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Grand Master RAW novel - Chapter 416
제7장 태고의 던전 (1)
한성은 마국의 황제로 즉위하였고 그 때문에 연회가 벌어지고 있는 중이었다.
오늘 마국에서는 전쟁이 선포되었다. 정확하게 말하면 마국의 압박에 인간 제국이 전쟁을 선포하였던 것이다.
이에 마뇌는 차원의 마계에서 차출한 병력 100만과 마국의 병력 100만을 최종적으로 차출하였다.
전쟁이 발발하였지만 연회장의 분위기는 화기애애하였다. 긴장 따위는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던 것이다.
마뇌가 병력의 편성을 마쳤음을 보고하기 위하여 연회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폐하! 원정 준비가 끝났습니다!”
“빠르구나.”
“대규모 텔레포트 게이트가 완공되어 빠르게 병력이 모일 수 있었습니다.”
“물자는?”
“징발을 끝냈습니다.”
엄청난 속도가 아닐 수 없었다.
이는 전부 텔레포트 게이트가 완성된 수혜를 받는 것이었다. 그로 인하여 물자의 징발이나 병력의 차출이 하루 만에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이다. 예전 같았으면 가히 기적적인 일이라고 말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그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다.
“마뇌! 한 잔 받아라.”
“황공하옵니다!”
스슷!
마뇌가 그 자리에 사라져 한성의 눈앞에 부복하였다.
쪼르르륵!
영혼까지 취하게 하는 영혼주였으나 한성은 이를 가공하여 기존의 다섯 배에 이르도록 농축하였다.
사람이 마신다면 한 잔으로 저 세상에 보낼 수 있는 독주였다.
마뇌가 한 잔을 넘긴다.
“크윽! 좋군요.”
“내가 직접 계량하였다. 맛이 썩 괜찮지.”
마뇌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는 한성을 이어 마국의 두 번째 권력자로 거듭났다.
“자자, 잔을 들라.”
대신들이 잔을 채웠다.
마뇌는 한성이 할 말을 대신하였다.
“폐하께서는 실력을 중시하신다. 수련을 하여 대 악마가 된다면 그만한 권력을 누리게 될 것이다. 허나 실력을 쌓지 않는다면 영원히 일개 마족으로 삶을 마감하게 될 것이다. 노력하라! 폐하께서 중용하실 거다.”
“황제 폐하의 은혜가 대해와 같습니다!”
대신들이 잔을 쭉 들이켰다.
이곳에서의 일도 대충 마무리가 되었다. 하지만 한성은 마뇌가 극도로 잔인하게 인간을 학살할 것을 걱정하였다.
어디까지나 그가 이곳 아칸 대륙을 지배하는 이유는 지구의 번영을 위해서였다. 황폐화된 지구의 문명을 구축하기 위하여 다방면에서 노력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칸 대륙의 인구가 줄어들면 노동을 할 노예들도 줄어드는 것이었다. 그러니 한성은 가능하면 인간을 학살하지 않고 지배하기를 원했다.
마뇌야 알아서 조심을 하겠지만 마국이나 차원의 마족들은 달랐다. 그들은 학살을 즐기는 족속들이었다.
이에 한성이 나서기로 한다.
“이번 전쟁에 짐이 나서겠다.”
“폐하! 그깟 놈들이야 닭 모가지 비트는 것보다 쉽습니다. 굳이 닭 잡는 데 소 잡는 칼을 써서야 되겠습니까?”
“쯧쯧. 그러니 문제지.”
“폐하의 의중이 무엇입니까?”
“놈들을 노예로 사용해야 하는데 지나치게 인구가 감소될까 그것이 우려된다. 그리되면 수탈을 할 수 없지 않은가.”
쿵!
마뇌가 머리를 박았다.
“그런 깊은 뜻이 있는지 몰랐습니다.”
마뇌는 한성의 뜻을 알고 있었다. 그는 이미 한성의 정신과 연결되어 있었다. 하지만 능청스럽게 연기를 하고 있었다.
20인의 새롭게 들어온 대 악마들도 분명히 그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나머지 대신들은 아니었다.
“그래서 짐이 가고자 한다.”
“유람하듯 다녀오시겠군요.”
“그렇다. 마뇌 네가 군을 총 지휘하라. 나는 학살이 일어나면 막을 것이다.”
“폐하의 뜻대로 하십시오.”
한성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명심해라. 우리의 목적은 수탈이다. 놈들을 몽땅 죽이는 것은 불허한다.”
“폐하의 뜻대로!”
대신들이 부복했다.
한성은 흡족하게 웃었다.
“따분한 이야기는 그만하고 술이나 마시도록 하자.”
“존명!”
술자리의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었다.
대신들은 하나씩 머리를 박았다.
쿵! 쿵쿵!
그러고는 그대로 쓰러져 버렸다.
한성이 제조한 영혼주는 제아무리 강한 대 악마라도 버틸 수가 없었다. 마기가 약한 마족일수록 먼저 쓰러졌다.
영혼주의 주독을 억누르려면 마땅히 마기가 필요하였다. 그 때문인지 대 악마 몇을 제외하고는 남아 있는 마족이 없었다.
마국의 원래 마족들 중에서는 엘런이 유일하다.
“폐하. 오늘 동침을 하실 겁니까?”
“동침?”
엘런이 대놓고 물었다.
그녀에게 부끄러움 따위는 없었다. 그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마족 자체가 원래 문란한 족속들이었고 그들은 이제 표면적으로나마 부부였으니 동침을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것이다.
다만 마족들이 아직 술을 마시고 있는 가운데 그리 대놓고 말하니 조금 당황스럽기는 했다. 그래도 한성은 마왕이자 마국의 황제였다. 이런 일로 당황할 수는 없는 일이다.
“꼭 해야 하나?”
“잉태를 해야 한다고 사료됩니다.”
“잉태라.”
“후계를 든든히 하시는 편이 좋지 않을까요?”
한성은 고개를 흔들었다.
“굳이 후계는 필요 없다. 강한 자가 내 뒤를 잇는 것이 당연하지. 게다가 앞으로 최소한 10만 년 이상은 살아가게 될 것인데 후계를 벌써 만들 이유는 없지.”
“그렇군요.”
엘런은 아쉽다는 듯이 말했다.
결혼을 했으니 잠자리를 하는 것은 당연했지만 그녀는 노예라는 신분에 매여 있었던 것이다.
물론 한성은 후계를 만들지 않는다고 했지 그녀를 품지 않는다고 말하진 않았다.
한성은 엘런을 품으로 끌어당긴다.
“다만, 본처들에게는 말하지 말아야 한다.”
“물론입니다.”
“그렇다면 품어 주지.”
“감사합니다!”
엘런의 얼굴에서 화색이 돌았다.
곁에서 함께 술을 마시고 있던 샬롯과 엘롯이 애교를 부렸다.
“기왕 힘을 쓰실 거라면 저희들도 데리고 가 주세요!”
“그래요!”
한성은 고민했다.
어차피 엘런은 노예의 선상에 놓고 보아야 한다. 표면적으로는 부부였지만 그렇다고 실질적으로는 부부가 아니었다.
“그러든지.”
“감사합니다!”
권력을 쥐게 되었으니 여복이란 어쩔 수 없이 딸려 오는 일이었다.
광란의 밤을 보내고 아침이 밝았다.
마족과 하루를 보낸다는 것은 밤새도록 한성의 전륜함을 과시해야 한다는 말이나 진배가 없었다.
여성체 마족 셋을 골로 보낼 수 없다는 것은 마왕으로서 쪽팔린 일이었다.
한성은 세 여자 모두를 만족시킨 후에 겨우 한 시간을 자고 일어났다.
한성이 일어나자 여자들도 일어난다.
“어제는 좋았어요.”
“종종 이런 시간을 갖도록 하자.”
“네!”
한성은 기지개를 켰다.
사실, 지금부터는 고대 마계의 일을 제외하면 급한 것이 없었다.
고대 마계의 전쟁 준비는 최소한 몇 개월에서 길게는 몇 년이 걸리는 일이었으니 약간은 여유를 부려도 좋았다.
한성은 과거로 돌아온 것 같은 착각에 사로잡혔다.
“드디어 이런 여유가 생겼군.”
한성은 해장술을 마시며 중얼거렸다.
여자들도 함께 와인을 마신다.
“주인님께서는 언제나 이런 날을 꿈꾸셨죠.”
“맞다. 평화롭게 살아가기를 희망했지.”
“전 대륙을 통치하는 이상, 시간은 느리게 흘러갈 거예요.”
“반가운 소리로군.”
시간이 느리게 흘러간다는 것은 한성이 여유를 갖게 되었다는 표현의 일종이었다. 원래 마족들은 느긋하게 생활한다.
최근 들어 여러 가지 일들이 일어나며 여유를 찾지 못했을 뿐이었다.
뭔가 큰일만 터지지 않는다면 한성은 충분히 여유롭게 생활할 수 있다.
샬롯이 입을 열었다.
“이번 여행이 기대돼요!”
“나도 그렇다.”
“폐하의 마차에 타도 될까요?”
“그러든지.”
그녀들 역시 전쟁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인간들이야 호기롭게 전쟁을 외쳤지만 그것은 그야말로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것보다 무모한 짓이었다.
한성으로서는 이 전쟁이 얼마나 걸려도 상관없었다. 오히려 너무 빨리 끝나지나 않을지 걱정이었다.
똑똑!
“들어와.”
마뇌가 들어온다.
마뇌는 한성의 발치에서 부복했다.
“준비가 끝났습니다.”
“그래? 기다리라고 해라.”
“존명!”
“그럼 출발해 볼까?”
한성은 마국 남부 국경선에 도착했다.
가드란 성채 앞에는 50만에 이르는 병력이 도열하고 있었다.
이번 전쟁에는 200만이 동원되었다. 그 병력이 한곳에 모여 있는 것은 아니었고 각각 서부와 중부, 동부 전선으로 나뉘어 남하하게 될 것이었다. 그중에서 한성은 중부 전선에 끼어 가기로 하였다.
한성의 주변에는 50마리의 대 악마들이 동원되었다. 그러니 동부와 서부보다 훨씬 병력이 적다고 할 수 있다.
한성이 성벽 위에 도착하자 마족들과 마물들이 일제히 소리를 내질렀다.
“와아아아아!”
“끼에에에엑!”
“취이이익!”
여기에 보급부대로 가게 될 몬스터들도 괴성을 내질렀다.
한성은 최대한 피해를 줄이기 위하여 출발하는 것이었지만 과연 얼마나 피해를 줄일 수 있을지는 가늠할 수 없었다.
마족들이나 마국의 인간들은 한성이 통제할 수 있었지만 마물과 몬스터들은 통제하기가 매우 까다로운 족속들이었다.
‘그래도 피해를 최소화시키는 수밖에.’
한성은 좌중을 둘러보았다.
“출발하라!”
한성은 성벽에서 훌쩍 뛰어내린다.
그에게는 대형 마차가 준비되어 있었다. 마차 안으로 들어가자 거대한 방이 나타난다. 거의 50평은 되어 보였는데 그 안에는 없는 것이 없었다.
마차는 대형이라고 해도 한계가 있었지만 공간확장마법이 걸려 있어 실로 어마어마한 넓이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한성은 소파에 몸을 묻었다.
휘이이잉!
마차는 빠른 속도로 출발하였다.
말이 끄는 것이 아니라 마법에 걸려 공중에 떠갔으므로 사실 창밖의 전경이 빠르게 흘러가는 것만 아니라면 가는지도 모를 정도로 승마감이 좋았다.
한성은 한껏 거드름을 피웠다.
“잠을 실컷 잘 수 있겠군.”
“드디어 폐하의 세상이 왔네요.”
“아직 그렇게 단언할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지.”
한성은 이번 여행이 매우 만족스러웠다.
와인을 개봉하여 편하게 여행을 즐기려 하였는데, 마뇌가 마차로 들어왔다.
“폐하.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습니다.”
“불미스러운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