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st, Might, Mayhem RAW novel - Chapter (114)
무장약의 비장의 수에 목경운이 갈비뼈와 가슴을 맞고서 밀려나던 시점.
-촤르르르르!
“하!”
한순간 비무를 지켜보던 단상 옆 관람석 쪽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그것은 그들뿐만이 아니었다.
다음 차례의 비무를 기다려야 하는 입장인 생도들 역시도 눈앞의 광경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런 의미였었나.’
목유천이 밀려난 목경운을 보며 혀를 내둘렀다.
딱 한 번 무장약의 무위를 가늠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가 떠올랐다.
[혹시 왼손잡이야?] [글쎄.]왜 그런 식으로 모호하게 이야기 했었는지 그때는 그 순간만 의아해하다가 잊고 있었다.
한데 각기 다른 초식을 사용하는 우권좌장(右拳左掌)을 보고 나니 이해가 갔다.
저것은 누구라도 함부로 할 수 있는 수법이 아니었다.
‘대단하다.’
목유천은 진심으로 경탄했다.
양손으로 각기 다른 무공을 펼칠 수 있다면 혼자서 두 사람의 몫을 해낼 수 있는 것이었다.
애초에 둘이 펼치는 것도 아니기에 더욱 정교해질 수도 있다.
물론 그것을 해내는 것 자체가 생각을 양분시켜야 하는 것이기에 어렵지만 말이다.
어쨌거나 이런 무장약의 비전을 보고나니 가슴이 격하게 뛸 만큼 전율마저 일어났었다.
-쿵! 쿵! 쿵!
역시나 세상은 넓었다.
동년배 중에서도 이런 괴물이 있다니.
‘역시 우물 안에 개구리에 불과했어.’
이곳에 와서 개안하게 된 것은 자만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목유천이 목경운을 보며 혀를 찼다.
아무래도 제대로 임자를 만난 듯 했다.
‘무리야.’
기이한 술법을 익혔다고 해도 이 비무는 말 그대로 자신의 무위를 증명하는 자리다.
급격하게 강해진 이유는 여전히 알 수 없지만 상대가 너무 나쁘다.
무장약은 가히 진짜 천재라 불릴 만했다.
-팟!
이제 무장약이 마무리를 하려는 모양이었다.
무권좌장을 펼치는데 자신 역시도 당장에 저것을 어떻게 상대할 수 있을지 막막해질 지경이었다.
당장에는 거리를 벌리는 것 외에는…..
‘!?’
그 순간 목유천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팍!
어찌나 놀랐는지 목유천은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이런 미친……’
순간 그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그도 그럴 것이 목경운이 무장약처럼 양손으로 각기 다른 무공의 초식을 펼치고 있었다.
오른손으로 검초를 왼손으로는 권초를 펼치는데,
‘……이게 가능해?’
어설프게 따라하는 게 아니라, 정말로 제대로 된 초식을 보이고 있었다.
이 광경에 목유천은 충격을 금치 못했다.
우권좌장과 같은 저 기이한 수법은 설령 절세고수라고 해도 쉽게 따라할 수 없을 거라 확신했는데 이게 대체 무슨 일이지?
‘말도 안 돼.’
보고도 믿을 수 없었다.
이걸 어떻게 한 번 보고 따라할 수 있단 말인가?
이렇게 놀란 것은 그만이 아니었다.
“…….하!”
초음곡주 항여량이 가늘어진 눈으로 탄성을 흘렸다.
그녀는 무장약의 우권좌장을 보고서 이미 승패가 완전히 기울었다고 판단했었다.
그런데 전혀 예상 밖의 일이 벌어졌다.
‘저걸 따라해?’
양손으로 각기 다른 무공의 초식을 펼치는 것.
그것은 발상과 달리 실제로 행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수법이었다.
이게 쉬운 일이었다면 이미 수많은 무림인들이 양손으로 각기 다른 무공을 펼치고 있었을 것이다.
‘……..진짜 천재는 따로 있었군.’
그녀는 무장약의 우권좌장을 보고서 간만에 나타난 천재라 여겼었다.
그런데 지금 그 생각이 한순간에 바뀌었다.
만약 목경운이 정말로 우권좌장을 한 번 보고서 한순간에 스스로의 것으로 만들었다면 지금 자신은 수백 년에 한 번 볼까 말까한 엄청난 천재를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일지도 몰랐다.
-슥!
항여량이 암종주를 힐끔 쳐다보았다.
암종주 역시도 굉장히 놀랐는지 입까지 살짝 벌어져, 목경운에게서 조금도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이걸 보면서 놀라지 않을 자가 누가 있겠는가.
이에 그녀의 눈동자가 묘하게 빛났다.
내기에서는 이미 자신이 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한데 그건 이미 상관없어졌다.
‘목경운……..’
원래 그녀는 남아에 조금도 관심이 없었고 오직 모화방의 모하랑만을 데려갈 생각으로 왔으나 지금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저런 엄청난 재능을 놓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오히려 결과적으로는 잘된 일인 건가?’
내기에 졌으니 그 명분으로 암종주에게 모화방의 계집을 양보하고, 저 괴물 같은 녀석을 데려가는 편이 훨씬 득이었다.
그러고 있는 사이 승부의 양상이 눈에 띄게 바뀌어갔다.
-파파팍!
“큭!”
목경운의 우측 손으로 펼치는 검초가 좌측 가슴인 유근과 일월, 왼쪽 팔 소해의 혈자리를 찌르며 무장약의 신형이 휘청거리며 옆으로 밀려났다.
‘검초의 변화가 너무 심해.’
좌측 손으로 펼치는 권법은 식이 강직해서 막는데 큰 무리가 없었지만, 오른손으로 펼치는 검초는 변화가 다채로워서 세 식이나 놓치고 말았다.
‘이런 괴물 같은 놈!’
무장약은 진심으로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는 목경운이 펼치는 우검좌권이 어쩌면 자신을 당황하게 만들기 위한 일시적인 전략일 수도 있다고 여겼다.
애초에 양손으로 다른 초식을 펼치려면 생각을 양분하는 것 이외에도 특별한 운기법이 필요한데, 목경운이 그것을 익혔을 리가 없었다.
그런데,
-파파파파팍!
목경운이 양손으로 펼치는 초식은 절대 허패가 아니었다.
정말로 다른 초식을 펼치고 있었다.
‘이러다간 내가 말리겠어.’
무장약이 안되겠다 싶었는지 거리를 벌리려고 했다.
정신이 너무 분산되고 있었다.
본래 우권좌장을 펼치면 상대가 당황해하면서 두 초식에 전부 대응하지 못하게 되는데, 목경운 역시도 우검좌권을 펼치니 초식 대결이 복잡해져버렸다.
‘어지럽다.’
원조격인 무장약조차 어지러울 지경이었다.
이에,
-타타타타탁!
무장약이 경신법을 펼치며 최대한 목경운에게서 거리를 벌리려고 했다.
그러나 이 같은 기회를 목경운이 놓칠 리가 없었다.
“어디가세요?”
-팟!
목경운이 거침없이 무장약을 향해 신형을 날렸다.
‘칫.’
안되겠다 싶었는지 무장약이 발바닥에 진기를 모으고서 바닥을 향해 진각을 밟았다.
-쿵!
-파아아아아!
그러자 광장 바닥이 갈라지며 돌조각들이 위로 튀어 올랐다.
진기가 실린 파편들은 수십 여개의 작은 암기가 되어 목경운을 향해 날아들었다.
당연히 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한데 그 찰나의 순간,
-촤르르르르!
목경운이 뒤로 무릎을 굽히는 것과 함께 허리를 젖히며 바닥을 미끄러지듯이 파편들을 피해버렸다.
‘아닛?’
어떻게 뒤로 저렇게 낮은 자세로 피할 생각을 하지?
허리와 다리 힘이 보통이 아니었다.
한데 이런 식으로 묘기를 부리듯이 피한 것은 좋은데, 이리 피하면 치명적인 빈틈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멍청이. 실수했구나!’
-팟!
이를 놓치지 않고서 무장약이 신형을 틀어, 몸을 날리며 패도적인 일장으로 목경운의 복부를 내려찍으려 했다.
바로 그 순간이었다.
-파파파파팍!
“으그그급!”
이런 자세로는 사각이 생겨 곧바로 대응하지 못할 거라 여겼던 무장약이었다.
그런데 그가 일장을 내려치려는 순간 뒤로 눕다시피 하고 있던 목경운의 몸이 옆으로 빙그르르 회전하며 무장약의 턱에 연거푸 각법을 연타시켰다.
‘어, 어떻게 이 자세에서?’
-쿵!
무장약이 경악을 금치 못하다 이내 뒤로 쓰러지고 말았다.
“후우.”
목경운이 몸을 일으켜 세우며 쓰러진 무장약을 바라보았다.
턱과 안면을 연달아 맞아서 머리의 뇌가 흔들렸는지 기절한 듯 했다.
‘순현각법順玄脚法) 제 5초 회천풍각(回踐風脚)…..꽤 쓸 만 하네.’
이런 식으로 써먹는 초식은 아니었지만 자세가 불균형할 때 사용하니 오히려 상대의 방심을 제대로 끌어낼 수 있었다.
청령이 확실히 초상승의 무학이라고 할 만 했다.
그때 목경운의 귓가로 청령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지간히 빨리 끝내고 싶었나보구나.
‘……..’
-본좌가 모를 것 같으냐? 마지막에 일식에 힘을 더 가하지 않았느냐.
‘이런 들켰네요.’
목경운이 머리를 긁적였다.
원래의 계획은 절정의 수준 내에서 초식만으로 승부를 보는 것이었다.
한데 회천풍각의 초식을 펼치던 도중 마지막 한 식에서 원래 2할 정도만 쓰던 공력을 3할로 끌어올렸다.
‘뭐 그래도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요?’
딱히 원래 실력을 들킬 만한 짓은 하지 않았다.
단상 옆에 있는 간부들의 대부분이 초절정의 고수들이었기에 그들에게 본 실력을 들키지 않기 위해서 공력을 2할로 한정 지어서 싸웠다.
게다가 도중에 무장약의 빈틈이 보였는데도 몇 번이나 이를 봐줬던 목경운이었다.
-방심하지 마라. 중생 네가 벌써 초절정의 영역에 이른 것을 알게 되면 재능이 있다를 넘어서 저들의 경계를 사게 될 거다.
‘네네. 명심할게요.’
그러기 위해 힘 조절을 하고 있지 않은가.
그게 아니었다면 무장약은 이미 옛적에 바닥에 누워있었을 것이다.
한데 힘 조절을 하면서 싸우길 잘한 것 같기도 하다.
‘덕분에 재미있는 걸 배웠네요.’
초절정의 경지에 이르면서 상대의 기(氣)가 더욱 선명하게 보이는 목경운이었다.
해서 경로가 자세히는 아니더라도 무장약의 운기 흐름이 대략 어떤 식으로 이뤄지는 지를 짐작하게 되었다.
신기하게도 무장약은 하단전이 둘로 이루어져 있었다.
기이한 형태라 할 수 있었는데, 그랬기에 한 몸으로 다른 두 초식을 펼칠 수 있었던 것 같다.
목경운은 이를 응용해 중단전의 사기(死氣)를 일부 끌어내 각기 다른 초식을 펼쳤다.
‘쓸 만하네.’
잘 활용한다면 비슷한 수준의 적과 싸울 때 용이할 듯 했다.
어쨌거나 이 정도면 소기의 목적은 달성한 건가?
마지막 관문에서의 목표는 절정의 수준만으로 참관하고 있는 간부들에게 무재가 뛰어나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었다.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물론 목경운의 의도는 통했다.
참관한 간부들에게 그 재능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한데 통한 것을 넘어서서 단상 쪽에서는 간부들 간에 작은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손 형. 아무래도 저 목경운이라는 아이를 본인의 제자로 받아야 할 것 같소.”
벽력권왕 원병학의 말에 명도왕 손윤이 한 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답했다.
“…….그게 무슨 소리요? 아까 전에 귀공은 비경문의 아이를 택했다고 하지 않았소?”
“생각 중이라 했지요. 하나……아니오. 내 솔직히 말하리다. 오늘 종관식에서 저 아이를 놓치면 한동안 후회할 것 같소이다.”
“왕(王)의 칭호를 받은 분이 한 입으로 두 말을 해도 되는 것이오?”
“허어. 비경문의 아이를 염두하고 있다고 했지. 언제 본인이 그 아이를 무조건 데려가겠다고 확정지었다고 했소이까? 그리고 손 형은 훌륭한 제자들도 많은데 여기서 어찌 또 탐을 내는 겝니까?”
“탐? 지금 본인에게 탐을 낸다고 하였소?”
“하면 이게 탐이 아니고 뭐란 말이오?”
어느새 그들 간의 분위기가 상당히 험악해지고 있었다.
‘이것 참…..’
첫 비무가 끝났음을 알려야 하는데, 갑작스러운 이들 두 왕들의 신경전에 시혈곡주 이지염이 난감함을 금치 못했다.
끝
ⓒ 한중월야