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ved a tyrant from a slave trader RAW novel - chapter 71
메인데일은 그들이 어떻게 나올까 하며 잠시 뜸을 들였다.
그들은 바로 대답을 하는 대신 말을 더 들어보고 결정하겠다고 생각하는 듯했다.
“일단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광산입니다. 그런데 금맥이 눈에 보인다고 하더군요. 그런 결정을 그냥 남들이 하는 말만 듣고 할 수는 없는 게 안겠습니까? 그래서 제가 직접 가 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만약에 이곳에 계신 분들 중에 그 기회에 동참하고 싶으신 분이 계신다면 같이 가 보자고 말씀을 드리려고 이렇게 따로 뵙자고 한 것입니다.”
그의 말에 사람들의 표정이 조금씩 변했다.
갹출을 하라고 한 돈은 이미 냈지만 그 정도는 별로 부담이 되지 않을 정도로 많은 돈을 쌓아둔 이들이었다.
그들은 메인데일에게 좋은 투자처가 생겼고 그 금광에 직접 가서 보고 자기들이 투자를 결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좋게 생각했다.
가서 성에 차지 않으면 안 하면 되는 거였다.
그들은 메인데일이 그 말을 꺼내기 전에 왜 그렇게 조심스러워했는지도 알 것 같았다.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들을 챙겨주고 그 얘기를 해 준 것에 깊은 고마움을 느꼈다.
“저는 아주 관심이 많습니다. 저는 같이 가 보고 싶군요. 공작 각하.”
“저도 그렇습니다. 금광이라면 투자 가치가 높지요. 사실 공작 각하께서 하고 계신 반지와 목걸이를 보면서 그렇지 않아도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여쭤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동안 보석에 관심이 많아서 온갖 보석을 거래해 왔습니다만, 단언컨대 지금껏 공작 각하의 금과 같은 건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런 금이라면 일반 금의 스무 배 이상에 거래가 이루어질 수도 있을 겝니다.”
누군가 그런 얘기까지 하자 저절로 분위기가 달구어졌다.
메인데일은 다른 이야기를 할 필요도 없었다.
“그러면… 여기에 계신 분들은 모두 금광에 가 보시는 걸로 하시겠습니까?”
메인데일이 묻자 모두들 서로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 그렇게 되는 것 같습니다. 말씀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공작 각하.”
“투자금은 어느 정도나 생각하고 계신지 여쭤봐도 되겠는지요. 공작 각하?”
“저는 이번에 조금 무리해서라도 공격적으로 나서보고 싶은 생각입니다. 저택을 담보로 맡기는 것도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메인데일이 말하자 그 정도인 건가 하는 표정으로 모두들 놀라워했다.
그러면서 그들도 생각하고 있던 투자 금액의 액수를 속으로 조금씩 상향 조정하기 시작했다.
* * *
미궁 하나가 많은 사람으로 북적거렸다.
몇몇 사람들은 그곳을 금광이라고 생각하며 그렇게 부르고 있지만 그곳은 금광이 아니었다.
금맥이 보인다는 말은 맞지만 그들이 본 금맥은 사실 하루가 지나면 사라질 가짜 금들이었다.
로이드가 만든 금이 벽에 들어가 박히고 그의 마법으로 제법 금맥과 비슷한 모양을 갖췄다.
그게 재미있어서 굳이 그 자리에 꼭 있을 필요가 없는 사람들도 거기에 와 있었다.
레이아스와 루엔피스도 마찬가지였고 헤레이스도 로젠비크와 함께 구경하기 좋은 자리를 일찍부터 맡아두고 있었다.
“재미있어 보이네.”
“다른 사람들이 오면 바로 사라져야 돼요.”
“응. 마법 스크롤 있으니까 걱정 안 해도 돼.”
로이드의 말에 헤레이스가 말하자 그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마법 스크롤을 그렇게 쓴다는 것이 어처구니가 없게 느껴진 것이다.
평상시에는 스크롤을 낭비하지 않으려고 귀찮아도 먼 거리를 직접 말을 타고 이동하거나 그러는 사람들이 이번에는 그 재미를 포기할 수가 없었던 듯했다.
“좋아. 이 정도면 완벽한 것 같아.”
로이드가 가짜 금을 박아놓고 흐뭇해하는 동안 용병 한 사람이 급하게 들어왔다.
“옵니다. 와요. 사람들이 와요. 금광을 구경하려고 하나 봐요.”
용병도 신이 난 듯 흥분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들은 재미있겠다는 듯이 마법 스크롤을 꺼내 찢어 그곳을 떠났다.
그들이 있던 곳으로 한 무리의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들어왔다.
그들 중에는 전부터 맹활약 중인 미네른의 정보원도 있었다.
“여, 여깁니다. 저는 지금부터 말을 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하는 말 때문에 판단이 흐려질 수도 있으니까요. 그, 그럼 여러분들끼리 자유롭게 봐 주시기 바라겠습니다.”
그러나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미궁에 듬성듬성 박아놓은 야광주 덕분에 금맥이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사람들은 뭔가에 홀리기라도 한 것처럼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금맥을 보았다.
“메, 메인데일 공작 각하. 이게… 이게 다 금맥이라는 말입니까?”
그것을 처음 보는 메인데일도 그것을 보자마자 땅을 치고 후회하고 싶은 심정이 되었다.
금맥을 보기만 해도 그곳에서 산출된 금의 품질을 알 것 같았다.
이런 곳인 줄 알았다면 다른 이들을 끌어들이지 말고 무리해서라도 그냥 얻어 들여야 하는 거였다고 생각했다.
너무 화가 나서 그는 제 허벅지라도 찍고 싶었다.
점점 숨이 거칠어졌다.
지금까지 지켜왔던 이미지를 지키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참기가 어려웠다.
“저는 당장 8천만 골드를 투자하겠습니다. 공작 각하.”
제국 2대 상단의 상단주가 말했다.
그가 그렇게 나오는 것은 무리가 아니었다.
여기저기에서 자기들이 투자하겠다는 금액을 말했다.
“이 금광을 같이 매입해서 공동 소유를 하고 개발을 하는 형식인 것입니까?”
그들은 다른 사람들과 이익을 나눠야 한다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들의 얼굴을 보니, 머릿속에서 이런저런 계산들이 복잡하게 돌아가는 것 같았다.
그러리라는 것은 이미 그도 짐작을 할 수가 있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합니다.”
메인데일은 확연히 굳은 얼굴을 하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그의 표정이 변하는 것에 관심을 두지도 않았다.
이런 금광이라면.
이런 금광을 소유할 수만 있다면 황제도 부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금광에 다니며 금맥을 본 적이 있던 사람들도 이런 식으로 금맥이 선명하게 드러난 것은 본 적이 없었다.
그들은 지금 흥정이나 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 듯 메인데일을 독촉했다.
“공작 각하. 어서 진행하시지요. 사야 합니다. 이건요. 이건 한두 푼을 아끼자고 할 것이 아닙니다. 저쪽에서 부르는 값에 돈을 더 주고라도 사야 됩니다. 그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이 금광을 보여주면 우리가 살 수 있다는 보장이 없을 겁니다.”
사람들은 슬슬 초조해하며 말했다.
거래를 할 때 그런 태도를 보이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모르지 않는 메인데일이었지만 그도 비슷한 상태였다.
그는 미네른의 정보원을 불렀다.
물론 그가 누군지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미네른의 정보는 무기력해 보이는 표정을 하고 다가왔다.
“겨, 결정을 하셨습니까. 각하?”
“얼마를 원하는가.”
“유, 육 개월간 채굴권을 넘겨드리고 매, 매달 5천만 골드씩을 주시면 어떻겠습니까?”
그 말에 그 자리에 서 있던 사람들의 표정이 굳었다.
소유권을 넘기는 것도 아니고 채굴권만 넘기면서, 그것도 기간을 6개월로 제한을 한다는 말에 모두들 기분이 상한 얼굴이었다.
그러나 그 기간 안에 이곳에 있는 금을 전부 다 캐 버리면 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금방 사람들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한 달에 5천만 골드라는 비용도 제법 비싸게 들리기는 했지만 6개월 동안 충분히 본전을 뽑고도 남을 것 같았다.
그들은 거기에서 흥정을 시도하는 것이 좋은 생각이 아닐 것 같다고 느꼈다.
“저는 지불할 의향이 있습니다.”
누군가 성급하게 말했다.
그를 시작으로 해서 몇몇 사람이 그 말을 따랐다.
협상의 기초도 모르는 것처럼 구는 그들을 보면서 메인데일은 어이가 없었지만 어쩔 수가 없는 일이었다.
“돈은 어떻게 주실 생각이신지요? 바, 바로 받았으면 합니다만. 아시겠지만 들어가야 할 곳이 많아서 말이지요.”
메인데일은 자신의 저택에서 직접 주는 것으로 하고 마차를 가지고 오라고 말을 해 두었다.
남자는 그러겠다고 말하고 먼저 가겠다면서 나갔다.
남은 사람들은 한참 동안 그곳을 떠나지 못했다.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
“이게… 세상에. 이게 다 금이라니.”
그들은 당장이라도 채굴을 시작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당장 용병들을 구해야겠습니다. 각하.”
“이런 일을 잘하는 사람들이 필요할 텐데.”
“그런 사람은 내가 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들은 꿈에 부풀어서 희희낙락하며 말했다.
“돈을 구해야 할 것 같으니까 오늘은 각자 돌아가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한참 동안 그곳을 떠나지 못하던 사람들이 겨우 그렇게 말을 하며 움직였다.
자기들도 가고 싶은 마음은 없는데 다른 사람들이 그곳에 계속 남아 있는 것은 마음이 불편했다.
혹시 먼저 금을 캘 수도 있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결국 메인데일이 그런 분위기를 알아차리고 사람들을 설득해서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저택에서 데려온 병사 몇 사람을 그 앞에 세워두었다.
믿기지 않는 일이었다.
그들은 여전히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 많은 돈을 집에 쌓아두고 있는 사람은 없었기에 모두들 급히 돈을 융통해야 했다.
황성은 그야말로 소리 없는 전쟁을 치렀다.
마차 몇 대가 밤늦게까지 이리저리 달렸다.
대금업자들은 이게 무슨 일인가 하면서 돈을 마련하기 위해 같이 바빠졌다.
그들의 행보는 미네른의 정보원들을 통해 황실에 고스란히 들어갔다.
로젠비크와 헤레이스는 정말 이 일이 계획대로 될까 하면서 두근거리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시간이 갈수록 규모가 상상을 초월하며 커졌다.
로이드가 아니었으면 그렇게까지 판이 커지지는 못했을 텐데, 갑자기 생각도 하지 못할 정도로 판이 커지면서 이제는 헤레이스나 다른 사람들도 그 상황을 마냥 재미있겠다고만 생각할 수가 없게 되었다.
자기들이 당할 일은 아니었지만 그 상황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살이 떨렸던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대망의 날이 밝아왔다.
금광 거래를 하기로 한 미네른의 정보원은 일찌감치 메인데일의 저택에 찾아갔다.
이십여 명의 용병들이 그와 함께했고 그가 가져온 마차만 다섯 대에 이르렀다.
공작저에는 이미 사람들이 먼저 와서 모여 있었다.
메인데일 공작이 남자를 접객실로 맞이하고 차를 대접했다.
그러나 남자는 차를 받아놓기만 하고 마시지 않았다.
그의 뒤에는 용병들이 목석처럼 서 있었다.
무례한 태도는 아니었지만 자기들이 맡은 일만 똑바로 하겠다는 의지가 다분해 보였다.
대화는 빠르게 진행됐다.
협의는 이미 전날에 모두 끝이 났기에 대금을 받으면 거래는 그대로 성사가 될 참이었다.
메인데일은 돈을 보여주었고 남자는 그것을 확인했다.
함께 온 용병들이 지루할 정도로 꼼꼼하게 돈을 확인했다.
골드가 든 돈궤가 마차로 옮겨졌다.
거의 한 시간 가까이 확인을 하고 나서 남자는 서류에 서명을 했다.
“6개월 동안 채굴권은 이제 공작 각하와 여러분께 있습니다. 그사이에 저도 금광을 더 발견하게 되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협업을 계속해 나가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저는 개인적으로 아주 기대가 됩니다.”
그의 말에 다른 사람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관계를 나쁘게 할 필요는 없었다.
그에게는 금광을 알아보는 재주가 있는 것 같으니 앞으로도 잘 지내두자는 생각이었다.
이윽고 그가 떠나고 메인데일과 사람들은 다시 금광으로 향했다.
메인데일은 금광으로 들어가면서 앞에 서 있던 병사들에게 아무 일도 없었는지 물었다.
“예. 접근하는 사람도 없고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그들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그래. 수고했다.”
메인데일은 그 이상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안으로 들어갔다.
돌아간 후에도 금광의 금맥이 어른거려서 도무지 다른 일을 생각할 수가 없었다.
마침내….
마침내 손에 넣었다.
그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표정이었다.
이제 곧 광부들이 올 터였다.
힘을 쓰는 것은 용병들이 낫지 않겠냐면서 몇 사람이 고집을 부려 용병도 몇 명 오기로 돼 있었다.
같이 일을 시켜보고 일을 하는 걸 봐서 앞으로 얼마나 더 고용을 할 것인지는 차후에 결정을 하자고 이야기가 되었다.
메인데일이 먼저 들어가자 야광주가 금광 안을 환하게 비추었다.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더 큰 웃음이 걸렸다.
여기가 아닌가?
어제는 이즈음에서 빛이 났던 것 같았는데.
아닌가? 조금 더 들어가야 하나?
모두들 같은 생각이었다.
이상하다. 여기쯤이었던 것 같은데.
그런 생각을 하느라 그들의 발걸음이 점점 더 빨라졌다.
빨리 안으로 가서 봐야 할 것 같았다.
‘어디에 있지? 왜 안 보이지? 어제는 들어온 지 얼마 안 돼서 금맥이 번쩍거렸는데?’
그들은 잠시 어리둥절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도 자기들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는 상상도 하지 못하고 걸음을 빨리할 뿐이었다.
몇몇 사람은 아예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다른 사람들도 그들을 따라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