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230
대한민국 절대 재벌! 230화
강철의 집무실.
“제가 미국인 변호사를 선임해 보겠습니다. 아, 그러고 보니 할리라가 변호사 자격이 있습니다.”
고영희를 떠올리자 표정이 굳었는지 헝클이 내게 대안을 제시했다.
“그녀는 가만두십시오.”
“포기하시겠다는 겁니까?”
“너무 멉니다.”
“죄송합니다. 급한 마음에 저도 모르게······.”
똑똑.
그때 다시 노크 소리가 들렸다.
“이승한 대통령께서 회장님을 부르셨습니다.”
“없다고 하세요.”
이 모든 것이 이승한 때문에 일어났다.
“예, 알겠습니다.”
비서관이 대답하고 밖으로 나갔다.
‘어찌해야 할까?’
수백 명이 죽었다.
그리고 수천 명이 부상당했기에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이다.
그러니 아무리 유능한 변호사를 선임한다고 해도 입건될 수밖에 없다.
‘죄와 벌인가······.’
답답한 노릇이다.
“한준만 사장.”
“예, 회장님.”
“변호사는 선임하십시오.”
“예, 알겠습니다. 회장님, 그전에 만나 보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지금은 때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도······.”
“내 여자였다는 것이 밝혀진다면 더 곤란해질 겁니다. 물론 다른 방법도 없고요.”
그녀의 사형을 막을 방법이 없다.
만약 하지가 나를 위해서 그녀를 빼돌릴 생각이었다면.
스미스 중령을 보내지도 않았을 것이다.
“나중에, 정말 나중에 재판이 끝나면 한 번은 보여 줘야겠지요.”
나보다 내 둘째 아들에게 고영희를 보여 주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일 것 같다.
‘그저 내 아들이 가엽다.’
* * *
미군정 하지 군정장관의 집무실.
“통보했나?”
하지 군정장관의 앞에는 스미스 중령이 정자세로 섰다.
“예, 그렇습니다.”
스미스 중령은 하지 군정장관의 지시에 의구심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왜 그런 눈빛으로 보지?”
“고영희에 대해서는 좀 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스미스 중령의 말에 하지 군정장관이 스미스 중령을 노려봤다.
사실 하지 군정장관이 고영희에 대해 파악할 수 있었던 건.
그녀가 자신이 강철의 여자라는 것을 밝혔기 때문이 아니었다.
이상하게도 조사 중에 그녀의 부하들이.
그녀가 강철의 여자라고 밝혔기에 알아낼 수 있었다.
‘왜 그 사실을 밝혔을까?’
하지 군정장관은 그 자체가 의심스러웠다.
또한, 강철이 고영희와 연결되어 있고.
또 강철의 형인 강산이 김일성의 측근이 된 현실을 종합해 강철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공산주의자들의 전술인가······?’
하지 군정장관은 강철이 공산주의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미스.”
“예, 군정장관 각하.”
“자네도 강철의 로비에 넘어간 건가?”
하지 군정장관의 말에 스미스 중령이 인상을 찌푸렸다.
“아닙니다. 전 명예로운 미군입니다.”
“그렇다면 법대로 처리하게, 강철이 어떻게 나오는지 지켜봐야겠어.”
“예, 알겠습니다.”
-너는 조선 인민을 개돼지만도 못하다고 생각하는 도살자냐!
하지는 강철이 자신의 집무실을 박차고 들어왔을 때를 떠올렸다.
‘너무 무례했어.’
하지 군정장관은 강철을 떠올리며 인상을 찡그렸다.
-고향이 그립지 않습니까?
강철이 자신에게 한 경고도 떠올랐다.
‘돌아가도 나쁠 것 없다.’
어떤 측면에서는 강철은 그날 분노를 삭였어야 했다.
그리고 하지에게 그렇게 표현해서는 안 됐다.
하지만 이미 깨진 사발이고, 엎질러진 물이었다.
“스미스 중령.”
“예, 하지 군정장관 각하.”
“강철을 은밀히 내사하게.”
“내사라 하셨습니까?”
“자네도 알다시피 그의 영향력은 상당하지. 합법적인 부분도 그렇고, 불법적인 부분도 그렇고······.”
“그 말씀은······?”
“헌병 중 강철과 그의 심복의 로비에 넘어가지 않은 조사관을 모아 수사하란 말일세. 필요하다면 외부인을 이용해도 좋네.”
“외부인이라고 하시면 강철과 적대 관계에 있는 자들을 이용해도 된다는 말씀입니까?”
“그것도 나쁘지 않군, 우린 좀 더 구체적이고 정확하면서 객관적인 정보가 필요할지도 모르니까. 조선 인민들이 말하는 친일파라는 자들이 있지 않나?”
친일파들은 강철과 대한청년회 출신 반민특위 때문에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졌다.
그러니 당연히 강철에게 엄청나게 억하심정을 가졌다.
“설마 강철이 숨은 공산주의자라고 생각을 하십니까?”
“그럴지도 모르지 않나? 형이 북한의 군단장이고, 세컨드가 열렬한 공산주의자야. 그런데 강철이 공산주의자가 아니라는 보장 있나?”
“혹여 리포트를 작성해 백악관에 보고할 생각입니까?”
“그렇게 될지도 모르지. 우린 강철에 대해 다시 한번 탐구해야겠어.”
하지 군정장관이 묘한 미소를 지었다.
“예, 알겠습니다.”
“우리 모두 속은 것일지도 모른다.”
“예, 조치하겠습니다.”
“은밀히 움직이게, 나는 자네를 믿기에 이런 지시를 내린 것이네.”
“예, 알겠습니다.”
스미스 중령은 담담하게 말했다.
-스미스 중령, 고향이 캘리포니아 아닙니까?
스미스 중령은 예전 강철이 담담한 표정으로 자신에게 했던 말을 떠올리고 있었다.
-딱 한 번만 도와줄 일이 있으시면 도와주시면 됩니다.
‘지금이 그때군.’
놀랍게도 강철은 그 어느 곳에도 자신의 첩자를 심었다.
* * *
강철의 집무실.
‘고영희는 벌을 받을 수밖에······.’
그녀를 평생 책임지겠다고 한 약속은 지키지 못할 것 같다.
이래서 약속은 깨지라고 만들어진 모양이다.
‘실수였다.’
며칠간의 일이 주마등처럼 지나갔고.
특히 하지 군정장관의 집무실을 박차고 들어가서 했던 행동을 후회했다.
사람들은 누구나 공과 사를 구분해야 한다고 말한다.
-너는 조선 인민을 개돼지만도 못한다고 생각하는 도살자냐!
하지에 소리쳤을 때를 떠올렸다.
그것 때문에 하지는 스미스를 보내 내 편의를 봐주지 않고.
고영희를 법대로 처리하겠다고 통보했을 것이다.
‘그런데 왜 통보했을까?’
이것이 이 순간 중요한 포인트일 것이다.
‘나를 의심하는군.’
강산 형이 북한의 군단장이 됐다.
또한, 김일성의 최측근으로 부상했다.
약속하지는 않았지만, 형은 나를 위해서 움직였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조선 인민들의 미래를 위해서 움직인다.
그런데 미군정이 이제 그 부분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또한, 내 첩, 아니, 미국인에게는 세컨드로 보이는 고영희가 공산주의자이자.
총파업의 핵심 선동자라는 것을 확인했으니.
나에 대한 의심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에서 내가 하지에 그런 모욕을 했으니.
하지는 내게 화났을 것이고.
공적으로는 나를 의심할 것이다.
‘포기해야겠지.’
한준만은 당장 고영희를 만나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하지만 그럴 때가 아니다.
-내게는 캘리포니아에 꽤 큰 목장이 있습니다.
과거 스미스에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래도 다행인 건.
하지 군정장관이 내가 로비한 스미스 중령을 보냈다는 것이다.
-······도와주시면 됩니다.
스미스는 아마 목장 값은 해줄 것이다.
똑똑!
노크 소리가 들렸고.
조심히 문이 열리고 비서관이 들어섰다.
“김규 부통령께서 방문하셨습니다.”
* * *
여운형의 개인 사무실.
여운형은 남한에서 활동하며 총파업을 이끌었던 공산주의자 중 한 명에게 보고받았다.
“고영희 동지와 엄택수 동지를 비롯한 열성 당원 세 명이 현장에서 체포됐습니다.”
“계획된 수순대로 진행되는군.”
여운형은 사악한 눈빛을 지었다.
‘강철, 이 망할 놈!’
여운영은 강철을 떠올리며 분노를 삭였다.
“예, 그렇습니다. 엄택수 동지에게 검거될 시 고영희와 강철의 관계를 폭로해 살길을 도모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위원장 동지께서 말씀하신 고육지책으로는 최고의 수인 것 같습니다.”
“그렇지, 계속 아군끼리 의심하게 만들고 분열을 조장하시오.”
“예, 알겠습니다.”
놀랍게도 고영희가 체포되어 강철의 첩이었다는 사실을 자백하게 한 건.
복수심에 불탄 여운형의 음모였다.
물론 여운형은 사전에 고영희에게도 열성적으로 혁명 과업을 수행하다가 체포되었을 때.
그 사실을 이용하라고 지시했었다.
‘역시 쓰다 버리기 딱 좋은 패야.’
이것이 바로 공산주의의 실체일지도 모른다.
혁명 완수를 위해서는 그 어떤 짓도 서슴지 않고 할 수 있는 자들이 바로 공산주의자다.
“우성택 동지.”
“예, 위원장 동지.”
“가까이 오시오.”
여운형이 자신에게 보고하던 우성택에게 가까이 오라고 지시했고.
우성택은 여운형에게 다가갔다.
“다시 남한에 침투해 백의사와 접촉할 수 있겠소?”
“백의사······.”
우성택의 표정이 살짝 어두워졌다.
“그렇소.”
“어떤 일로······.”
-······그래서 나는 김책 동지의 이름으로 대학을 설립하고자 합니다.
8월 총파업에 관련된 모든 작전을 수립하고.
남로당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한 것은 자신인데.
김일성은 자신의 공을 인정하지 않고 김책의 공으로 돌렸다.
‘내가 재주만 부리는 곰이라면······.’
여운형이 잠시 생각에 잠겼다.
“진짜 발톱을 보여 줘야 할 때인 것 같소.”
여운형은 우성택에게 의미심장한 어투로 말했다.
* * *
강철의 집무실.
김규가 나를 담담하게 바라보았다.
‘여기 온 것은······.’
김규 역시 이승한을 처리하려는 것이다.
그는 자치 정부의 부통령으로 이승한이 탄핵당하여 축출되거나 하야했을 때.
대통령의 직위를 승계한다.
‘결국, 권력인가?’
모두 자신의 야망을 위해 달리는 것이다.
“경제부 장관, 나는 이런 형태의 시위는 처음 보네.”
완벽할 정도로 평화적인 시위가 진행되었다.
간디의 비폭력주의가 얼마나 영국인들에게 압박이 되었는지 절실히 느껴지는 순간이다.
“저도 그렇습니다.”
“공산주의자들도 이런 시위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네.”
김규는 이 모든 것이 공산주의자들의 지시라고 말했다.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나?”
“전 좀 다릅니다.”
“다르다?”
나는 이 순간 이승한이 만든 현재 정국을 보며 4·19혁명이 떠올랐다.
’10년 넘게 앞당겨졌다.’
미래에 일어날 상황이 일어나고 있다.
“이번 시위는 총파업에 참여하지 않았던 마산과 부산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아시다시피 마산과 부산은 제게 완벽하게 협조하는 지역입니다.”
“그렇겠지, 그 지역은 벌써 공장 굴뚝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으니까.”
조선 반도에서 그래도 공업화가 시작되는 곳이 부산과 마산, 진해, 창원이다.
즉 조선 인민들이 가장 윤택하게 사는 곳인데.
거기서부터 시위가 시작되었다.
물론 공산주의자들이 내 거점에 균열을 일으키려는 것일 수도 있지만.
결국, 조선 인민들이 스스로 들고일어났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총파업에 대한 강경 진압의 사상자도 없었던 곳입니다.”
“그렇군.”
“제일 먼저 검정 치마를 입은 여학생이, 그리고 중학생과 고등학생이 거리로 나섰다고 합니다. 그다음에 노동자들이 합류했습니다. 이건 더 이상 단순한 시위가 아니라 시민 혁명입니다.”
“시민 혁명이라······?”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