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Grand Master RAW novel - Chapter 476
제11장 승리 (2)
한성은 아마도 마에로스의 체력소모가 상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까보다 눈에 띄게 전투력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일단 스피드부터가 느려졌고 파워도 약해졌다. 구타하는 강도가 약해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이 바로 역전할 수 있는 기회였다.
한성은 이마에 온 내공을 실어 놈의 코를 가격했다.
퍼어어억!
“끄아아아악!”
퍽퍽퍽!
그러고는 철두공을 시전한다.
한성은 머리로 놈의 코를 깨부수며 이리저리 몸을 비틀었다. 이번에는 한성의 구타가 시작된 것이다.
놈은 얼굴 전체에 상당한 충격을 받고 있었다. 순식간에 전세가 역전된 것은 한성이 맞는 동안 힘을 비축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둘 다 검을 떨어뜨린 상황이 되었다.
퍽퍽퍽퍽!
한성은 주먹에 내공을 실었고 신성력과 마기를 섞어 터뜨렸다.
주먹에 실려 있는 힘 하나하나는 그야말로 가공할 만하였다. 이 정도의 힘이라면 산도 한 방에 잠재울 수 있는 위력이다.
그런 무식한 주먹으로 가격을 하고 있었으니 천하의 마에로스라고 해도 정상적일 리가 없었던 것이다.
꽈직!
마에로스의 턱이 날아간다.
이빨이 우수수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한성은 놈의 심장을 잡기 위하여 수강을 시전했다. 손이 시퍼렇게 물들었고 심장으로 반쯤 손이 파고들어 간다.
푸하하학!
피가 솟구친다.
한성은 다시 손을 집어넣었다.
퍽퍽퍽퍽!
한성이 한참 동안 손을 집어넣기 위하여 노력한 결과 마침내 놈의 심장이 잡혔다.
두근! 두근!
맥동이 느껴진다.
꽈드드득!
“끄아아아아악!”
심장을 꽉 쥐어짜자 놈은 죽어라고 비명을 질렀다.
한성은 미소를 지었다.
“잘 가라.”
“자, 잠깐!”
“유언이라면 들어주도록 하겠다. 네가 죽으면 본체에도 엄청난 타격이 간다는 것을 알고 있지. 안 그러냐?”
“나를 죽이면 후회할 거다!”
“이유는?”
“너는 테미스의 비밀을 알고 있나!?”
“어떤 비밀을 말하는 것이냐?”
한성은 심장을 터뜨리기 직전이었다.
위기에 몰려 있는 마에로스는 술술 입을 털었다.
“놈은 신이 아니다! 악마다!”
“알고 있다.”
“뭣이!?”
“내가 그 악마의 제자거든.”
퍼어어억!
한성은 심장을 터뜨려 버렸다.
마에로스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한성을 올려다보았다. 역시나 놈 역시 혼돈의 사도였으므로 심장을 뽑았다고 바로 죽지는 않았다. 하지만 마력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것이 보였다. 육체가 무너지고 있었던 것이다.
“쿨럭!”
놈은 피를 토해 낸다.
“우리는 자연적으로 태어난 생명체이다. 그리하여 수련을 쌓아 창조신의 반열에 오른 것이지. 내가 테미스 님의 제자이고. 그 때문에 이 땅에 문명과 종교를 전파하기 위하여 내려 온 것이다. 이제 이해되었느냐?”
“젠장…….”
스아아아아!
마에로스의 몸이 먼지로 화해 사라졌다. 그러자 놈의 권속들도 사라졌다. 마에로스가 죽었으니 몸을 유지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아리아와 신격들이 달려왔다.
“아론 님!”
“나는 괜찮다.”
“드디어 놈을 물리쳤습니다!”
“이리될 운명이었던 게지.”
한성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아마 지금쯤이면 테미스도 지상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한성이 패하면 곧바로 행성을 날려 버릴 준비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스스스슷!
테미스의 몸이 잠시 강림했다.
물론 본체가 현신한 것은 아니었고 잠시 영격체로 내려온 것이었다.
테미스가 한성의 손을 잡았다.
“정말 고생했다!”
“아닙니다.”
“이는 대단한 업적이다.”
테미스는 진심으로 기뻐하고 있었다. 이로 인하여 세계는 일통될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의 누구도 혼돈의 사도보다 강할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는 무사히 인간들에게 테미스교를 전파할 수 있을 것이고 그리되면 테미스의 힘은 강화될 것이다.
“이제 올라와도 좋다.”
“아닙니다. 사후처리가 남아 있습니다.”
기왕이면 깔끔하게 정리를 해야 한다.
마에로스 제국을 완전히 흡수하고 거대 제국을 이루어야 한다. 그러고 나면 자연스럽게 세계가 일통될 것이었다.
“그보다 부탁이 있습니다.”
“어떤 부탁인가?”
“마에로스를 비롯하여 그 권속들의 머리를 제작해 주십시오.”
“창대에 꽂아 진군할 텐가?”
“물론입니다.”
한성은 인간의 본질을 잘 알고 있었다.
지금까지 제국이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마에로스와 그 권속들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사라져 버리고 나면 제국은 일대 혼란에 빠질 것이었다. 나라를 세운 지 아직 몇 년밖에 되지 않았기에 시민들은 소속감이라는 것이 없었다. 그들에게 애국심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한성이 창대에 머리를 꽂아 진군하면 알아서 성벽을 알 것이다.
물론 안 된다면 날려 버리면 그만이었다.
“곧 보도록 하세.”
“들어가십시오, 스승님.”
한성은 홀가분한 마음이 들었다.
테미스가 물러가며 한마디를 남겼다.
“제국의 궁전에는 하렘이 있다고 하네. 그곳의 여자들을 마음껏 취하도록 하게! 하하하하!”
테미스가 그리 외쳤다.
한성은 한숨을 내쉬었다.
“창조신이 내게 여자를 취하라고 하다니.”
“당연한 권리 아닌가요?”
“그럴지도.”
테미스가 만들어 낸 신격들은 그것이 뭐가 잘못되었냐는 듯이 말했다. 역시나 피조물은 창조주의 성향을 따라가는 법이었다.
한성은 개선을 하고 있었다.
창대에는 마에로스와 그 권속들의 머리가 꽂혀 있었다.
시민들은 그 무시무시한 제국이 무너졌다는 사실과 함께 안도하고 있었다. 신이 보호하는 왕국이었으니 당연한 일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었지만, 그리 믿는 것과 실제로 일어나 보호를 받는 것에는 차이가 있었다.
시민들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와아아아아!”
두두두두!
한성은 전차를 타고 귀환하였고 가볍게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왕궁 앞에는 대신들이 나와 있었다.
그들은 한성을 보자 곧바로 부복했다.
“황제 폐하를 뵙습니다!”
“그래.”
한성의 호칭이 황제로 격상되었다.
이미 제국은 한성의 손 안에 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게다가 곧 있으면 빠르게 주변 부족들이 정리될 것이었다.
그때 잔느가 달려왔다.
“아론 님!”
“조심해라. 다칠라.”
잔느는 한성의 품에 안겼다.
따듯한 느낌이 전해진다. 저 안에 한성의 씨앗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태어난 아이는 대대손손 제국을 다스리게 될 것이었다.
한성의 역할은 거의 끝나가고 있었다.
“들어가도록 하지.”
“저도 함께하겠어요.”
“그리해라.”
그들은 나란히 대전에 이르렀다.
한성이 혼돈의 사도를 처리한 것은 실로 놀라운 업적이었다.
수많은 대신들이 한성의 이야기를 받아 적고 있었다. 어느 정도의 전투가 벌어졌는지 기록을 하기 위해서였다.
“……그리하여 놈의 심장을 터뜨렸다.”
“대단하십니다. 천계로 올라갔다가 귀환을 하신 것이나 그리하여 단숨에 적을 격멸한 것이나…….”
물론 한성에게 불리한 이야기는 뺐다.
나름대로 성서가 될 것이었는데 꼴사납게 처맞았다고 기록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한성은 완벽 그 자체여야 한다.
대충 정리가 되자 한성은 명령을 내렸다.
“마에로스 제국을 친다!”
“신명을 받드옵니다!”
한성은 검을 불끈 쥐었다.
이 제국까지만이다.
마에로스 제국만 손에 들어오면 한성은 천계로 올라갈 수 있을 것이었다. 하지만 역시 어떤 아이가 태어날지도 궁금했다.
마에로스 제국은 손쉽게 점령되었다.
한성의 예상대로 마에로스와 그 권속들의 머리를 창에 꿰어 가자 그들은 알아서 문을 열어 주었다. 무혈입성을 한 것이다.
신격을 무너뜨린 신격.
마에로스는 혼돈이었고 한성은 창조신의 사자였다. 그러니 창조신의 권위에 도전하려 하지 않는 이상은 무릎을 꿇는 것이 당연했던 것이다.
5만 대군을 동원했지만 그들은 싸울 필요도 없었다.
“와아아아아!”
시민들이 환호성을 내지르고 있었다.
눈동자들을 보니 세뇌가 풀려 있었다. 이들은 아칸 대륙의 노예들처럼 마에로스에게 세뇌가 되기 직전이었던 것이다.
제국의 황성이 눈에 보인다.
최소한 황성은 카렌 대륙의 황성 못지않았는데 이토록 화려한 건축물이 이렇게 빨리 들어섰다는 것부터가 반칙이었다.
물론 이제 이곳은 칼번 제국의 것이 될 것이다.
한성은 광장에 멈추었다.
정식으로 제국을 선포해야 한다. 그리고 창조신인 테미스를 받드는 종교를 퍼뜨리고 그의 힘을 강화시켜야 한다.
“짐은 하늘에서 내린 권한을 부여받아 칼번 제국을 천명한다. 또한 창조주 테미스교를 이 땅 위에 세우고 영원한 축복을 내리리라!”
“칼번 제국 만세!”
“황제 폐하 만세!”
제국으로의 선언이 이루어졌다.
웅성웅성!
제국의 대전.
거대한 제국이 세워졌고 이제 주변 부족을 처리하는 일만 남아 있었다.
한성은 최후의 회의를 진행하려 하였다.
분위기가 그랬기 때문인지 대신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이제 곧 있으면 한성이 떠날 수도 있음을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성이 옥좌에 앉았다.
“내가 떠날 것이라 생각하고 있군.”
“그러하옵니다. 하지만 아직 떠나실 때가 아닙니다.”
“왜지? 필요한 문명은 거의 전파를 했다.”
“아직 제국이 안정되지 않았습니다!”
“내 아이를 이 땅에 내렸다. 이 이상 내가 할 일은 없어 보이는구나.”
“최소한 다음 대 왕이 태어나실 때까지만이라도 있어 주십시오!”
“그래 주십시오!”
“그것 참.”
한성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지 않아도 한성 역시 아쉬운 감정을 가지고 있던 차였다.
“알겠노라.”
한성은 1년 동안 제국을 다스려 주기로 하였다.
시간은 빠르게 흐르고 있었다.
한성은 10개월 동안 대륙의 반을 집어삼켰다.
제국을 다스린다는 것은 내정과 전쟁을 함께 진행한다는 뜻이었다.
연합왕국 몇 개를 흡수했고 군소 부족들도 모조리 멸망시키고 제국의 영토로 삼았다. 그리고 도시들도 빠르게 세워지고 있었다.
아직까지도 제국은 팽창하고 있었다.
군사력은 50만 수준으로, 이 정도라면 가히 제국이라고 칭해도 부족함이 없었다. 인구에 비하면 오히려 이제 군사력이 적을 지경이었다.
군사들을 뽑으려 한다면 150만도 만들 수 있었다. 다만 그리하지 않는 것뿐이었다.
어느덧 풍년이 들고 제국에 평화가 찾아왔다.
잔느는 만삭이 되었기에 아이가 곧 태어날 예정이었다.
“아아아아악!”
황후궁에서 찢어지는 듯한 비명소리가 연신 울려 퍼지고 있었다.
한성은 숨을 몰아쉬었다.
그는 신격으로 군림하고 있었지만 역시나 첫 아이는 긴장이 되는 법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우렁찬 울음소리가 들린다.
“응애! 응애!”
산파가 아이를 데리고 나왔다.
“황자 전하십니다!”
“드디어 왕이 태어난 것인가.”
촤르르르륵!
주변의 모든 인간들이 무릎을 꿇었다.
한성은 천천히 황후궁 안으로 들어간다. 그곳에서는 잔느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한성은 잔느의 손을 잡는다.
“고생했다.”
“폐하…….”
“이 아이는 내 뒤를 이어 황제가 될 것이다.”
“감축드리옵니다!”
“오늘은 제국의 경사다! 제국 전체에 술과 고기를 내리겠노라!”
한성은 과업을 완수하였다.
아이까지 태어났으니 이제 한성이 이 땅에 머무를 이유가 없었다.
‘아쉬운 마음이 드는구나.’
이러니저러니 해도 한성은 이 땅에 많은 아쉬움이 남았다.
잔느에게도 정이 들었고 문명을 일구어 나가는 재미도 있었다. 어떻게 보면 지구인들의 사악함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제국민들은 순수했다.
한성은 광장까지 아이를 데리고 나왔다.
시민들이 한성을 발견하고는 엎드렸다.
“나의 아이다. 아이의 이름은 칼번 1세. 내 뒤를 이어 황제가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