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ll Search Gets Done RAW novel - Chapter 158
159. 경매장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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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팩트등록원부(갑)
문서확인번호 : 9015-2191-1101
아티팩트번호 : 95
아티팩트 내역 : 큰까마귀 발톱(Raven Claw)
종류 : 활
등급 : D급
출토 던전 소재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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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테만 보이는 ‘검색’ 스킬과는 달리 ‘검토’는 ‘감정’과 마찬가지로 누구에게나 보여줄 수 있기에.
나는 띄워올린 메시지 창을 눈앞의 여자, 카펠라 쪽으로 향하게 돌려서 보여주었다.
“이게 이 활의 등본입니다. 이미지를 한 번 확인해보십시오.”
“…….”
“보시다시피 이건 ‘큰까마귀 발톱’이라는 D급 활이 맞습니다. 아마도 비슷하게 생긴 다른 아티팩트와 헷갈리신 듯 합니다.”
“확실히 비슷하긴 한데.”
“이 부분 보이시죠?”
나는 확신을 주기 위해, 활대의 윗부분을 가리켰다.
시커먼 활대의 색상과 더불어, 끝이 S자로 휘어져 있는 모습이 똑같았다.
“말씀을 듣고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군요?”
“번호 적어놓으셨다가 나중에 등본 진위여부를 확인해보셔도 좋습니다. 거기 있는 QR코드로 바로 확인해보셔도 되구요.”
“아니에요,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
“그러시다면, 뭐.”
그때 앞서 가던 빌 캐롤이 뒤따르던 카펠라를 바라보며 외쳤다.
“트리스타 사무장. 안 오고 뭐하는가.”
카펠라는 나를 보며 싱긋 웃었다.
“번거롭게 해서 죄송합니다, 한세훈 길드장님. 제가 평소에 많이 가지고 싶어 했던 아티팩트라 너무 반가운 나머지, 그만 실례를 해버렸군요.”
“아닙니다. 그럴 수도 있죠. 캐롤 씨가 부르시는데, 어서 가보시죠. 트리스타 씨.”
“그럼.”
그렇게 헤어지기 직전.
잠시 나를 빤히 바라보던 카펠라의 눈동자에, 잠시 묘한 이채가 스쳐 지나갔다.
“다음에 또 뵙지요.”
“…….”
카펠라에게 보여준 해당 서류는 사실 내가 만들어놓은 위조 서류였다.
정확히는 이미지만 ‘죽음의 활’로 교체해놓은 서류.
아마도 해당 등본번호로 조회해볼 경우, 다른 활의 이미지가 나올 것이다.
하지만 그 다른 활의 모습은 ‘죽음의 활’과 묘하게 비슷했다.
만약 카펠라가 등기 번호를 머릿속으로 달달 외운 뒤, 되돌아가서 정말로 조회를 해보더라도…… 그때쯤 되면, 이게 그 활이었나? 하고 헷갈려할 정도로 비슷하게 생긴 물건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애초에 나는 그녀가 해당 활이 본인이 찾던 활이 맞는지, 확인해볼 시간 자체를 줄 생각이 없었다.
오늘 있을 사건을 막은 뒤, 카펠라의 뒤를 쫓을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그녀를 만난 건 어쩌면, 행운일지도 몰랐다.
“그나저나, 사무장이라…….”
미래 기억과 일치했다.
성십자회의 대주교, ‘이브 트리스타’라는 가짜 신분으로 지내다가 어느 순간 헤게모니 길드로 이직. 그 이후 사무장까지 올라가게 된다.
그러나 그녀의 진짜 정체는 바로 칼라미티의 여섯 간부 중 일인이자, 미국을 담당하고 있는 간부, 카펠라.
어쩌면 오늘, 내 생각보다 더 심각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래 기억 속 역사와는 다르게, 모든 게 너무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다.
그렇게 헤게모니 길드의 인사 둘까지 지나간 뒤.
사라가 내게 다가왔다.
“한.”
“네?”
“혹시 주변의 눈이 신경 쓰여서 그러신 거라면, 제가 지금 제거하고 오면 다 끝나는 게 아닌가 싶어서요.”
스컹─ 스컹─
순간 사라의 양손에 리스트 블레이드가 뽑혀 나왔다.
동시에 그녀의 주변으로 투지가 섞인 마나가 흘러나왔다.
“그건 추천하지 않습니다.”
“혹시 저 여자가 그렇게 강한가요?”
“이미 오는 동안 충분히 말씀드렸을 텐데. 그것만으로는 상상이 잘 안 되시는 모양이네요?”
“네 조금……. 겉으로만 봐서는 그냥 성십자회의 사제 같은 분인데, 정말로 그렇게 강한 여자일까 실감이 잘 안 나기도 해서요.”
“저번에 상대했던 프로키온의 골렘 기억나시죠?”
“그때의 그…… 키메라 골렘이요?”
“네. 그 정도로 강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흐음. 여전히 믿기지가 않네요.”
“그럼 왜 물어보셨어요.”
사실 헌터 간 강함의 비교라는 것은 큰 의미가 없는 일이었다.
싸우는 방식과 상성. 그리고 개개인의 경험과 센스에 있어서 대결양상이 천차만별로 바뀌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한 가지만은 확실했다.
만약 누군가 칼라미티의 여섯 명의 간부 중, 어떤 헌터가 가장 까다롭고 좆같은가…… 질문을 할 경우 그 대답은 단연코 카펠라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
물론 내가 직접 상대해본 경험이 있는 건 아니었지만, 헌터 전쟁 당시 가장 많은 사람을 도륙한 것은 알데바란도, 시리우스도, 프로키온, 폴룩스도, 리겔도. 심지어 칼라미티의 수괴 놈조차 아니었다.
당시에 직접적인 킬 수가 가장 높았던 자는 다른 누구도 아닌, 카펠라였다.
그것은 그녀의 좆같은 전투 방식 때문이었는데…….
“사라.”
“네!”
이제 아티팩트 경매가 곧 시작될 예정이었다.
나는 지금부터 틈틈이 그녀에게 곧이어 일어날 일들과, 카펠라의 상대법에 관한 설명을 해주기로 했다.
이미 여러 번 말해주었지만, 원래 시험이 시작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하는 복습이 성적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법이었다.
“지금부터 카펠라를 어떻게 제거할지에 대해서 말씀드릴게요.”
내 말을 듣는 사라는 진지한 눈빛으로 경청했다.
마지막으로 일을 앞두고 있어서 그런지 그녀도 긴장이 되는 모양이었다.
그러는 동시에 옥션 홀의 한켠에 위치한 자리를 찾아 앉은 우리는 무대 쪽에 경매 진행자가 걸어 나오는 모습을 보았다.
“신사숙녀 여러분! 국제 아티팩트 경매를 찾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는 넓은 홀이 떠나갈 정도로 쩌렁쩌렁하게 외쳤다.
“그러면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첫 번째 아티팩트는 바로……!”
***
삐익─
부저가 울리자, 대형 스크린의 상단에 200만 달러가 찍혔다.
– 방금 100만 달러가 올라왔습니다! 아홉 번째 입찰의 주인공은 바로 70번 참가자입니다. 자, ‘바람의 망치’. 이보다 더 높은 금액은 나오지 않는 겁니까? 지금부터 카운트 들어가겠습니다. 다섯! 넷! 셋!
나는 진행자의 앞에 놓인 망치를 ‘검토’를 통해 확인해보았다.
“흠.”
눈앞에 ‘검토’ 창을 띄운 채 아티팩트의 설명을 읽어 내려가며 골똘히 생각에 잠겨있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바로 옆쪽에서 사라가 얼굴을 바짝 댄 채 내용을 함께 읽어나가고 있었는데.
“와아!”
그러다 갑자기 사라가 내뱉는 탄성 소리에, 나는 깜짝 놀라며 그녀를 돌아보았다.
“왜 그래요?”
“완전 잇템이잖아요?”
“이게요?”
“네! 바람 친화력도 상승시켜주고, 던지면 바람의 힘으로 되돌아온다니? 너무 멋지지 않나요?”
“혹시 망치 써본 적 있어요?”
“가끔 못 박을 때 정도?”
“아는 헌터 중에 망치 쓰는 사람 있어요?”
스컹, 철컹.
그녀는 자신의 손목 검을 꺼냈다 집어넣으며 말했다.
“아뇨. 제가 아는 헌터는 대부분 리스트 블레이드를 사용해서요.”
“그러면 굳이 살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사실 사놓아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아티팩트란 헌터라면 누구나 가지고 싶어 하는 꿈의 장비를 의미했다.
그러는 동시에, 일종의 투자 자산으로써도 취급되었는데, 일각에서는 무패의 신화라고 불릴 정도로 가지고 있으면 가지고 있을수록 무조건 가치가 상승하는 물건이었다.
그러나 현재의 내게 있어서, 돈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었다.
이미 충분히 벌만큼 벌었기에, 그러한 것에 더 이상 큰 관심이 동하지는 않았다.
누가 공짜로 준다면 모를까. 굳이 돈 써서 쟁여놓고 싶은 마음은 없었던 것이다.
“그런가요. 아쉽지만 어쩔 수 없죠.”
“살까요?”
“아니에요. 괜히 저 때문에 그러실 필요는…….”
한, 300만 달러면 되려나?
1,200원 환율 기준으로 한화로 36억 정도 되는 돈이었다.
아마도 그 정도면 낙찰이 될 수 있을 것이고, 길드 복지로써 이 정도면 충분할 것이다.
이제 돈 없이 살던 옛날의 내가 아니었다.
안인식과의 여러 가지 사업도 잘 돌아가고 있고, 길드 사옥의 부동산 가격도 떡상할 대로 떡상한 상태.
심지어 대한민국에 던전 출몰지역을 예측해서 투기한 땅들만 수백만 평이 되었다.
꼭 그런 게 아니더라도, 당장 내가 보유한 아티팩트들만 다 팔아 치우면 수천억에서 조 단위까지도 갈 수 있는 상황.
아직 세계 몇대 부자라던가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몇 십억 정도까지는 어떻게든 감당할 만하지.’
사실 돈이 아무리 많다고 해서 막 쓰기에는 아까운 게 사실이었다.
쓸 때 쓰더라도, 결코 버리듯이 날려 먹으면 마음이 불편한 것이다.
그렇기에 적어도 사용처만큼은 확실해야 하는 법.
그리고 지금은 그 사용처가 매우 명확한 상황이었다.
‘다른 길드원들은 몰라도, 사라는 자기 고향도 버리고 먼 타지까지 이주해 와서 계속해서 함께 고생해주고 있는…… 정말로 고마운 사람이니까.’
심지어 거리낌 없이 24시간 내내 나를 케어해주는 정말로 좋은 사람이었는데 이 정도도 못 해주면 야박하지 않을까 싶었다.
나는 천천히 손가락을 올렸다.
눈앞에 있는 경매 참가자용 스크린을 터치하기 위해서였다.
일반적으로 10억을 잘 넘기지 못하는 D급 아티팩트의 평균 시세를 고려해봤을 때, 36억이면 떡을 치고도 남았다.
낙찰이 되지 않을 수 없는 금액인 것이다.
그러한 생각을 하며 금액을 입력하려는 순간이었다.
삐익!
– 아! 70번 참가자께서 500만 달러를 올리셨습니다! 이 D급 아티팩트에 정말로 그만한 가치가 있는지 의문이 듭니다만, 어쨌든 시작가로 500만 달러가 등록되었습니다! 자, 이보다 높은 금액을 제시할 참가자, 또 계십니까?
나는 70번 참가자 쪽을 바라보았다.
그는 지금껏 한 번도 입찰가를 올리지 않았던 사람이었고…….
찌릿.
“…….”
“…….
잠시 마주친 그의 눈빛에서는 마치 빔이라도 쏘아질 것처럼 맹렬한 기운이 느껴져 왔다.
“뭔데…….”
70번 참가자는 바로 염제, 닐 타이슨. 아까 옥션 홀 입구에서 잠시 실랑이를 벌였던 자였다.
당시 사라에게 치근덕대고, 나에게도 마찬가지로 상당히 짜증나게 굴었던 놈이었는데.
지금 저놈의 행동은 아마도…….
“헛!”
사라가 순간 굉장히 불쾌한 무언가라도 봤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왜 그래요?”
“저 사람이 방금 굉장히 부담스러운 얼굴로 저를…….”
그녀의 말에, 곧장 고개를 돌리자, 그는 내 시선에 흠칫 놀란 것인지 큼큼거리며 표정관리를 해나갔다.
“흠.”
삐익!
나는 곧장 입력했던 금액을 수정했다.
50만 달러라고 적힌 숫자에서, 맨 앞에 10을 추가한 뒤 입찰 버튼을 눌렀다.
– 140번 참가자! 1,050만 달러! 입찰가가 갑자기 두 배 이상 늘어나 버렸습니다, 저 ‘바람의 망치’에 무언가 특이한 점이라도 있는 걸까요? 이 참가자들은 도대체 무엇을 본 것일까요?
그리고. 사라가 무언가 감동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한… 저를 위해서 이렇게까지…….”
“이 정도는 당연히 해드려야죠.”
“아아……!”
밥만 잘 나와도 퇴사 욕구가 확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만약 거기에 길드원이 원하는 걸 제 때 제 때 챙겨줄 수 있다면 퇴사 욕구와 더불어 길드에 대한 충성심과 업무 효율까지 덩달아 향상될 수 있을 터.
그렇기에 길드원이 원하는 게 발견된다면 곧바로 충족시켜주는 것이 길드 운영에 관한 나의 철칙이었다.
어차피 아티팩트란 살 능력만 된다면 사두어서 손해 볼 것 없는 자산의 한 종류이기도 하기에.
꿩 먹고 알 먹는, 혹은 마당 쓸고 돈 줍는 격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잠시 후.
삐익!
– 70번 참가자께서 다시 1,100만 달러! 두 배를 올려쳤던 140번 참가자에 비해 다소 소극적인 모습입니다!
“한 번 해보자는 거군.”
“한…… 괜찮은 건가요?”
나는 사라를 향해 씩 웃어 보이며 자신감을 표했다.
“이정도 출혈쯤이야, 별거 아닙니다.”
1,110만 달러면 1,200원 환율 기준으로 약 132억 정도.
내가 돈이 많긴 했지만…… 사실 당장 움직일 수 있는 현금 자체가 아주 많은 편은 아니었다.
솔직히 말해 지금 입찰된 금액도 현재로서는 벌써 감당할 수 없는 액수가 되어버렸다.
저걸 사려면 땅을 팔거나 길드의 명의로 자금을 끌어오거나, 다양한 방법을 궁리해야만 하는 상황.
나의 순수한 개인의 돈으로 뭘 어떻게 할 수 있는 금액은 이미 초과한 지 오래였고, 길드의 운영 자금을 끌어와도 벅찬 금액이었다.
“사라, 제가 무조건 저 아티팩트를 구해다드릴 테니. 걱정 붙들어 매세요.”
그러나 괜찮았다.
금액을 더 올려야 한다면 얼마든지 더 올릴 용의가 있었고, 나는 결국 저 망치를 얻을 것이다.
그러한 내 모습을 바라보는 사라의 눈빛에 뭔가 감동의 물결이 몰아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저 아티팩트가 그렇게 가지고 싶었나?
그냥 바람 좀 나오고 부메랑처럼 돌아오는 망치일 뿐이다.
물론 일반적인 망치 계열 헌터라면 당연히 눈이 돌아가는 물건이긴 했지만 아무리 그렇다 할지라도 굳이 사라가 저런 걸 필요로 하지는 않을 텐데.
“사라, 그런데 저 망치가 왜 필요해요? 진짜 본인께서 쓰시려고?”
“아, 그건 말이에요, 사실…….”
그때 진행자의 외침이 들려왔다.
– 그러면 최종 낙찰까지 카운트에 들어가겠습니다! 5, 4, 3, 2, 1!
나는 서둘러 참가자용 스크린에 힘차게 손가락을 얹었다.
삐익!
– 아아아! 140번 참가자! 이번엔 열 배나 올려쳤습니다! 11,100만 달러!
‘바람의 망치’ 가격은 한화로 1,000억을 돌파해 버렸다.
일반적인 D급 아티팩트의 가격이 아무리 많아도 10억을 잘 못 넘기는 상황과 비교해볼 때, 1,000억은 그야말로 미쳤다고밖에 표현할 수 없는 가격이었다.
그러나 70번 참가자, 닐 타이슨은 정말로 괴물 같은 가격이 올라왔음에도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삑!
– 70번 참가자! 13,350만 달러! 여전히 소극적이지만 어떻게든 따라붙습니다!
아까 옥션 홀에 들어오는 입구에서도 나에게 힘으로 밀렸던 염제, 닐 타이슨.
돈에서만큼은 결코 나에게 밀릴 수 없다는 것일까?
끈질기게 따라오는 그를 슬쩍 바라봤다.
그는 살짝 충혈된 눈으로, 나를 죽일 듯 노려보고 있었다.
마치 저딴 것에 이정도 돈을 쓰는 건 많이 아깝지만, 네놈 따위에게는 지지 않을 거다! 라고 외치는 것처럼 보였다.
“…….”
국제 헌터 랭킹 1위의 닐 타이슨의 밝혀진 재산은 약 10조.
내로라하는 대부호들 사이에서 그 재산이 아주 많다고는 말할 수는 없었지만, 미래 기억과 현재의 내 삶을 통틀어 보아도 10조면 정말로 어마어마한 재산이었다.
대부호들 사이에서는 아주 두드러지는 액수가 아니었지만 그래도 어디에 가더라도 결코 돈으로 꿀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자꾸 따라오는 건 귀찮으니, 스피드하게 끝내주지.”
삑!
내 손가락이 또다시 입찰 버튼을 가볍게 터치했고.
-아! 140번 참가자… 어? 음……!
순간 진행자의 말이 잠시 멈췄다.
그리고는 또 다른 경매국 관계자와 잠시 연락을 주고받는 듯 보였다.
아마도 무대 스크린에 떠오른 숫자가 오류가 아닌지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 모양이었다.
그는 이윽고 고개를 끄덕이는듯하더니 마이크에 입을 가져다 댔다.
– 140번 참가자! 이번에는 100배 증가한…….
나는 70번 참가자 쪽을 슬쩍 보았다.
해당 금액을 바라보는 그의 표정은 이내 붉으락푸르락 해졌고, 그 손과 발은 덜덜 떨리고 있었다.
– 111억 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