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37
대한민국 절대 재벌! 37화
“예, 그의 장인 나카무라는 대일본제국의 황군에 충성을 다하기 위해 전투기부터 군용차까지 성심을 다해 헌납하는 자입니다.”
“그런데 왜 그 사위는 창씨개명을 안 했지?”
“이게 변명이 될지는 모르겠는데 워낙 바빠서 창씨개명을 할 겨를이 없었을 겁니다.”
총독부 관리의 말에 일본군 중좌가 그를 노려봤다.
“자네는 그 조센징의 대변인인가?”
“아, 아닙니다. 사실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사실 강철을 거론한 총독부 관리는 강철에게 뇌물은 받아먹은 자다.
주기적으로 뇌물을 받아먹은 그는 대변인이 아니더라도.
강철에게 유리한 대변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대변(代辯)이 아니라 대변(大便)을 싸 재기고 있었다.
한마디로 제대로 똥을 싼 꼴.
“참 이상한 놈이군.”
“그래도 일은 잘한답니다. 한번 맡겨 보시겠습니까?”
총독부 관리의 적극적인 추천에 강철은 궁지에 몰리게 될 수밖에 없었다.
“아주 중요한 직책이다. 대일본제국의 훌륭한 황군의 사기를 증진하고 전투력을 극대화하는 일이다. 그자가 제대로 할 수 있을까?”
“능력은 탁월합니다.”
“알았다. 어차피 우리야 계집들을 더 많이 모집하면 된다. 그자에게도 임무를 줘라.”
“예, 알겠습니다.”
중좌의 말을 들은 총독부 관리가 묘한 미소를 머금었다.
‘오까네 좀 만지겠군. 흐흐흐!’
강철이 처먹인 뇌물의 부작용이 일어났다.
* * *
용인의 작은 암자 내실.
“가르침을 주십시오.”
말은 이렇게 했지만.
덕이 높은 스님이라면 천기누설 좀 해 보라는 소리다.
‘이유 없는 인연은 없다.’
만남과 헤어짐은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그리고 나는 사실 묻고 싶은 것이 따로 있다.
‘대마도!’
내가 그 일을 해도 될지 궁금하다.
아니, 불안하다.
물론 지금까지는 자금을 모으는 단계다.
돈이라는 것이 여러 가지 얼굴을 가지고 있기에.
쓰기에 따라 달라지는 만큼.
꼭 그 일을 위해 모으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대형 어선 3척을 내 명의로 구입해 놓았다.
‘그리고 오덕수도 만나기로 했고.’
결심이 서면 오덕수에게 말할 것이다.
그리고 시라소니 삼촌에게도 말할 것이다.
그들의 도움과 의지가 없으면 실현 자체가 불가능하다.
물론 그 일이 실행된다면.
대마도에 살던 일본인 거주민들은 만주 지역에 살다가.
사할린이나 중앙아시아로 강제로 이주당한 조선족이나 고려인들처럼 날벼락을 맞는 꼴이다.
‘어쩔 수 없이 희생되는 사람은 나오는 법이지.’
그게 역사다.
하지만 나는 자꾸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
‘정치에는 관심이 없는데······.’
하지만 이번 일을 실행에 옮기려면 정치 쪽에도 관심을 가져야 했다.
가장 먼저 미군정과 친한 이승한 박사와 친분을 쌓아야 한다.
결국, 이승한 박사를 통해 맥아더를 설득시키고.
존 리드 하지를 설득해야 하니까.
‘미국령으로 뒀다가 20년이나 30년, 아니면 50년 후에 반환하는 형태를 취하면······.’
소련과 적대적인 미국 놈들의 귀가 솔깃할 것이다.
놈들에게도 이익을 줘야 움직일 테니까.
‘우리 땅이지······.’
대마도에 관심을 가지게 된 후부터 대마도에 대해 알아보게 됐다.
역사적으로 대마도는 우리 땅 맞다.
아니, 정확히는 우리가 버린 땅이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사실 일본은 1910년대까지는 대마도에 대한 영토권을 주장한 적이 없다.
물론 주장할 필요가 없었을지도 모른다.
하여튼 대한제국이 일본에 넘어가면서 자연스럽게 대마도도 따라 넘어가게 됐다.
수많은 역사적 증거가 있지만.
내가 살았던 내 전생에서는 대마도는 일본 땅이고.
간도는 중국 땅이 되었다.
그것 중 하나라도 내 손으로 우리 땅으로 만들고 싶다.
그렇게 될 가능성이 가장 큰 시기가 곧 찾아올 것이다.
강대국의 이익에 따라 모든 것이 변하는 시대가 곧 온다.
그렇지만 자꾸 불안해진다.
그래서 저 스님에게 묻고 싶다.
“가르침을 달라?”
“예, 그렇습니다.”
“뭐가 그리 궁금하시오?”
“제가 섬을 가지려고 합니다. 괜찮겠습니까?”
내 말에 스님이 나를 물끄러미 보셨다.
“땅 이야기군.”
“땅을 사고파는 것이 제 일 중에 하나입니다.”
“섬이야 작은 것은 쉬이 손에 넣을 것 같은데······.”
스님께서 말꼬리를 흐리셨다.
“그렇다면 큰 것은 어떻습니까?”
이래서 무당들 앞에 가면 점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반은 말해 준다는 말이 진실이다.
나도 모르게 대마도에 대해 먼저 물어보고 말았다.
“흐음, 쉽지 않을 건데?”
“덩치가 커서 그렇습니까?”
“아니, 빼앗으려고 하는 것이 문제지.”
“예?”
“아니지, 흐음……. 빼앗는 것일까, 되찾는 것일까? 묘해, 참 묘해······.”
숨이 턱하고 막히는 순간이다.
‘확실히 고승이시다.’
정말 대단한 도력을 가지신 것 같다.
“그래서 제가 어찌해야 합니까?”
하지 말라고 하면 안 할 것이다.
‘위험을 무릅쓸 필요는 없다.’
사실 내가 대마도에 자꾸 관심을 가지는 이유를 모르겠다.
이건 탐욕도 욕심도 아니다.
‘만용이지.’
절대 쉽게 실현될 일이 아니니 용기가 아니라 만용이다.
“그래, 그렇군. 모든 일은 사람이 하기에 달린 일이지. 허허허!”
긍정도 부정도 아닌 말씀을 하셨다.
‘사람 하는 일······!’
스님의 말처럼 모든 것은 사람이 하는 일이다.
‘좋아, 해 본다.’
결심이 서는 순간이다.
“예, 알겠습니다. 그럼 또 제가 무엇을 조심해야겠습니까?”
내 물음에 스님이 나를 다시 물끄러미 보셨다.
사실 일반인들은 점을 볼 때 다 이렇게 묻는다.
“가까이하려는 것들을 너무 가까이하지 마시오. 당장의 이익은 훗날의 비수가 되어 돌아오는 법이니까.”
당연한 소리를 하고 계시는 스님이다.
“그것이 사람은 아니지요?”
“허허허, 아시는구려.”
권력을 말씀하시고 계시는 것이다.
맞다.
돈을 만지는 사람은 권력과 너무 가까이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재력을 가지게 되면 권력을 가지고 싶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대부분 망한다.
그러니 나는 그것을 조심할 생각이다.
“······예.”
시주한 값은 받은 것 같다.
“그럼 이제 108배를 한 후에 다시 이야기합시다.”
“······예.”
나는 그리고 이 암자에서 108배를 드렸다.
스님이 108배를 드린 후에 더 자세하게 알려 준다고 했으니까.
‘아이고 허리야······.’
스님께서는 108배를 올리면 또 다른 깨우침이 있을 거라고 하셨다.
그리고 실제로도 깨우침이 있었다.
‘제기랄, 108배를 하면 허리가 끊어지게 아프군.’
이게 내가 얻은 교훈이다.
108배만 해도 이런데 만약 3,000배를 했다가는 죽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이 역시 내가 얻은 교훈이다.
“허리가 끊어질 듯 아프지 않습니까?”
스님께서 스님께서는 내게 진정한 진리를 말씀해 주셨다.
“예, 죽었다가 깨어나도 3,000배는 못 하겠습니다.”
3,000배를 하고 나면 무상무념의 빠져들 수 있단다.
그럴 것이다.
시행한 사람들은 한 사람도 빠짐없이 모두 기절할 테니까.
“다 그런 겁니다. 무슨 생각이 나더이까?”
스님은 어느 순간부터 내게 반말하지 않으셨다.
“아무 생각도 안 났습니다.”
“그게 바로 무상무념입니다. 시주께서는 그릇이 워낙 커서 욕심만 버리면 더 많은 것을 얻으실 겁니다.”
“스님께서는 제 그릇이 커 보이십니까?”
듣기 좋은 소리라 미소가 지어졌다.
“좁쌀만큼 작아 보입니다.”
“예?”
이 스님이 나를 아예 들었다, 놨다 하고 있다.
“그 좁쌀에 우주를 담으면 되는 것 아닙니까?”
아주 그냥 오늘 선문답이 끝도 없다.
“정말 관상도 보실 줄 아십니까?”
“허허허, 돈 많이 가질 상놈 집 막내아들쯤으로 보입니다.”
정말 ‘헐~’이다.
‘이 어르신, 정말 기인이다.’
그리고 내게는 귀인(貴人)일 것 같다.
산을 오르며 이 암자에 올 때 기분이 좋았던 건.
이분을 만날 운명이었기 때문이었나 보다.
그런데 왜 여기서 내가 이 스님을 만났을까?
‘왜?’
나는 요즘 항상 ‘왜’라는 질문을 내게 던진다.
“스님이랑 친하게 지내야겠습니다. 하하하, 그럼 제가 조심해야 할 것이 뭔지 알려 주십시오.”
내가 들은 말이 있으니 자꾸 물어보고 싶다.
‘혹시······.’
저쯤에 떨어져 있는 한준만과 짜고 치는 건가? 그래서 저 스님이 얻는 것이 무엇일까?
그렇다면 한준만이 얻는 것이 무엇일까?
한준만은 내게 빼앗을 수 있는 것보다.
내가 던져주는 것이 더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니 내게 사기 칠 이유가 없다.
‘그래도 또 모르지.’
이래서 나는 항상 ‘왜?’를 떠올릴 것이다.
그게 아니면 내가 상놈 집 막내아들이라는 것을 알아낼 방법은.
오로지 신통력밖에는 없으니까.
“맨입으로?”
이럴 때 보면 딱 사이비다.
“하하하, 어디 맨입으로 되는 일이 있겠습니까?”
뇌물을 쓰기 시작한 후부터.
공짜 점심은 없다는 것을 몸으로 느꼈다.
“어린 시주님, 그럼 곡차 한잔하시겠소?”
“좋습니다. 그런데 어디서 마십니까?”
여긴 절이다.
“부처님 몰래 마시면 죄니까, 보시는 곳에서 속죄하며 마십시다.”
이럴 정말 땡중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술인데······.”
“술을 물처럼 생각하고 마시면 물이요, 저 안에 있는 부처를 그냥 나무로 깎은 목상이라면 목상이지요.”
“그래도 부처님한테······.”
“내 부처이시니 신경 안 쓰셔도 돕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이럴 때는 또 덕이 높은 스님 같다.
“하여튼 들어가시죠.”
마시라고 하면 못 마실 것도 없다.
그리고 듣고 보니 스님의 말도 옳은 것 같다.
‘내 안에 부처가 있다.’
이게 불교에서 말하는 핵심이니까.
* * *
“오……. 독합니다.”
곡차라고 해 놓고서는 술이 꽤 독하다.
“안동에서 만든 곡차라서 그렇소.”
여기는 용인인데, 이곳에서 안동 소주를 마시게 될 줄은 몰랐다.
시주를 받은 돈으로 술, 아니, 곡차로 다 쓰시는 모양이다.
“혹시 스님, 곡차 드시는 재미로 사십니까?”
슬쩍 농을 걸어봤다.
“이런 암자에서 그런 것도 안 하면 심심해서 어찌 사누? 껄껄껄!”
스님은 어느 순간부터 다시 내게 말을 놓으셨다.
“하하하, 그건 또 그렇습니다. 그런데 아까 말씀드린 것은······.”
“그럼 헛소리나 한번 짖어 볼까나? 자네, 후박나무 조심하고.”
“후박나무라고 하셨습니까?”
“후박나무 그늘에서 쉬어 갈 생각을 하면 벼락 맞아 죽을지도 몰라.”
“그게 보이십니까?”
살짝 당황스럽다.
“흐릿하게 보이네.”
무슨 의미로 말하는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
그리고 나는 조선 시대에서 한자의 음이나 뜻으로 농을 했다는 옛날이야기가 떠올랐다.
‘후박나무? 후박……. 박······. 아, 그 박!’
이제야 떠올랐다.
‘그래, 조심해야지. 암, 그렇고말고······.’
지금부터는 진짜 조심해야 한다.
그 사람 그늘에서 계속 특혜를 누릴 생각을 하면 나중에 정말 스님 말씀처럼 벼락을 맞을지도 모르니까.
“그다음은요?”
예상으로는 전(全)이 나올 것 같다.
“온전히 조심하고······.”
“그렇군요, 뭐든 조심하겠습니다.”
역시다.
스님의 ‘온전히’란 말에 숨겨진 것은 전 씨일 것이다.
‘귀인이다, 귀인! 대단한 도력을 가진 분이시다.’
권력에 가까이 가지 말라는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안 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