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38
대한민국 절대 재벌! 38화
‘적당히 거리를 두면 되지.’
권불십년이고, 박만 10년 넘게 해 먹었다.
“그리고요?”
“아이고, 500원 시주하고 궁금한 것이 너무 많네.”
“나중에 더 많이 시주하겠습니다.”
“하나 안 하나 지켜보자, 그리고 여자 조심하고……. 아, 다 피할 수 있겠는데 한 여자를 못 피하겠구나.”
나를 보며 인상을 찡그리는 스님이시다.
“저, 난봉꾼 아닙니다.”
“뭐라는 거야? 안 품으면 네가 죽어!”
담담했던 스님의 눈빛이 서늘하게 변하셨다.
“뭐, 뭐라고요?”
“네놈이 육혈포에 맞아 죽을 거야.”
육혈포는 리볼버 권총을 말하는 거다.
“······.”
“그게 다 억겁의 인연이라는 거다. 품기 싫어도 품어야 할 여자가 있는 법이지. 암, 그렇고말고······.”
이 스님은 다른 것은 몰라도 엄청난 예언가라는 것은 확실하다.
“알았냐?”
“······예, 명심하겠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말뚝은 꼭 뽑아라.”
스님께서는 내게 신신당부하셨다.
“예, 스님. 자주 찾아뵙겠습니다.”
“됐다. 천기를 누설하면 뼈가 녹아.”
“예?”
“활활 타든지 녹아내리든지 둘 중 하나겠지······.”
이건 스님의 미래를 말씀하시는 것 같다.
‘뭘까······.’
궁금하지만 더 이상 물을 수 없다.
하여튼 기인을 만났고.
많은 것을 느끼고, 깨우치고, 생각하게 됐다.
“너는 괴물이 될 수도 있고, 부처가 될 수도 있는 놈이야.”
‘괴물과 부처?’
재벌이 돈을 쓸 때는 괴물이 될 수도 있고.야차가 될 수도 있다.
돈의 힘은 강력하니까.
“스님의 좋은 능력을 몇 번 더 발휘해 보시겠습니까?”
내 말에 스님이 묘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셨다.
“내 능력?”
“땅도 보실 줄 아시지 않습니까?”
“못 보지는 않지.”
관상을 이렇게 잘 보니.
사람들을 현혹시키고 귀를 기울이게 하는 것은 우습게 할 것이다.
“그럼 저랑 대청소 한번 하시렵니까?”
나는 스님을 보며 씩 웃었다.
“무슨 꿍꿍이냐?”
“이 땅에서 치워야 할 것은 땅에 박힌 쇠말뚝만은 아니지 않겠습니까?”
“흐음, 그래서?”
* * *
“뭐, 뭐라고?”
스님이 매섭게 나를 노려봤다.
“좋은 집터를 구해 그들에게 알려 줘서 이주시키는 겁니다.”
나는 친일파들을 이북으로 이주시킬 생각을 스님에게 전달했다.
‘그들은 내 경쟁자다!’
일본이 패망한 후에 적산이 나오고.
그 적산은 돈이 있는 친일파들이 대부분 차지하게 된다.
그러니 경쟁자다.
그래서 나는 그들을 이북으로 이주시키고 싶다.
‘깔끔한 정리지.’
나를 위해서도.
대한민국을 위해서도.
“내가 왜!”
스님께서 나를 매섭게 노려보셨다.
“대청소입니다.”
“네놈은 풍수지리의 풍 자도 모르는 놈이구나! 좋은 집터에 자리를 잡으면 그놈들이 천년만년 또 호의호식하게 된다, 이놈아!”
내 제안에 스님은 더욱 나를 이상하게 보며 소리쳤다.
“풍수지리는 조화라 들었습니다. 그 조화에 살짝 걸리는 것이 하나씩 있다면 제대로 기운을 발휘하지 못하지 않습니까?”
“으음, 그렇기는 하지.”
“대청소하시고, 저랑 같이 나중에 지옥 가시렵니까?”
스님이 나를 노려봤다.
“허허허! 내가 아니면 누가 지옥으로 갈까? 하하하!”
이건 승낙이다.
“그렇게 해주시겠습니까?”
“말년에 이상한 놈 하나 만났구나. 네놈은 괴물이다.”
“예, 그런 것 같습니다.”
“넌 도대체 뭐냐?”
“경성 사는 강철입니다. 하시겠습니까?”
“그래, 하마! 같이 뒈진 후에 지옥 산보나 가자.”
이 스님 역시 평범한 스님은 아니다.
‘이사를 보내면 나중에 성주가 다 알아서 처리하겠지.’
이 계획 중 일부만 성공해도.
자연적으로 김성주, 아니, 김일성이 알아서 대청소를 해줄 것이다.
‘성주야, 네 덕 좀 또 보자. 흐흐흐······.’
나도 모르게 김일성의 옛날 이름이 떠올랐다.
‘그런 후에······.’
나는 그들이 판 집과 토지를 챙기면 된다.
내가 이런 엉뚱하면서도 엄청난 생각을 할 수 있는 것은 내 전생의 기억 때문이고.
내 전생의 직업이 판타지 소설 작가였기 때문이리라.
‘끄응, 진짜 지옥 가겠군.’
세상에는 공짜란 없는 법이다.
그러니 깔끔하게 청소하고.
대청소 값은 나로 지불할 것이다.
“그런데 경성 이북으로 다 몰아낸다고 해서 뭐가 크게 달라질까? 네 눈에만 안 보이면 청소라고 생각하느냐?”
스님의 말을 통해 나는 제대로 된 진짜 미래는 못 보신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것들은 묘지 터와 집터를 잘 써서 조상 덕을 보고 살잖습니까? 바뀌면 변하지 않겠습니까?”
김성주 이야기는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껄껄, 그렇기도 하겠구나.”
내 말에 스님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여튼 나는 오늘 귀인을 만났다.
* * *
1944년 6월 12일.
명월관.
오늘은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이곳으로 와서 술을 마시고 있고.
내 옆에는 기생들이 내 환심을 사기 위해 웃음을 팔고 있다.
“이모님.”
나는 명월관 주인과 꽤 친분을 쌓아 놓은 상태다.
내가 미곡상 직원일 때부터 잘 보였고.
원래 늙은 기생들이 누구보다 남자를 잘 보는 특성이 있기에.
그때부터 이 명월관 주인 기생은 내게 무척이나 잘해 줬다.
“왜, 조카?”
그녀는 나를 조카라 부른다.
“오늘은 혼자 마시고 싶습니다.”
“그런 것 같더라고, 접대 아니면 와서 마신 적이 없잖아. 호호호, 그래서 무슨 일 있어?”
“누구를 좀 만날까 해서요.”
“누굴?”
“이제 부르려고요, 대문 밖에 뽀이 좀 불러주시겠습니까?”
“불러줄게, 그래도 혼자 술 마시기 적적할 테니까, 가야금이나 뜯을 아이를 넣어줄게.”
은밀한 이야기를 할 참인데 일이 틀어질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이것까지 마다하면 안 될 것 같다.
“그러세요.”
“오늘 울적한 모양이네.”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해서 기생들이 나갔고.
대문 밖에 있던 뽀이가 내 눈치를 보며 들어왔다.
그와 마침 가야금을 든 기생이 가야금을 들고 방으로 들어왔다.
‘쟤는 어쩌지?’
저 기생이 있는 곳에서 이야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네 이름이 뭐냐?”
“은월이라 하옵니다.”
“너는 얼굴이 너무 예뻐서 가야금 들을 맛이 안 나겠구나. 가야금은 옆방으로 가 뜯어라.”
지금 기생이 못생겼다면 이런 소리를 하면 안 된다.
하지만 저 기생은 절세가인처럼 아름답다.
“풍월객이시군요.”
“네 미모가 내 귀에서 가야금을 소리를 막는구나.”
“알겠습니다.”
사실 이 말은 누가 했던 말이다.
-넌 못생겼으니 병풍 뒤에서 노래나 불러라.
이 말은 내가 전생에 살 때 카더라 통신으로 들은 이야기다.
하여튼 그렇게 기생이 옆방으로 갔고 가야금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까딱!
나는 눈치만 보고 있는 뽀이를 손가락으로 까닥거려서 가까이 오라고 신호를 했다.
‘그때 그 양아치.’
결국, 오덕수와 나를 연결시켜 준 그 사람이다.
“보고 싶은데?”
“지금 말이오?”
그는 주위를 한번 둘러보고는 아주 작은 소리로 내게 되물었다.
“그래, 지금 당장. 얼마나 기다리면 될까?”
뽀이는 나와 오덕수를 연결해주는 연결책.
“아무리 빨라도 세 시간은 걸릴 겁니다.”
“기다리지.”
내 말에 뽀이가 나를 뚫어지게 노려봤다.
“의심 말고. 우리는 같은 배를 탔잖아.”
둘 중 하나라도 배신하면 둘 다 죽는다.
내가 놈들을 배신하면 광복군의 이름으로 나를 암살할 것이고.
저놈과 오덕수가 변절하면 일본군의 앞잡이가 되어 나를 체포할 것이니.
나는 결국 죽는다.
하지만 혼자는 죽지 않을 것이다.
내가 저들을 배신할 수도 있고.
저들도 그것을 생각할 것이다.
‘나도 내가 아는 거 다 불고 죽는다.’
한마디로 물귀신이 될 것이다.
그때는 어쩔 수 없이 이판사판이 될 테니까.
“······예.”
내 말에 뽀이가 고개를 끄덕이고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정확히 세 시간이 지나자 스르륵 문이 열리며 오덕수가 들어섰다.
“왜 나를 보자고 했소?”
“술이나 한잔하시겠습니까?”
“술 먹자고?”
오덕수가 나를 노려보며 주변을 살폈다.
“일주일 후, 내 집 금고에 금화가 가득할 겁니다.”
내가 처음 오덕수를 만났을 때.
나는 생명의 위협을 느꼈고.
나도 모르게 독립자금을 지원하겠다고 했었다.
그리고 주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강탈해 가라고 말했었다.
“그때요?”
“그렇소.”
“알겠소이다.”
“그 대신 그 금화의 쓰임은 내가 정하고 싶소.”
나는 오덕수를 뚫어져라 봤다.
“뭐라고요?”
드디어 결심이 섰다.
자금만 모으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사람도 모아야겠다.
“내 말씀 한번 들어 보시겠소?”
이건 어떤 면에서는 스님처럼 천기누설일 것이다.
* * *
“그, 그게 가능하다고 보시오?”
내가 대마도의 역사를 설명하며 국제 정세도 간략하게 설명해 줬고.
일본은 패망하면 어쩔 수 없이 무장해제를 당할 테니.
대마도에 병력을 파병할 수 없을 거라 말하자.
오덕수의 입이 쩍 벌어졌다.
“당신은 그렇게 될 거라고 보시오?”
오덕수는 못 믿겠다는 눈빛이다.
“그리될 겁니다.”
“일본이 조만간 패망할 것은 나도 동의하나, 그렇다고 해도······.”
오덕수가 고개를 흔들었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겁니다. 하지만 불가능한 일도 아니지요.”
국제 정세에 따라.
모든 것이 달라질 수 있다.
‘사실 일본만 해도!’
맥아더의 완강한 의지가 없었다면.
미국과 소련이 신탁통치를 했을 것이다.
‘독일도 그랬으니까.’
만약 그렇게만 된다면.
대한민국에 아주 이로운 일이 일어날 수 있고.
일본 정부는 대마도에 신경을 쓰지 못할 확률이 높다.
“왜 그래야 합니까? 대마도에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습니까?”
“만에 하나 대마도가 일본 땅이 되어 버리면 어떨 것 같소?”
“일본이 망하는데 어떻게 대마도가 일본 땅이겠소이까?”
“눈 똑바로 뜨고 미래를 직시하시오. 독립운동하시는 분이라면 앞으로 일어날 일을 생각해야 하지 않겠소? 그렇게 예측하고 미래를 준비해야 합니다.”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커졌다.
‘젠장, 실수다!’
나는 화들짝 놀라 옆방을 노려봤다.
‘죽여야 하나?’
그런데 갑자기 가야금의 소리가 커졌다.
‘뭐지?’
마치 내 목소리가 밖으로 나가지 말라고 가야금을 더 크게 뜯는 것 같다.
물론 뽀이도 밖에서 망을 보고 있을 것이다.
“으음······.”
나도 모르게 신음을 터트렸다.
“우리의 미래는 국제 정서상 우리가 결정짓기 어려울 겁니다.”
나는 또 한 번 천기를 누설하고 말았다.
[천기를 누설하면 뼈 녹아! 그게 아니면 자식이 벌 받지. 허허허, 나는 자식이 없다.]지금 스님이 내게 했던 말이 떠오르는지 모르겠다.
“그건······.”
“나와 같이하시겠소?”
이러려고 그때 오덕수를 만난 것 같다.
‘그를 설득하는 것이 첫 번째다.’
그다음에는 시라소니 삼촌을 설득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최소한 무장한 광복군 100명은 필요하고, 합류할 인원들도 500명은 필요할 것이오.”
현재 대마도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수는 일본인이 5,000명이고.
조선인이 3,000명이라고 들었다.
‘내 눈으로 직접 가서 확인해 봐야겠다.’
이제는 대마도에 갈 구실을 만들어야 한다.
“나랑 같이하겠다면 무장 병력 100명을 준비하는 것이 오 동지의 몫이오.”
“다른 사람들은?”
“내가 어떻게든 구해 보겠소.”
“그렇다면 배는?”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