 있을 정도.
그에 비하여 유리창 너머 마계의 전경이 스쳐 가고 있었으니 진정한 귀빈석이라고 할 만하였다.
이곳에서 승무원은 한성의 전속 시녀나 마찬가지였다. 아예 구석진 곳에서 대기하고 있었으며 한성이 성에서 시중을 받듯 모든 것을 알아서 처리해 주었던 것이다.
그런 전속 시녀가 셋이었다.
-열차, 출발하겠습니다.
스스슷!
열차가 빠른 속도로 달리기 시작하였다.
역시나 열차가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소리나 진동도 느껴지지 않았다. 바깥의 전경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것을 제외하면 이곳이 열차라는 사실조차 잊을 지경이었던 것이다.
한성은 정원 의자에 앉아 전경을 감상한다.
“어떤가?”
“대륙과는 다른 느낌이네요.”
“그렇겠지. 이곳은 마기로 이루어져 있으니까.”
“하지만 훨씬 발달해 있어요.”
한성은 유설화와 샤렐을 양쪽에 두었다.
그는 상당히 만족스러운 신혼여행을 보내고 있었다.
처음에 마계로 오자고 하였을 때에는 상당히 부담스러웠지만, 이곳에서 한성은 절대 권력자였다. 전혀 부담을 가질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마왕은 그를 전적으로 신뢰하였으며 그것 하나만으로도 한성을 건들 수 있는 존재는 마계에 존재하지 않았다.
애애애애애앵!
다음 날 아침 무렵이었다.
한성은 잠깐 잠들어 있었는데, 사이렌이 울려 퍼졌다.
열차는 그대로 멈추어 선다.
스스슷!
“영주님! 마왕의 호출입니다.”
“폐하가 왜?”
“인장을 분실하였다고 합니다.”
“뭐라고?”
한성은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마왕의 인장이 분실되었다는 것은 실로 심각한 문제라고 할 수 있었다.
그것은 옥쇄와 같은 역할을 한다. 그런데 마왕의 인장은 상징적인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니었고 그것을 사용함으로써 실질적인 힘을 발휘하기도 하였다.
마왕의 인장이 남용되면 피바람이 불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다.
“어쩔 수 없군. 곧바로 출두하겠다.”
유설화와 샤렐이 불안한 얼굴을 하였다.
“걱정할 것 없다. 금방 다녀오도록 하지.”
“하지만…….”
“영지에 있으면 안전하다.”
이미 그녀들은 남작의 반려자로 공표되어 있었다. 영지 내에는 수많은 보호 세력들이 있었고 그들은 어느 누구의 출입도 불허할 것이다.
물론 마계에서는 그런 일 자체가 별로 일어나지 않았다.
사실 영주성에 있는 것이 지구나 카렌대륙보다 안전할 것이었다.
“이루디아, 그녀들을 데려가도록.”
“명을 따르겠습니다.”
“조심하세요!”
“걱정하지 말라고.”
쿨렁!
한성은 그대로 마왕성으로 워프 하였다.
웅성웅성.
대전에는 마계의 귀족들이 모두 모여 있었다.
귀족이라고 해 봤자 서른 마리 안팎이다.
그들은 상당한 고뇌에 잠겨 있었다.
“도대체 어떤 미친 자인가?”
“영상이 잡혀 있습니다.”
시종장은 마왕이 등청하기 전에 영상을 공개하였다.
그곳에는 웬 마족 하나가 잠입하여 마왕의 인장을 훔쳐낸 후에 도주하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프라우스 공작은 그 장면을 바라보며 분노한다.
“이런 미친놈을 보았나! 놈의 신상은?”
“알 수 없습니다.”
“그게 말이 되나?”
“실력을 보면 대악마급인데, 어디에도 등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새롭게 탄생한 대악마란 말인가?”
“그래 보입니다.”
“심각한 일이로군.”
‘유그드람이로군.’
한성은 눈살을 찌푸렸다.
유그드람은 한성에게 당한 이후로 강해지기 위하여 발광하였을 것이다. 언제나 마왕의 인장을 노려 왔을 것이고 이번에 한성에게 참패하고 난 후에는 칼을 뽑아 드는 심정으로 잠입하였을 것이다.
유그드람은 대담하게 행동하였다. 그리고 마침내 마왕의 인장을 손에 쥐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마왕의 인장을 미래로 가져가지는 못하였을 것이다.’
한성은 턱을 쓰다듬었다.
유그드람은 한성과 몇 차례나 전투를 벌였으며 그때마다 놈에게 천리향 비슷한 것을 뿌렸다.
일종의 마력을 추적할 수 있는 장치였는데, 같은 차원계 안에 있다면 충분히 추적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한성이 번번이 유그드람을 놓쳤던 것은 놈이 중간계가 아닌 마계로 넘어갔기에 잡을 수 없었던 것이다.
“마왕 폐하께서 나오십니다!”
“…….”
귀족들은 입을 다물었다.
마왕의 심기는 매우 불편해 보였다.
그는 노기를 분출했다.
쾅!
쩌저저저적!
그의 분노에 마왕성 전체가 부르르 떨었다.
“마왕의 인장이 없어졌다고?”
쿵쿵!
“황공하옵니다!”
한성도 머리를 박았다.
마왕이 분노하였으니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것을 찾아오기 전까지는 절대 노기가 풀리지 않을 것이다.
“찾아라.”
“명을 받드옵니다!”
“그것을 찾아온다면 상을 줄 것이되, 찾아오지 못한다면 귀족 모두를 벌할 것이다.”
“충!”
마왕은 그대로 일어나 자신의 방으로 돌아간다.
귀족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잘못하면 대학살이 일어날 뻔했군.”
“대학살이라니요?”
“모든 귀족들이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되지. 작위가 박탈되거나 죽는 자들도 생겨나는 것일세.”
한성의 얼굴이 부르르 떨렸다.
하필이면 자신이 왔을 때 이런 일이 생길 수는 없는 법이었다.
‘유그드람, 네놈과의 인연은 정말 질기구나.’
이렇게 되었다면 자의든 타의든 놈을 잡아 인장을 빼앗을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