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Grand Master RAW novel - Chapter 81
제6장 완성하다 (1)
러시아 대통령 푸란은 초조하게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천상의 기사 일행이 금역으로 발을 들인 지 3일이 흐르고 있었으나 아직까지 아무런 소식이 없다. 그러니 초조해질 수밖에 없었다.
“하아…….”
그는 담배를 입에 물었다.
왜 하필이면 러시아에서 이런 위기들이 발생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땅덩어리가 넓다고 하여도 그것은 중국이나 미국도 마찬가지다. 다른 여러 국가들도 땅이 넓었지만, 유독 러시아에서 상당한 피해가 발생하였다.
얼마 전 모스크바에 성채가 건설되어 그것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그런 일이 일어나고 얼마 되지 않아 본 드래곤이 출현하였던 것이다.
본 드래곤의 출현은 아국에 중대한 위협이 아닐 수 없었다.
처음에는 한국에서 과도한 요구를 하여 속이 쓰렸지만, 이제는 해결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는 중이다.
만약 이번 사태가 해결되지 않고 본 드래곤이 아국에 출현하게 되었다면 러시아는 멸망의 길로 접어들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똑똑.
“들어와.”
“각하! 다녀왔습니다!”
“돌아왔는가?”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레이는 다소 힘이 빠진 얼굴로 돌아왔다.
“무슨 수심이 그렇게 가득한가?”
“각하. 동영상부터 보시지요.”
그녀는 거대한 스크린에 동영상을 연결했다.
HD화질로 촬영된 화면에서는 본 드래곤이 선명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으음.”
푸란은 신음을 내뱉었다.
본 드래곤이라고 말은 들었지만, 그야말로 엄청난 위용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곧 천상의 기사와 놈의 대결이 벌어진다.
쿠아아앙!
지축이 울리고 화려한 폭발이 일어난다.
대기는 갈가리 찢겨 나갔는데 산맥의 한쪽이 반파되기도 하였다. 아예 카메라가 잡지도 못할 정도로 박투를 벌이다가 결국 천상의 기사가 본 드래곤의 심장을 뽑아내었다.
“허어!”
푸란은 신음을 내뱉었다.
인간이 강한 것에는 정도라는 것이 있었다. 하지만 천상의 기사는 그 정도라는 것에서 벗어나 버리고 만 것이다.
한데 그는 드래곤의 사체를 분리하고 있었다.
“저게 뭐 하는 거지?”
“가져가서 노예로 부린다고 합니다.”
“……!”
“일단 죽었으니 충분히 조립을 하여 부활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노예로 부리게 되는 것이지요.”
“본 드래곤을 노예로?”
“정확하게는 리치 드래곤입니다.”
“그게 뭐지?”
“드래곤이 1만 년의 삶을 채우고도 더 살아가고자 하는 욕망에 리치가 된 것입니다. 아마 어떤 사연이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전 세계에 위협이 되겠군.”
“바꿔 생각하면 인간에 강력한 아군이 생기는 것입니다.”
“아군이라.”
그는 이를 악물었다.
물론 한국에는 이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타국으로서는 압박의 수단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항의를 할 수도 없는 노릇. 세계 평화를 위해서라고 단정하면 이의를 제기할 수도 없었다.
띠리리리링!
전화가 울린다.
그는 문득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누구지?”
-한국 대통령의 전화입니다.
“끄응……. 연결하게.”
아니나 다를까, 한국에서 즉각 연락이 왔다.
박종진의 목소리가 들린다.
-잘 지내셨습니까?
“허허! 박 대통령님께서 어쩐 일입니까?”
-다름이 아니라 이번에 일이 잘 해결되셨다고요?
“귀하 덕분입니다.”
-그렇지요. 제가 설득하는 데 애를 먹었습니다.
“…….”
-그러니 한러 관계에 힘을 쏟아 주십시오.
“그, 그러지요.”
전화가 끊겼다.
쾅!
푸란은 책상을 내려쳤다.
“이런 빌어먹을 놈이!”
“고정하십시오.”
“천상의 기사만 아니었다면!”
“문제는 천상의 기사가 한국인이라는 데 있지요.”
푸란은 머리를 짚었다.
억울하고 아니꼬운 일이었지만, 지금은 천상의 기사를 보유하고 있는 한국이 갑이 되는 세상이었다.
* * *
쿨렁!
일행은 사무실 앞에 도착했다.
이소희는 사무실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또 하루 일과 시작인가.”
“…….”
한성에게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지금 그의 머릿속은 온통 이계의 조각에 대한 생각뿐이었다.
어떻게 해서든 샤렐을 만나고 싶다는 열망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런 강렬한 감정은 생전 처음이었다.
“사장님. 우리도 사무실을 옮겨야 하지 않을까요?”
“뭐라고?”
“사무실을 옮기자고요.”
“나중에.”
한성은 건성으로 대답했다.
물론 누구도 이상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한성의 성격이 원래 그렇게 생겨 먹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문을 열자 여전히 수많은 손님들로 북적거렸다.
“사장님! 직접 협상을 하고 싶습니다!”
“협상을 하게 해 주십시오!”
한성은 뒤를 돌아보았다.
그의 얼굴에는 다급함과 함께 살기가 흐르고 있었다.
사람들은 꿀 먹은 병아리가 되었다.
“상담은 오 과장에게 해 주십시오.”
한성은 사장실로 들어간다. 동시에 이소희에게 내선전화를 한 통 넣는다.
-예, 사장님.
“지금부터 아무도 이곳으로 접근시키지 말아야 합니다.”
-알겠습니다.
한성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이소희는 아예 사장실을 막아 버렸다. 누구도 출입하지 못하게 하였던 것이다.
한성은 모든 이계의 조각들을 꺼냈다.
우웅 우웅 우웅!
이계의 조각들은 영롱하게 빛을 내고 있었다.
이미 사방에는 결계가 쳐져 있었다. 결계가 쳐지지 않았다면 신비로운 힘에 모든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을 것이다.
“드디어!”
한성은 감탄사를 연발하였다.
사실, 이렇게 빨리 조각을 모으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앞으로 몇 달은 더 걸릴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6개월 만에 모든 조각을 모을 수 있었던 것이다.
다만 이곳에서 6개월이면 대륙에서는 60개월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5년이 흘렀겠군.”
샤렐과는 더욱 나이 차이가 나게 되겠지만, 상관없었다. 그녀를 사랑하게 된 것은 외모 때문이 아니었다.
달칵달칵.
한성은 간단하게 조각들을 붙여 나간다.
스스스슷!
조각들을 대는 순간 자연스럽게 접착되었다. 각각의 조각으로 떨어져 나갔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말끔하게 조립이 된다.
한성은 마지막 조각을 들었다.
“하아…….”
긴장되는 순간이었다.
달칵.
쿠구구구구궁!
“크윽!”
엄청난 암흑의 기운이 퍼져 나간다.
결계가 쳐져 있었지만, 기운이 빠져나가지를 못하여 허공으로 치솟았다.
쿠아아앙!
결계와 건물을 뚫고 암흑의 기둥이 하늘로 치솟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영롱한 기운을 뿜어내는 구체가 모습을 드러낸다.
“이것이 바로…….”
“완성하셨군요.”
한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언젠가는 이계의 조각을 모을 수 있다고 생각했으나 막상 이렇게 모으고 보니 실감이 나지 않았다.
“좌표는 아십니까?”
“좌표만 알고 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샤렐이 기거하는 1황녀 궁의 좌표는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몇 년 동안이나 1황녀 궁을 들락거렸으니 모른다는 것이 더 이상한 일이었다.
“좌표로 간단한 짐 정도는 보낼 수 있습니다. 서신을 포함해서 말입니다.”
“편지를 쓰면 되겠구나.”
“그렇습니다.”
막상 보내려니 할 말이 많았다.
드래곤 하트와 함께 서신이 도착한다고 해서 샤렐이 이곳으로 돌아오는 것은 결코 아니었다.
오히려 한성의 서신을 무시할 수도 있었다.
“사진기도 보내야겠군.”
만약 샤렐이 오지 않는다면 황제와 함께 찍은 사진을 보내 달라고 할 생각이었다. 그렇게 함으로써 추억은 가슴속에 묻을 것이다.
두근! 두근!
가슴이 뛴다.
한성은 편지지를 들었다. 그러고는 한 자 한 자 써 내려가기 시작하였다.
사랑하는 샤렐에게.
샤렐, 내가 지금 이 순간 당신을 얼마나 생각하고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큰 떨림을 가지고 있는지 당신은 알지 못할 거야.
대륙을 통일하였을 때보다도 더 벅찬 감동으로, 한쪽으로는 두려움으로 글을 써 내려가고 있어…….
한성은 몇 시간에 걸쳐서 장문의 편지를 썼다.
그가 샤렐을 얼마나 그리워하였는지, 그리고 함께 오지 않은 것을 얼마나 후회하였는지 말이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바로잡고 싶다고 써 내려갔다.
한성은 몇 번이나 편지를 고쳐 완성했다.
“하아.”
뭔가 큰일을 해낸 느낌이다.
그리고 한성은 황제에게도 편지를 쓰기로 하였다.
칼번은 그와 가장 친한 친구다. 그 역시 그리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도 연인보다는 친구에게 편지를 쓰는 것이 한결 수월했다.
샤렐에게는 그리움을 담았다면 칼번에게는 담담한 필체로 글을 써 내려가고 있었던 것이다.
한성은 저녁 무렵이 되어 편지를 완성했다.
그는 아이스박스에 포장을 하기 시작했다.
그 안에는 드래곤 하트와 편지 두 장, 카메라와 그에 대한 사용법이 동봉되었다. 그리고 이곳에서 판매하는 과자와 빵 등 언젠가 그녀에게 들려주었던 이야기에 등장했던 식품들을 동봉했다.
특히 라면에 신경을 썼다.
“아마 먹어 보면 반하겠지.”
이제 한성은 발송하기로 하였다.
이계의 돌은 한번 발송되면 완충까지 시간이 걸린다. 1년이 될지, 몇 년이 될지 몰랐으므로 사실상 기회는 한 번이라고 보아야 했다.
한성은 간단하게 마법진을 그리고 좌표를 입력했다.
마법진은 그저 이계의 돌을 활성화하는 것에 불과했으니 한성도 손쉽게 만들 수 있었다.
“워프!”
후우우우웅!
번쩍!
“크윽!”
한성조차 눈이 멀어 버릴 듯한 빛이 뿜어져 나온다.
곧 눈앞의 아이스박스는 사라져 있었다.
“끝인가?”
“좋은 소식이 있을 겁니다.”
“그러기를 바라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