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ved a tyrant from a slave trader RAW novel - chapter 72
야광주는 넉넉하게 박혀 있었다.
안이 어두워서 보이지 않는다는 변명은 통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이게… 어떻게 된… 겁니까. 각하. 왜 금맥이 보이지 않느냐는 말입니다….”
결국 성질 급한 사람이 먼저 물었다.
“그…러게 말입니다…. 어제는 동굴에 들어오고 얼마 되지 않아서 금맥이 번쩍거리는 걸 봤던 것 같은데….”
한두 사람이 자기들의 의문을 드러냈다.
메인데일은 소름이 끼쳤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그도 알 수가 없었다.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금맥이….
금맥이 어떻게 사라진다는 말인가.
“이게… 무슨 일입니까.”
“밖에 있는 자들이 이상한 짓을 한 것이 아닙니까? 그자들을 당장 불러다가 물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우왕좌왕했다.
메인데일은 자신이 믿고 세워둔 병사들을 의심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상했지만 지금은 그런 기분을 드러내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그가 뭐라고 말을 하기 전에 사람들이 먼저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다짜고짜 병사들을 때리고 무슨 짓을 한 거냐고 소리치기 시작했다.
메인데일은 자기가 나설 일이 아니라고 직감했다.
괜한 일에 휘말렸다가 자신의 꼴만 우스워지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병사들은 이리저리 맞고 쓰러졌다가 일어서기를 반복하며 귀족들이 왜 그러는 건지 파악하고 노력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들은 이유를 알지 못했다.
“안에… 안에 저게 다 어떻게 된 거냔 말이다!! 금맥이 어디로 갔냐고!!”
세상을 살다가 그런 미친 소리는 처음 듣는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어이가 없었다.
그러나 그들은 같은 소리를 반복했다.
한두 사람이 하는 얘기가 아니었다.
병사들은 자기들은 모른다고 하며 안으로는 들어가 본 적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말을 믿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귀족들의 화는 이제 메인데일에게까지 향했다.
처음에는 그저 화를 내기에만 급급했던 사람들이 갑자기 그 자리에 멈칫했다.
“내 돈… 내 돈….”
누군가 갑자기 그 말을 하기 시작한 후부터였다.
그들은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그제야 서서히 깨닫기 시작했다.
자기들이 가지고 있던 여윳돈을 가져온 것도 아니었다.
빌린 돈이었다.
영지의 일부와 성을 판다고 해도 충당이 될지 안 될지 모를만한 액수였다.
사태를 파악한 사람들의 얼굴이 서서히 하얗게 질려가기 시작했다.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이게 지금 무슨 소리냐면서 서로를 보다가 미친 듯이 달려갔다.
“공작. 공작 각하! 메인데일 공작 각하!!”
그들의 말투는 점점 거칠어졌다.
그대로 미쳐버린다고 해도 이상할 것이 전혀 없을 것 같았다.
몇몇 사람은 눈빛이 달라졌다.
메인데일 역시 제정신이 아니었다.
“안 돼. 이건… 이건 말이 되질 않잖아…!”
그가 정신없이 소리를 지르며 금광의 안을 향해 달려갔다.
사람들에게는 그 모습이 도망치는 것처럼 보인 모양이었다.
“저놈을 잡아라. 저 사기꾼놈을 잡아!! 저놈이 그놈이랑 한통속인지도 모른다. 처음부터 모든 게 수상했어. 저놈이 우리를 속인 게 분명해. 저놈이 도망치지 못하게 잡아라!!”
귀족들은 이제 체면이고 뭐고 생각하지도 못한 채 달렸다.
동굴 앞을 지키고 있던 병사들은 어떻게 된 건지 알지도 못한 채 그들의 명령을 받고 달렸다.
어떻게 된 건지 알 수는 없어도 지금은 사람들이 메인데일 공작에게 크게 화가 난 것 같았고 그를 붙잡지 않으면 그들에게 죽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지금까지 공작저의 병사로 살아오면서 크게 위험한 일에 휘말리지 않고 살아왔지만 지금은 이상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분위기가 이상했다.
그동안 이런 위기는 단 한 번도 없었다고 생각하면서 그들은 미친 듯이 달렸다.
메인데일 공작을 거의 따라잡았을 때는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지 못한 채 그를 보았다.
“공작 각하. 대체 무슨 일인지….”
그들은 멍하니 공작에게 물었다.
그러나 공작은 정신이 하나도 없는 얼굴로 계속 달리기만 했다.
“그자를 잡아라. 그놈을 잡아!! 안 그러면 네놈들의 머리를 부숴버릴 것이다!!”
쫓아오는 귀족들의 소리는 지옥에서 들려오는 소리 같았다.
“공작 각하. 죄송합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그들은 메인데일을 붙잡았다.
“놔라. 놔라, 이놈들! 놓으란 말이다!!”
메인데일은 미친 듯이 소리를 질러댔다.
그러나 병사들은 그를 놔주지 못했다.
순식간에 귀족들이 따라 왔다.
“이놈! 무슨 짓을 한 거냐! 당장 말을 해라. 그놈은 누구였느냐. 그 말더듬이 놈이랑 무슨 계획을 세운 거냐는 말이다!!”
“반역을 한다고 하면서 사람들에게 돈을 모은 것도 전부 다 이 자의 작전이었던 것 같아.”
“맞군. 정말 그런 거야. 그렇지 않았으면 반역을 한다고 그렇게 돈만 밝히지는 않았을 텐데. 지금까지 반역을 일으킨 사람들 중에 누가 그렇게 돈을 밝히면서 사람들에게서 돈을 거둬들였냐는 말이야.”
귀족들은 정신이 반쯤 나간 것처럼 메인데일의 멱살을 잡고 흔들어댔다.
“아니오. 그런 것이 아니오. 그자는 나도 모르는 자요. 지금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요. 지금 나가면 그자들을 잡을 수 있을 거요. 그자들을 잡아야 하오. 마차에 든 것이 무거우니 빨리 가지는 못했을 거요. 지금 서두르면 잡을 수 있을 거라는 말이오!”
메인데일의 말은 합리적이었지만 그곳에 있는 사람들은 더는 그의 말에 휘둘리고 싶지 않았다.
“헛소리하지 마라. 말은 번드르르하게 항상 잘도 하지. 지금껏 그렇게 속여놓고 지금도 다시 우리를 속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냐? 우리가 다시 또 속을 거라고 보는 거야? 도대체 얼마나 우리를 바보로 알았으면 그렇게 생각을 할 수가 있는 거지?”
“아니오. 나는 그 자들과 상관이 없다는 말이오. 내가 그자들과 한패라면 왜 여기에 남아 있겠소. 왜 도망치지 않았겠냐는 말이오. 나도 피해자요. 나도 여러분과 똑같은 피해자라는 말이오. 아직은 늦지 않았소. 그자들을 잡기만 하면 되오. 돈이 아직 그 마차에 있을 테니 찾을 수 있을 거란 말이오.”
조금만 정신을 차리고 생각을 해 봤다면 그들은 메인데일의 말이 맞다는 것을 알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메인데일을 놔주지도 않고 그의 말을 듣지도 않았다.
그러면서 계속해서 같은 말을 반복하기만 했다.
빨리 솔직하게 말을 하라는 소리에 메인데일은 절규를 했지만 그들은 요지부동이었다.
“이렇게 하면서 시간을 끄는 거군. 이렇게 해서 놈들이 도망치게 하는 거야. 제 편이니까 도와주고 있는 거라고!”
누군가의 주먹질이 메인데일의 머리로 떨어졌다.
그것은 엄청나게 강한 금기와도 같았다.
그러나 금기가 한 번 깨지고부터는 산산이 사라져버렸다.
다른 사람도, 그리고 또 다른 사람도 그를 때렸다.
메인데일은 저항을 하지 못한 채 두 손으로 머리를 감쌌다.
그러는 동안 옆구리와 허리로 발길질이 들어오자 그때는 두 손으로 감쌌다.
“살려줘. 제발 살려줘. 내 말을 들어줘. 들어야 한다고…!”
메인데일의 목소리가 커졌다.
그러나 그 소리는 누구에게서도 반응을 끌어내지 못했다.
동글의 그의 목소리가 크게 번졌다.
“윽!!”
단말마의 비명이 터졌을 때, 귀족들도 놀란 듯이 흠칫했지만 그들은 스스로를 격려했다.
그렇게라도 해서 화를 풀지 않으면 죽을 것 같았다.
서서 버틸 힘도 없었다.
그러는 동안 메인데일의 병사들은 슬금슬금 뒷걸음질을 쳐서 멀어졌다.
그리고 그들이 자기들을 보지 않는 틈을 타서 전력으로 달렸다.
그들은 죽음의 사신을 피하는 것처럼 절박하게 도망쳤다.
생전, 그렇게 무서웠던 적은 없었던 것 같았다.
“으아아아아아!!”
참았던 숨을 한꺼번에 몰아쉬며 그들은 비명을 질렀다.
한참을 멀리 떨어져 달려온 후에야 그들은 뒤를 돌아보았다.
꼭 악몽을 꾼 것 같았다.
도대체 그 동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었던 건지, 그들은 상상도 할 수가 없었다.
* * *
사람들이 메인데일 공작의 저택 앞으로 모여들었다.
마차가 대로를 가득 채우고 있었고 마차에서 내린 귀족들이 문밖에서 서성거렸다.
공작이 사라진 지 사흘째였다.
그와 함께 어울리던 사람들도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메인데일 공작에게 준 돈을 받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자금으로 준 것이기는 했지만 그들은 그것을 투자의 개념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무슨 일이 생겼다는 말인가.
저택의 사용인들을 잡아서 공작이 어디에 있느냐고 물었지만 그에 대해 아는 이가 없었다.
이상한 소문 하나가 돌았다.
모히든과 헬트란의 실제 주인이 메인데일 공작이라는 소문이었다.
그가 모히든에 그동안 많은 돈을 맡겼고 금광에 투자를 했다는 소문도 들렸다.
그와 함께 사라진 사람들은 지금 금광들을 둘러보며 유람을 하는 중이고 며칠이 지나면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돌아올 거라는 소문이 함께 나돌았다.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광분했다.
사실이 아닐 거라고 생각했지만 구체적인 증거들이 속속 드러났다.
그 소문이 미네른의 정보원들에 의해서 역으로 퍼지고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없었다.
그들은 선동되면서도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러는 동안 황제가 귀족들을 소집했다.
단순히 정무 회의에 참가자격이 되는 몇몇 사람들만을 부른 것이 아니었다.
귀족 명부에 이름을 올린 사람은 누구라도 모두 참석하라는 명령이 시골 귀족들에게까지 내려졌다.
메인데일과 연관이 돼 있던 사람들은 전례없던 갑작스러운 소집이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설마.
그런 생각이 그들의 머릿속에 불안하게 번졌다.
황제께서 아신다는 말인가.
그들은 자기들이 벌인 일이 이미 황제에게 들어간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 머릿속이 하얗게 변해가는 것을 느꼈다.
중심이 되어줄 자도 사라졌고 황제는 무슨 일인지 모를 이유로 귀족들을 소집했다.
그들에게는 그것이 맹수의 아가리로 들어가는 일처럼 느껴졌다.
* * *
로젠비크는 아직 현실감이 전혀 들지 않았다.
그 앞에 있는 것이 전부 다 골드라는 말을 어떻게 믿을 수가 있다는 말인가.
헤레이스는 미네른의 정보원이 일을 완벽하게 수행한 것에 크게 탄복하며 그를 격려했다.
그래서 그의 노고를 축하하며 그 자리에서 1만 골드의 성공 보수를 주면 어떻겠냐고 로젠비크에게 물었고 그는 흔쾌히 승낙했다.
요원은 계산도 잘 안 되는 골드를 전부 그들에게 가져다주고 겨우 1만 골드를 받은 것이면서도 즐거워했다.
자신의 몫이 아닌 것에 욕심을 내면 안 된다는 것을 수많은 사례를 보며 뼛속 깊이 깨우친 사람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터였다.
“정말 수고했어.”
헤레이스는 몇 번이나 그를 칭찬했고 그는 1만 골드를 받은 것보다 한때 자기가 존경했던 미네른의 수장으로부터 칭찬을 받은 것이 더 좋은 듯했다.
“혹시 모르니까 로이드가 얼굴을 바꾸는 마법을 해 줄 거야. 알아보는 사람이 생기면 안 되니까.”
“정말이지요. 황후 폐하? 더 잘생기게 해 주겠지요?”
“그건 나도 잘 모르겠는데? 특별히 못생기게 해 주기는 어렵지 않을까? 이 상태에서?”
“예에?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저희 어머니가 저 낳고 잘생겼다고 얼마나 뿌듯해한 줄 아십니까?”
그와 한동안 대거리를 해 주다가 마침내 그를 내보내고 사람들을 불러들였다.
이미 일의 진행 상황을 공유해 왔었지만 실제로 골드가 가득한 돈궤가 가득 쌓여있는 것을 보고는 에이바르와 쌍둥이들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로이드와 리카르도도 탄성을 연신 내뱉으면서 정말 이렇게 될 거라고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어댔다.
“한 방에 끝나버렸네? 나는 더 재미있게 놀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메인데일의 상단도 농락을 해 주고. 그런데 로이드가 금을 만드는 데 성공해서 그런 걸 할 필요가 없어지기는 했지.”
에이바르가 약간은 아쉽기도 하다는 듯이 말하며 돈궤를 구경했다.
“황실에 이렇게 돈이 많았던 적이 있었을까?”
에이바르가 궁금하다는 듯이 묻자 리카르도가 확신에 찬 채 고개를 저었다.
“단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지요. 황실은 언제나 적자였고 귀족들의 후원으로 겨우 먹고살 수 있는 정도였습니다. 전쟁을 일으키면 그 군자금은 황실에서 부담을 했고요. 귀족들의 힘이 강하다 보니 그렇게 됐습니다. 그걸 뒤집을 수 있는 기회가 몇 번 있었지만 매번 역부족이었고요.”
“그럼 이제 황권이 훨씬 더 강해질 거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에이바르는 거기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