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Grand Master RAW novel - Chapter 403
제12장 결정 (2)
한성은 마누라들과 함께 아칸 대륙으로 넘어왔다.
물론 그들 역시 마족처럼 보여야 했으므로 마력의 목걸이를 착용했다. 엘란을 이곳으로 부르기로 하였다.
일행이 마국으로 갈 수도 있었지만, 그것은 위험한 일이었다. 한성이 위험에 빠지는 것은 어찌어찌 돌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해도 일반인에 불과한 그들을 위험할 수도 있다. 따라서 그들을 마국으로 데려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들은 발전하기 시작하는 마왕성을 바라보며 감탄했다.
“대단하네요.”
“신경을 좀 쓰고 있지.”
“첨단 과학 도시를 보는 것 같아요.”
유설화의 짤막한 평이었다.
대리석이 깔린 도로와 지하수로 시설 같은 마법과 과학이 결합한 문명이 들어서고 있었다.
곧 있으면 자동차도 다닐 것이고 마법 부상 열차도 운행이 될 것이었다. 그러니 이곳이 과거의 지구에 밀린다고 볼 수가 없었다.
압권인 것은 크리스털 캐슬로 불리는 마왕성이다.
총 100층 규모로 확장을 하고 있었는데 그야말로 엄청난 속도로 건축되어 가고 있었던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마뇌가 나타난다.
쿨렁!
“어서 오십시오, 폐하!”
“이들은……. 누군지 알지?”
“물론입니다. 타시죠.”
그들은 마력 부상 마차에 탑승한다.
마차가 미끄러지듯 나간다.
“편하네요.”
“자동차보다 낫지.”
“앞으로는 자동차도 다 떠서 다니는 건가요?”
“그럴 공산이 크지.”
유설화는 신기하다는 표정을 감추지 못하였다.
이런 식으로 건축한다면 앞으로 몇 달 안에 훌륭한 도시가 만들어질 것이었다. 아니, 그보다 앞당겨질지도 몰랐다.
그들은 마왕성에 도착하였다.
마왕성 내부는 더욱 화려했다.
“와아!”
그리고 나오는 탄성.
보석으로 만들어진 샹들리에가 반짝거렸고 고풍스러운 조각들이 벽면을 장식하고 있었다. 여기에 현대적인 감각도 살렸다.
보안을 위하여 그들은 한성의 공간으로 이동했다.
아직 20층까지밖에 올라오지 않았지만, 이곳에서 도시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몬스터들이 달라붙어 공사하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간단하게 목욕이라도 할까?”
“그런 시설도 있나요?”
“있지.”
게다가 마왕성 내부는 공간확장마법이 걸려 있었다.
따듯한 물이 덥혀졌고 그들은 목욕탕으로 이동했다.
거대한 탕에서는 뜨거운 증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들어가자.”
뜨끈한 것이 온도가 알맞다.
여기에 와인이 준비되었다.
“이런 시설에서는 와인이 곁들여지지 않으면 안 되거든.”
쪼르르르륵
한성은 뜨거운 탕 안에서 시원한 와인을 마신다.
아름다운 미녀들이 함께하고 있으니 분명히 남자들이라면 누구나 바라는 풍경일 것이다. 하지만 엘란이 들어오면 유설화가 어떻게 반응을 할지 걱정이었다.
‘나도 모르겠다.’
이제는 사건이 흘러가는 대로 몸을 맡기기로 하였다. 오랫동안 고민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칼번이 죽어 버리는 바람에 한성은 할 수 없이 휴가를 갖는 중이었다.
다만 지금의 평화가 썩 즐겁지는 않았다. 아니, 즐겁다는 것이 말이 되지 않았다. 가슴 한구석에서는 유그드람이 또 무슨 짓을 벌일지 모른다는 감정이 공존하고 있었다.
달칵
목욕탕의 문이 열린다.
“폐하, 군주 엘란이 도착했습니다.”
“곧 가지.”
“그냥 이쪽으로 오라고 하죠.”
“이곳으로?”
“좋잖아요? 그래도 우리는 당신의 부인들이잖아요. 명목상이라고 해도 새로운 부인을 맞는 걸 구경할 권리는 있죠.”
“그러시죠.”
샤렐까지 그리 말하자 어쩔 도리가 없었다.
어쩐지 느낌이 좋지 않다.
“들여라.”
“옛, 폐하.”
얼마 지나지 않아 아찔한 몸매를 가진 여자가 걸어 들어왔다.
엘란은 꽤나 긴장하고 있었다.
“면접을 본다고요?”
“그렇다.”
“도대체 무슨 면접을 본다고…….”
“폐하께서는 부인들이 있으시다. 그 부인들에게 통과되어야만 네가 황후가 될 수 있는 것이지.”
마뇌의 설명이었다.
물론 마왕에게 여자가 없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일이었다. 그 때문에 어느 정도는 각오하고 있었는데 정실 부인이 둘에 첩이 하나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하였던 것이다.
도대체 어떤 마왕이 그렇게 가정을 꾸린다는 말인가.
“저더러 목욕탕으로 가라고요?”
“싫으면 말고.”
마뇌가 그리 말했다.
어디까지나 그는 아쉬울 것이 없다는 표정이었다.
엘란은 한숨을 내 쉬었다. 그녀 역시 작정을 한 이상은 몸을 낮추어야 한다. 그래야만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었던 것이다.
스르륵
그녀는 수건 한 장만 달랑 걸쳤다.
“들어가지.”
스아아아!
수증기가 걷히자 한 남자와 세 명의 여자가 모습을 드러낸다.
‘아름다운 여자들이로군.’
마왕의 여자들이라고 하더니 과연 기품 자체가 달랐다.
그들은 호기심 어린 모습으로 엘란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뇌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대었다.
쿵!
“마왕 폐하를 뵙습니다.”
“고개를 들어라.”
“예.”
그녀는 살짝 고개를 들었다.
여자들이 눈으로 그녀의 몸을 샅샅이 훑고 있었다.
“당신.”
“예?”
그중에서 가장 어려 보이는 여자가 그녀를 불렀다.
검은 머리칼을 가지고 있는 매혹적인 여자다. 상당히 이국적인 외모가 눈에 띄었다.
“우리 남편의 노예가 된다고?”
“실질적으로는 그렇습니다. 명목상으로는 황후가 되는 것이지만요.”
“우리도 하늘처럼 받들 수 있어?”
“주인마님들의 자비를 바랄 뿐입니다.”
여자는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그냥 노예 하나 생겼다고 생각하면 되는 건가요?”
“그렇지.”
“혹시 육체적인 관계를 맺는다거나…….”
“그럴 일은 없을걸?”
마왕이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저것은 땀이 아니다. 아무리 목욕탕이 더워도 마왕이 땀을 흘릴 리가 없었다. 엘란은 그녀들이 엄청난 힘을 가진 것은 아닌가 착각을 했다.
‘괴물들인가?’
하기야, 괴물의 부인들인데 괴물이 아닐 리가 없었다.
‘저들은 마족인가? 모르겠군.’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그래도 노예가 된다면 알 수 있지 않을까.
“들어와.”
“그러죠.”
그녀는 목욕탕으로 들어간다.
희한한 면접이 아닐 수 없었다. 여자들이 하도 그녀를 뜯어보는 통에 얼굴이 화끈거릴 지경이었다.
“노예라면 찬성할게요.”
“저는 상관없어요.”
“저도 찬성.”
“그럼 결혼이 결정된 건가?”
“네.”
“하아…….”
엘란은 자신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내 쉬었다.
내심 면접 심사에서 떨어지면 어떻게 하나 하는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그녀들은 자비를 베풀어 준 것이다.
한성은 하나의 일을 처리했다.
어쨌거나 마누라들이 동의해 주었고 그는 정식으로 엘란을 부인으로 맞아들일 수 있는 것이었다.
물론 정확하게 말하면 정식 부인은 아니다.
황후라는 껍데기를 쓰고 있는 노예다. 그녀를 품지 않는다고 해도 상관없었다. 그렇지 않아도 한성은 서큐버스들과 매일같이 바람을 피우고 있었다. 아마 유설화가 안다면 눈이 뒤집힐 일이었다.
엘란은 일단 마국으로 돌아갔다.
그녀에게는 발표를 보류하라고 명령했다. 의식은 거행되었기에 앞으로 엘란은 2만 년 동안 한성의 노예로 살아가게 될 것이다.
이제 지구로 돌아가야 할 때였다.
일단 카렌 대륙과 지구의 황제로 즉위하고 난 후에야 아칸 대륙의 일에 신경을 쓸 수 있을 것이다.
아칸 대륙의 일도 마무리되면 곧바로 유그드람을 추격해야 한다. 동시에 고대 마계에도 신경을 써야 했다.
‘할 일이 태산이네.’
쿨렁!
그들은 지구로 돌아왔다.
유설화는 이번 일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사실 좀 그랬어요. 마구잡이로 부인을 늘리는 것이 아닌가 걱정했죠. 하지만 그녀의 태도를 보니 알겠네요.”
“무엇을 알겠다는 거야?”
“그녀가 노예라는 것을요.”
한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납득해 준다니 다행이었다. 앞으로 그녀들은 아칸 대륙에 신경 쓸 일이 없을 것이다. 그녀들이 나서기에 아칸 대륙은 너무 위험했다. 아직 그곳에는 평화가 도래한 것이 아니었다.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지역이었으니 굳이 그녀들이 방문할 일은 없었다.
사실, 오늘도 진땀을 뺀 한성이었다.
어디에서 적이 나타나지는 않을지, 마족들이 의심을 하지 않을지에 대한 걱정이다. 걸리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
한성이 성채로 복귀하자 김유환이 한성을 방문한다.
“형님! 이야기는 잘 끝나셨습니까?”
“그럭저럭.”
“다행입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지구의 발전은 문제가 없는 것이겠군요.”
“그렇겠지. 하지만 그곳이 식민지가 아니라 이제는 내가 직접 통치해야 한다는 것이 문제기는 해.”
“형님은 잘할 수 있을 겁니다.”
“과연 어떨지.”
“회견을 준비해 두었습니다.”
“나에게 쉴 시간은 없는 건가.”
“안타깝게도 그렇습니다.”
이제는 발표를 앞두고 있었다.
황제가 죽었다는 발표와 함께 즉위를 공식화해야 한다. 필시 여러 가지 말이 나돌 것이지만 할 일은 해야 했다.
회견장으로 나오자 기자들이 잔뜩 모여 있었다.
촤르르르륵!
플래시가 쏟아진다.
한성은 분명 ‘중대 발표’를 한다고 말했다. 그가 중대 발표를 한다고 공표할 때마다 세상이 한바탕 뒤집어졌으니 이번에는 무슨 일인가 싶었을 것이다.
그리고 오늘, 지금까지 한성이 한 발표 중에서 가장 심각한 일이 공론화될 것이다.
한성이 단상 위에 선다.
“카렌 대륙의 황제가 서거했습니다.”
“……!”
예상대로 충격이 주변을 휩쓸었다.
한성은 두 번째 충격을 주었다.
“선대 황제가 유언을 남겼습니다. 그것은 바로 제가 다음 황제가 되어야 한다는 바람이었습니다.”
“총독께서는 어떤 결정을 하셨습니까?”
“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