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2
대한민국 절대 재벌! 2화
말도 안 되는 것이 내 눈앞에 펼쳐져 있기 때문.
[김한옥]-나이 : 55세
-직업 : 소작농의 아내.
-신뢰도 : 99/100
-특징 : 순진무구함.
-인생 성공 가능성 : 5%(?)
-특이 사항 : 이 시대의 수많은 어머니 중 한 명이며 훗날 뛰어난 혁명가와 막대한 재력을 가진 자본의 어머니가 될 확률 51%(?)
어머니의 머리 위에 이런 것들이 반투명으로 보였다.
‘뭐지?’
뭐라고 해야 할까?
설명서라고 해야 할까?
하여튼 반투명의 문구가 열병을 앓은 후에 보이기 시작했다.
내가 환생한 곳이 평행세계이기에 이런 능력도 생긴 것 같다.
‘도움이 되겠어.’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머리 위에도 이 반투명의 문구가 보이기 시작했다.
물론 밀양의 시골이기에 특별한 문구를 가진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런데?’
뛰어난 혁명가의 어머니?
내가 혁명가가 된다는 소린가?
나는 환생을 한 후에 재벌이 되겠다고 결심한 상태.
‘잘못된 문구인 것 같다!’
그러다가 나는 내 위에 있는 3명의 형을 봤다.
‘혹시 형 중에?’
그럴 수도 있지만.
형들은 그냥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하여튼 이런 문구들은 내게 도움이 되리라.
물론 그렇다고 해서 내 인생이 변한 건 없었다.
여전히 우리 집은 찢어지게 가난했고.
나는 15살까지 남의 밭에서 김매고, 인분을 뿌리고, 수확하며 아버지를 도와 근근이 먹고 살기를 반복하며 살아갔으니까.
‘이대로라면 발전이 없다!’
마지못해 사는 삶.
아니 죽지 못해서 살 수밖에 없는 삶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무슨 수를 내야 해!’
이대로는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니니까.
* * *
1940년. 3월 1일 아침.
1919년 3월 1일 조선사람 모두가 태극기를 들고나와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듯.
나는 1940년 3월 1일인 오늘.
15살의 나이로 아버지로부터 독립을 선언할 참이다.
‘밀양에서는 답이 없다.’
이대로 살다가는 결국.
소작농의 아들로 또 다른 소작농이 되거나.
내가 나는 미래 그대로 강제로 징용에 끌려갈 것이 분명하다.
그것도 아니면 학도병이 되어.
만주나 태평양 사이판 전선으로 끌려가.
썩어질 것이 분명할 것이다.
그러니 이대로 마냥 시간만 죽이고 있을 수는 없다.
“뭐? 경성에 가겠다고?”
이생의 아버지께서는 소작농의 삶이 자신의 천직인 줄 알고 계신다.
여느 시골 농부와 다를 것 없이 한없이 부지런하시지만.
무지하시고 무능하신 분이다.
물론 한 집안의 가장으로는 훌륭한 분이라는 것을 인정한다.
식솔들을 삼시 세끼 배부르게 먹이지는 못해도.
식솔들을 위해 하루도 쉬지 않고 뼈 빠지게 일한 분이시니까.
그런 모든 아버지는 존경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이대로 살면 앞으로도 찢어질 듯 가난하게 살 수밖에 없다.
[강덕우]-나이 : 58세
-직업 : 일본인의 소작농.
-신뢰도 : 92%
-특징 : 무지/무능/책임감
-인생 성공 가능성 : 15%(?)
-특이 사항 : 평생을 농사꾼으로 살며 무탈하게 천수를 다한다.
아버지의 머리 위에도 어머니의 머리 위에 떴던 문구가 보인다.
‘저 물음표의 의미는 정말 뭘까?’
우리 집에서 인생 성공 가능성에 대한 부분에 물음표가 뜨는 사람은 3명이다.
‘어머니, 그리고 아버지!’
마지막으로 둘째 형인 강산.
둘째 형인 강산도 인생 성공 가능성에 물음표가 떠 있다.
아니 가장 많은 물음표가 떠 있는 사람이 바로 둘째 형인 강산이다.
‘그리고 나는?’
다른 사람에게 보이는 반투명의 문구가 거울을 통해서 보이지 않는다. 하여튼 나는 저 반투명의 문구로 사람들의 미래를 예측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가 누군지 어떤 직업을 가졌는지 알게 됐다.
‘엄청난 힘이다.’
최소한 우리 마을에 은밀히 숨어 있는 일본 순사의 밀정이 누군지 나는 알게 됐으니까.
‘최씨 아저씨!’
사람 좋기로 소문이 난 그 아저씨!
놀랍게도 가증스러운 일본 순사의 밀정이었다.
‘이러니 사람을 믿어서는 안 된다!’
이것이야말로 인생 교훈이리라.
[두 가지의 인생의 갈림길에서 고난의 길을 선택하셨습니다.]내 귀에만 들리는 이 메시지는 내가 경성으로 가겠다는 선택 그 자체가 고난이라고 정의했었다.
‘고난이 있어야 한다.’
그 고난을 극복하면 기회가 찾아올 테니까.
“예, 저는 꼭 경성에 갈 겁니다.”
아버지는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야 한다는 신념이 확고한 만큼.
독하게 내 의견을 관철해야 한다.
지금 독하게 굴지 못하면.
나는 오늘 밤, 도둑놈처럼 야반도주해야 할지도 모르니까.
“철이 네가 경성 가서 뭐 하게?”
아버지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을 한 채.
나를 한심한 눈으로 보시며 되물으셨다.
“부자가 될 겁니다.”
지금은 허무맹랑한 소리로 들릴 것이다.
“부자?”
“예, 저라고 부자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으니까요.”
“개똥 같은 소리는 치이라.”
“아버지, 옛말에 사람이 태어나면 한양으로 보내고, 말이 태어나면 제주도로 보내라고 했듯이, 저는 꼭 경성으로 갈 겁니다. 여기선 숨이 막혀서 못 살겠어요.”
아버지는 나를 빤히 보셨다.
“철아, 니 똑디한 것은 내도 알고 동리 사람들도 다 안다. 그런데 그건 여기서 통하는 거고, 경성에 가면 너보다 더 똑디한 사람들이 차고 넘친다.”
“그래도 저는 갑니다. 그리고 부자가 될 겁니다.”
“부자는 아무나 된다고 하더냐? 무엇을 해서 부자가 되려고?”
맞는 말이다.
부자는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니다.
부자가 되려면 정보와 인맥, 그리고 자금이 필요하다.
이 셋 중 하나만 빠져도 부자가 될 수 없다.
사람들은 그 모든 것을 기회라고 부른다.
‘거기다가 지금은 일제강점기!’
정보와 인맥을 만들고 자본을 만들려면.
밀정이 되거나.
친일파가 되어야 한다.
‘그건 또 싫고.’
왜?
이제 대한독립까지 딱 5년 남았다.
물론.
대한독립이 이루어진다고 해도.
친일파는 잘 먹고 잘살지만.
그래도 나는 제대로 된 부자가 되고 싶다.
‘비빌 언덕이 없다.’
하지만 가진 것 없는 가난한 소작농의 막내아들은.
오로지 노력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한다.
“경성 가서 돈 벌 겁니다. 뭐라도 시작해야 변하지 않겠습니까?”
이번 생의 목표는 재벌로 정했다.
찢어지게 가난한 터라.
밑천이라고는 한 푼도 없긴 하지만.
내가 가진 미래의 기억과 내 대찬 성격으로 밀어붙일 작정이다.
현재는 격동의 시대.
그리고 내가 기억하는 미래는 더 심한 풍파가 몰아치는 세월!
충분히 내가 가진 기억만으로도 기회를 잡을 수 있으리라.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라! 일손도 없어 죽겠는데 네가 경성으로 가면 농사는 누가 하냐?”
“형들 있잖아요.”
내 위로 형이 셋이다.
물론 우리 집안이 가난하기에 그들 역시 배우지 못했고.
손바닥만 한 땅을 부쳐 먹으며 살고 있었다.
평범하고 욕심은 약에 쓰려고 해도 없는 첫째 형.
말수가 적고 우직하기만 한 둘째 형.
건달기가 있는 셋째 형.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까지.
사실 지금까지는 누구도 아버지의 말을 거역하지 않았다.
뭔가 시도할 틈도 보이지 않았으니까.
‘가난한 자가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공부만이 가난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유일한 사다리이기 때문.
하지만 내겐 그 사다리마저도 존재하지 않았다.
물론 그렇다고 15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지낸 것은 아니었다.
‘어깨너머로 일본어도 배웠고······.’
영어는 원래 할 줄 안다.
아, 주판도 배웠다.
현대처럼 계산기가 있으면 필요 없는 기술이지만.
이 시대에는 그런 게 없으니까.
하여튼 뭐든 배워서 나쁜 것이 없다는 생각에 배울 수 있는 것은 다 배워뒀다.
물론 당연한 말이지만.
정식으로 교육을 받은 적은 소학교밖에 없었다.
뭐 사실 전문적인 지식을 배운다 해도.
이런 시골에서 배우는 것에는 한계가 있긴 하지.
“절대 안 된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라! 비싼 밥 먹고 헛소리할 거면 꺼내지도 마라! 농사를 짓고 살면 굶지는 않는다!”
아버지는 버럭 소리를 지르셨다.
자식의 미래를 꺾는 건.
항상 현실이 비참하더라도, 그 현실에 안주하려는 부모다.
물론 이해는 된다.
아버지는 평생을 감자나 고구마를 주식으로 삼고.
때로는 보리나 쌀로 밥을 먹을 수 있다는 현실에 만족하는 분이니까.
이보다 풍요로운 삶을 누린 적이 없으니.
이 비참한 현실은 안주가 아니라 당연한 일일 것이다.
“전 그래도 갈 겁니다.”
결심한 순간 즉각 실행에 옮겨야 한다.
더군다나 이미 15년의 세월을 허비한 상황.
15살 이전까지는 너무 어리기에 도망칠 수도 없었지만.
이젠 아니다.
“이놈이 정말 미쳤나!”
아버지께서는 계속 나를 노려보셨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