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124
대한민국 절대 재벌! 124화
“아무리 지지 세력이 없다지만 박사님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많을 것입니다. 위험을 무릅쓰고 단추로 위장한 금을 보낸 사람도 있잖습니까? 조선에서 그 정도의 금을 보냈으니 개인이 아니라 단체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군.”
“입국하시면 그들이 박사님을 찾아올 겁니다. 그들로부터 시작해 세력을 구축하시면 될 것입니다. 누가 뭐라고 해도 미군정은 박사님을 지지할 테니까요.”
“그건 그렇고 만송은?”
만송은 이기붕의 호다.
그는 이승한 정권에서 철저한 이인자로 군림하고.
이승한 정권 대부분의 죄악이 그에게서 나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이기붕의 일생도 꽤 파란만장하다.
“미군 군정청 재판관의 통역이 됐다고 합니다.”
“그렇군.”
* * *
일본 정부 주최 만찬장.
‘놀랍군.’
일본 총리와 히로히토는 맥아더와 같이 나타난 내가 누군지 궁금해하는 눈빛으로 날 봤다.
그리고 지금 난 최고 전범들을 바라보았다.
물론 저들은 전범 재판에서 제외된다.
‘같이 밥을 먹어야 할까?’
내 앞에 있는 그릇을 히로히토에게 집어 던지고 싶다.
나는 그가 만든 이 상황을 최대한 내가 유리한 쪽으로 이끌 것이다.
‘정말 작네.’
히로히토는 정말 볼품없는 모습이다.
태평양전쟁 때 항상 입던 군복을 벗고 턱시도를 입었지만 내가 느낀 그의 느낌은 찰리 채플린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처럼 보였다.
‘아부를 좀 떨다가 제대로 뒤통수친다.’
물론 내가 생각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맥아더가 아무 생각 없이 나를 데려온 것은 아닐 것이다.
‘하여튼 생각하지도 못한 기회를 얻었으니 최대한 이용해 보자.’
“오래 기다렸습니까?”
맥아더가 덤덤히 일본 총리에게 물었다.
“아닙니다.”
일본 총리가 맥아더의 눈치를 보며 대답했고.
다시 한번 힐끗 나를 봤다.
일본 총리는 일본어로 이야기하고 있고.
그것을 통역관이 영어로 통역해서 맥아더에게 전달해 줬다.
물론 나는 영어와 일본어 모두 능통하기에 저들이 어떤 뉘앙스로 말하는지 정확하게 알아들을 수 있었다.
“누군지 궁금합니까?”
맥아더의 말을 일본 통역관이 일본어로 통역했고.
그때 나를 힐끗 봤다.
‘내 눈치를 보내.’
이건 미군정 문관인 일본인 출신 통역관이 이미 일본 정부에 매수됐다는 의미다.
“하하하, 갑작스럽게 참석한 인원이라서······.”
아마도 영어 통역관은 일본인이기에.
그가 비록 하와이 출신 이민 2세대나 3세대라고 해도.
미국보다는 일본에 유리하게 통역할 것이다.
그런 성향이 아니라 해도 일본 정부는 그렇게 만들려고 수많은 노력을 했을 것이다.
나라고 해도 통역관부터 구워삶았을 것이다.
‘일본 정치인은 여전히 현실적이지.’
그에 반해 조선, 아니, 대한민국의 정치인들은 고집불통이다.
“동아시아 지역 내 정보 보좌관이오. 야가미 라이토라고 하와이 출신이오.”
맥아더는 내가 요구한 대로 일본 총리에게 말했고, 히로히토는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여기서도 꿀 먹은 벙어리구나.’
항상 저랬다.
‘너는 오늘부터 인간이다.’
히로히토를 보며 미소를 지었고.
히로히토가 내 미소의 의미를 몰라 살짝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자네, 혹시 신이었다가 다시 인간이 될 사람을 만난 적 있나?
맥아더가 내게 했던 말이 다시 한번 떠올랐다.
아마 맥아더는 오늘 이 자리에서 히로히토에게 인간 선언을 강요할 것이다.
‘신을 끌어내려야 자기가 신이 되지.’
놀랍게도 훗날 일본에서는 맥아더를 자신들의 신으로 모시는 신사도 꽤 있었다.
하여튼 일본만큼 신이 많고 잡종인 곳도 없을 것이다.
“배고프니 식사부터 합시다.”
“그러셔야죠.”
누가 뭐라고 해도 만찬장이니까.
그렇게 저들은 그리고 나는 식사했고.
1년 전만 해도 살아 있는 신이라고 불린 일본 천황과.
영광스럽게 식사한 조센징으로 기록될 것이다.
“전범 재판이 곧 시작될 겁니다.”
맥아더가 스테이크 조각을 씹으며 히로히토에게 말했고.
히로히토는 고기를 썰다가 잠시 멈췄다.
“처리할 부분이 처리되어야 새로운 것을 이야기할 수 있지 않겠소? 아마 만 명 정도 재판에 부쳐질 겁니다. 그리고······.”
맥아더는 말하다가 다시 한번 히로히토를 보며 말꼬리를 흐렸다.
‘하여튼 이런 부분은 대단하군.’
“맥아더 원수 각하, 전범 1호는 누구로······.”
일본 총리는 이미 예상하고 있으면서도 눈치를 보며 되물었다.
“모두가 납득할 사람이 처음으로 올라서겠지요.”
맥아더는 단호하게 말했고 볼품없는 히로히토는 두 손을 바르르 떨었다.
“그, 그 말씀은······.”
“나도 애쓰고는 있소. 식사는 입에 맞으시오?”
수상에게 말하던 맥아더가 히로히토에게 말했다.
“괜, 괜찮습니다.”
“안색이 안 좋아 보이십니다.”
맥아더는 지금 많은 것을 얻으려고 밑밥을 깔았다.
‘웃기네.’
이런 역사적 한 장면에 내가 있다니, 놀랍고 어처구니없다.
“괜, 괜찮습니다.”
히로히토는 일본이 패전하기 전까지 누구에게도 존댓말 해 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것은 군국주의자들의 야망에 의해 철저하게 거부되었을 테니까.
“원수 각하, 저희가 심기를 불편하게 해 드린 것이 있습니까?”
일본 총리가 눈치를 보며 말했다.
“없소. 나는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소. 나는 앞으로 계속 노력할 것입니다. 군정 국장들이 비공식적으로 군정의 입장을 전하지 않았습니까?”
“오키나와에 대한······.”
“비공식적인 전달이라서 나는 보고받지 못했습니다.”
맥아더가 오키나와에 대한 무엇인가 지시한 모양이다.
그리고 너구리처럼 비공식적으로 전달하라고 한 모양이다.
‘진짜 너구리네.’
정말 이 상황이 재미있을 수밖에 없다.
“그렇군요.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조치하겠습니다.”
“하하하, 나는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일본 총리와 히로히토는 나를 살피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어이쿠, 잠시 화장실 좀.”
맥아더가 힐끗 나를 보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보고 날뛰어 보라는 거지.’
이 자리는 맥아더의 꼭두각시가 되어야 할 자리다.
하지만 이것은 맥아더가 내게 준 기회고, 일본을 약화할 절호의 기회이기도 했다.
맥아더가 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났고.
제일 마지막에 히로히토가 마지못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실 식사 중에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은 외교적 실례가 분명하지만.
일본으로서는 그런 것을 따질 처지가 아니었다.
“통역관, 내가 이곳 지리가 어두워서.”
“예, 제가 모시겠습니다.”
통역관도 자리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나머지 분들은 식사하시오.”
나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이다.
“예?”
“······예.”
모두가 당황스러워했다.
하여튼 그렇게 맥아더와 통역관 그리고 미군정 국장급들이 모두 만찬장을 나갔고.
나만 덩그러니 남았다. 일본 총리와 히로히토는 표정이 잔뜩 굳어 버렸다.
“이, 이 일을 어찌합니까? 천황 폐하!”
일본 총리는 아직도 히로히토를 천황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물론 일본 총리도 히로히토를 이용하는 상황이다.
히로히토는 여전히 신이니까.
* * *
만찬장 옆, 다른 공간.
화장실을 가겠다던 맥아더는 다른 공간으로 들어왔고.
미군정 국장들이 그를 따라가면서 통역관도 따라오게 됐다.
“조치하게.”
맥아더가 들어오면서 국장 한 명에게 말했다.
“혼다!”
“예.”
“당신을 간첩죄로 체포한다.”
군정 국장이 유창한 일본어로 말하자 통역관은 기겁한 눈빛으로 변했다.
“어, 어떻게 일본어를······.”
“너는 모국을 위해 조국을 배신했다.”
모국과 조국의 의미는 분명 다르다.
“나, 나는······.”
“너는 이 자리에 있다가 체포될 것이다.”
맥아더는 이미 이것까지 지시를 내렸었다.
’30분 정도 지나 들어가면 정리되어 있겠지?’
맥아더는 씩 하고 묘한 미소를 지었다.
* * *
만찬장.
“왜 일어나는 건가?”
일본 총리가 내게 물었다.
“아버지께서 예의를 가르쳤습니다. 어쩔 수 없이 앉았지만, 무례를 범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나는 일본 총리가 내게 질문할 수 있게 떡밥을 던졌다.
“자네, 일본인이지?”
“예, 그렇습니다.”
“어디 출신인가?”
-실종된 야가미 라이토는 홋카이도 출신입니다.
호적 담당 관리가 일본인 신분증을 줄 때 했던 말이 떠올랐다.
“홋카이도 출신입니다.”
“이름이 뭐라고 했소?”
그때 히로히토가 내게 물었다.
“야가미 라이토이옵니다. 천황 폐하!”
내 입에서 천황 폐하라는 말이 나오자 히로히토는 복잡 미묘한 눈빛을 지으며 일본 총리를 봤다.
그리고 자신을 보는 히로히토를 보며 일본 총리가 뭔가 결심한 눈빛으로 나를 봤다.
‘걸려 들어쓰!’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어떤 측면에서는 이 상황은 마치 코미디처럼 느껴졌다.
“야가미 라이토, 자네의 몸속에서도 명예로운 일본인의 피가 흐르고 있을 것이네.”
“예?”
“그럴 것이야, 이렇게 예의를 아니 당연히 그럴 걸세.”
히로히토의 앞에서 일어나는 것이 바른 예의라고 말한 일본 총리는.
여전히 자리에 앉아 있었다.
“내 단도직입으로 묻겠네. 맥아더가 왜 저러는 거지? 자네는 동아시아 지역 보좌관이라고 들었네. 그 이유를 알고 있는가?”
이제는 고민스러운 척을 해야 한다.
“그것이······.”
“일본은 위기네, 패전했고 사회 기반 전체가 붕괴할 수도 있네. 부탁하네.”
“저는 말씀드리기가······.”
“도와주시게, 자네가 우릴 도와주면 일본은 결코 자네의 도움을 잊지 않을 것이네. 필요한 것이 있으면 말해 보시게.”
일본 총리의 시간이 촉박하기에 내게 단도직입적으로 매수하려고 했다.
‘뭐 줄래?’
뭐라도 받아야 한다. 그리고 받는 것은 플러스알파가 된다.
“그래도······.”
“시간이 없네. 뭐든 말해 보시게, 이 엄청난 사태를 수습할 방법을 그리고 맥아더의 의중을 말해 준다면 우리는 절대 자네의 도움을 잊지 않을 것이네.”
다급한 쪽은 저들일 것이다.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그래, 뭐든 말해 주시게.”
“제 아버지가 어리실 적에 오사카성이 그렇게 아름다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내 말에 일본 총리와 히로히토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
“오, 오사카성······?”
“이런 말씀을 드리기는 좀 그렇지만 비록 제 조상들이 낮은 신분이기는 했지만 화족이셨습니다. 그러다가 본토에서 홋카이도를 홀대하면서 기반을 잃으셨지요.”
약간 적대적인 눈빛을 지었다.
“지금 오사카성을 달라고 말한 건가?”
아무 말도 없던 히로히토가 당황스럽다는 눈빛을 지으며 되물었다.
“뭐라도 말해 보라고 하셔서 말씀드리는 겁니다.”
말로 준다고 해도 진짜 줄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내가 오사카성을 말하는 것은 히로히토에 대한 조롱이다.
“자네가 잘 몰라서 그러는 것 같은데 오사카성은 미국의 공습 때문에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네.”
“터는 남아 있지 않습니까?”
“그, 그렇기는 하지.”
“다시 지어서 주시면 되지 않겠습니까?”
내 말에 두 일본인은 공황 상태로 돌입했다.
“제가 해 드릴 말씀이 미군정의 귀에 들어가면 저는 간첩죄가 적용되어 사형될지도 모릅니다.”
내 말에 일본 총리가 인상이 굳어졌다.
“그, 그렇다면······.”
“통역관은 이미 체포됐을 겁니다.”
이제는 꼼짝달싹 못 하게 되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